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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체결 당시 사본 요구 거절하면 약관 효력 상실-계약체결 이후에는 무관

모두우리 2023. 7. 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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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법 원
제 3 부
판 결
사 건 2020다248384(본소) 계약금 반환
2020다248391(반소) 기타(금전)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다담 담당변호사 백용하, 채규민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1. 주식회사 B
2. 주식회사 C
3. D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E 주식회사)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일 담당변호사 김동훈
원 심 판 결 인천지방법원 2020. 6. 26. 선고 2019나66012(본소), 2019나
66029(반소) 판결
판 결 선 고 2023. 6. 29.


주 문
원심판결의 본소청구에 관한 피고(반소원고) D 주식회사 패소 부분과 피고(반소원고)들의 반소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반소피고, 이 ‘원고’라 한다)는 2018. 3. 28. 시공사 주식회사 F이 신축 예정인 원심 판시 이 사건 건물 분양사업의 시행사 겸 위탁자인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B, 주식회사 C 및 분양사업자인 피고(반소원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반소원고)’를 ‘피고’라 하고, 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를 모두 생략한다]와 이 사건 건물 중 G동의 5개 호실을 분양받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각 호실별로 ‘공급계약서’(이하 ‘이 사건 각 공급계약서’라 한다)와 ‘공급계약서 계약 해제조항 변경동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 변경동의 각서’라 한다) 등을 작성한 후 피고 D의 계좌로 15,000,000원(1차 계약금 3,000,000원 × 5개 호실)을 입금하였다.

 

나.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인감을 소지하지 않아 서명 또는 무인을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각 공급계약서와 변경동의 각서 등을 작성하였고, 피고들에게 2018. 3. 31.까지 인감과 인감증명서를 지참하여 위와 같이 작성한 문서를 보완하기로 약속하였으나, 약속한 기한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2018. 4. 2. 피고들의 담당 직원과 통화하면서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관한 문서 사본을 내줄 것을 요구하였는데, 담당 직원은 위와 같은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그 요구를 거절하였다. 

 

라.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른 계약금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피고들과 F은 2018. 4. 20.과 2018. 5. 14. 원고에게 계약금 잔금 및 연체료 등을 납부하라는 취지의 최고장을 발송하였고, 최고장은 그 무렵 원고에게 모두 도달하였다. 

 

마. 피고들과 F은 2018. 5. 25. 원고에게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을 해제하고 원고가 납부한 돈은 피고들에게 귀속되며 위약금으로 각 호실별로 계약금 잔금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고, 그 내용증명 우편은 2018. 5. 28.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들은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이 체결되고 5일 후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관한 문서 사본을 내달라는 원고의 요구를 거절함으로써「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3조 제2항 본문에 따른 약관 사본 교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약관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이 사건 각 공급계약서와 이 사건 각 변경동의 각서는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의 지급시기, 매도인과 매수인의 의무사항 등을 정하고 있는바, 이는 계약의 필수적이고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으로는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므로 약관법 제16조에 따라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은 전부 무효로 된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약관법 제3조 제2항 본문은 “사업자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분명하게 밝히고, 고객이 요구할 경우 그 약관의 사본을 고객에게 내주어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사업자가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약관법 제3조 제2항, 제4항이 사업자에 대하여 약관의 명시의무와 약관 사본 교부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고객으로 하여금 각 당사자를 구속하게 될 내용을 미리 알고 약관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함으로써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 고객을 보호하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194 판결 참조). 이러한 약관법 제3조 제2항 및 제4항의 규정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약관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는 사유로서 ‘약관 사본 교부와 관련하여 약관법 제3조 제2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 함은 고객이 계약 체결 당시 사업자에게 약관 사본을 내줄 것을 요구하여 사업자가 약관 사본 교부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하고, 계약이 체결된 이후 고객이 사업자에게 약관의 사본을 내줄 것을 요구하고 사업자가 이에 불응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제3조(약관의 작성 및 설명의무 등)

