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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강만수경제팀을 불신하는 이유 -헤럴드

모두우리 2008. 10. 1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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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강만수 경제팀을 불신하는 까닭은…

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8.10.10 14:34 | 최종수정 2008.10.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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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주의자'이미지 여전

'윽박지르기식 관치금융

'빗나간 예측…낙관론 일관

'경제지표ㆍ전망 오락가락

'소통하지 않는 정부와 시장.' 현 금융위기를 가중시킨 주요 원인이다. 10년 전 외환위기 수준인 달러당 원화 환율 1500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을 정도로 현 위험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만 탓하기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나치다. 무너진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시켜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다. 당정 안팎에서는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를 둘러싼 소문이 흘러나올 정도다. "후임 장관으로 벌써 모씨가 검토되고 있다"는 등의 말이 돌아다닌다. 현 경제팀이 신뢰를 잃은 것엔 4가지 이유가 있다. 신뢰 회복의 열쇠는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환율주의자, 바뀌지 않는 이미지=지난 6, 7일 재정부 국정감사는 시끄러웠다. 야당 의원은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고환율 정책을 입 모아 질타했고, 강 장관은 "고환율 정책을 한 적 없다"고 강하게 응수했다.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인이 고환율 정책을 한 적이 없다고 해도 그 사람의 이력을 보고 '고환율 정책을 한다'고 시장이 인식을 하면 그런 정책을 쓴 것과 같은 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처럼 신뢰와 리더십이 실종된 상태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치금융의 냄새, 시장은 반발='투기 세력이다' '자산을 매각하라' 등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외환당국의 '윽박지르기'식 대응책이 논란을 부르며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 관치금융이라며 노골적 불만감을 표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官)'만 있을 뿐 '치(治)'가 될 리 만무하다. 살살 달래가며 움직여도 모자랄 판에 정부의 고압적 대응 자세는 기업, 금융기관의 반발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

▶빗나가는 예측, 낙관론이 능사 아니다=정부의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예측과 판단이 엇나간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달 중순 10억달러 규모 외국환평형기금 발행 무산은 물론 섣부른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 추진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가에게도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실수를 정부는 적지 않게 했다. 환율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구두 개입을 했지만 1100원을 넘어 이젠 1500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경제지표, 헷갈리는 목표와 전망치=현 경제팀에 대해 근본적인 지적을 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 전망치다. 강 장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5% 내외로 잡고 예산안을 짰지만 국내 경제기관 대부분은 4%대도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5%라고 전망했다.

목표와 전망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은 달성하고 싶은 목표보다는 다른 경제주체에게 행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전망이어야 옳다. 성장률 외 다른 경제지표 전망에서도 정부와 시장의 시각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한국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뒷골목 꼬마'가 아니다"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의 경제체력은 강하다고 지적하고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빠른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