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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쑥' 인터넷전문은행, 건전성 시험대-머니투데이

모두우리 2018. 9. 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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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쑥' 인터넷전문은행, 건전성 시험대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케이뱅크, 2분기 연체율 0.44% 중금리대출 만기 도래…중금리대출 많고 유증 변수 '위험관리' 중요]



출범한 지 1년이 넘은 케이뱅크 연체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대출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진 것.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44%로 1분기의 0.17%에 비해 0.27%포인트(p)가 높아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초 출범한 이후 연체율이 같은해 3분기 0.03%, 4분기 0.08%에 이어 올해 1분기 0.17% 등으로 낮았으나 2분기 급격히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 0.2~0.3%와 비교해도 더 높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권 전체의 연체율은 0.51%,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다.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3분기 0.01%, 4분기 0.05%에 이어 올해 1분기 0.12%에서 2분기에는 0.22%로 오름폭이 커졌다.

케이뱅크는 출범한 지 1년이 지나 본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의 만기가 도래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중금리 대출 금액은 전체 대출 대비 40%를 차지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과 우량 신용고객 비중이 높고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는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케이뱅크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7월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아직 대출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2분기 건전성 지표에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기준 연체율은 0.06%,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08%로 전분기대비 각각 0.03%p, 0.04%p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역시 본격적으로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내년 자체 중신용 대출을 출시하는 등 중금리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은 전체 대출 금액의 20% 수준이다.

금융권에선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가 떨어진 또 다른 중요한 요인으로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의결권 주식은 4%, 비의결권 주식까지 최대 10%로 제한)로 인한 유상증자 지연을 꼽는다. 연체율 산정에서 분모를 차지하는 자산 증가가 제한되면 악성 대출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300억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6월부터 건전성 관리를 위한 사전조치로 세 차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지금까지 유상증자에 실패하진 않았지만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지연되면 안심할 수 없다. 지난 4월 계획대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지만 은산분리 규제로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를 섞어 발행하고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실권주가 발생해 카카오가 인수하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높은 중금리대출 비중, 은산분리 규제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시중은행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예견됐던 일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고객확보나 상품 혁신 등과 더불어 위험 관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체적으로 고객 평가시 신용등급 뿐만 아니라 대안데이터 등을 활용해 정교하게 판단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연체를 알리는 등 적극적인 연체관리로 부실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정 기자 rosehans@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