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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확대..확~달라진 부동산시장-아시아경제

모두우리 2009. 10. 13.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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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확대..확~달라진 부동산시장

아시아경제 | 김민진 | 입력 2009.10.12 11:21 |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1. 직장에서 가까운 서울 마포나 영등포구의 기존 아파트를 쳐다보고 있던 김모씨는 지난 주말 계획을 확 바꿨다.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외곽의 다세대주택에 몇년 더 살더라도 신규 분양아파트로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확대하자 믿었던 곳에 대출금액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다세대주택을 한채 갖고 있지만 이참에 갈아타기겸 투자 목적으로 기존아파트를 사려던 김씨는 지난 주말부터 신규 분양아파트로 눈을 돌려 청약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2. 얼마 전 경매로 서울의 아파트를 낙찰받은 박모씨. 감정가를 넘겨 고가낙찰을 받기는 했지만 제2금융권에서 6%대의 이자로 감정가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응찰했다. 이자를 물면서라도 1~2년만 버티면 높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으리라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잠깐 사이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이번 조치로 경락잔금으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20%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수천만원이나 되는 보증금을 날릴 판이어서 박씨의 눈앞은 캄캄해졌다. 법원에서 만난 대출브로커에게 전화를 돌려보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대출규제가 확대되면서 내집 마련 풍속도와 부동산 투자 세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과 정부 대책을 주시했던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방향을 전환했고 내집 마련이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면서도 부동산 정보에는 어두웠던 이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는 최근 높은 가격에 낙찰받은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억' 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설사들은 바빠졌다. 지난 달 초 DTI 규제이후 살아났던 분양시장이 더 달궈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 상반기 미뤄뒀던 분양도 대거 쏟아지고 있다. 삼성건설은 이달과 11월에만 서울, 수도권에서만 10개 단지, 총 1만1024가구를 공급한다. 이중에서는 마포 래미안 공덕5차 등 미뤘던 물량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상반기 1000가구 미만을 분양했던 대우건설도 이달부터 연말까지 1만여 가구를 공급한다.

미분양 마케팅은 더 활발해졌다. 쌍용건설은 창립기념을 명목으로 부산에 있는 자사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경차를 주기로 했고 대우건설은 계약후 곧바로 전매가 가능한 주상복합 월드마크마포 계약금을 5000만원으로 낮춰 마케팅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이번 대출규제 확대로 신규분양이나 미분양에 대한 '반사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반면 규제에 민감한 재건축 등의 보합세나 가격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과열양상을 보였던 부동산 경매시장도 소강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6개월 전 3%대에 불과했던 고가낙찰은 지난달 24%까지 치솟았지만 상대적으로 자유롭던 경락잔금 대출액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낙관적 시장전망을 갖고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