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유치공사·취득시효·인수·소멸/유치권

유치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경매-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중심으로-이호행 2018

모두우리 2024. 8. 9. 13:40
728x90

유치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경매-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중심으로
이호행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대법원은 압류와 유치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점유의 이전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는 처분행위” 혹은 “경매절차의 공정과 신뢰”를 근거로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제한하지만, 가압류 내지 (근)저당권과 유치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치권은 ⅰ)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제도이고, ⅱ) 물권의 공시방법으로 점유는 불완전해서 공시의 기능을 올바로 수행할 수 없으며, ⅲ) 경매절차의 안정성과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유치권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학계의 주류적 흐름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견해는, 점유의 이전을 처분행위로 본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민법지식에 반하며, 경매절차의 공정과 신뢰라는 근거는 실질상 허구의 관념이다. 나아가 동일한 점유이전이라는 행위가 압류와 가압류에서 달리 평가되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고, 압류·가압류·(근)저당권과 유치권이 경합하는 경우에 대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에 반한다. 한편,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일반적으로 제한하려는 학설의 주류적 흐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이 가능하다. 즉, ⅰ) 물권법의 기본질서인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원칙에 대한 예외로 유치권을 법정담보물권으로 규정한 것은 입법자의 결단이라는 점, ⅱ)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대개의 경우 목적물의 가치증가나 유지에 기여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공익적 비용에 해당하므로 공평의 원칙에 기한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을 통해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 ⅲ) 민법 제335조 명문과 제320조를 논리적ㆍ체계적으로 해석하면, 우리 민법은 똑같은 ‘유치적 효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질권과 달리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은 누구에게나 대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 ⅳ)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의 문언상 전면적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현행 민법과 민사집행법의 체계 내에서는 유치권은 압류·가압류·(근)저당권에 우선한다. 

 

【차 례】
Ⅰ.논의의배경
Ⅱ.대법원의태도와논의의현황
   1.압류후유치권이성립한경우 
   2.가압류후유치권이성립한경우 
   3.저당권설정후유치권이성립한경우  
Ⅲ.견해대립의지점 
   1.유치권의내용및문제점
   2.민사집행법제91조5항의해석론
   3.압류·가압류의효력
Ⅳ.대법원판결과학설에대한비판적검토
   1.대법원판결에대한비판적검토
   2.학설에대한비판적검토
   3.소결
Ⅴ.결론및대안 

 

 

Ⅰ. 논의의 배경  


  1) 유치권이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되는 경우, 유치권의 대세적 인도거절권능은 점유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유자 등과의 관계에서 문제될 뿐이므로, 유치권자와 경매신청권자(저당권자 혹은 압류·가압류 채권자)와의 충돌은 매각가격의 저감 현상으로 인해 저당권자 등이 파악한 교환가치의 저하가 생긴다는 간접적인 이해관계의 충돌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목적부동산이 매각된 경우 ⅰ) 유치권이 인수된다면, 대금납부 시부터 유치권자의 유치적 권능(민법 제320조 1항 및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과 매수인의 소유물반환청구권
(민법 제213조 본문)이라는 각자의 물권적 권능이 직접적으로 충돌하는데, 이는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유치권에 의하여 ‘사실상의 변제강요를 통한 채권의 간접적 만족’을 목적으로 하게 된다. 매각대금의 저감으로 인해 경매신청권자가 배당받을 금액이 감소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매신청권자와의 직접적 이익충돌은 없다.1) 반면, ⅱ) 유치권이 소멸된다면, 매각대금의 저감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경매신청권자가 배당받을 금액은 감소되지 않는다. 이 경우, 유치권자는 유치적 권능은 있으나 우선변제권이 없으므로, 배당절차에
서 경매신청권자와의 직접적 이익충돌은 없고, 단지 유치권자가 보호받지 못할 뿐이다. 다시 말해서 매각으로 유치권이 인수되느냐 소멸되느냐에 따라 매각대금의 저감 여부가 달라지므로 배당적격자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과 액수 등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적격자와 유치권자의 이해는 경매절차에서 간접적으로 충돌하게 된다.  

1) 다만,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 등에서는 직접적으로 경합·충돌할 수 있다(대법원 2004.9.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대법원 2011.12.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등)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가 유치권자로 권리신고를 한 자에 대하여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민사소송법 제250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종만)

【피고, 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4. 6. 2. 선고 2003나1233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원심이 확정한 기초사실

가. 원고는 소외 1이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1의 남편인 소외 2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99. 12. 7. 채권최고액 6억 5,000만 원, 채무자 소외 1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고, 1999. 12. 13. 소외 1에게 4억 5,000만 원을 이율 연 9.75%, 지연손해금율 연 17%, 변제기 2002. 12. 13.로 정하여 대출하였다. 

나. 피고는 2000. 1. 21. 소외 2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보증금 1억 3,000만 원(주택에 관한 보증금 2,000만 원은 별도임), 월차임 300만 원(단 7, 8월은 각 100만 원), 기간 2000. 2. 4.부터 2001. 9. 7.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사항으로 (1) 영업 중 목욕탕 및 보일러실의 수리 및 보수에 관하여 50만 원 이상의 수리비는 임대인이 부담하고 50만 원 이하의 수리비는 임차인이 부담하며, (2) 임차인은 임대인의 승낙 없이 시설 및 구조변경을 할 수 없고, (3) 임차인은 전세 완료 후에 이 사건 부동산을 원상복구하여 반환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그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기로 한다고 약정하였으며, 피고는 2001. 3. 8.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전세금 1억 5,000만 원으로 하는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받았다. 

다. 소외 1은 위 대출금에 관하여 2001. 8. 22.까지 발생한 이자만 지급하고 그 이후의 이자 지급을 지체하여 위 대출금채무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게 되었고, 원고는 창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위 법원은 2001. 10. 19. 2001타경34986호로 경매개시결정을 하였다. 

라. 위 경매절차가 진행중이던 2001. 12.경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목욕탕 및 보일러실 수리비, 보수비 등으로 105,669,000원을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원에 유치권자로서 권리신고를 하였다. 

마. 위 법원은 그 후 입찰물건명세서의 비고란에 피고로부터 105,669,000원의 유치권 신고가 있다는 기재를 하여 2002. 6. 11.과 2002. 7. 9. 두 번의 입찰기일을 진행하였으나 모두 입찰자가 없어 유찰되었고 그 후 원고의 입찰기일 연기신청에 따라 이 사건 경매는 현재까지 연기되고 있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는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유치권자가 경락인에 대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지만 유치권자는 여전히 자신의 피담보채권이 변제될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어 부동산 경매절차의 입찰인들은 낙찰 후 유치권자로부터 경매목적물을 쉽게 인도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입찰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경매목적 부동산이 그만큼 낮은 가격에 낙찰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저가낙찰로 인해 원고의 배당액이 줄어들 위험은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위 불안을 제거하는 원고의 이익을 단순한 사실상·경제상의 이익으로 볼 수 없고, 피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민법 제367조에 기한 우선상환청구를 하고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만일 피고가 그러한 우선상환청구를 한다면 유치권자라는 피고가 매각대금에서 우선상환을 받을 수 있어 근저당권자인 원고는 그만큼 배당받을 금액이 줄어들어 원고에게는 이 사건 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였는바, 관계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필요비나 유익비를 지출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윤재식(주심) 이용우 김영란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2상,168]

【판시사항】

[1] 사실상 최우선순위담보권인 유치권의 제도적 취지와 한계

[2]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이미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는데 채권자가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채무자와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하고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게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저당권자 등이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채무자 갑 주식회사 소유의 건물 등에 관하여 을 은행 명의의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2순위 근저당권자인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와 건물 일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던 중 을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신고를 한 사안에서, 병 회사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우리 법에서 유치권제도는 무엇보다도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물건의 점유는 대부분의 경우에 그 사용수익가치를 실현하는 전제가 된다)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그와 같이 하여 유치권은 유치권자의 그 채권의 만족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법상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특히 부동산담보거래에 일정한 부담을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유치권은 목적물의 소유자와 채권자와의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하는 일정한 객관적 요건(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등 참조)을 갖춤으로써 발생하는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이다. 법이 유치권제도를 마련하여 위와 같은 거래상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유치권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그 피담보채권에 특별한 보호가치가 있다는 것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그러한 보호가치는 예를 들어 민법 제320조 이하의 민사유치권의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점유자의 채권과 그 목적물 사이에 특수한 관계(민법 제320조 제1항의 문언에 의하면 “그 물건에 관한 생긴 채권”일 것, 즉 이른바 ‘물건과 채권과의 견련관계’가 있는 것)가 있는 것에서 인정된다. 나아가 상법 제58조에서 정하는 상사유치권은 단지 상인 간의 상행위에 기하여 채권을 가지는 사람이 채무자와의 상행위(그 상행위가 채권 발생의 원인이 된 상행위일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에 기하여 채무자 소유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만으로 바로 성립하는 것으로서, 피담보채권의 보호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이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이른바 견련관계를 요구하는 민사유치권보다 그 인정범위가 현저하게 광범위하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앞서 본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여,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이를 허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2]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 이미 빠졌거나 그러한 상태가 임박함으로써 채권자가 원래라면 자기 채권의 충분한 만족을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에서 이미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유치권의 성립에 의하여 저당권자 등이 그 채권 만족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을 잘 알면서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위와 같이 취약한 재정적 지위에 있는 채무자와의 사이에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키고 그에 기하여 목적물을 점유하게 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하였다면, 유치권자가 그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 또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저당권자 등은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위와 같은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의 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채무자 갑 주식회사 소유의 건물 등에 관하여 을 은행 명의의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2순위 근저당권자인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와 건물 일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던 중 을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신고를 한 사안에서,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병 회사가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으며, 병 회사의 갑 회사에 대한 채권은 상인인 병 회사와 갑 회사 사이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임대차계약 당시 이미 변제기에 도달하였고 상인인 병 회사가 건물 일부를 임차한 행위는 채무자인 갑 회사에 대한 상행위로 인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병 회사는 상사유치권자로서 갑 회사에 대한 채권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건물 일부를 점유할 권리가 있으나, 위 건물 등에 관한 저당권 설정 경과, 병 회사와 갑 회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및 체결 후의 정황, 경매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병 회사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을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건물 등에 관한 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유치목적물을 이전받았다고 보이므로, 병 회사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2]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50조 [3]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2]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산은육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빛 담당변호사 이석종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경남제일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장희석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1. 9. 20. 선고 2011나244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우리 법에서 유치권제도는 무엇보다도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물건의 점유는 대부분의 경우에 그 사용수익가치를 실현하는 전제가 된다)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그와 같이 하여 유치권은 유치권자의 그 채권의 만족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법상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특히 부동산담보거래에 일정한 부담을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나. 유치권은 목적물의 소유자와 채권자와의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하는 일정한 객관적 요건(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등 참조)을 갖춤으로써 발생하는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이다. 

법이 유치권제도를 마련하여 위와 같은 거래상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유치권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그 피담보채권에 특별한 보호가치가 있다는 것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그러한 보호가치는 예를 들어 민법 제320조 이하의 민사유치권의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점유자의 채권과 그 목적물 사이에 특수한 관계(민법 제320조 제1항의 문언에 의하면 “그 물건에 관한 생긴 채권”일 것, 즉 이른바 ‘물건과 채권과의 견련관계’가 있는 것)가 있는 것에서 인정된다. 나아가 상법 제58조에서 정하는 상사유치권은 단지 상인 간의 상행위에 기하여 채권을 가지는 사람이 채무자와의 상행위(그 상행위가 채권 발생의 원인이 된 상행위일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에 기하여 채무자 소유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만으로 바로 성립하는 것으로서, 피담보채권의 보호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이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이른바 견련관계를 요구하는 민사유치권보다 그 인정범위가 현저하게 광범위하다. 

