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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발 전세난’ 서울전역 확산일로

모두우리 2010. 1. 2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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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발 전세난’ 서울전역 확산일로

세계일보 | 입력 2010.01.24 18:35 | 수정 2010.01.24 21:42  

학군수요에 봄철이사 겹쳐… 강북까지 '들썩'
내달 입주물량도 급감… 오름세 지속될 듯


서울의 전세시장이 심상찮다. 강남, 목동 등 학군수요가 몰린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가 강북 등의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세 품귀현상으로 물건을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싼 곳으로 옮겨가는 데다 연일 오르는 전셋값에 불안해하는 봄철 수요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난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게다가 다음달 서울지역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이달의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질 예정이어서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 불안 확산세=

24일 광진구 자양3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무소. 전화로 '현대9차 109㎡ 전세물건은 얼마나 하느냐'고 묻자 "3억3000만원은 줘야 한다"고 답했다. 한 달 전에 비해 6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강남권은 지금 전세대란이다. 서초구 반포자이 82㎡ 전세금은 현재 4억∼4억3000만원선. 일주일 새 4000만원이 올랐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물건이 없다 보니 오른 가격에도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삼성동 C공인 조모 사장은 "자녀 학교 인근에 집을 얻으려는 문의가 많지만, 짧은 기간에 전세금이 너무 뛰어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 115㎡ 전셋값은 3억5000만∼3억9000만원으로, 전주 대비 1000만원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초 전세값 불안의 진앙지였던 강남(0.14%), 양천(0.09%), 서초(0.05%) 등은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송파(0.38%), 광진(0.28%), 관악(0.25%), 마포(0.22%), 영등포(0.19%) 등 주변은 전주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같은 지역 내에서는 저렴한 단지로 갈아타면서 낡은 소형아파트가 강세다.





◆"다음달이 더 불안하다"=

서울 전세난은 다음달이 더 걱정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2월에 입주 예정인 서울지역 새 아파트는 고작 650가구에 불과하다. 서초구 방배동의 '서리풀e편한세상' 496가구와 동작구 흑석동 '해가든' 154가구가 전부다. 이달 중 1119가구가 입주하는 것에 비하면 78%(2309가구)나 감소했다. 그나마 3월에 4900여가구의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지만, 올해는 대체로 강북 뉴타운을 중심으로 물량이 풀려 강남권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물량 중 소형아파트의 비율이 적은 것도 우려스럽다. 2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에서 입주 예정인 1만5가구 중 66∼99㎡(20평형대)의 소형아파트는 7%에 불과하고, 66㎡미만 초소형은 전무하다. 이에 반해 99∼132㎡(30평형대)의 중대형은 93%에 달한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부동산 호황기 때 중대형 위주로 분양이 쏟아졌던 결과"라며 "소형아파트의 품귀현상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이사철마다 저가형 주택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공임대 물량을 대폭 늘리지 않고는 전세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