① 사업자는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글로 작성하고, 표준화ㆍ체계화된 용어를 사용하며,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부호, 색채, 굵고 큰 문자 등으로 명확하게 표시하여 알아보기 쉽게 약관을 작성하여야 한다. <개정 2011.3.29> 

② 사업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분명하게 밝히고, 고객이 요구할 경우 그 약관의 사본을 고객에게 내주어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종의 약관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1.3.29> 

1. 여객운송업

2. 전기ㆍ가스 및 수도사업

3. 우편업

4. 공중전화 서비스 제공 통신업

③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다만,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④ 사업자가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전문개정 2010.3.22]
*****************************************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194 판결
[보험금][공2016하,991]

【판시사항】

[1] 외국적 요소가 있는 계약에서 당사자가 계약의 일부에 관하여만 준거법을 선택한 경우, 준거법 선택이 없는 부분에 관한 준거법(=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및 제4항의 입법 취지 및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 사업자가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소극) 

[3] 영국 해상보험법 및 관습에 따라 보험의 목적에 생긴 손해가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피보험자) 및 증명의 정도[=‘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evidence)’에 의한 증명] 

[4] 영국법의 적용을 받는 영국 런던 보험자협회(Institute of London Underwriters)의 적하약관(Institute Cargo Clause)에서 규정하고 있는 ‘갑판유실(갑판유실, Washing Overboard)’의 의미 및 이른바 ‘갑판멸실(갑판멸실, Loss Overboard)’이 ‘갑판적재(갑판적재) 약관’(On-Deck Clause)의 담보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국제사법 제25조는 제1항 본문 및 제2항에서,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한다.”, “당사자는 계약의 일부에 관하여도 준거법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26조 제1항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계약은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계약에서 당사자가 계약의 일부에 관하여만 준거법을 선택한 경우에 해당 부분에 관하여는 당사자가 선택한 법이 준거법이 되지만, 준거법 선택이 없는 부분에 관하여는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준거법이 된다.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이 사업자에 대하여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부과하고, 제4항이 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고객으로 하여금 약관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 성립되는 경우에 각 당사자를 구속하게 될 내용을 미리 알고 약관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함으로써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 고객을 보호하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 따라서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약관이 바로 계약내용이 되어 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므로, 사업자로서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3] 영국 해상보험법 및 관습에 의하면, 보험의 목적에 생긴 손해가 부보위험인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보험자가 부담하고, 증명의 정도는 이른바 ‘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evidence)'에 의한 증명에 의한다. 

[4] 영국법의 적용을 받는 영국 런던 보험자협회(Institute of London Underwriters)의 적하약관(Institute Cargo Clause)에서 규정하고 있는 ‘갑판유실(갑판유실, Washing Overboard)’이란, 해수의 직접적인 작용으로 인하여 갑판 위에 적재된 화물이 휩쓸려 배 밖으로 유실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제한적인 개념이므로, 악천후로 인한 배의 흔들림이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하여 갑판 위에 적재된 화물이 멸실되는 이른바 ‘갑판멸실(갑판멸실, Loss Overboard)’은 ‘갑판적재(갑판적재) 약관’(On-Deck Clause)의 담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1] 국제사법 제25조 제1항, 제2항, 제26조 제1항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제4항 [3] 영국 해상보험법 제3조

【참조판례】

[2]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9다105383 판결(공2010하, 1884)
[3] 대법원 2001. 5. 15. 선고 99다26221 판결(공2001하, 1364)

【전 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두베스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박일환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에이스아메리칸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성극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12. 9. 선고 2013나806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국제사법 제25조는 제1항 본문 및 제2항에서,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한다.”, “당사자는 계약의 일부에 관하여도 준거법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26조 제1항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계약은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계약에서 당사자가 계약의 일부에 관하여만 준거법을 선택한 경우에 그 해당 부분에 관하여는 당사자가 선택한 법이 준거법이 되지만, 준거법 선택이 없는 부분에 관하여는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준거법이 된다. 