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앞서 본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여,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이를 허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 이미 빠졌거나 그러한 상태가 임박함으로써 채권자가 원래라면 자기 채권의 충분한 만족을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에서 이미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유치권의 성립에 의하여 저당권자 등이 그 채권 만족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을 잘 알면서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위와 같이 취약한 재정적 지위에 있는 채무자와의 사이에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키고 그에 기하여 목적물을 점유하게 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하였다면, 유치권자가 그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 또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저당권자 등은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위와 같은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의 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한국산업은행은 영환물산 주식회사(이하 ‘영환물산’이라 한다)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2003. 3. 31. 영환물산 소유의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및 이 사건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에 관하여 공장저당법에 의한 근저당권으로서 채권최고액 일본국법화 7억 5천만 엔으로 된 제1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영환물산이 2008. 12. 19.부터 위 대출금채권에 대한 이자의 납부를, 같은 달 31일부터 대출금의 상환을 각 연체하자, 한국산업은행은 2009. 2. 18. 영환물산에 “2009. 1. 30.자로 대출금에 대한 기한이익이 상실되었음”을 통지한 후 2009. 4. 13. 대출금채권 71억여 원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위 제1순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및 위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09타경16352호). 부산지방법원은 같은 달 14일 임의경매개시결정을 하였으며, 같은 달 15일 임의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졌다(이하 ‘이 사건 경매’라고 한다). 

한국산업은행이 2009. 11. 26.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유동화전문회사인 원고에게 위 제1순위 근저당권 및 그 피담보채권을 양도하고, 같은 날 위 법률의 규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이를 등록함과 아울러 영환물산에게 채권양도통지를 함에 따라 원고는 위 경매사건에서 한국산업은행의 경매절차상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한편 한국산업은행의 의뢰에 따라 한국감정원이 실시한 감정평가에 의하면 2007. 5. 2.을 기준으로 이 사건 건물의 가액은 5,160,703,800원, 위 건물 부지의 가액은 2,595,400,000원, 위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의 가액은 598,260,000원이고, 부산 사하구는 2008. 11. 6. 영환물산의 재산세 체납을 이유로 이 사건 건물의 부지를 압류하였다. 

(2) 피고는 영환물산에 대한 대출금채권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2004. 6. 7. 영환물산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등 같은 목적물에 관하여 공장저당법에 의한 근저당권으로서 채권최고액 13억 원으로 된 제2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한편 피고는 2006년 12월경부터 2008년 1월경까지 사이에 영환물산에게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약 7억 3천만 원을 대출하였고, 그 담보로 영환물산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에 냉동보관하는 영환물산 소유의 고등어·삼치·오징어 등 수산물을 양도담보로 제공받고 이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08. 7. 15. 영환물산으로부터 송부받은 재고확인서를 토대로 양도담보로 제공받은 위 수산물에 대하여 재고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도담보의 목적물인 수산물이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2008. 7. 17. 영환물산 및 그 연대보증인인 영환물산 대표이사 소외 1에게 담보부족분에 대하여 해당 담보를 제공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상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 후 영환물산이 2008년 11월 중순경부터 피고에게 대출금에 대한 이자의 지급을 연체함으로 인하여 피고와 영환물산이 체결한 여신거래약정에 따라 영환물산의 피고에 대한 대출금 등 채무가 모두 기한이익을 상실하여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에도 영환물산은 위와 같은 피고의 추가 담보제공 또는 상환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3) 이에 피고는 양도담보로 제공받은 수산물의 보관 및 출고를 직접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2008. 12. 15. 영환물산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일부(이하 ‘이 사건 유치목적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임대차기간 2년, 보증금 없이 월 임료를 300만 원으로 하되, 임대차 개시일로부터 3개월 간은 월 임료를 150만 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위 임대차계약 당일 자신의 직원인 소외 2를 파견하여 현재까지 위 소외 2를 통하여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다. 피고는 2009. 5. 14.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대하여 유치권신고를 하였다. 

나. 원심은 우선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대하여 피고에게 유치권이 있음을 인정하였다. 즉 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진 2009. 4. 15. 이전에 피고와 영환물산 사이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때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직원을 통하여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는데, 피고의 영환물산에 대한 대출금채권은 상인인 피고와 영환물산 사이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위 임대차계약 당시 이미 변제기에 도달하였고, 또한 상법 제47조에 의하여 상인인 피고가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임차한 행위는 채무자인 영환물산에 대한 상행위로 인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는 상사유치권자로서 영환물산에 대한 대출금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점유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상사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상사유치권자가 그 목적물의 점유를 취득하게 된 상행위가 상인 간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유치권의 발생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상사유치권자의 권리행사는 유치권의 남용에 해당되어 그 유치권의 성립 이전에 정당하게 성립한 담보물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등으로 전제한 다음,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서 나타나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저당권의 설정 경과, 피고와 영환물산 사이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그 내용 및 체결 후의 정황, 이 사건 경매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이전받았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받아들였다. 즉 ① 영환물산은 피고에 대하여 이미 2008년 11월 중순경부터 대출금의 이자 납부를 연체하고 있었고, 부산 사하구가 2008. 11. 6. 영환물산의 재산세 체납을 이유로 이 사건 건물의 부지를 압류하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인 2008. 12. 15.경 영환물산이 제1순위의 근저당권자인 한국산업은행에 대하여도 대출금 상환을 이미 연체하였거나 조만간 연체하리라는 사정 및 이로 인하여 한국산업은행이 곧 이 사건 건물 등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경매신청을 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금융기관인 피고로서는 영환물산이 한국산업은행에 대하여 연체하고 있는 위 제1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71억여 원으로서 이 사건 건물의 감정가액인 51억여 원을 초과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및 이 사건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를 포함한 감정가액인 83억여 원에 근접한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③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보증금 없이 월 임료 300만 원에 체결되어 통상적인 임대차계약에 비하여 임대료가 지나치게 낮게 정하여진 것이다. ④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영환물산으로부터 취득한 양도담보물인 수산물을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보관하다가 2009년 12월경 위 담보물을 모두 처분한 이후에는 이 사건 유치목적물이 비어 있는 상태로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 외에는 피고의 영업에 별다른 필요가 없다고 여겨진다. ⑤ 피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09. 4. 21. 근저당권자로서 권리신고를 한 후 2009. 5. 14. 동일한 피담보채권에 관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상법 제58조, 민사집행법 제91조, 나아가 유치권이나 저당권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 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다53462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고의적으로 작출하여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유치권 행사가 허용되는지 여부 (소극) 

[2] 저당권 등 담보물권이 설정된 후 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취득한 채권자가 민사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원칙적 적극) 

[3] 갑 주식회사 등이 을과 호텔신축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완료하였으나 을이 공사대금을 완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 주식회사가 을에게 금전을 대여하면서 위 호텔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고, 그 후 갑 회사 등이 을로부터 호텔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던 중 병 회사가 신청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를 주장한 사안에서, 갑 회사 등이 병 회사의 신청에 의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을로부터 호텔을 인도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갑 회사 등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제1항 [3]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공2012상, 168)
[2] 대법원 1965. 3. 30. 선고 64다1977 판결(집13-1, 민87)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흥국생명보험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스피드보안시스템 외 10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심)

【환송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판결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4. 7. 8. 선고 (청주)2014나6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10의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10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피고 10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2004년경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토지 위에 호텔을 신축하려는 소외 1과 이 사건 건물 신축 및 토목, 포장 등 공사 각 부문에 관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10은 소외 1과 호텔에 사용되는 커튼, 이불, 베개, 침대커버 등의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2005. 2.경까지 피고 10은 5,224만 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고 나머지 피고들은 해당 공사를 모두 완료하였는데, 소외 1은 그 채무를 완제하지 못하여 피고들은 2006. 11.경 기준으로 원심 판시와 같은 합계 11억 2,950만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 소외 1은 2005. 2. 1.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그 무렵부터 호텔영업을 하였는데, 2006. 11.경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경매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피고들은 2006. 11. 18. 회의를 개최하여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을 행사하기로 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 주식회사 스피드보안시스템의 당시 대표이사인 소외 2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아 건물 벽면에 유치권 행사중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부착하고, 2006. 11. 30. 소외 3에게 이를 보증금 2,000만 원, 월 차임 200만 원, 기간 2006. 12. 4.부터 2009. 12. 3.까지로 정해 임대하여, 소외 3이 이 사건 건물에서 호텔영업을 하고 있는 사실, 피고들은 소외 1을 상대로 위 각 공사대금 및 물품대금 합계 1,181,744,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7. 11. 2. 전부 승소하였고 판결이 확정된 사실, 한편 원고는 2005. 9. 22. 소외 1에게 19억 원을 변제기 2006. 9. 22., 이율 연 7.5%로 정하여 대여하고 그 담보로 같은 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24억 7,000만 원으로 된 원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사실, 소외 1은 2006. 4.경부터 위 대여금 이자 지급을 연체하여 원고는 그 무렵부터 수 회에 걸쳐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 신청 여부를 검토하였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각하여 이 사건 대여금을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소외 1의 요청에 따라 임의경매 신청을 보류하였으나 그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사실, 원고는 2006. 11. 9. 소외 1에게 ‘2006. 11. 15.까지 이 사건 대여금을 변제하지 않으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겠다’취지의 경매실행예정통지문을 보냈고, 2006. 12. 21.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06. 12. 26.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사실, 그 경매절차에서 2008. 2. 12.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현황조사가 이루어졌는데, 당시 피고들은 소외 3을 통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토대로,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게 된 경위, 그 무렵 소외 1의 재산상태, 피고들과 소외 1의 관계,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기까지의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은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았다고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와 같은 판단에 따라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피고들의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인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따라서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피고 10(물품대금채권을 갖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이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았다는 사정을 들어 위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목적물에 관하여 채권이 발생하였으나 채권자가 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그에 관하여 저당권 등 담보물권이 설정되고 이후에 채권자가 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취득한 경우 채권자는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취득한 민사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65. 3. 30. 선고 64다1977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참조),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피고들의 유치권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여 유치권제도를 남용한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원심이 원용한 앞의 2011다84298 판결의 사안에서는 후순위근저당권자가 상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킨 후 그에 기하여 근저당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취득하고 이를 선순위근저당권자에게 주장함으로써 고의적으로 유치권을 작출하여 그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신의칙 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사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은 채 오로지 위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민사유치권 행사와 관련한 신의칙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다만 원심은 피고 10에 대하여, 그의 유치권 행사가 나머지 피고들과 같은 이유에서 신의칙 위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을 인용하여 ‘위 피고는 상사유치권자에 불과한데 상사유치권자는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는 선행저당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 어느 모로 보나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유치권 부존재 확인 청구는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피고 10은 상사유치권자로서 선행저당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하여 위 피고는 아무런 상고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위 판단 자체에 별다른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결국 위 피고에 대한 원심의 결론은 다른 점을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정당하다. 

