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제주 땅 싹쓸이?
국민일보 입력
중국인의 제주도 땅 사랑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최근에는 땅을 매입해 이를 다시 중국인에게 되파는 중개사업도 활개를 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지난 1분기 국내 토지를 가장 많이 사들인 외국인은 중국인(78만㎡)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증가한 외국인 소유 토지 증가분 151만㎡ 중 절반은 중국인 몫이었다. 중국인의 토지 구입은 제주도에 집중되고 있다. 제주도 전체 토지 1848㎢ 중 1106만㎡(약 335만평)가 외국인 소유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29.1%)인 322만㎡(약 97만평)는 중국인 소유다. 반면 전국적으로 외국인 보유 토지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2005년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도 땅은 457㎡에 불과했지만 9년 사이 70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의 외국인 토지 소유 비중은 전체 면적 대비 0.59%로 전국 평균(0.2%)보다 크게 높아졌다. 2010년 2월 부동산투자이민제도 시행 이후 중국인의 제주도 땅 매입 속도가 같은 해 4만9000㎡에서 2011년 143만6000㎡, 2012년 192만9000㎡, 2013년 245만5000㎡ 등으로 폭증세를 기록했다. 국내 거주 중국인이 매입한 농지까지 합하면 중국인들의 제주 땅 소유 면적은 더 많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농지 소유는 불법이지만 국내에 거주하면 매입이 가능해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조선족 중국인을 대리로 내세운 편법매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인의 제주도 땅 사랑은 제주도 관광 열풍과 맞물린다. 제주도 여행은 중국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제주도 한 특급호텔을 가보니 호텔 곳곳에서 중국말로 직원과 대화하는 중국인 투숙객을 볼 수 있었다.
중국인 수요가 늘면서 제주도 토지 경매도 활황세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현재 제주도의 토지 낙찰가율은 평균 124.5%로 전국 평균 낙찰가율(63.1%)에 비해 배가량 높았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토지를 낙찰 받아 중국인에게 되파는 중개업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난개발과 국부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사유지뿐 아니라 국공유지를 무분별하게 중국투자회사에 넘기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지사에 출마한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도 최근 유세현장에서 "공유지 등 토지를 중국인에게 마구 팔아서는 안 된다"며 "당선이 되면 공유지의 경우 매각보다는 장기임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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