그리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3항이 사업자에 대하여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부과하고, 제4항이 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고객으로 하여금 약관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 성립되는 경우에 각 당사자를 구속하게 될 내용을 미리 알고 약관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함으로써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 고객을 보호하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 따라서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그 약관이 바로 계약내용이 되어 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사업자로서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9다105383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대한민국 법인인 원고는 2012. 6. 14. 터키의 코자 폴리에스터 사나이 베 티카렛 에이 에스(Koza Polyester Sanayi Ve Ticaret A.S., 이하 ‘코자 폴리에스터’라고 한다)에게 폴리머리제이션 라인(Polymerization Line) 1세트 4포장(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고 한다)을 미화 350만 달러에 매도한 다음, 2012. 6. 22. 미합중국 법인인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부보금액 미화 385만 달러로 하는 적하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영국 런던 보험자협회(Institute of London Underwriters)의 적하약관(Institute Cargo Clause, 이하 ‘영국 적하약관’이라고 한다)에서 규정하고 있는 WAIOP 조건(With Average Irrespective Of Percentage, 일정한 해상고유의 위험을 해손의 종류나 규모와 상관없이 보상하는 조건)으로 체결하였다. 

2) 피고는 대한민국에 영업소를 설치하고 따로 대표자를 두면서 이를 등기한 후 대한민국에서 영업행위를 하고 있고, 이 사건 보험계약도 대한민국에 있는 피고의 대리점을 통하여 대한민국에서 체결되었다. 

3) 이 사건 보험계약에는 ① “본 보험증권에 따라 발생하는 책임에 관한 모든 문제는 영국의 법률과 관습이 적용된다(All questions of liability arising under this policy are to be governed by the laws and customs of England).”라는 내용의 준거법 약관(이하 ‘이 사건 준거법 약관’이라고 한다)과 ② 원고가 피고에게 부보화물의 갑판적재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이 사건 보험계약의 담보범위는 ‘투하(투하, Jettison)와 갑판유실(갑판유실, Washing Overboard)’ 이외의 일반 분손(분손)은 담보하지 않는 분손부담보[분손불담보, Free from Particular Average (F.P.A.)] 조건으로 축소된다는 내용의 ‘갑판적재(갑판적재) 약관’(On-Deck Clause, 이하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이라고 한다)이 포함되어 있다. 

4) 원고는 중국 상하이 항부터 터키의 이스켄데룬 항까지 이 사건 화물의 해상운송을 주식회사 글로벌카고솔루션에 의뢰한 다음, 2012. 6. 14. 위 회사로부터 이 사건 화물에 관한 선하증권을 교부받았는데, 위 선하증권에는 ‘이 사건 화물은 송하인·수하인의 위험부담으로 갑판에 적재되는데, 그 손실·손상에 대하여 이 사건 선박 또는 선주는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운송인 면책약관(이하 ‘이 사건 운송인 면책특약’이라고 한다)이 기재되어 있다. 

5) 이 사건 화물은 2012. 6. 14. 중국의 상하이 항에서 선박 레이스 지(MV Reis G)호의 갑판 위에 선적되어 운송되던 중 2012. 7. 7. 오만 앞바다에서 이 사건 화물 4포장 중 한 포장인 보일러 1대(이하 ‘이 사건 보일러’라고 한다)가 해상으로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6) 코자 폴리에스터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청구권을 양도하고 2013. 4. 3. 이를 피고에게 통지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사건 준거법 약관은 이 사건 보험계약 전부에 대한 준거법을 지정한 것이 아니라 보험자의 ‘책임’ 문제에 한정하여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따르기로 한 것이므로 보험자의 책임에 관한 것이 아닌 사항에 관하여는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리나라의 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데, 약관의 설명의무에 관한 사항은 약관의 내용이 계약내용이 되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로서 보험자의 책임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5533 판결 참조), 이에 관하여는 영국법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약관규제법이 적용된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은 영국 적하약관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약관으로서 해상적하보험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해상보험시장의 국제적 표준약관이다. 