4.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10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와 위 피고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위 피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창석 조희대(주심)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6상,566]

【판시사항】

[1] 근저당권자가 유치권 신고를 한 사람을 상대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 및 유치권 신고를 한 사람이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는 금액 중 일부만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경우, 법원이 취할 조치 (=유치권 부분에 대한 일부패소 판결)  

[2]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 있는 채권의 존재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의 소재 (=피고)  

【판결요지】

[1] 민사집행법 제26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91조 제5항에 의하면 유치권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피담보채권이 변제될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어 경매절차의 입찰인들은 낙찰 후 유치권자로부터 경매목적물을 쉽게 인도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입찰하게 되고 그에 따라 경매목적 부동산이 그만큼 낮은 가격에 낙찰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이 저가낙찰로 인해 경매를 신청한 근저당권자의 배당액이 줄어들거나 경매목적물 가액과 비교하여 거액의 유치권 신고로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위험은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위 불안을 제거하는 근저당권자의 이익을 단순한 사실상·경제상의 이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근저당권자는 유치권 신고를 한 사람을 상대로 유치권 전부의 부존재뿐만 아니라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 심리 결과 유치권 신고를 한 사람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는 금액의 일부만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유치권 부분에 대하여 일부패소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2] 소극적 확인소송에서는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원인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는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에 관하여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하므로,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유치권의 요건사실인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 있는 채권의 존재에 대해서는 피고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50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2] 민사소송법 제203조, 제250조, 제288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전 문】

【원고, 상고인】 서울축산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준범)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우송 담당변호사 장경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3. 11. 15. 선고 2013나1342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다5505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신청에 의한 임의경매절차에서 피고가 3,636,348,300원의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신고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 유치권이 존재하지 않고, 설령 유치권이 있더라도 233,503,375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소송물은 유치권의 존부인데 유치권은 불가분성을 가지므로 피담보채무의 범위에 따라 그 존부나 효력을 미치는 목적물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닌 점 등 그 판시 이유를 들어 이 사건에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구체적인 범위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으므로, 피고가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부지 조성, 건축물 축조 등의 공사를 도급받아 완성함으로써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공사대금채권이 변제로 전액 소멸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위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경매목적물에 대한 총 감정평가액은 4,849,834,640원, 원고의 청구금액은 4,103,000,000원인데, 피고가 36억 원에 이르는 유치권을 신고함으로써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의 수회에 걸친 매각기일에 모두 입찰자가 없어 유찰된 후 원고의 신청에 따라 현재까지 이 사건 경매가 연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26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91조 제5항에 의하면 유치권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피담보채권이 변제될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어 경매절차의 입찰인들은 낙찰 후 유치권자로부터 경매목적물을 쉽게 인도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입찰하게 되고 그에 따라 경매목적 부동산이 그만큼 낮은 가격에 낙찰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이 저가낙찰로 인해 경매를 신청한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배당액이 줄어들거나 경매목적물 가액과 비교하여 거액의 유치권 신고로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위험은 경매절차에서 원고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위 불안을 제거하는 원고의 이익을 단순한 사실상·경제상의 이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유치권 전부의 부존재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 심리 결과 피고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는 금액의 일부만이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유치권 부분에 대하여 일부패소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에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를 심리·판단하지 않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배척한 것에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확인의 소의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소극적 확인소송에 있어서는,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원인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는 그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에 관하여 주장·입증책임을 부담하므로 이 사건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유치권의 요건사실인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 있는 채권의 존재에 대해서는 피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피고는 소외인과 체결한 도급계약서를 근거로 2008. 3. 31.부터 2010. 5. 10.경까지 수회에 걸쳐 총 4,086,348,300원에 이르는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중 450,000,000원만을 지급받아 3,636,348,300원의 공사대금채권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① 피고는 2008. 4. 18.경 토목공사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면서 공사금액을 343,636,363원으로 신고한 반면 이 사건에서는 합계 930,930,000원에 이르는 토목공사 도급계약서를 제출하였고, 소외인과 피고는 사돈 관계이며, 위 각 도급계약서 중 일부 작성 일자, 준공 예정 일자 등이 수정되거나 가필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경매목적물의 총 감정평가액에 비추어 일부 토지와 건축물에 대한 공사대금이 40억 원이라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소외인에게 합계 1,668,263,410원의 세금계산서만을 발행하였던 점, ④ 원고가 2007. 6. 25.부터 2010. 7. 27.까지 소외인에게 대여한 시설자금 중 피고에게 1,307,845,200원이 지급된 점, ⑤ 원고의 대출 담당자는 이 사건 공사를 소외인이 직영하는 것으로 알고 시공자에 대한 유치권 포기각서 등의 서류를 징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소외인은 2008. 2. 15.경 건축주인 자신이 직접 축사를 신축한다는 내용으로 착공신고를 하였던 점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각 도급계약서의 내용을 모두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에게 주장하는 공사대금채권의 존재에 대해 입증을 촉구하는 등으로 그 채무의 수액을 심리한 다음 이 사건 청구의 일부 인용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함에도 위 각 도급계약서에 따라 막연히 공사대금채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늦어도 2012. 1. 27.부터는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이인복 김소영(주심)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47385 판결
[청구이의의소등][공2020상,417]

【판시사항】

[1] 확인의 이익 등 소송요건이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인지 여부(적극) 및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 소송요건이 흠결되거나 흠결이 치유된 경우 상고심에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는지 여부 (적극)  

[2]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었으나 소유부동산 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된 경우, 소유권을 상실하거나 근저당권이 소멸된 소유자와 근저당권자가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소극)  

[3]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아니한 경우, 채권자인 근저당권자가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적극) 및 이때 채무자가 아닌 소유자가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1]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된다. 그리고 확인의 이익 등 소송요건은 직권조사사항으로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소송요건이 흠결되거나 그 흠결이 치유된 경우 상고심에서도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2] 근저당권자에게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각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는 것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됨으로써 낮은 가격에 입찰이 이루어져 근저당권자의 배당액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데에 근거가 있고, 이는 소유자가 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위와 같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었으나 소유부동산 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되어 소유권을 상실하거나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면, 소유자와 근저당권자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3]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됨으로써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더라도 채권자는 유치권의 존재를 알지 못한 매수인으로부터 민법 제575조, 제578조 제1항, 제2항에 의한 담보책임을 추급당할 우려가 있고, 위와 같은 위험은 채권자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채권자인 근저당권자로서는 위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반면 채무자가 아닌 소유자는 위 각 규정에 의한 담보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50조 [2] 민법 제320조, 민사소송법 제250조 [3] 민법 제320조, 제575조, 제578조, 민사소송법 제2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7다69407 판결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6다231198 판결
[2]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공2016상, 566)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원당중공업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나양명)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국원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임영기 외 2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9. 5. 21. 선고 (청주)2019나120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판단

가.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된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7다694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확인의 이익 등 소송요건은 직권조사사항으로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소송요건이 흠결되거나 그 흠결이 치유된 경우 상고심에서도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6다231198 판결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 주식회사 원당중공업(이하 ‘원고 원당중공업’이라 한다)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자로서, 원고 주식회사 동아중공업(이하 ‘원고 동아중공업’이라 한다)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자로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유치권을 주장한 피고를 상대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였다. 

2) 원심 변론종결 전인 2019. 4. 10.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주식회사 승진을 채무자로 하고 원고 동아중공업을 채권자로 하는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한다)에 기하여 임의경매절차(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가 개시되고,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유한회사 충원산업개발(이하 ‘충원산업개발’이라 한다)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며, 이를 원인으로 2019. 4. 11. 충원산업개발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원고 동아중공업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었다

3) 원고 원당중공업은 원심 변론종결 뒤인 2019. 5. 13.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충원산업개발이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변론재개 신청을 하였고, 충원산업개발은 같은 달 15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승계하였다는 이유로 승계참가 신청을 하였다. 

다. 근저당권자에게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각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는 것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됨으로써 낮은 가격에 입찰이 이루어져 근저당권자의 배당액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데에 근거가 있고(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등 참조), 이는 소유자가 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위와 같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었으나 소유부동산 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되어 소유권을 상실하거나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면, 소유자와 근저당권자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한편 민법 제575조는 ‘매매의 목적물이 유치권의 목적이 된 경우에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기타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은 ‘① 경매의 경우에는 경락인은 전 8조의 규정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계약의 해제 또는 대금감액의 청구를 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 채무자가 자력이 없는 때에는 경락인은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그 대금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됨으로써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더라도 채권자는 유치권의 존재를 알지 못한 매수인으로부터 위 각 규정에 의한 담보책임을 추급당할 우려가 있고, 위와 같은 위험은 채권자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채권자인 근저당권자로서는 위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반면 채무자가 아닌 소유자는 위 각 규정에 의한 담보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라.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당사자의 주장 여부에 관계없이 직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거나 신고하였는지 여부와 원고 원당중공업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승계하였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원고들의 유치권 부존재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하고 본안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확인의 소의 소송요건인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2) 이와 같은 이익충돌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는 실체법상 유치권의 효력을 저당권의 실체법적 효력 및 민사집행법상 압류·가압류의 절차적 효력과 어떻게 조화롭게 해석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서, 이 문제를 설득력 있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사집행법 제91조의 소멸주의와 인수주의, 압류 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적 효력, 그리고 처분행위의 개념과 점유의 이전이 처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이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이 적용되어 후순위 유치권의 부담도 매수인에게 인수된다는 전제하에, 압류채권자와의 관계에서만 그 효력을 제한하여 매수인에게 인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최근 학자들의 노력은 경매신청권자와의 관계에서 후순위 유치권의 부담이 매수인에게 인수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 방법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제한한다든지,2) 유치권의 대항력을 제한한다든지3)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 견련관계에 의한 제한으로 대법원 2008.5.30. 자 2007마98 결정; 대법원 2012.1.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이 있고, 민법 제320조 2항의 점유요건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해석론에 의한 제한이 있다. 후자의 입장에 서 있는 견해로, 서종희, 부동산 유치권의 대항력 제한에서 불법점유를 원인으로 하는 유치권 성립제한으로의 재전환, 성균관법학 제24권 제4호, 2012, 169면 이하 참고.  
3) 대항력을 제한한 판결로, 대법원 2005.8.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고. 학설상으로는, 차문호, 유치권의 성립과 경매, 사법논집 제42집, 법원도서관, 2006, 413면 이하; 오시영, 부동산 유치권의 성립과 대항력의 구별, 민사법학 제38호, 한국민사법학회, 2007, 245면 이하; 박상언, 저당권 설정 후 성립한 유치권의 효력: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에 대한 대항가능성을 중심으로, 민사판례연구 제32권, 박영사, 2010, 377면 이하; 이상태, 유치권에 관한 연구: 대항력 제한을 중심으로, 토지법학 제26권 1호, 한국토지법학회, 2010, 100면 이하; 이선희, 부동산 유치권의 대항력 제한. 민사법학 제72호, 한국민사법학회, 2015, 224면 이하 등 참고.  
대법원 2008. 5. 30.자 2007마98 결정
[경락부동산인도명령][미간행]

【판시사항】

건물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 되지 못한 정착물을 토지에 설치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경우, 위 정착물 또는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제664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6202, 16219 판결(공1995하, 3395)

【전 문】

【재항고인】 한길종합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주택)

【상 대 방】 상대방

【원심결정】 춘천지법 2007. 1. 4.자 2006라47 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재항고비용은 재항고인이 부담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유치권의 성립을 주장하는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건물의 신축공사를 한 수급인이 그 건물을 점유하고 있고 또 그 건물에 관하여 생긴 공사금 채권이 있다면, 수급인은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건물을 유치할 권리가 있는 것이지만(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6202, 16219 판결 등 참조), 건물의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정착물을 토지에 설치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경우에 위 정착물은 토지의 부합물에 불과하여 이러한 정착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공사중단시까지 발생한 공사금 채권은 토지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위 공사금 채권에 기하여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도 없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토지소유자와의 사이에 이 사건 토지 위에 공장을 신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기초공사를 진행하면서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구조물을 설치한 상태에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됨으로 인하여 공사가 중단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 위 구조물은 토지의 부합물에 불과하여 이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공사중단시까지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발생한 공사금 채권은 공장 건물의 신축에 관하여 발생한 것일 뿐, 위 토지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위 공사금 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재항고인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유치권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인도명령을 유지한 원심결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없다. 

