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일반정책/부동산·경기-동향

금리 인상 영향, 피할 수 없는 현실 -한겨레

모두우리 2018. 10. 5. 01:41
728x90


금리 인상 영향, 피할 수 없는 현실 

  

[한겨레]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지야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다. 올 들어 세 번째다. 현재 인상 속도를 유지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기준금리가 3.0%까지 올라간다. 저금리라고 말하기 힘든 수준이다.

미국 금리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움직인다. 시중금리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부터 오르기 시작해 3~4차례 인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상승한다. 이후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는다. 정책이 나오기 이전에 반응이 시작돼 일찍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상이 어떤 단계를 넘으면 두 금리 사이의 격차가 줄고 결국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금리 인상은 이 때쯤 마무리된다. 2000년에는 6%대 금리에서, 2006년이 5%대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두 경우 모두 주가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바뀌었고 아이티(IT)버블 붕괴나 금융위기 같은 급박한 상황으로 발전했다. 기준금리가 시중금리보다 높아진 걸 계기로 투자자들이 금리를 다시 보게 되면서 나온 반응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10년물 금리가 3.1%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고점인데 기준금리를 여섯 번 인상한 후 나타난 반응이었다. 지난 10년간 투자자들은 금리는 항상 낮다고 생각해 왔다. 금융위기 이전 금리고점인 5%를 기준점으로 놓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점이 3%로 낮아지면서 기준점도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똑같은 금리 수준이라도 3%를 고점으로 생각할 때와 5%를 고점으로 생각할 때는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 금리가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다.

국내 금리도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앙은행은 통화가치 안정을 목표로 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금리를 올리려고 한다. 금리가 낮아 인플레가 심해질 경우 통화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월초에 정부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얘기했지만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금리를 올렸다가 잘못될 경우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에 대한 모든 비난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금리 인상을 먼저 거론함으로써 부담의 상당 부분이 덜어졌다. 정부와 책임을 반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제 하나의 동기만 더 확보되면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다. 그 동기는 부동산 가격의 추가 상승이 될 수도 있고, 한미간 금리차 확대가 될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든 두세 달 전에 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주식 시장이 금리 인상의 영향권 내에 들어갔다. 유럽시장이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한 데서 보듯 미국보다 다른 지역이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금리 인상 영향을 걸러줄 곳이 없어서 인데 우리 주식시장도 사정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 이제 금리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 것 같다.

이종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