②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은 이 사건 보험증권의 표면 및 이면에 기재되어 있고, 원고와 피고가 2007년경 체결한 ‘수출입적하 포괄보험 약정서’에도 보험조건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③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업무를 담당하였던 원고 측 실무자 소외인은 2003년부터 약 10년간 해상적하보험계약 체결 업무에 종사하여 왔고, 2007. 4.경부터 2013. 3.경까지 원고의 수출화물에 관한 해상적하보험계약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와 월 30건 내지 50건 가량의 해상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④ 원고가 피고와 해상적하보험을 체결한 위 기간 동안 사용한 보험증권의 표면과 이면에는 모두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이 기재되어 있었다. 

⑤ 원고는 이 사건 화물의 갑판적재 사실을 피고에게 고지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원고 측 실무자인 소외인의 진술서에는 ‘통상적으로 갑판적(갑판적)이 되면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음에 비추어, 원고는 피고에게 갑판적재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추가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고 갑판적재 운송을 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3)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는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보험계약에 약관규제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나, 원고가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은 약관규제법이 정하는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따라서 피고가 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본 원심판단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약관규제법의 적용 및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할 당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의 갑판적재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다투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영국 해상보험법 및 관습에 의하면, 보험의 목적에 생긴 손해가 그 부보위험인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보험자가 부담하고, 그 증명의 정도는 이른바 ‘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evidence)'에 의한 증명에 의한다(대법원 2001. 5. 15. 선고 99다26221 판결 참조). 

그리고 영국법의 적용을 받는 영국 적하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갑판유실(갑판유실, Washing Overboard)’이란, 해수의 직접적인 작용으로 인하여 갑판 위에 적재된 화물이 휩쓸려 배 밖으로 유실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제한적인 개념이므로, 악천후로 인한 배의 흔들림이나 기울어짐 등으로 인하여 갑판 위에 적재된 화물이 멸실되는 이른바 ‘갑판멸실(갑판멸실, Loss Overboard)’은 갑판적재 약관의 담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원심은, 이 사건 사고는 갑판 위에 적재되어 운송되던 이 사건 보일러가 황천(황천, Heavy Weather) 시 유입된 해수의 작용으로 유실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에서 부보하는 위험인 ‘갑판유실’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즉, ① 악천후에 선박이 요동치거나 갑자기 기울어져 화물이 멸실된 경우는 갑판유실에 해당하지 않고, ② 이 사건 사고 당시 사고 지역의 기상은 강한 남서풍을 동반한 몬순기후였지만 이는 그 지역에서 통상적인 것으로 특이한 상황은 아니었으며, 당시 중량 54.5톤에 달하는 이 사건 보일러를 휩쓸고 갈 정도의 심한 파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사진을 보아도 파도의 직접적인 작용으로 이 사건 보일러가 유실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영국의 법률사무소 클라이드앤코(Clyde & Co)가 ‘이 사건 보일러의 고박(고박)은 부적절하였다. 이 사건 보일러는 갑판유실된 것이 아니라 악천후에 선박이 요동하여 미끄러져 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으로 담보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가 ‘갑판유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영국법상 갑판유실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운송인 면책특약을 피고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은 영국 해상보험법상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이러한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 취소의사가 원고에게 도달함으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은 취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불과한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갑판적재 약관의 부보위험인 갑판유실로 인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위와 같은 가정적·부가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상고이유는 더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이후 피고들에게 약관인 계약서 사본 등의 교부를 요구하였으므로 피고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약관법 제3조 제4항이 적용되는 경우로서 약관법 제3조 제2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들이 계약 체결 후 약관 사본 교부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약관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이 사건 각 공급계약서와 이 사건 각 변경동의 각서를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보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이 전부 무효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본소청구 중 피고 D에 대한 계약금 반환청구 일부를 인용하고 피고들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약관법 제3조 제2항, 제4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본소청구에 관한 피고 D 패소 부분과 피고들의 반소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