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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자가 사고를 은폐하였다면 현장에 있었더라도 뺑소니에 해당

모두우리 2011. 5. 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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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1. 피고인은 만취(혈중알콜농도 0.158%)한 상태에서 카니발 차량을 운전하다가 신호대기로 정차 중이던 피해자 황○○의 소나타 차량 후미를 그대로 충격하였고, 그 충돌의 여파로 위 소나타 차량이 다시 그 앞에 정차 중인 피해자 주○○의 누비라 차량을 연쇄 충돌하였다.

2. 사고 직후 피해자 황○○은 심한 충격을 받고 차량에서 내리지 못하고 운전대에 머리를 숙이고 앉아 있었고, 피해자 주○○은 즉시 차량에서 내려 피해자 황○○을 확인하러 뒤로 걸어왔는데, 피고인은 사고시부터 1분 정도 후 차량에서 내려 차량 안에 앉아 있던 피해자 황○○에게 “괜찮으시냐, 보험 처리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피해자 황○○은 “정신 좀 차릴테니 가만히 있어 달라”라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피해자 황○○ 쪽으로 걸어오고 있던 주○○에게도 “괜찮으시냐, 보험 처리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피해자 주○○은 “괜찮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3. 피고인은 위와 같이 말하자마자 피해자들에게 어디로 간다는 말도 없이 자신의 차량을 사고현장에 그대로 둔 채 전화를 걸며 이 사건 도로의 2차로를 건너(사고는 편도 2차로 중 1차로상에서 발생함) 사고현장으로부터 약 20미터 정도 떨어진 도로변의 인도로 걸어가서 견인차와 경찰차가 사고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약 20분 동안 부하 직원에게 “보험사고를 접수하고 사고현장으로 와서 나 대신 운전하였다고 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통화를 하였다.

4. 사고 발생 후 10여분 정도 후에 견인차가 현장에 도착하였는데, 사고현장에 가해차량만 있고 피고인이 보이지 않자 견인차 운전기사 신○○는 피해자 황○○에게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유하였고, 이에 피해자 황○○이 경찰에 사고를 신고하였으며, 경찰차가 현장에 도착하고 잠시 후 피고인이 사고현장에 복귀하였는데, 사고조사를 하는 경찰에게 “자신이 운전한 것이 아니고 부하 직원이 운전하였는데 배가 아파서 병원으로 보냈다”라고 답변하고 조사를 위해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로 이동하였다.

5. 경찰서에서 피고인은 2시간 동안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다가 피고인으로부터 거짓 진술 부탁을 받고 경찰서에 와서 조사를 받고 있던 부하 직원 이○○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자 그제서야 피고인이 운전하였다고 자백하였다.


(판  단)

사고의 경위, 피고인의 과실 정도, 차량 훼손 정도, 피해자들의 상해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구호가 요구되는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의 구호조치를 취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어디로 간다는 말도 없이 사고현장으로부터 약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 피해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곳으로 사라져 버렸으며, 견인차 및 경찰에 의하여 구호 및 견인조치가 완료되어 가는 시점에 사고현장에 복귀하여 자신이 운전자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였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은 유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