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시대]①'대체' 투자 딱지 뗀 해외 부동산
저금리·박스피에 내몰려 대체투자로 눈 돌려
발 빠른 증권사들 실사 두 달 만에 끝내기도

증권사에 대체투자팀이 만들어진 건 2015년 쯤이다. 채권이나 주식 같은 전통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부동산, 항공기에 투자해보겠다는 게 목표였다. 2년여가 지난 지금, 대체투자는 '대체'가 아닌 '필수'가 됐다.
대체투자 담당자의 해외 출장도 잦아졌다.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등 가릴 것 없이 돈이 좀 된다는 부동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출장길에 올랐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대체투자 '선수'들도 모자랐다. 올 초 대형 증권사들은 헤드헌터 회사에 차·과장급을 급히 찾아달라고 SOS를 쳤다.
◇저금리가 만들어 낸 증권업 장기 불황
대형증권사 한 임원은 "5년 전만 해도 먹거리가 없다는 건 앓는 소리에 불과했는데, 이젠 있던 밥그릇도 없어질 상황"이라고 했다. 증권사들이 이토록 해외 부동산에 매달리는 이유가 여실히 묻어나는 얘기다.
기준금리가 4~5%에 달했던 2000년 초만 해도 해외 부동산은 대체투자 항목에도 끼지도 못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투자수단보다 유동성은 낮고 리스크는 높다"며 "당시(2000년 초반)엔 해외 부동산 정보도 적었고 내수(국내 투자)로도 충분했다"고 회고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이 기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잇따라 금리를 내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상품의 평균 수익률(6~7%)이 국내 채권보다 4~5%포인트나 웃돌았다. 박스권 증시가 길어지면서 하루 평균거래대금도 줄어 수익의 30~40%를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수익도 그만큼 줄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낮은 경제 성장률이 굳어진 상황에서 국내 주식 투자만으로 예전 같은 수익을 올릴 수 없었다"며 "부동산 등 대체투자로의 전환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빠른 의사결정·글로벌 네트워크…실사 후 두 달 만에 마무리
이름값이 있는 빌딩 매입에 증권사가 중심에 있는 건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빠르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인수딜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실사, 잔금 납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야 두 달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와 각 회사의 현지법인이 수집한 정보를 통해 사전 검토를 하고, 투자 매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입찰 참여를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의 랜드마크에 좋은 신용등급을 가진 장기 임차인을 확보했다면 고민할 여지가 없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대체투자팀 한 관계자는 "연기금은 보통 투자 관련 심의를 하는 데만 석 달이 걸린다"며 "대부분 딜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기준 A, BBB+ 이상의 신용등급이라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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