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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설비·건설투자 줄고, 세계교역량 정체…안팎 악재 겹쳐”-경향

모두우리 2018. 11. 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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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설비·건설투자 줄고, 세계교역량 정체…안팎 악재 겹쳐”

KDI, 3개월 새 “경기 개선” → “내수 흐름 정체” → “경기 둔화”
ㆍ광공업생산 큰 폭 감소, 소비심리 하락…정부, 공식 판단 주목



국내 대표적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경기 둔화를 공식화했다. KDI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경기 개선 추세가 더욱 완만해지고 있지만 개선 추세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9월에는 ‘개선 추세’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지만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10월이었다. 당시 KDI투자 감소와 고용 부진으로 내수 흐름이 정체된 모습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러더니 이달에는 경기가 다소 둔화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를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

KDI가 경기 둔화를 언급한 것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주요인이다. 지난 9월 설비투자는 추석 연휴로 인해 조업 일수가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3% 줄어 전달(-11.3%)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9월에 16.6% 줄어들면서 전달(-5.4%)보다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KDI는 주택 인허가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착공도 감소함에 따라 당분간 주거 건축의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9월에는 전체 산업생산도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큰 폭으로 줄어듬에 따라 4.8%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2.5% 증가에서 9월에는 8.4% 감소로 전환됐다. 9월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 부진과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등에서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은 승용차의 부진 등의 여파로 저조한 상황이며 지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100.2)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한 99.5를 기록하며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KDI는 수출의 경우 세계교역량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도 기준치를 하회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9월 산업활동 지표를 보면 추석 연휴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전달에 비해서 둔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KDI는 지난 6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제시하면서 잠재성장률(2.7~2.8%) 수준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없이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당시 김 실장은 “경기가 거의 정점을 지나가면서 하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KDI가 경기 둔화를 언급하면서 정부의 공식 경기 판단이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발표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경기에 대한 공식 판단을 할 예정이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