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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세종시·혁신도시, 부동산 훈풍 언제까지-세계

모두우리 2013. 4. 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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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세종시·혁신도시, 부동산 훈풍 언제까지


올해도 전체 부동산 시장은 시계 제로인 상황 속에도 세종시와 혁신도시 일대 부동산 시장에는 훈풍이 지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간 소극적인 추진으로 자칫 유령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가셨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세종시 시대가 열린 데 이어 혁신도시 조성사업도 탄력을 받고 빠른 속도로 추진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국지적인 호황이 전체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촉매가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수요 못 따르는 공급, 인근 지역까지 확산

세종시는 아파트 ‘완판’ 분양 행진이 이어지고 전세금도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세종시발 부동산 열기는 인근 대전, 공주, 조치원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자취를 감춘 ‘분양 마감’이라는 안내광고가 눈에 띠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명박 정부 시절 자칫 유령도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 초기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종시 민간 분양아파트는 지난 2010년 첫 분양 이후 대박 행진을 잇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까지 45개 단지, 약 3만 가구가 공급돼 82%의 청약 마감률을 기록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현상 심화로 인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급등하고 있다. 세종시 소재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첫마을 소재 전용면적 85m²형 아파트는 지난해 8월 9000만∼1억 원 정도에 거래됐으나 이달 현재 2억 원 정도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자녀 교육 문제로 홀로 내려온 공무원들이 소형 전세를 선호하다 보니 전세자금도 뛰고 있다. 세종시 인근 대전 유성구 노은지구, 조치원, 공주시 일대 전세금도 덩달아 오르는 중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세종시의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7.8%. 인근 대전 유성구도 7.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세도 세종시 내 30㎡ 안팎의 원룸 월 임대료는 50만 원 이상도 흔해 서울에 못지않은 수준이다.

세종시 부동산 열기는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지역 아파트들의 입주가 내년 말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16개 중앙행정기관의 입주를 마치는 내년 말까지 정부 세종청사 인근에 1만9800여가구의 아파트가 완공된다. 이들 아파트가 건립되면 세종시 예정지 내 아파트는 입주를 마친 7020가구를 포함해 모두 2만6829가구로 늘어나게 돼 어느 정도 주택난 해소 국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공공기관 이전 계속, 수요 꾸준할 듯

혁신도시 조성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면서 지역 부동산도 훈풍이 불고 있다. 현재 10개 혁신도시 중 9곳에서 90%의 공사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 속도가 가장 더디었던 강원혁신도시도 올 10월이면 용지 조성이 마무리된다. 부산, 대구, 울산, 대구 등 4개 지역에서는 이전을 완료한 일부 공공기관이 업무를 시작했다.

부산과 제주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각각 국립해양조사원, 국토해양인재개발원 등이 이전을 마쳤고, 최근 1월 말 대구에 중앙신체검사소가 입주했다. 안정적인 구매력을 갖춘 공기업 임직원들이 이동하면서 집값도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 자료에 따르면 강원 혁신도시인 원주시는 작년 7월에 비해 아파트값이 17.2% 상승했고 대구 혁신도시와 울산 혁신도도 각각 15.6%와 11.3% 올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3.3%에 불과했다.

올해는 경북 김천, 강원 원주, 경남 진주, 대구 등에서 3900여 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올해도 본격적인 공공기관의 이전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나홀로 호황 한계 있어

세종시와 혁신도시 부동산 경기도 차츰 정상화 과정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상반기 이 지역 분양시장의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흥S클래스 4차 ‘에듀힐스’와 ‘에듀하이’에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세종시는 올 상반기에만 7000가구 이상이 공급될 예정이라 앞으로 분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정부는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 물량 비중을 70%로 유지하기로 해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혼선도 빚어질 전망이다.

세종시첫마을 소재 A공인 관계자는 “이미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에 대한 특별공급은 초과상태에 접어들었다. 현행이 유지되면 일반청약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의 청약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세종시 일대 원룸도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말했다.

혁신도시도 부동산 등 자산 시장 가치는 선반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세종시는 성장, 주거, 학군수요 등이 맞물려 최근 호황이 따르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에서 나홀로 호황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정시간이 흐르면 전체 시장 분위기에 편승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혁신도시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가치가 선반영 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지금의 호황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가 114 장경철 이사는 “세종시와 혁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내년 까지는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시장분위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현재의 과열 양상은 정상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