2. 상사유치권의 성립을 주장하는 재항고 이유에 대하여

상법 제58조는 “상인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때에는 채권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자기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채권자가 채무자와의 상행위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목적물의 점유를 취득한 경우에는 상사유치권이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공장건물의 신축공사가 이 사건 경매로 중단된 후에 공사현장을 점거하면서 타인의 지배를 배제하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사실상 개시한 것으로 보일 뿐, 재항고인이 토지소유자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상행위’를 원인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재항고인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상사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재항고 이유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고, 재항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건물명도][공2012상,312]

【판시사항】

[1]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2] 갑이 건물 신축공사 수급인인 을 주식회사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한 사안에서, 갑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이 건물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

[2] 갑이 건물 신축공사 수급인인 을 주식회사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한 사안에서, 갑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은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에 불과할 뿐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는 없음에도 건물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채권과 물건 간의 견련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제1항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부산지법 2011. 10. 5. 선고 2011나67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피고는 주식회사 에이치오아이디(이하 ‘에이치오아이디’라고 한다)로부터 부산 사하구 하단동 529-14 및 529-22 지상 한울엠비시어스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주식회사 한울(이하 ‘한울’이라고 한다)에게 2003. 4. 1.부터 2004. 7.경까지 위 공사현장에 시멘트,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였고, 그 대금 중 136,384,293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2) 에이치오아이디는 위 건물에 관하여 2004. 7. 5.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원고는 2005. 2. 15. 개시되어 2005. 2. 17.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진 강제경매절차에서 위 건물 중 원심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제5층 제503호, 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을 매수하여 2010. 5. 6. 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3) 피고는 한울과 에이치오아이디의 승낙을 받아 2004년 말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2005. 1. 20. 전입신고를 하였고, 위 경매절차에서 2005. 3. 10. 경매법원에 다른 공사업자들과 함께 이 사건 아파트를 비롯한 위 건물의 각 호실에 대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가 위 건물 신축공사에 시멘트와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을 뿐이므로 건축자재대금채권에 불과한 피고의 채권은 이 사건 아파트와 견련관계가 없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여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를 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위 건물 신축공사에 필요한 자재인 시멘트와 모래 등을 공급하였고 위 건축자재가 공사에 사용되어 이 사건 아파트의 구성 부분으로 부합된 이상, 위 건축자재대금채권은 이 사건 아파트와 견련관계가 인정되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 

(2)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위 건물 신축공사의 수급인인 한울과의 약정에 따라 그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을 뿐이라는 것인바, 그렇다면 이러한 피고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은 그 건축자재를 공급받은 한울과의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에 불과한 것이고, 피고가 공급한 건축자재가 수급인 등에 의해 위 건물의 신축공사에 사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위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여도 건축자재의 공급으로 인한 매매대금채권이 위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이 이 사건 아파트와 견련관계가 인정되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은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채권과 물건 간의 견련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신영철 민일영(주심) 박보영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건물명도등][공2005.9.15.(234),150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점유자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강명진 외 2인)

【피고(선정당사자),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3. 30. 선고 2004나5845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피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1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평산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평산기계공업의 채권자인 소외 1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1이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평산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평산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선정당사자)가 위 유치권에 기한 대항력의 근거 중 하나로 적시하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는 유치권의 경우 매수인이 그 부담을 인수한다고 하는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여기서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처럼 경매부동산의 압류 당시에는 이를 점유하지 아니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가 압류 이후에 경매부동산에 관한 기존의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뒤늦게 채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위 법리에 비추어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민법상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유치권의 성립에 있어서 채권과 점유 사이의 견련관계를 요하지 아니한다 하여 점유 없이도 유치권이 성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달리 위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한 이상 위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이미 유치권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정자 1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위 선정자가 제출한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당사자 선정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되었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1다44788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점유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2] 민법 제3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공1996하, 2809)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9530 판결(공2009하, 1754)
[2]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공2012상, 312)

【전 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도민저축은행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울다솔 담당변호사 장응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5. 11. 선고 (춘천)2010나8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고 2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 1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법 제320조에서 규정한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인 점유는 물건이 사회 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이때 사실적 지배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공간적 관계와 본권 관계, 타인 지배의 배제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953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 규정의 점유에는 직접점유뿐만 아니라 간접점유도 포함된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① 제1심 공동피고 삼보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삼보종합건설’이라고 한다)가 2005. 12. 9. 소외 1로부터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2항 및 제6항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고 한다)의 신축공사를 수급하여 2006. 2. 14. 피고 1에게 그 중 토목 공사 및 내부 공사를 대금 11억 5,000만 원에 하도급 준 사실, ② 피고 1은 2006. 6. 하순경 하수급 공사를 완료함으로써 일부 수령한 대금을 뺀 9억 9,022만 원 상당의 하수급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게 된 사실, ③ 소외 1은 이 사건 호텔의 완공 후 이를 인도받아 2006. 7. 14.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숙박 영업을 시작하였으나 삼보종합건설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삼보종합건설 역시 피고 1을 비롯한 하수급업체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 ④ 이에 피고 1을 비롯한 삼보종합건설의 하수급업체들을 대표하여 소외 2가 2006. 11. 17.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호텔의 매매와 영업에 관한 권한 일체를 위임받은 사실, ⑤ 소외 2는 2006. 11. 28. 하수급 채권자 소외 3에게 호텔 영업을 맡겼다가 2007. 7. 말부터는 직접 이 사건 호텔을 운영하였고, 다시 2007. 12. 27.부터 주식회사 뉴광산업개발(이하 ‘뉴광산업개발’이라고 한다)에게, 2010. 6.부터 소외 4에게 각 호텔 영업을 맡겼다가 2010. 10.부터는 영업을 중단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이 사건 호텔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1의 공사대금 채권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생긴 것이고, 피고 1은 삼보종합건설에 대한 하수급 채권자들로 구성된 채권단의 일원으로서 소유자인 소외 1로부터 2006. 11. 17. 이 사건 호텔의 점유를 이전받은 후 현재까지 채권단의 대표 소외 2 또는 소외 2가 영업을 맡긴 소외 3, 뉴광산업개발, 소외 4 등을 통하여 이를 간접점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위 공사대금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피고 1의 유치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이 사건 기록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기초로 피고 1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이전인 2006. 11. 17. 소유자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호텔의 점유·사용·처분 등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위임받은 후 소외 2 등을 통하여 이 사건 호텔을 간접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의 성립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유치권의 성립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 2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 참조). 

나.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2가 삼보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호텔 건물의 외부 간판 등의 설치공사를 하수급하여 완료함으로써 48,437,000원 상당의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 2의 위 채권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생긴 채권으로서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피고 2의 유치권 또한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 2가 주장하는 이 사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삼보종합건설과의 하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호텔의 외부 간판 등의 설치공사를 완료함으로써 발생한 채권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건물의 옥탑, 외벽 등에 설치된 간판의 경우 일반적으로 건물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된 물건으로 남아 있으면서 과다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간판 설치공사 대금채권을 그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 2가 설치한 간판의 종류와 형태, 간판 설치공사의 내용 등을 심리하여 그 간판이 이 사건 호텔 건물의 일부인지 아니면 별도의 독립한 물건인지 등을 명확히 한 다음 피고 2의 채권이 이 사건 호텔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점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피고 2의 간판 설치공사에 따른 대금 채권이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생긴 채권으로서 이 사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있다고 단정하였는바, 이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피담보채권과 물건 사이의 견련관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고 2에 관한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20도3170 판결
[업무방해][미간행]

【판시사항】

[1]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타인의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하는지 여부 (적극)   

[2] 토지 소유자 갑은 을 주식회사와 토지의 지상건물을 철거하고 그곳에 오피스텔을 신축하기로 하였고, 을 회사는 병에게 건물철거 부분을 도급하였는데, 갑과 을 회사 사이에 공사 진행 관련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을 회사와 병, 피고인 등은 철거공사 관련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토지를 점유한 채 신축공사 현장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공사현장을 둘러싼 울타리에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표시하며 승용차를 출입구에 세워 두는 등의 방법으로 위력으로써 갑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병은 을 회사와 건물철거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지상건물을 철거한 뒤 그에 따른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한 자로서, 병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내세우는 위 공사대금채권은 토지 자체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어서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토지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는 없으므로 토지에 대한 정당한 유치권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제1항 [2] 형법 제314조 제1항,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공2012상, 312)  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1다44788 판결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0. 2. 6. 선고 2019노245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 참조). 

2.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17. 11. 20.경 공소외 1의 인천 (주소 생략)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있는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컨테이너 하우스 1동을 무단으로 설치하고 공사현장을 둘러싼 울타리에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당 현장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표시하며 베이지색 에쿠스 승용차를 출입구에 세워 두는 등 위력으로 공소외 1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은 2017. 12. 8. 09:30경부터 10:30경까지 위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 일행들과 함께 찾아가 공사현장 출입구에 그랜저 승용차를 주차하여 공사차량의 출입을 막고, 공소외 1과 인부들에게 “작업을 하지 마라.”라고 소리치고, 팔을 뻗어 인부들이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고, 철근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는 인부들에게 큰 소리로 “이 새끼들아 빨리 내려와라.”라고 소리치는 등 소란을 피워 위력으로 공소외 1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은 공소외 2가 유치권 행사를 위해서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정당한 권한의 행사로 볼 수 있고 피고인은 공소외 2의 유치권을 함께 행사하거나 공소외 2를 대신하여 유치권을 행사해 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공소외 1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공소외 1은 2015년경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건물을 철거하고 위 토지 위에 오피스텔을 건축하기로 하였다. 

2) 오피스텔 건축공사를 맡은 이 사건 회사는 2016. 3. 18.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 위의 건물을 철거하는 공사를 도급하였고, 공소외 2는 건물 철거공사를 중단하였으나 공소외 4가 건물 철거공사를 마쳤다. 

3) 이 사건 회사와 공소외 1 사이에 공사 진행과 관련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이 사건 회사와 공소외 2, 피고인 등은 2017. 6.경부터 철거공사 관련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였다. 

4) 이 사건 회사는 2017. 11. 15. 공소외 1에게 ‘공소외 1로부터 추가공사비 8,600만 원을 지급받고 유치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포기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그리고 이 사건 토지에서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가져다 놓았던 컨테이너를 2017. 11. 19. 철거하였다. 

5) 그러나 공소외 2와 피고인 등은 그 다음 날인 2017. 11. 20. 다시 이 사건 토지에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공사현장 울타리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표시를 하는 등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공소외 2는 이 사건 회사와 건물철거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 위에 있던 건물을 철거한 뒤 그에 따른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한 자이다. 공소외 2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내세우는 건물철거 공사대금채권은 이 사건 토지 자체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 결국 공소외 2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정당한 유치권자라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공소외 2의 유치권 행사가 정당하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과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2다273018 판결
[유치권존재확인의소][공2023상,927]

【판시사항】

[1]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되기 위한 요건 및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나 내용의 물권을 창설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되어 각 구분건물이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였으나,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으로서 복원이 용이한 경우, 그 구분건물에 관한 등기의 효력 (유효) 

