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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혼돈의 시간',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 (종합)-아시아경제

모두우리 2018. 9. 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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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혼돈의 시간',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 (종합)

부동산 문제해결 로드맵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경실련 "정부가 정책 발표할수록 집값 상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 부동산시장이 ‘혼돈의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이상 과열’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아파트 값은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다. 정부가 규제 수단을 검토하고 있지만 분명한 해법을 갖고 있는지 믿음을 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서울에 사는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져 간다는 생각에 씁쓸할 수밖에 없다. 학군 좋고 교통 좋은 지역은 평범한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 변두리로 여겨졌던 지역까지 부동산 훈풍을 타고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내 집을 갖고 있는 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 다양한 사정에 의해 새로운 집을 구하려는 이들은 적지 않지만, 언제 집을 사야 할지, 현재의 집을 언제 팔아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활성화하고자 다양한 ‘당근 정책’을 폈다. 8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을 운영할 경우 갖가지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약속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사실상 지키기 어렵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세제 혜택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1가구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강화는 또 다른 변수다. 기획재정부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확정되지 않았다”와 “사실이 아니다”는 전혀 다른 뉘앙스로 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의 여론 떠보기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공론화하기 위한 작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에 대한 여론의 기류가 긍정적으로 흐르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부정적인 견해가 많으면 시행을 보류하려는 포석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부동산 문제의 해결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한 채 좌충우돌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은 시장의 심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를 사 놓으면 재산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와 분명한 방향성은 부동산 심리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변수다. 문제는 최근 정부의 행보가 일관된 메시지나 분명한 방향성과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5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수록 집값은 상승하고 있고, 정부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정부 반대로 하면 이득을 본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마저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