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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살기 피곤한 '희망하우징'…서울시, 효율성 개선 착수-머니투데이

모두우리 2015. 9.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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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살기 피곤한 '희망하우징'…서울시, 효율성 개선 착수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기피대상' 다가구형→원룸형 전환…대학 기숙사와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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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정 디자이너
서울시가 2012년 대학생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한 ‘희망하우징’의 효율성 개선작업에 착수한다. 대학생들이 기피하는 다가구형 임대주택을 원룸형으로 전환하고 중도 퇴거로 인한 공실 발생시 신규 입주자를 최대한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주요 대학과 입주 대상자 정보도 공유키로 했다.

24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희망하우징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된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은 총 1038실. 도입 첫해인 2012년 한해동안 400실이 넘는 물량이 공급됐지만 이후 2년6개월여동안의 신규 공급 물량은 600여실에 불과하다.

부족한 공급량도 문제지만 서울시의 더 큰 고민은 150개 가까운 임대주택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공실로 남아 있다는 데 있다. 올 6월 현재 서울시의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 중 공실은 모두 149실로, 전체 공급량의 14%다.

보증금 100만원, 주변 시세의 20~30%에 불과한 7만~10만원의 월세 등 뛰어난 가격 매력에도 공실이 좀체 줄지 않는 이유는 ‘살기 피곤한 집’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대학생들이 입주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학생들이 기피하는 다가구형 임대주택을 원룸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공실 149개 중 137개를 차지할 정도로 다가구형 임대주택에 대한 학생들의 기피 정도는 심각하다.

서울시는 당초 주방, 거실,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하는 ‘하우스쉐어링’의 개념으로 다가구형 임대주택을 도입했지만 각기 다른 생활패턴을 지닌 젊은 입주자들 사이에선 이같은 공간 공유가 오히려 갈등의 소지가 되고 있다.

김호영 SH공사 매입공급팀장은 “공간을 공유하는 주거형태에 대한 불만으로 학생들이 다가구형 임대주택 입주를 꺼릴 뿐 아니라 입주 후라도 계약기간(2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거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이유로 다가구형을 원룸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룸형 전환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공실이 많은 다가구형 임대주택과 인근에 원룸형 임대주택 확보가 용이한 다가구주택을 우선 원룸형으로 전환하고 전환이 완료된 다가구형 임대주택은 일반 물량으로 다시 공급할 방침이다.

휴학, 입대, 유학, 학업 포기 등으로 인한 중도 퇴거자 발생시 최대한 빨리 신규 입주자를 찾을 수 있도록 대학 기숙사와 입주 희망자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SH공사는 지난달 서울시내 대학 여러 곳에 입주 희망자 추천을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기숙사 탈락자 중 희망하우징 입주자격이 되면 수시로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호영 팀장은 “정릉동, 숭인동 등 희망하우징 임대주택 인근에 있는 대학교에 입주자 추천을 요청했다”며 “대학측의 대상자 선별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초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엄성원 기자 airmast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