부동산일반정책/부동산·경기-동향

“한·미 금리 역전돼도 700조원 외국인 자금 이탈 없을 것”-중앙

모두우리 2017. 6. 18. 10:32
728x90


“한·미 금리 역전돼도 700조원 외국인 자금 이탈 없을 것”

    



미국 금리 인상이 던진 세 가지 이슈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연 1.25%로 같아졌다. 일단 시장은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반응이다. 이날 미국 증시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다우지수는 오히려 0.22%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1%와 0.4%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7.62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코스피는 미국 금리 인상 발표 날 0.4% 하락했다가 다음 날 상승세로 전환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11개월째 기준금리 동결로 버티고 있는 한국은행으로 옮겨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역전(미국>한국) 현상,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계획 등 하반기 주목해야 할 금리 이슈 세 가지를 살펴봤다.

이슈 ① 한국은행 기준금리 올릴까
역사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만난 것은 1999년 6월, 2005년 6월 이후 세 번째다. 연준이 예고한 대로 연내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면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에 미국 시장금리까지 오르면 국내 시장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그는 지난 12일 한국은행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상황이 더 뚜렷이 개선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취임 이후 다섯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렸던 이 총재가 처음으로 긴축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한은이 당장 금리를 올리긴 쉽지 않다. 현재 가계빚이 1400조원에 이른다. 갑자기 금리를 올리면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한계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대출 이자가 1%포인트 상승하면 한계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은 803만원에서 913만원으로 110만원 늘어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고금리로 고통받는 저소득·저신용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후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비제도권 금융권으로 몰리거나 파산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실물 경기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한은이 연내 금리를 올리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화학 등 일부 수출업종 중심으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내수 소비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슈 ②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할까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700조원에 이르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더라도 대규모 이탈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론을 펴는 증권전문가가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두 차례 기준금리 역전 시기와 3차 대규모 자금 유출 기간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두 나라 기준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6월~2007년 8월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앞다퉈 자금을 빼 간 것은 97~99년, 2008~2009년, 2015~2016년 총 세 차례로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내외 경제가 크게 휘청일 때였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통계를 들여다봐도 세계 경기가 살아날 때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5년은 연준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한국도 끊임없이 유가가 오르자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 상승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미국보다 더딘 경기 회복 속도 탓에 금리 상승 폭이 미국보다 낮았던 것이다.

서 연구원은 또 기준금리 역전 현상 이후에도 코스피가 상승세를 그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코스피는 99년 기준금리가 역전된 뒤에도 두 달간 4.9% 올랐고, 2005년에도 같은 기간 10.8% 상승했다. 서 연구원은 “요즘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에서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 국면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코스피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 역시 “금리보다 달러값이 변수지만 기준금리 역전 전망에도 달러흐름이 약보합을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 자금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슈 ③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영향은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계획에 주목한다. 연준이 금리 인상과 자산 줄이기의 쌍끌이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재닛 옐런 의장은 ‘이른 시일 내(relatively soon)’에 자산 축소에 나서겠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산 축소를 결정하고, 12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서 국채·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하면서 보유자산을 4조5000억 달러로 늘렸다. 지금까지는 만기가 돌아오면 자산을 재매입해 시중 유동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앞으로 자산 축소에 나서면 재매입을 하지 않게 된다. 이는 채권 공급 증가로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간 보유자산 6750억 달러를 줄일 경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유자산 축소가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보유자산 축소가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므로 발표 초기엔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연준이 ‘점진적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완만한 경기 회복과 연준의 점진적 긴축은 오히려 기업이 투자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