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번호
2022가단5283070
■ 판결의 요지
- 원고는, 피고가 소유한 유수지의 지장물 철거 및 토지 정비 공사를 시행한 후 위 유수지 중 일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함)에 관하여 “시설토지 사용 임대차계약”을 체결함
- 원고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관련하여 인근 카페 및 식당 운영자들과 사이에 통행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고 민원 등이 제기되었으며, 결국 피고는 안전사고 예방 및 주변 차량 통행 등을 위하여 위 유수지 중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부분에 임시도로를 개설하였음
- 원고는, ①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데 묵시적으로 합의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가 임대인으로서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구하는 한편, ② 같은 취지에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③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착오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민법 제109조에 따라 위 계약을 취소하거나,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원고를 기망한 결과 원고가 임대차계약 체결에 이르렀으므로 민법 제110조에 따라 이를 취소하며, ④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이행불능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하거나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은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된 것으로서 원고가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므로 사정변경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⑤ 애초에 임대차계약은 주차장 사용을 목적으로 체결되었는데, 체결 당시부터 이 사건 토지에 차량을 주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위 계약은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이며, ⑥ 피고의 직원이 원고를 기망하여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그 기망행위로 인한 손해를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고, ⑦ 유수지의 지장물을 처리한 것은 원고가 피고의 사무를 대신하여 처리한 것이므로 사무관리에 해당하거나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지장물 처리 비용 등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함
- [①, ⑤ 주장 관련] 원고는 피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묵시적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 위반에 따른 해제 및 원시적 불능 무효 주장을 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려움
- [③, ⑥ 주장 관련] 피고 또는 피고의 직원이 임대차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거나 착오를 유발한 사실도 인정하기 어려움
- [④ 전단 주장 관련] 피고의 귀책으로 이 사건 토지를 수변쉼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 위반 내지 이행불능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는 주장에 관하여도, 피고가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임대차계약이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 [④ 후단 주장, ②, ⑦ 주장 관련] 나아가 원고의 주차장 사용 가능성을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 등으로 볼 수 없어 위 계약이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해지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사용허가 신청을 하면서 유수지의 지장물 처리 등을 포함하는 토목공사 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으므로 실제 원고가 유수지의 지장물을 처리한 것은 피고와 사이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것이었던바, 사무관리 등에 관한 주장도 인정하기 어려움
-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함
서 울 중 앙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2가단5283070 부당이득반환 등 청구의 소
원 고 A
피 고 B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65,759,900원 및 그 중 55,525,150원에 대하여는 2022. 9. 28.부터, 10,234,75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9. 10. 말경부터 남편 C 소유의 D 소재 건물에서 ‘E’라는 상호로 카페(이하 ‘이 사건 카페’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는 B 및 농지관리기금법에 따라 설립되어 농어촌정비사업 등을 수행하는 법인으로, 위 건물과 인접한 토지인 F 유지 975㎡(이하 ‘이 사건 유수지’라 한다)의 소유자이다.
다. 원고는 2019. 7. 말경부터 10.경까지 이 사건 유수지의 지장물 철거 및 토지 정비 공사를 시행한 후 2019. 10.경 피고에게 이 사건 유수지 중 중 31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사용허가 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유수지의 지상 건물 및 콘크리트 포장을 철거하고 잔디 포장 및 벤치 설치 등을 하는 내용의 토목공사 계획서와 위 시설물을 기부채납하기로 하는 확약서를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2019. 10. 30.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사용목적 ‘탐방객 수변 쉼터’, 임대차기간 2019. 11. 1.부터 2029. 10. 27.까지, 사용료 4,825,150원(부가가치세 포함, 10년분 일시납)에 임차하는 내용의 시설토지 사용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같은 날 위 사용료를 납부하였다.
마. 이 사건 임대차계약 중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바.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이 사건 카페의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2019. 11.경 ‘(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인근 유수지가 주차장으로 의심되는 곳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신문기사가 보도되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피고는 2021. 12.경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피고 소유 G 토지에 볼라드1)를 설치하였다.
| 1) 차량이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량과 인도 경계면에 세워두는 구조물 |
사. 한편,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H에서 ‘I’ 카페를 운영하던 J이 석축을 쌓고 콘크리트 포장을 하여 위 카페 손님들이 C 소유의 K, L 토지를 차량으로 통행하는 일이 잦아지자, 원고는 2022. 11. 11. 철제 펜스를 설치하였다(아래 그림 ‘펜스’ 부분 참조).