[3] 갑 주식회사가 구분등기가 마쳐진 4개 호실 중 1개 호실을 임차하면서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차인이 위 부동산에 관하여 뷔페 영업을 위하여 투입한 총공사비의 70%를 반환한다.’는 내용의 공사비 반환 약정을 하였고, 그 후 갑 회사는 4개 호실을 점유하면서 각 호실을 구분하던 칸막이를 철거하는 등의 공사를 한 다음 점유 부분 전부를 뷔페 영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였는데, 4개 호실이 경매절차에서 일괄매각되자 갑 회사가 위 약정에 따른 유익비상환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의 존재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총공사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인정한 다음 갑 회사가 각 호실 전체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유치권은 점유하는 물건으로써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는 법정담보물권이다.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에 따라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나 내용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됨으로써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구분건물로서의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복원이 용이한 것이라면,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실체를 상실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고, 아직도 그 등기는 구분건물을 표상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3] 갑 주식회사가 구분등기가 마쳐진 4개 호실 중 1개 호실을 임차하면서 임대인과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차인이 위 부동산에 관하여 뷔페 영업을 위하여 투입한 총공사비의 70%를 반환한다.’내용의 공사비 반환 약정을 하였고, 그 후 갑 회사는 4개 호실을 전부 점유하면서 각 호실을 구분하던 칸막이를 철거하는 등의 공사를 한 다음 점유 부분 전부를 뷔페 영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였는데, 4개 호실이 경매절차에서 일괄매각되자 갑 회사가 위 약정에 따른 유익비상환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의 존재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 및 공사비 반환 약정의 진정성에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인정한다면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유치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데, 갑 회사가 공사에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비용에는 각 호실의 개량을 위하여 지출되어 물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가시키는 비용과 갑 회사의 주관적 이익이나 특정한 영업을 위한 목적으로 지출된 비용이 구분되어 있지 않으므로, 공사비 반환 약정을 근거로, 민법상 유익비에 해당하지 않는, 즉 건물의 객관적 가치 증가와 무관한 비용지출로서 유치권 목적물과의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부분까지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볼 수 없으며, 한편 각 호실의 칸막이가 철거되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기는 하였으나 현재도 건축물대장에 첨부된 건축물현황도 등으로 위치와 면적 등을 쉽게 특정할 수 있고, 기존 칸막이 철거는 점유 부분을 뷔페 영업에 사용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여 언제든지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원에 과다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갑 회사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총공사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인정한 다음 갑 회사가 각 호실 전체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85조, 제320조 제1항 [2]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1조의2, 민법 제186조, 제215조 
[3] 민법 제185조, 제186조, 제215조, 제320조 제1항, 제626조 제2항,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제1조의2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공2012상, 312)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40235, 40242 판결(공2022상, 230)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8다301350 판결(공2022하, 1356)
[2] 대법원 1999. 6. 2. 자 98마1438 결정(공1999하, 1851)   대법원 2022. 12. 29. 자 2019마5500 결정(공2023상, 355)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지저스푸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앤전 담당변호사 박홍조)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크로스오버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철)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2. 8. 18. 선고 2020나161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202, 203, 205호에 대한 임대차계약에 관한 판단(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202호에 관하여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이 포함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203, 205호의 임대인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 약정을 통하여 마쳐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등의 이유로, 원고가 제출한 이 사건 203, 205호에 관한 임대차계약서(갑 제2호증의 2)는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으며 달리 이 사건 203, 205호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임대차계약 성립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유치권 피담보채권의 범위 등에 관한 판단(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

가.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1)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201호의 임대인 소외 1에게 청구할 수 있는 유익비상환채권 금액을 이 사건 각 호실(201, 202, 203, 205호) 총공사비에 따라 산정한 금액으로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201호에 관하여 투입된 공사비에 따라 산정된 금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임대차계약의 내용, 해석 등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나.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유치권은 점유하는 물건으로써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는 법정담보물권이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8다301350 판결 등 참조).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정하여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에 따라 법률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나 내용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40235, 40242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원고와 소외 1 사이에서 작성된 임대차계약서 등에 근거하여, 원고는 2012. 10.경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201호를 임차하면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차인이 위 부동산에 관하여 뷔페 영업을 위하여 투입한 총공사비의 70%를, 임차인은 위 부동산의 계약 종료 시의 현 상태대로 임대인에게 반환한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을 하고, 이 사건 201호를 포함한 이 사건 각 호실을 통합하여 뷔페 영업을 하기 위해서 구조보강공사, 전기공사 등을 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민법 제626조는 임의규정이고 임차인과 임대인이 유익비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위 법률조항의 내용과 달리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을 한 이상,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유익비상환채권의 존부 및 범위는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의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아, 원고 주장의 총공사비에서 이 사건 각 호실 중 이 사건 201호실의 면적비율(1/4)로 안분한 금액 중 70%에 해당하는 금원의 유익비상환청구권을 인정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이 든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201호 임대차계약 및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의 진정성에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

(1) 민법 제626조는 임의규정이고, 실제 거래에 있어서 임차인이 임대차의 종료 시에 유익비의 지출로 인한 부분을 원상회복한다는 약정에 의하여 임차인의 임대인에 대한 비용상환청구를 배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원고와 소외 2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202호에 관한 임대차계약서에도 임대차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원상으로 복구하여 반환하는 내용의 약정이 포함되어 있다. 

(2) 그런데 이 사건 201호 임대차계약에는,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이 사건 201호에 관하여 임차인의 뷔페 영업을 위해 투입된 총공사비의 70%를 반환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201호에 관한 임대차보증금은 1억 원에 불과하나, 원심이 인정한 바에 따르더라도 반환할 비용이 7억 원을 넘는다는 것이다. 

(3) 이 사건 각 호실은 원고의 전 대표이사 소외 3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우리개발 주식회사의 소유였다. 이 사건 201호와 함께 원고의 뷔페 영업에 사용된 이 사건 203, 205호에 대해서는 은행대출을 위하여 소외 4 앞으로 명의신탁 약정을 통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고, 이 사건 201호에 대해서는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과 달리 이른바 할인분양이 이루어졌다. 원심이 명의신탁 등을 이유로 진정성립을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203, 205호의 임대차계약서에도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이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 임대차계약과 이 사건 201호 임대차계약은 모두 공인중개사의 중개 없이 체결되었다. 

(4) 원고는 위와 같은 임대차계약 체결, 이 사건 각 호실을 통합하는 공사 등을 거쳐 뷔페 영업을 하였는데, 이 사건 각 호실의 분할, 임대차계약 체결, 공사계약의 선후관계, 원고와 이 사건 각 호실의 전 소유자인 우리개발 주식회사 및 소외 3의 관계 등에 비추어, 소외 3이 일련의 과정에 관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나) 이 사건 201호의 임차인인 원고와 임대인인 소외 1과 사이의 이 사건 공사비 반환 약정을 근거로 하여, 민법상 유익비에 해당하지 않는, 즉 건물의 객관적 가치 증가와 무관한 비용지출로서 유치권 목적물과의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부분까지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된다고 볼 수 없다. 

(1)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을 인정한다면,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유치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2) 원고가 이 사건 201호를 포함한 이 사건 각 호실 공사에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비용에는, 이 사건 각 호실의 개량을 위하여 지출되어 물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가시키는 비용과 임차인인 원고의 주관적 이익이나 특정한 영업을 위한 목적으로 지출된 비용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4)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내세워 원고가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는 총공사비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이 사건 201호에 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그와 같은 판단에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채권과 물건 간의 견련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고의 이 사건 각 호실 점유 여부 등에 관한 판단(피고의 상고이유 제3, 4점)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2013. 3.경부터 이 사건 각 호실을 직접 또는 간접 점유한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의 이 사건 각 호실에 관한 유치권 성립일은 이 사건 각 호실에 관한 압류의 효력발생일보다 이르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점유 불성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압류의 처분금지효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점유 여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4. 원고의 위법 점유 여부 및 피고의 유치권 소멸청구 주장 등에 관한 판단(피고의 상고이유 제5, 6점)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각 호실 점유 회복 행위가 위법하다고 인정할 수 없고, 원고의 점유가 회복된 이상 종전 점유가 계속된다고 보아야 하며, 원고가 이 사건 각 호실을 점유하면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관리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위법 점유 주장, 유치권 소멸청구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일부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당행위 성립요건, 점유회수의 소, 유치권 소멸청구권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유치권 행사의 범위에 관한 판단(피고의 상고이유 제7점)

가. 인접한 구분건물 사이에 설치된 경계벽이 제거됨으로써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 및 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각 구분건물의 위치와 면적 등을 특정할 수 있고 사회통념상 그것이 구분건물로서의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복원이 용이한 것이라면, 각 구분건물이 구분건물로서의 실체를 상실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고, 아직도 그 등기는 구분건물을 표상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고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1999. 6. 2. 자 98마1438 결정, 대법원 2022. 12. 29. 자 2019마5500 결정 등 참조). 

나. 원심은, 이 사건 각 호실의 경계벽 철거 등의 공사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이 사건 각 호실을 구조상·이용상으로 분리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제어시스템으로 관리되도록 공사한 전기, 냉난방 등 설비를 해당 호실별로 분할 설치하는 등 추가적인 공사가 필요하여, 구분건물로의 복원이 용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공사로 인하여 이 사건 각 호실은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원고는 하나의 소유권의 객체가 된 이 사건 각 호실 전체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1) 구분 전 이 사건 건물 제에스-201호가 2012. 8.경 이 사건 각 호실(201, 202, 203, 205호)로 구분등기가 마쳐질 무렵, 이 사건 각 호실은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었고, 건축물대장에 포함된 건축물현황도에 이 사건 각 호실의 면적, 위치 등이 명확히 표시 또는 기재되어 있다. 

2) 구분등기가 마쳐진 후 원고는 이 사건 각 호실을 점유하고, 기존 칸막이를 철거하는 등의 공사를 시행한 다음, 점유 부분 전부를 뷔페 영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각 구분건물의 경계와 무관하게 임의로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였다. 

3) 이 사건 각 호실은 구분 당시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있었고, 이후 기존 칸막이가 철거되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기는 하였으나, 현재도 건축물대장에 첨부된 건축물현황도 등으로 그 위치와 면적 등을 쉽게 특정할 수 있다. 

4) 기존 칸막이 철거는 점유 부분을 뷔페 영업에 사용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해 보이고, 언제든지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원에 그다지 과다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5) 원심은, 이 사건 각 호실 구분의 주된 동기는 이를 담보로 쉽게 대출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경계벽 철거 등의 공사가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이 사건 각 호실의 구조상·이용상 분리를 위해 설비 관련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구분건물로의 복원이 용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러나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호실이 원상태로 복원될 가능성이 없다거나, 이 사건 각 호실의 가액 대비 과다한 복원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내세워 이 사건 각 호실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상실하여 개별적인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단정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호실 전체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인정하였으니, 그와 같은 판단에는 구분건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토지인도][공2007.2.15.(268),26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채권자가 그 기입등기의 경료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내세워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고 이에 관한 공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및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창목)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씨.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헌 담당변호사 정운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6. 3. 10. 선고 2005나47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고 이에 관한 공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및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겠다.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인도청구 등에 대하여 피고가 유치권 항변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와는 다른 견해를 전제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용담 박일환 김능환(주심)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유치권확인][공2009상,158]

【판시사항】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판결요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외 2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강경협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권기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8. 8. 21. 선고 2007나176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다778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가 허위채권에 기한 것일 경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하락시켜 경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치권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만을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만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와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2. 9. 27.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소외 회사가 2003. 9. 2.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04. 5.경까지 이 사건 건물을 찜질목욕탕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행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일부를 도급받아 시행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2004. 6. 9.경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사실, 그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7. 15.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달 19.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으며 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6. 1. 10. 이 사건 건물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유치권을 부정하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점유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들은 그 유치권 취득 이전부터 설정되어 있던 위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유치권과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담보권 설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718 판결은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그 이후 개시된 강제경매절차의 경락인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갑 소유의 점포를 을 주식회사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이 점포 인도를 구하는 것과 별도로 을 회사를 상대로 점포에 대한 유치권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2] 저당권설정등기나 가압류등기 또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3] 저당권 설정 후 취득한 유치권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소멸하는지 여부 (원칙적 소극)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민사소송법 제250조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3]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 제5항  

【참조판례】

[2][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2]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신원종합건설 (소송대리인 변호사 명완식)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8. 25. 선고 2009나111212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이 부분에 관한 소를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부분에 관하여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 부분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확인의 소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는바(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4115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원고 소유의 이 사건 점포를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점포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원고의 소유권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유효하고 적절하게 제거하는 직접적인 수단이 되므로 이와 별도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유치권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소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본안에 나아가 심리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2. 점포인도청구 부분에 관하여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살펴본다.

