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일반정책/부동산업관련(중개법포함)

부동산 보조중개인 ‘실장님’이 사라진다-헤럴드

모두우리 2010. 7. 1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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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조중개인 ‘실장님’이 사라진다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7.14 09:56

 

지난 3월부터 인천 송림동의 한 중개업소에서 부장 직함으로 일하던 이모씨는 지난달부터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다. 사업을 접은 뒤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이씨는 중개 실무도 배우고 조금이나마 가계 생활비를 보태기 중개 사무실에서 일했지만 석달간 그가 가져간 돈은 고작 50만원이 전부다. 그가 보조 중개업을 그만두게 된 데는 생계 유지가 안되는 점도 문제였지만, 개점휴업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바늘방석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중개업소는 사장이 홀로 운영 중이다.

극심한 거래 가뭄 속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전ㆍ월세 업무 등 중개를 보조하는 이른바 '실장님'이 사라지고 있다. 당연히 사장님(중개사) 홀로 운영하는 '단독사무실'이 늘고 있다.

'OO실장, OO부장' 등으로 불리는 이들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갖춘 중개업소의직원으로 취업, 주로 전ㆍ월세 업무를 담당하면서 중개사가 손님과 함께 집을 보러가거나, 외부 영업에 나서 사무실을 비우게 될 때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 역할을 한다. 각 중개업소 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 소득은 기본급 없이 계약 건수당 주어지는 법정수수료의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로 받는 게 일반적이다. 월 50만∼100만원의 기본급을 주는 곳도 있지만 중개업소 대표에게는 적잖은 부담이어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적은편이다.

문제는 최근 전ㆍ월세 연장 계약이 늘고, 주택 매매 거래는 아예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이들 '실장'들의 존립 근거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

기본급이 없다고는 하지만 매달 지출되는 식대 및 부대비용 등은 중개 사무실 대표에게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이들 '실장'들을 내보내고 홀로 사무실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송파구 가락시영 단지에서 중개업을 운영하는 이모 대표는 "계약 건수가 가뭄에 콩나듯 하기 때문에 적은 수입을 굳이 둘로 나눌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씨도 올해 초 중개 보조인을 돌려보내고 홀로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공인중개사협회에 등록된 중개업소 숫자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월별 등록 중개업소는 8만3000~8만5000개소 박스권에서 매월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사무실 숫자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공식 통계로 잡히지는 않지만 중개사무실의 종사자수는 급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