아. 원고의 철제 펜스로 인하여 기존 통행로로 사용되던 M 도로(이하 ‘M 도로’라 한다)가 막히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N, O(이하 ‘N 등’이라 한다)는 2022. 11. 12. 볼라드를 무단으로 철거한 후 이 사건 유수지에 폭 7m, 길이 50m 가량의 통행로(아래 그림 연두색 선으로 표기된 부분 내, 이하 ‘무단 통행로’라 한다)를 개설하였다.
(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자. 피고는 2022. 11. 말부터 2023. 1.경까지 N 등에게 무단 통행로를 철거하고 원
상복구할 것을 요청하였다.
차. 원고는 피고에게 N 등의 이 사건 토지 불법사용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2023. 3. 아래와 같이 답변하였다.
(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카. 원고의 철제 펜스 설치로 인하여 차량 파손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M 도로의 차량 통행이 불가능함에 따라 인근 주민 및 행정관청으로부터 도로 이전 개설 요청이 접수되자, 피고는 2023. 5. 안전사고 예방 및 주변 차량 통행 등을 위하여 이 사건 유수지 중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부분에 임시도로를 개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9, 11, 12, 16 내지 19, 22 내지 24, 을 1 내지 5, 9 내지 13, 15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청구원인으로 ① 이 사건 토지의 기존 임차인에 대하여 권리포기각서 작성 대가로 지급한 10,000,000원, ②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폐기물 처리 및 토지정리 등 공사비용 50,934,750원, ③ 이 사건 임대차계약 사용료 4,825,150원 합계 65,759,9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가. 임대차계약의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1)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데 묵시적으로 합의하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① 이 사건 토지 상에 볼라드를 설치하고, ② N 등에게 무단 통행로를 개설하고 통행하도록 용인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제공하여 임대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위반하였는바,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구한다.
2)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나. 계약 취소, 해제 내지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청구
1)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착오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계약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를 이유로 민법 제109조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는 민법 제110조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취소한다.
3) 피고의 귀책사유 즉, 이 사건 토지 상의 볼라드 설치, N 등의 무단 통행로 개설 방치, 2023. 5.경 임시도로 개설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이행불능을 이유로 해제한다.
4)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된 것이고 원고가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므로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
5)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주차장 사용을 목적으로 체결되었는데, 체결 당시부터 이 사건 토지에 차량을 주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이다.
다. 사용자책임에 기한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
피고의 직원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기존 권리자의 권리포기각서를 받아오면 임대가 가능하고, 이 사건 토지 지상의 건물 철거 및 폐기물 처리를 조건으로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직원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손해를 입었으므로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에게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라. 사무관리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청구
이 사건 유수지의 지장물을 처리한 것은 피고의 사무를 원고가 대신하여 처리한 것이므로 사무관리에 해당하거나 피고가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지장물 처리 비용 등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주차장 사용에 관한 묵시적 합의 유무: 채무불이행 해제 주장[위 2. 가. 1) 주장] 및 원시적 불능 무효 주장[위 2. 나. 5)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관하여 원·피고 사이에 묵시적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 위반에 따른 해제 및 원시적 불능 무효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원고의 주차장 사용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든 증거들, 을 1 내지 8,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임대차재산의 표시’ 중 사용목적이 ‘탐방객 수변 쉼터’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제1조에 ‘원·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위 목적으로만 사용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고, 제4조 제1항 제1호에서 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 시설부지에 대하여 사용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전 피고에게 제출한 사용허가 신청서에는 ‘사용목적’ 란에 ‘수변 쉼터 조성하여 탐방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시행할 토목공사의 내역에 관해서도 대체시설로 ‘잔디 포장’, ‘벤치 설치 4개’ 등을 설치할 계획으로 기재되어 있다.