가. 판단누락 주장에 관하여

(1)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어디까지나 경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이미 그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그 취득에 앞서 저당권설정등기나 가압류등기 또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먼저 되어 있다 하더라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자기의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소외 1 소유의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2005. 4. 1. 가압류채권자 소외 2의 가압류등기가, 2005. 7. 27. 대한민국(처분청 동수원세무서)의 체납처분압류등기가, 2005. 12. 6. 용인시 기흥구의 체납처분압류등기가 각각 마쳐진 사실, ② 소외 1이 2006. 9. 14. 이 사건 점포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인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하여 피고가 유치권을 취득한 사실, ③ 근저당권자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신청에 의하여 2006. 12. 15. 이 사건 점포에 관한 부동산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6. 12. 19. 경매개시결정등기가 이루어진 사실, ④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원고가 이 사건 점포를 매수하여 2008. 7. 16. 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가압류등기와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소외 1이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하였다고 하여도 그 점유 이전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이루어진 이상, 피고는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점포에 관한 가압류등기와 체납처분압류등기 후에 소외 1이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은 가압류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판단누락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원심이 피고의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판단누락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저당권과 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고, 그 성립시기가 저당권 설정 후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2005. 1. 5. 이후인 2006. 9. 14. 피고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점포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저당권과 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유치권 포기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가 2005. 1. 5.경 소외 1로부터 공사대금으로 3억 1,800만 원만을 지급받은 상황에서 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상가 점포의 상당수를 처분하도록 한 것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유치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유치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채증법칙 위반 주장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부분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를 파기하고, 이 부분은 대법원에서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하여, 이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관한 소를 각하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소송총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대법원 2017. 2. 8.자 2015마2025 결정
[부동산인도명령][미간행]

【판시사항】

[1]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사건에서 매수인은 상대방의 점유사실만 소명하면 되는지 여부(적극) 및 점유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소명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후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가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인지 여부(소극)  

[3] 점유보조자에 관하여 규정하는 민법 제195조에서 정한 ‘기타 유사한 관계’의 의미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제324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제94조, 제136조 제1항 [3] 민법 제192조, 제195조  

【참조판례】

[2] 대법원 2002. 11. 27.자 2002마3516 결정(공2003상, 220)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6694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3]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전 문】

【재항고인】 재항고인

【원심결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1. 24.자 2015라158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사건에서는 매수인은 상대방의 점유사실만 소명하면 되고, 그 점유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소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에서 그의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는 직접점유이든 간접점유이든 관계없지만, 유치권자는 채무자 또는 소유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그 목적물을 타인에게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민법 제324조 제2항 참조), 유치권자의 그러한 임대행위는 소유자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소유자에게 그 임대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1. 27.자 2002마3516 결정,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6694 판결 등 참조). 

한편 점유보조자는 가사상, 영업상 기타 유사한 관계에 의하여 타인의 지시를 받아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하는 사람으로서(민법 제195조) 타인의 지시를 받지 아니하고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점유자(민법 제192조)와 구별되며, 여기서 점유보조자에 관한 ‘기타 유사한 관계’는 타인의 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야 할 관계로서 사회관념상 점유를 보조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등 참조). 

2.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업무수탁기관 주식회사 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타경10530호로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대한 임의경매 신청을 하여 2014. 5. 7. 경매개시결정을 받았고, 2014. 5. 1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졌다(위 임의경매를 이하 ‘이 사건 경매’라 한다). 

나. 주식회사 지원산업(이하 ‘지원산업’이라 한다)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1) 2012. 1. 5. 주식회사 청호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이 속한 아파트 전체의 창호 및 잡철공사를 하도급받아 2012. 7. 31. 공사를 완료하였는데 공사대금 145,095,000원을 지급받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2014. 5. 27. 유치권신고를 하였고, (2) 2014. 11. 26.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대리인(점유보조자)으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정서를 제출하였다. 

다. (1) 재항고인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15. 3. 11.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2015. 4. 15. 그 매각대금을 납부하였고, 같은 날 피신청인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지원산업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고,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감사 소외인과 함께 2012. 12.경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다투고 있다. 

라. 피신청인은 지원산업의 감사인 소외인의 계모인데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하였고, 소외인은 2015. 4. 30. 이 사건 부동산에 동거인으로 전입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2014. 5. 29.자 이 사건 부동산의 현황조사서에는, 피신청인이 임차인으로서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하여 위 현황조사 시점인 2014. 5. 20.까지 계속 거주하고 있고, 차임은 월 500,000원이며,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는 미상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마. 한편 재항고인은 이 사건 신청과 별도로 2015. 4. 22. 지원산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타인125호로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하였는데, 제1심은 2015. 6. 2. 위 신청을 기각하였으나, 항고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5라157호)은 2015. 7. 22.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지원산업에 대하여 인도명령을 하였으며, 그 인도명령에 대한 지원산업의 재항고(대법원 2015마1212호)가 기각되어 2015. 11. 20.경 확정되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신청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이 유치권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지원산업을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피신청인이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위 현황조사 시점인 2014. 5. 20.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고 있었음은 알 수 있으나, 그 사정만으로는 과연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관리하여 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비록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감사인 소외인의 계모이고, 소외인은 재항고인의 이 사건 부동산 소유권 취득 후 이 사건 부동산에 피신청인의 동거인으로서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달리 보기 어려우며, 그 밖에 피신청인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소명자료가 없다. 

오히려 위 현황조사서에는 피신청인이 임차인으로서 임료를 지급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여 왔다고 되어 있으므로,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여 왔다 하더라도 이는 지원산업과 독립하여 임차인으로서 점유하여 왔다고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피신청인이 유치권자임을 주장하는 지원산업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였다 하더라도, 소유자로부터 승낙을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임차의 효력을 소유자에게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피신청인의 점유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매수인인 재항고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왔다고 잘못 인정하고, 그 전제에서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지원산업의 유치권이 일응 소명되었다고 판단하여 재항고인의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기각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 및 점유보조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1다253710 판결
[건물인도][공2023상,361]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갑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갑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을이 갑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갑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갑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갑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갑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을이 갑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왔으므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갑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된 점,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갑 회사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을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갑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83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85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시훈 외 1인)

【피고, 상고인】 아주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동화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조영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1. 6. 24. 선고 2020나489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다음과 같은 사실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가. 이 사건 주택 일부 구분건물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피고는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인 2010. 8.경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구분건물 5채의 출입구에 유치권 행사 및 점유 사실에 대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시정장치를 한 후 점유를 시작하였고, 2010. 8. 24.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으며, 원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  

나. 집행법원의 2010. 8. 24. 자 현황조사명령에 따른 현황조사보고서에는 피고가 공사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하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근저당권을 이전받은 근저당권자들의 파산관재인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51086)에서 위 법원은 2017. 2. 7. 피고가 점유 중인 이 사건 부동산 포함 구분건물 5채에 관하여 683,093,736원의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2017. 2. 25. 확정되었다. 

라. 위 항소심판결 선고 후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피고는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고 2019. 3. 12. 진행된 매각기일에서 원고가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다.  

마.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납부하고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유치권이 있어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2. 원심은, 피고와 채무자가 2010. 8. 6.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10. 9. 6.로 유예한 사실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2010. 8. 24. 마쳐진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당시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등 참조).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온 이 사건에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피고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집행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되기도 하였으며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원심으로서는,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여 피고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3) 본 연구는 유치권이 성립된 부동산이 제3자에 의해 경매되는 경우4)를 중심으로, (근) 저당권 및 압류·가압류의 효력과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이 충돌되는 경우를 해결하기 위한 일관된 기준을 찾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 연구의 구성은, ⅰ) 일련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핵심적 내용의 소개, ⅱ) 일련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수많은 선행연구의 중심적 내용과 논거, ⅲ) 견해 대립의 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유치권의 내용 및 문제점,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의 해석론, 압류·가압류의 효력(특히 처분금지적 효력)과 함께 점유의 이전이 금지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논의한다. 이후 ⅳ) 위 ⅰ) - ⅲ)의 내용을 토대로, 대법원 판례와 선행연구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필자의 결론을 도출하도록 한다. 다만, 논의의 영역을 민법 및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에 한정하기 위해, 허위유치권 내지 가장유치권에 대한 논의, 체납처분에 기한 압류와 유치권의 충돌에 대한 논의, 저당권과 상사유치권의 충돌에 대한 논의는 관련되는 부분에서 간략히 소개함에 그친다. 또한, 본 연구는 현행법의 체계적·유기적 해석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유치권에 대한 민법개정안에 대한 종래의 논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토하지 않는다.  

4) 유치권자가 유치권에 기한 경매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관련되는 범위에서 간략히 논의함에 그친다. 보다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호행, 유치권에 기한 경매의 법적 성질, 안암법학 제48호, 안암법학회, 2015, 179면 이하 참고.  


 Ⅱ. 대법원의 태도와 논의의 현황  


1. 압류 후에 유치권이 성립된 경우  


(1) 대법원의 태도   


1) 압류 전에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였으나 압류 후에 점유를 이전받은 경우 5) 6)  


   대법원은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였고, 이는 강제경매나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에 동일하다. 그러나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의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7) 

5) 한편, 서종희, 앞의 글(각주 2)), 167면 이하에서는, 압류·가압류 후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와 (근)저당권이 설정된 후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 대한 대법원판결례들을 대항력의 문제가 아니라 유치권의 성립문제로 전환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유치권의 성립이 압류·가압류 채권자나 (근)저당권자에 대한 불법점유가 된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6) 대법원 2005.8.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7) 대법원 2014.3.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부동산에 관한 민사집행절차에서는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압류를 명하므로 압류가 행하여짐과 동시에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반면,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그와 달리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이하 ‘체납처분압류’라고 한다)와 동시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로서 공매절차와 경매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관하여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다고 하여 경매절차에서 이를 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행하여진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은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의 효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와 관련되는데,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 및 공매에 대한 논의는 연구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오창수,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유치권의 대항력: 대법원 2014.3.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법학 제22권 
제3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15.2 참고.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4상,897]

【판시사항】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부동산에 관한 민사집행절차에서는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압류를 명하므로 압류가 행하여짐과 동시에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반면,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그와 달리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이하 ‘체납처분압류’라고 한다)와 동시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로서 공매절차와 경매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관하여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다고 하여 경매절차에서 이를 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행하여진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보영의 반대의견]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는 압류로써 개시되고,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은 민사집행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인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과 같으므로, 조세체납자 소유의 부동산에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조세체납자가 제3자에게 그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여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는 체납처분압류권자가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유치권으로써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아가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 후 그 부동산에 관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는 경우에 마치 공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된 것과 같이 매수인이 체납처분압류의 부담을 인수하지 아니하고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말소되는바,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권자가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는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도 실현되어야 하므로, 체납처분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유치권으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 제4항,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2조 제1항, 국세징수법 제24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공2012상, 4)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흥국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세계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백승복)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스피드보안시스템 외 10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심)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9. 7. 14. 선고 (청주)2008나6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상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가지는 경우에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다(민법 제320조 제1항). 따라서 어떤 부동산에 이미 저당권과 같은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그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이 성립될 수 있다. 한편 민사집행법은 경매절차에서 저당권 설정 후에 성립한 용익물권은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유치권에 관하여는 그와 달리 저당권 설정과의 선후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 제5항), 민사유치권자는 저당권 설정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점유하는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는 민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가지는 특수한 성격을 고려하여 공평의 원칙상 그 피담보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유치권자에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하에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등 참조). 

이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된 뒤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 유치권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행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저당권이 설정되거나 가압류등기가 된 뒤에 유치권을 취득하였더라도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하였다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  

한편 부동산에 관한 민사집행절차에서는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압류를 명하므로 압류가 행하여짐과 동시에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반면,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그와 달리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이하 ‘체납처분압류’라고 한다)와 동시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로서 공매절차와 경매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관하여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다고 하여 경매절차에서 이를 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행하여진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그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그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등기가 기입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그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압류와 동일한 처분금지효를 가지는 가압류등기 또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기입되어 그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권자가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전제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호텔에 관한 공사대금 등의 채권자인 피고들이 이 사건 호텔을 인도받아 점유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호텔에 충주시의 체납처분압류등기와 다른 채권자들의 가압류등기가 마쳐져 있었으므로, 피고들은 유치권을 내세워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호텔의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를 전부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관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므로, 만약 피고들이 민사유치권자로 인정된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유치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가압류등기나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가압류나 체납처분압류가 이루어진 후에 피고들이 유치권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그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가압류 및 체납처분압류와 민사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만 원심에서 원고는 피고들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이 이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이 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보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의 보충의견과 대법관 김소영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보영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그 부동산에 민사유치권(이하 단순히 ‘유치권’이라고만 표시한다)을 취득한 유치권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그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제3자가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등 다수의 판례 참조). 

