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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빼곤 잠잠… 개발 진행땐 땅값 뛸수도-경향

모두우리 2009. 5. 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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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빼곤 잠잠… 개발 진행땐 땅값 뛸수도

보금자리 주택 4개 시범지구 가보니
주민들 “소문 퍼져 ‘선수’들은 인근땅 샀을것”

경향신문 | 박재현기자 | 입력 2009.05.12 18:03 | 수정 2009.05.13 00:51 |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지구. 정부가 발표한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 4곳중 한곳이지만 분위기는 예상 밖으로 조용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장은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대규모 개발계획 발표가 있으면 문의전화가 폭주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 중개업소 사장은 "이 일대가 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이미 기정사실이었던데다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값이 오르거나 매매가 증가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개발소식에 별다른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12일 국토해양부가 보금자리 주택단지로 선정한 서울 서초구 우면동 그린벨트 지역에 비닐하우스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 박민규기자 >

서울 강남 세곡, 경기도 고양 원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그린벨트 내에 지어진 비닐하우스촌의 땅주인들도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세곡동의 한 주민은 "세곡동에도 개발바람이 일 것이라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며 "(부동산) 선수들은 이미 해제 예정지 인근 지역의 토지를 사놓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4곳중 유일하게 반응이 나타나는 곳은 하남 미사지구다. 미사지구에는 정부 발표이후 해제지 인근의 토지 매물을 묻는 외지인의 문의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풍산동 ㅋ공인 관계자는 "미사동과 망월동의 토지 매물을 묻는 전화가 평소보다 많아졌다"면서 "그러나 정부 발표 이후 땅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호가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지구에 대한 관심은 개발면적이 546만㎡에 달해 사실상 '신도시'로 개발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평촌신도시(510만㎡)보다 크고 인근 송파신도시(678만㎡)보다 약간 작은 규모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 오는 7월 개통될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및 2013년 서울~동두천간 고속도로 등이 주변을 지나게 된다. 이 같은 입지와 주변환경 때문에 이곳은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 후보지로 매번 거론됐던 지역이다.

한편에서는 개발계획에 실망을 표시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풍산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을 끼고 있고 교통도 좋아 쾌적한 고급주거단지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다"면서 "정부의 계획대로 임대주택을 포함한 서민 위주의 보금자리주택용으로는 아까운 입지"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하남시 일대 아파트 가격은 조용한 편이다. 지난해 말 입주한 풍산동 아이파크 128㎡형은 한 때 6억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5억1000만~5억500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강남권인 서울 세곡과 서초 우면, 고양 원흥 등은 최근 경제 위기 등으로 토지시장의 수요가 급감한 데다 앞으로 정부가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 수준에서 토지를 수용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거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토지가치와 효용성이 높아지고, 주변 지역 개발 압력도 거세지면 땅값이 꿈틀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시범지구 모두 수도권 요지의 땅으로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주택 수요가 많은 곳이어서 인근 부동산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강남 세곡이나 하남 등은 위치가 좋고, 주변에 개발호재도 많은 지역"이라며 "강동구 재건축, 송파 위례신도시, 동남권 유통센터, 법조타운, 거여·마천 뉴타운에 이어 이번에 세곡, 미사지구까지 잇는 세곡-하남 라인이 또 다른 개발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