3)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위 공사 중 잔디 포장 공사를 시행하지 않자, 피고는 2020. 3.과 7.경 원고에게 사용허가 승인 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9, 10,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의 사용목적 기재와 달리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또는 이 사건 유수지 전부를 이 사건 카페의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도록 허용하거나 용인한 사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 점, ② 2019. 11.경 ‘(비실명처리 과정에서 생략)
인근 유수지가 주차장으로 의심되는 곳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후에도 원고의 주차장 사용이 계속되자,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피고 소유 G 토지에 볼라드를 설치함으로써 원고의 주차장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에 관하여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 위반에 따른 해제 및 원시적 불능 무효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나. 기망·착오 취소 주장[위 2. 나. 1)과 2) 주장] 및 사용자책임 주장[위 2. 다.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직원 Q가 ‘이 사건 토지의 기존 임차인 소유 건물에 대한 유치권포기각서를 받고 지장물과 매립 폐기물을 원고의 비용으로 정리해 오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주고 원고의 주차장 사용도 허용하겠다‘고 하여 이를 신뢰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R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갑 1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또는 피고의 직원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전에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거나 착오를 유발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 주장 및 피고 직원의 기망행위를 전제로 한 사용자책임 주장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이행불능 해제 주장[위 2. 나. 3)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토지 위에 볼라드를 설치하고, N 등의 무단 통행로 개설을 방치하였으며, 심지어 2023. 5.경 직접 임시도로를 개설하는 등 이 사건 토지를 수변쉼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 위반 내지 이행불능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목적이 수변쉼터 용도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제4조 제2항에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차한 부지를 진·출입로 등으로 사용할 경우, 향후 계약자 이외의 자가 사용하고자 할 때에 사용료 납부, 시설투자 등을 하였음을 이유로 타인의 사용(통행)을 방해하거나 권리를 주장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여기에 앞서 든 증거들, 갑 16,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가 볼라드를 설치한 것은 피고 소유의 S 토지 지상이었고, 설치 목적도 이 사건 토지가 당초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목적인 수변쉼터로 사용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카페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② 위 볼라드 설치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로의 차량 출입이 제한될 뿐 사람들의 통행 자체는 가능하므로 수변쉼터의 원래 목적 자체는 불능이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N 등이 위 볼라드를 무단 철거한 후 이 사건 토지 상에 통행로를 임의로 개설하고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피고도 2022. 11.경부터 수차례 불법시설물 철거 및 원상회복 등을 요청하였던 점, ④ 원고가 2022. 11.경 철제 펜스를 설치함에 따라 기존 통행로로 사용되던 M 도로가 차량 통행로로 사용되지 못하게 되었고, 이에 인근 주민들의 임시도로 설치 민원 및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인하여 피고가 2023. 5.경 피고 소유의 이 사건
유수지 중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임시도로를 개설한 점2)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든 사정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임대인의 사용·수익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원고는 이 사건 유수지 전체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목적물이라는 주장도 하나, 이는 이 사건 유수지 중 310㎡ 부분만 목적물로 기재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의 문언에 정면으로 반할 뿐 아니라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라. 사정변경 주장[위 2. 나. 4) 주장]에 관한 판단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란 당사자에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을 가리키고, 당사자가 계약의 기초로 삼지 않은 사정이나 어느 일방당사자가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손해가 생기더라도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12175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당초 주차장 사용 목적이 아니라 수변쉼터 사용 목적으로 체결되었으므로 원고의 주차장 사용 가능성을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으로 볼 수 없는 점, ② 이 사건 임대차계약 제4조에서 사용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과 피고의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의 설치를 애초부터 금지하고 있었는바,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려다가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원고가 예견할 수 있었던 사정 내지 그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으로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 및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해지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마. 불법행위 주장[위 2. 가. 2)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3. 다.에서 든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바. 사무관리 주장[위 2. 라. 주장]에 관한 판단
사무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의무 없이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관리하여야 한다(민법 제734조 제1항). 원고가 2019. 10.경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사용허가 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유수지의 지상 건물 및 콘크리트 포장을 철거하고 잔디 포장 및 벤치 설치 등을 하는 내용의 토목공사 계획서를 제출한 이상 이 사건 유수지의 지장물 처리는 원고의 사무라 할 것인바, 원고가 이 사건 유수지 중 일부인 이 사건 토지만 임차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하여 이를 처리한 것을 두고 피고를 위하여 피고의 사무를 관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가 이로 인하여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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