이처럼 대법원판례가 유치권의 대항력을 부인하는 근거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있음을 누누이 밝혀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은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와는 달리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비껴가고 그 대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를 전면에 부각시켜 그로부터 유치권의 대항력을 부인하는 근거를 찾은 다음, 체납처분압류로부터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니므로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그 취득 당시 이미 부동산에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었더라도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것이 아니어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국세징수법에 따른 체납처분압류에 처분금지의 효력이 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로 인하여 곧바로 압류재산의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동산에 관한 체납처분압류를 마치 민사집행제도에서 강제집행의 보전을 위한 가압류와 유사한 것처럼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체납처분절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아니다. 

체납처분절차는 조세채권의 신속한 만족을 위하여 행정기관에 자력집행권을 부여함으로써 체납자의 재산으로부터 조세채권을 강제적으로 실현하는 절차로서, 압류에 의하여 개시되어 매각과 청산의 단계로 진행되며, 압류 후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의 진행을 위하여 별도로 집행권원을 필요로 하거나 공매절차의 개시에 따라 새로 압류를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체납처분절차에서의 압류는 민사집행절차와 대비하여 볼 때 장래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가압류가 아니라 강제집행절차의 개시에 따른 본압류에 해당하는 것이다(국세징수법 제24조 제2항에서 정하는 이른바 확정 전 보전압류만이 그나마 민사집행절차에서의 가압류에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동산에 관한 체납처분절차에서의 압류의 효력을 민사집행절차에서의 압류의 효력과 달리 볼 수는 없다. 

대법원판례가 명시적으로 반복하여 선언하고 있는 바와 같이 민사집행절차인 경매절차에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점유를 이전받는 등으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그 유치권의 취득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체납처분압류의 법적 효력인 처분금지효가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동일한 이상 체납처분압류 후에 점유를 이전받는 등으로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유치권의 취득이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 후 그 부동산이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 체납처분압류 후 취득한 유치권으로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침묵하고 있는데, 다수의견이 과연 그러한 경우에까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도 불구하고 체납처분압류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대항력을 인정하자는 것인지 궁금하다. 

만일 다수의견이 공매절차에서는 유치권을 언제 취득하든지 상관없이 언제나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라면 다수의견이 강조하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는 공매절차에서는 포기하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하면서까지 유치권자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고 다수의견이 위에서 본 것처럼 체납처분압류를 마치 가압류에 유사한 것으로 이해하고 매각절차인 공매절차는 공매공고로 개시되는 것으로 보아, 공매공고시점이나 또는 2011. 4. 4. 법률 제10527호로 개정된 국세징수법 제67조의2에서 새로 도입된 공매공고등기 후에 취득한 유치권은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는 취지라면, 이 또한 그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공매공고는 부동산경매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등기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후에 행하여지는 경매공고(민사집행법 제84조, 제106조)와 하등 다를 게 없어 제3자에 대한 처분금지적 효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공매공고등기 역시 제3자에 대하여 공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는 사실 자체를 공시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공매공고등기는 그 효용성에 관한 논란 끝에 이제는 폐지된 구 부동산등기법(2011. 4. 12. 법률 제10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상의 예고등기와 같은 의미를 지닐 뿐이다. 게다가 이 사건은 공매공고등기제도가 생기기 전의 것이다]. 따라서 공매공고나 그 등기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와는 다른 별도의 처분금지효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매공고나 그 등기 후에 취득한 유치권은 공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근거를 찾으려면 결국 공매공고나 그 등기 후에는 다수의견이 전면에 내세우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에 대응하는 ‘공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과연 합당한가. 이 이론대로라면 체납처분절차에서의 공매공고에 해당하는 경매절차에서의 경매공고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야 하는데, 정작 다수의견은 경매공고에는 그와 같은 효력을 부여하지 않고 압류의 효력발생시점으로 소급하여 유치권의 대항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는 비록 공고를 한다고 하지만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여 공시기능이 있는 압류등기와는 달리 경매공고가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공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공매공고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수의견의 견해처럼 경매절차개시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다고 하더라도, 예컨대 그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민법 제320조 제2항)에 해당한다거나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과 같이 그 유치권을 부정할 수 있는 실정법상의 근거가 없는 한 단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유치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요컨대 경매절차에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하는 것이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체납처분압류 후에 유치권을 취득하는 것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보는 것이 이론적인 모순이 없는 합리적인 접근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나. 한편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에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와 같은 처분금지효가 있다고 하더라도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별도로 진행되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민사집행절차인 부동산경매절차에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를 주장하여 유치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찬성하기 어렵다.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행법상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가 별개의 절차인 것은 맞다. 그렇기 때문에 체납처분압류가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도 경매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반대로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부동산에 대하여도 체납처분에 의한 공매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그 결과 공매절차와 경매절차 중 어느 한 절차에서 먼저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 진정한 소유자로 확정된다. 그러나 이처럼 두 절차가 별개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해서 두 절차가 서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도 받지도 않는 것은 아니다.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 그 배당절차에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고 있고, 경매 목적 부동산에 관하여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이미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교부청구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 등기에 배당요구의 성질을 가지는 교부청구의 효력이 인정되어 그 우선순위에 따라 배당을 받게 되며(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다22210 판결 등 참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면 체납처분압류등기는 민사집행법 제144조 제1항 제2호의 “매수인이 인수하지 아니한 부동산의 부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말소촉탁을 한다. 

이와 같이 두 절차가 별개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경매절차의 압류에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가 있는데도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었을 때 체납처분압류등기를 말소하는 것의 정당성은,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에 의해 파악된 그 부동산의 교환가치가 경매절차에서도 그대로 실현될 때, 즉 그 부동산이 체납처분에 따른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와 동일한 결과에 이르는 경우에만 비로소 확보될 수 있다. 

그런데 체납처분압류 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있는 경우 다수의견과 같이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그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에게 경매절차에서의 매각 후 배당절차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배당을 하여 주는 것만으로는 조세채권자가 체납처분압류 당시에 파악한 그 부동산의 교환가치가 경매절차에서 실현되지 아니하여 조세채권자가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예컨대, 조세채권에 기한 체납처분압류가 이루어진 다음 제3자가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하였는데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를 가정하여 보면, 그 부동산이 공매절차에서 매각되든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든 어느 경우나 조세채권자가 우선적으로 배당을 받는 것에 차이가 없다. 그런데 다수의견의 견해에 따른다면 위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에는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고, 반면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에는 위 유치권의 취득이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보는 한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여야 한다면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지 아니하는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가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파악한 교환가치가 경매절차에서는 그대로 실현되지 않게 된다. 

결국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하여서는 경매개시결정등기에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에 체납처분압류등기를 말소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고, 체납처분압류등기의 말소를 정당화하려면 체납처분압류 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더라도 그 유치권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그 부동산이 공매절차에서 매각되든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든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현행법체계가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 상호 간의 관계를 일정 범위에서 조절함으로써 조세채권자에게도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길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로서는 경매절차가 진행되면 이를 지켜보며 기다리다가 우선배당을 받으면 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과 같이 경매절차에서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를 부정한다면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로서는 경매절차의 진행을 지켜보며 기다리지 않고 유치권의 부정을 위하여 공매절차를 진행하려 할 것이므로, 이는 결국 경매절차와 체납처분절차가 중복 진행되는 현상을 조장하는 결과가 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의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하고, 다수의견이 강조하는 집행절차의 안정성을 오히려 심각하게 저해할 뿐이다.  

따라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가 별개의 절차라는 것이 체납처분압류 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으며,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의 조화로운 운영으로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경매절차에서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의하여 위와 같은 유치권의 대항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다. 다수의견은,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경우에 부동산의 가액에 비하여 체납액이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체납처분압류 후 공매절차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장기간 체납처분압류등기만 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체납처분압류에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와 같은 처분금지효가 있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체납처분압류 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유치권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라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고려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법적 취급을 달리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체납세액을 납부하는 등으로 체납처분압류를 해제시키지 못하고 체납처분압류가 남아 있는 상태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부동산이 매각되었다면, 이는 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후에 소액의 집행채권을 변제하지 못하여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체납처분압류의 체납세액이 부동산의 가액에 비하여 소액이라거나 공매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상태라고 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납처분압류 후의 유치권의 대항력을 인정하는 근거로 드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경매절차에서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였다 하여 반드시 매각절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민사집행법 제49조가 들고 있는 각종 집행정지 및 취소사유뿐만 아니라 잉여의 가망이 없음이 밝혀지거나(민사집행법 제102조) 부동산의 멸실,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부동산의 현저한 훼손, 부동산에 관한 권리관계의 중대한 변동(민사집행법 제96조, 제121조 제6호), 심지어 현황조사나 감정평가 등의 어려움과 같은 사실상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지 않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조세채권자가 체납처분압류 후 곧바로 공매절차로 나아가지 않는 일이 많다고 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의 법적 성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유치권자와의 관계에서 이를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와 달리 취급할 일은 아니다. 

압류, 매각, 배당의 단계를 거치는 강제집행절차는 경매나 공매나 하등 다를 게 없으며, 단지 집행절차의 첫 단계인 압류를 경매절차에서는 압류등기가 아닌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라는 방법을 통하여 하고 체납처분압류에서는 곧바로 압류등기를 함으로써 한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뿐이다. 그렇게 압류를 한 다음에는 매각을 위한 준비단계로 부동산의 현황을 조사하고(민사집행법 제85조, 국세징수법 제62조의2), 감정 등에 의하여 최저매각가격을 정한 후(민사집행법 제97조, 국세징수법 제63조), 매각을 공고하여(민사집행법 제106조, 국세징수법 제67조)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는(민사집행법 제145조 이하, 국세징수법 제80조 이하)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는 두 절차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절차에서는 압류와 매각이 일관된 하나의 절차인 데 비하여 체납처분절차에서는 압류와 매각이 경매절차와 달리 마치 별개의 따로 떨어진 절차인 것처럼 파악한다면 이는 오해일 따름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체납처분절차에서의 공매공고는 경매절차에서의 경매공고에 해당할 뿐이며, 공매공고를 경매공고와는 성질이 다른 것처럼 파악하여 거기에 무슨 특별히 다른 효력이 있는 것처럼 새길 일이 아니다. 

라. 결론적으로,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는 압류로써 개시되고,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은 민사집행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인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과 같으므로, 조세체납자 소유의 부동산에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조세체납자가 제3자에게 그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여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는 체납처분압류권자가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그 유치권으로써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아가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 후 그 부동산에 관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그 부동산이 매각되는 경우에 마치 공매절차에서 그 부동산이 매각된 것과 같이 매수인이 체납처분압류의 부담을 인수하지 아니하고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말소되는바,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권자가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는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도 실현되어야 하므로, 체납처분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그 유치권으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마. 이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들이 이 사건 호텔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가압류등기가 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유치권을 주장하여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들이 유치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체납처분압류등기가 있었으므로 피고들이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원심의 판단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 옳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5. 대법관 김창석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민사집행법은 제91조 제3항에서 저당권과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용익물권은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제5항에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여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유치권은 경매절차에서의 매각과 관계없이 그 효력을 잃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르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유치권의 부담을 그 유치권의 취득시기에 관계없이 인수한다고 볼 수 있을 뿐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없다. 따라서 위 규정에 따라 해석할 경우 경매절차가 개시된 후의 시점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는 시점에도 유치권을 취득할 수 있으며, 매수인은 그러한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용인한다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변제책임을 부담하는 유치권의 존재와 범위를 예상할 수 없어 매우 불안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집행절차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됨으로써 적정한 가격에 의한 매각절차의 안정적 운용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적정한 가격보다 지나치게 헐값에 경매 목적 부동산을 매수하여 큰 이득을 얻거나 예상하지 못한 유치권변제의 책임을 부담함으로써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정의의 관념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지나쳐버릴 수 없는 문제 상황으로부터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합목적적 해석에 대한 요구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경우에 행하여지는 합목적적 해석은 입법자가 예정한 제도의 취지를 될 수 있는 한 손상하지 않으면서 그 제도의 폐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계를 가지며, 이 같은 한계를 벗어날 경우 그러한 해석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만,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되어 있을 뿐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는 동일한 행위가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는 저촉되지 않고 압류의 처분금지효에는 저촉된다고 보는 이유는, 대법원 2009다19246 판결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원래 유치권은 일정한 객관적 요건을 갖추면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고, 한편 압류나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는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하지만, 경매절차가 개시된 뒤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논리에 따라 그 효력을 마찬가지로 인정하게 되면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하므로, 이 경우에는 그러한 행위의 효력을 제한하기 위하여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본다는 취지이다. 이는 반대의견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정법상 근거가 없는 판단이라고 볼 것은 아니며, 법원에게 부여된 합목적적 해석의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뿐이다. 

