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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어려우면…” 아파트 계약·입주포기 급증
한겨레 | 입력 2009.02.24 19:30 | 수정 2009.02.24 22:11
[한겨레] 용인 한 단지에선 100명이나 해지 요구
"계약금 날리고서라도…" 입주대란 우려
조그만 개인 사업을 하는 김아무개(45)씨는 지난 2006년 12월 분양받은 경기 시흥의 전용 122㎡(45평형)짜리 아파트의 계약을 최근 해지했다. 경기 침체로 사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입주(6월)를 코앞에 두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계약금(3200만원)은 포기하고, 현금으로 낸 중도금 가운데 은행 이자 400여만원을 뺀 6천여만원만 돌려받았다.
지난해 봄 경기 김포에서 125㎡(46평형)의 미분양 아파트를 산 박아무개(38·회사원)씨도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천만원을 내고 계약한 뒤 중도금은 대출로 부담하고 있는 터에 시세는 분양가를 밑돌고 있어서다. 그는 계약금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인근 부동산에 아파트를 내놓았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수도권 곳곳의 건설 현장에서 최근 분양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뒤 시장 동향을 지켜보던 계약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수도권 택지에서 계약자들이 분양대금을 제 때 못내 집이 텅 비는 '입주 대란'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와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70여곳의 건설 현장이 몰려 있는 경기 용인을 비롯해 시흥, 김포, 고양 등 수도권 택지에서 아파트 분양 대금을 제때 못내 계약을 해지하거나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갈 수록 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가 2007년 가을에 분양한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는 현재 100여명이 분양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5천만원 이상)은 포기해야 한다. 이들은 "값이 애초 분양가보다 크게 떨어진데다 경기 침체로 중도금을 제 때 부담할 수 없어 계약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해당 회사 관계자는 "계약 해지를 받아주면 자금난으로 아파트 건설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우리 현장에는 일주일에 한두건씩 계약 해지 요구가 들어온다"며"인근의 다른 업체 현장도 분양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 분양 계약 포기자는 "직장에서 해고돼 수입이 없으니 은행 융자를 부담할 능력이 안된다"며 "버틸수만 있으면 누가 '내집 마련'을 쉽게 포기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오는 5월께부터는 잔금이 없어 입주를 못하는 입주 대란이 수도권 택지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분양 계약자들이 입주를 제때 못하면 건설업체는 자금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집값이 폭등했던 2006년 하반기에 판교를 비롯해 고분양가로 청약한 수도권 아파트들의 입주는 대부분 올 상반기부터 시작된다. 스피드뱅크 조사를 보면, 올해 전국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입주 예정 물량은 23만4300가구에 이른다. 수도권은 서울 2만6114가구, 경기 8만4499가구, 인천 1만3222가구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택지는 서민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곳인데 오죽 어려우면 계약을 포기하겠느냐"며 "최근 매년 20만~30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된 수도권의 경우 경기 침체의 여파로 중도금 납부는 물론 입주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계약금 날리고서라도…" 입주대란 우려
조그만 개인 사업을 하는 김아무개(45)씨는 지난 2006년 12월 분양받은 경기 시흥의 전용 122㎡(45평형)짜리 아파트의 계약을 최근 해지했다. 경기 침체로 사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입주(6월)를 코앞에 두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계약금(3200만원)은 포기하고, 현금으로 낸 중도금 가운데 은행 이자 400여만원을 뺀 6천여만원만 돌려받았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수도권 곳곳의 건설 현장에서 최근 분양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뒤 시장 동향을 지켜보던 계약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수도권 택지에서 계약자들이 분양대금을 제 때 못내 집이 텅 비는 '입주 대란'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와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70여곳의 건설 현장이 몰려 있는 경기 용인을 비롯해 시흥, 김포, 고양 등 수도권 택지에서 아파트 분양 대금을 제때 못내 계약을 해지하거나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갈 수록 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가 2007년 가을에 분양한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는 현재 100여명이 분양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5천만원 이상)은 포기해야 한다. 이들은 "값이 애초 분양가보다 크게 떨어진데다 경기 침체로 중도금을 제 때 부담할 수 없어 계약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해당 회사 관계자는 "계약 해지를 받아주면 자금난으로 아파트 건설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우리 현장에는 일주일에 한두건씩 계약 해지 요구가 들어온다"며"인근의 다른 업체 현장도 분양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 분양 계약 포기자는 "직장에서 해고돼 수입이 없으니 은행 융자를 부담할 능력이 안된다"며 "버틸수만 있으면 누가 '내집 마련'을 쉽게 포기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오는 5월께부터는 잔금이 없어 입주를 못하는 입주 대란이 수도권 택지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분양 계약자들이 입주를 제때 못하면 건설업체는 자금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집값이 폭등했던 2006년 하반기에 판교를 비롯해 고분양가로 청약한 수도권 아파트들의 입주는 대부분 올 상반기부터 시작된다. 스피드뱅크 조사를 보면, 올해 전국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입주 예정 물량은 23만4300가구에 이른다. 수도권은 서울 2만6114가구, 경기 8만4499가구, 인천 1만3222가구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택지는 서민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곳인데 오죽 어려우면 계약을 포기하겠느냐"며 "최근 매년 20만~30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된 수도권의 경우 경기 침체의 여파로 중도금 납부는 물론 입주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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