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개발아파트 ‘원가 공급’ 조례 추진-한겨레

인천 재개발아파트 ‘원가 공급’ 조례 추진

한겨레 | 입력 2009.10.05 20:00 | 수정 2009.10.05 22:10

 

[한겨레] 시 의회, 7개지구 원주민 대상 전국 첫 입법예고


전용면적 85㎡ 이하만 해당…11월 중순께 심의

인천시 의회가 도심 재개발지역 원주민들에게 원가로 아파트를 공급하는 내용의 조례를 입법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조례는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토지와 건축 가격을 모두 원가로 공급하는 획기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시 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허식·박승희 의원 등은 도시재생 사업지구로 지정된 7곳의 원주민에 대해서는 전용면적 85㎡의 주택까지는 이윤을 남기지 않고 원가로 분양하는 내용의 '도시재생사업 이주대책 등에 관한 조례안'을 5일 시의회 누리집에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허 의원 등은 이 조례의 목적을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을 높이고 도시재생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례안은 원주민의 경우 1가구 1주택(전용면적 85㎡ 이하)에 한해 토지가격과 건축가격을 모두 원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주택 규모가 85㎡를 초과하면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만 일반 분양가를 적용하도록 했다. 도로·전기·상하수도·통신·가스 등 5대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은 기존처럼 모두 공공에서 부담한다.

기존의 택지개발 사업지구 안에서는 원주민들에게 생활기본시설 설치비를 제외한 땅값에 개발업자의 일정 이윤이 포함된 건축비를 더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한다. 건축가격을 원가로 공급하면 일반 아파트 분양가보다 적어도 30% 이상 싼값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식 의원은 "도시재생 사업이 지구마다 보상이나 이주 대책이 달라 주민들과 사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주민의 재정착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을 조례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앞으로 20일 동안 조례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은 뒤 오는 11월 중순께 이 조례안을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조례안의 이주 대책이 워낙 파격적인 것이어서 다른 재개발 지구와의 형평성이나 예산 마련 방안 등에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인천시가 추진중인 도시재생 사업지구는 도화지역, 숭의운동장 등 모두 7곳, 431만5071㎡이며, 7만5900여가구 23만여명이 살고 있다. 시는 2014년까지 이들 지역을 재개발해 기반시설과 주택 등을 새로 공급할 계획이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