나. 반대의견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압류와 가압류가 마찬가지로 처분금지효를 갖고 있음에도 경매개시결정등기, 즉 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과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을 달리 보는 해석이 나온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살펴보지 아니하고, 경매개시결정등기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압류의 처분금지효 때문에 그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이 부정된다는 논리에서 출발하여 같은 처분금지효를 갖는 체납처분압류가 있는 경우 그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처분금지효를 갖는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논리적 일관성을 가질 것이다. 그럼에도 반대의견은 이 점에 관하여 침묵을 하고 있으며, 만약 반대의견이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반대의견이 분명한 이론적 근거 위에 서 있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나아가, 반대의견이 체납처분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과 마찬가지로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어야 한다는 해석을 하는 것이라면 논리적 일관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나, 이 같은 해석은 유치권제도가 집행절차에서 발생시키는 폐해를 제거한다는 합목적적 해석의 한계를 명백하게 벗어나 유치권제도를 형해화함으로써 도저히 그 해석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민사집행절차에서는 매각절차인 경매절차를 개시하는 결정과 동시에 압류를 명하고, 경매개시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되거나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된 때 압류의 효력이 생기므로(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 제4항),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개시 없이 압류만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없고, 압류는 곧 경매절차의 개시를 의미한다. 그런데 체납처분절차에서는 체납처분압류가 매각절차인 공매절차의 개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체납처분절차의 제1단계로서 조세채권의 만족을 위한 재산을 확보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그와 전혀 별개의 절차로서 아직 개시되지도 않은 경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상으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혀 둔다.

6. 대법관 김소영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민사집행법은 ‘경매절차를 개시하는 결정에는 동시에 그 부동산의 압류를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83조 제1항), 압류는 채무자에게 그 결정이 송달된 때 또는 제94조의 규정에 따른 등기가 된 때에 그 효력이 생기며(제83조 제4항), 위 규정들은 이 사건과 같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도 준용된다(제268조).  

위 규정에 따른 압류의 효력, 이른바 ‘처분금지효’에 따라 채무자의 해당 부동산에 대한 처분은 제한되지만, 압류에 처분금지의 효력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그 이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대항력까지 부인하여야만 하는 논리적 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분금지효’는 경매 대상 부동산의 소유자에 대하여 해당 부동산의 처분을 제한하고, 만일 처분을 하더라도 경매신청채권자와 경매절차상의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만 그 처분의 효력이 상대적으로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일 뿐, 그 외의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그 처분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경매신청이 취하되면 경매신청채권자와의 관계에서조차 유효하게 되므로 이러한 압류의 처분금지효만으로 제3자에게 당연히 압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3자와 압류의 효력의 관계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92조가 ‘제3자는 권리를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에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제1항). 부동산이 압류채권을 위하여 의무를 진 경우에는 압류한 뒤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경매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해석을 둘러싼 종래의 통설적인 견해는, 압류를 등기하면 모든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경매개시결정의 등기 전에 채무자에게 경매개시결정이 송달된 경우와 같이 원칙적으로 등기 없이는 대항할 수 없는 처분제한의 효력을 경매신청에 대한 악의의 제3자에게 확장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새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 법 어디에도 압류는 등기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압류등기 이후에 제3자가 압류의 효력에 저촉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처분제한의 효력을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권리의 득실변경이나 대항력 취득에 등기를 요하거나 등기의 선후에 의해 우열이 결정되는 권리는 제3자가 그 권리 취득 시에 등기부에 의하여 권리관계를 조사하고 자신의 권리가 제대로 등기되었는지 등기부를 확인하는 것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으므로 그 권리자에 대한 압류의 대항력을 경매개시결정등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도 무방하다. 그러나 유치권은 물권이기는 하지만 점유에 의하여 권리를 취득하고 등기의 선후에 의하여 권리의 우열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유치권자가 그 권리 취득 시에 등기부를 조사·확인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압류는 부동산에 대한 채무자의 관리·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민사집행법 제83조 제2항) 채무자의 점유 이전행위가 제한되지 아니하므로 유치권자의 부동산 점유 취득행위가 압류의 효력에 반드시 저촉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를 들어 아무런 제한 없이 유치권자에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이 규정한 유치권 인수주의와 결합하여 경매절차의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이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고, 경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되므로 일정한 기준에 의하여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그 방법으로는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민법 제320조 제2항을 확장해석하여 당해 부동산에 대해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인식하였거나 이를 인식할 수 있었으면서도 유치권 취득을 위해 점유를 이전받았다면 원칙적으로 압류의 효력에 반하는 고의 내지는 과실 있는 점유의 취득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유치권 취득이 부정된다고 할 수도 있고, 개별 사안에 따라서 유치권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있다. 

대법원이 위와 같이 유치권자의 주관적 사정을 따져보는 해석보다는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경우 경매개시결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고(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참조), 한편으로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마쳐진 후에 채무자의 점유 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은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에 의하여 제3자인 유치권자에게도 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미치기 때문에 당연히 인정되는 논리적 귀결이라기보다는 민사집행절차에서는 압류가 부동산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이루어져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유치권자가 당해 부동산이 경매물건인 것을 알았을 개연성이 높아 압류의 효력을 유치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게 하여도 피해를 볼 선의의 유치권자가 많지 않은 반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경매절차의 운영을 위해서는 유치권자의 주관적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유치권의 효력을 판단하기보다는 일률적으로 유치권의 효력을 정할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고, 이는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로 공시된 이후에는 유치권 취득을 위한 점유의 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압류에 대한 유치권자의 악의도 의제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나. 반대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민사집행절차와 체납처분절차가 모두 채권의 강제실현절차로서 동일한 부동산에 대하여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에 서로 일정 범위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도 민사집행절차와 체납처분절차는 별개의 절차로서 구체적 절차진행에 있어 여러 가지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와 체납처분압류등기에 대한 일반의 현실인식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법원은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을 하면 압류를 함께 명하고, 이를 등기하여 압류의 효력이 생긴 때부터 1주 이내에 배당요구의 종기를 결정하고 이를 공고하여야 하며(제84조 제3항), 법원사무관 등은 제148조 제3호 및 제4호의 채권자 및 조세, 그 밖의 공과금을 주관하는 공공기관에 대하여 채권의 유무 등을 법원에 신고하도록 최고하고(제84조 제4항), 집행관에게 부동산의 현황에 관하여 조사를 명하고(제85조 제1항), 감정인에게도 부동산을 평가하게 하고 있다(제97조 제1항). 경매개시결정은 압류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경매절차의 기초가 되는 집행법원의 재판으로서 압류의 효력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그 효력이 발생되어야 하며(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947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일련의 절차 진행과정에서 집행이 정지, 제한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요건이 엄격하여 대부분의 경매절차가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경매개시결정은 명실상부하게 그 경매절차에 의하여 부동산환가절차가 개시되었음을 의미하고, 부동산의 소유자나 점유자, 이해관계인들이나 그 친지들도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되면 부동산 매각이 임박하였음을 현실로 느끼게 된다. 이 경우 채무자나 소유자로서는 매각절차를 지연시키거나 물건 가격을 하락시켜 경매를 무산시키거나 매수인에게서 이익을 얻을 방법을 강구하려고 시도할 우려가 높고, 이러한 시점에서 그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거나 부동산에 관한 채권을 취득하려는 자라면 그 부동산이 경매물건인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체납처분압류의 경우에는 사정이 이와 전혀 다르다. 국세징수법은 부동산 등의 압류의 효력은 그 압류의 등기 또는 등록이 완료된 때에 발생한다고 규정하고(제47조 제1항), 체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압류한 부동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제49조 제1항), 그 외 체납처분절차에서 유치권을 어떻게 취급할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과 같은 규정을 준용하고 있지도 않다. 

체납처분절차에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 하여도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국세징수법 제3장 제6절에서 부동산의 압류절차를 정한 것과 별도로 같은 장 제10절에서 압류재산의 매각절차를 정함으로써 두 절차가 서로 구분되어 별도로 진행됨을 예정하고 있고, 또한 압류의 효력발생일로부터 얼마의 기간 내에 매각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없으며, 대개의 경우 체납처분압류의 등기만이 행해질 뿐 구체적인 후속절차를 동반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 공매절차로 이행되는 경우에도 체납처분압류를 한 세무서장이 직접 공매를 진행하기보다는 국세징수법 제61조 제5항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대행하게 하고 있고 공매대행의뢰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평균적으로 매우 길어 대상 부동산의 소유자조차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국세징수법 시행령 제68조의2 제2항에 의한 공매대행 사실의 통지를 받기 전에는 공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인식하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체납처분압류가 비록 본집행을 목적으로 하는 압류이기는 하지만 등기만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면에서 이해관계인들의 현실인식과 유치권 남용 가능성은 민사집행법상의 압류와는 상당히 다르고, 오히려 가압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등기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유자가 국세징수법에 의해 허용된 부동산의 사용·수익을 위하여 그 점유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당연히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간주하거나 체납처분압류의 존재를 점유를 취득하는 제3자가 당연히 안 것으로 의제할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대법관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주심) 김신 김소영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9다271685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저당권 설정 후 성립한 유치권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소멸하는지 여부  (원칙적 소극)  

[2] 부동산에 관하여 이중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후에 선행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그 절차가 취소 또는 정지된 경우, 그때까지 진행된 선행 경매절차의 결과가 후행 경매절차에서 그대로 승계되어 이용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후행 경매절차에서 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시기(=이중경매개시결정에 의한 압류의 효력 발생 시) 

[3]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며 을 회사 소유의 건물에 관한 선행 강제경매를 신청하여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자 유치권 신고를 하고 위 건물에 관한 점유를 개시하였는데, 그 후 근저당권자로서 위 건물에 관하여 후행 임의경매를 신청한 병 은행이 이중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내려져 확정되자, 갑 회사가 선행 경매신청을 취하하고 후행 경매절차에서 위 건물에 관한 유치권 신고를 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후행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갑 회사는 선행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었으나 이중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점유를 개시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으므로 취하된 선행 경매절차를 인계하여 속행된 후행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갑 회사의 유치권 행사는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경매절차의 적정한 진행을 위법하게 방해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 제5항, 민법 제320조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 제4항, 제87조, 제91조 
[3] 민사집행법 제23조 제1항, 제83조 제1항, 제4항, 제87조, 제91조, 민사소송법 제1조, 제216조, 민법 제2조, 제3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2] 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0다66010 판결(공2001하, 1827)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62315 판결(공2014상, 400)

【전 문】

【원고, 상고인】 에프아이1706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종 담당변호사 조춘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수공종합건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이규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9. 8. 30. 선고 2019나200400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태성에프앤에프 주식회사(이하 ‘태성에프앤에프’라 한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이 사건 건물을 포함한 태성에프앤에프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이하 ‘선행 경매’라 한다)를 신청하여 2015. 2. 3.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졌다. 

나. 선행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평가서(평가 기준일: 2015. 2. 13.) 및 현황조사보고서(조사일: 2015. 2. 24.)에는 피고의 점유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다. 피고는 선행 경매절차에서 2015. 2. 24.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점유는 2015. 4. 6.경부터 개시하였다.

라. 중소기업은행은 2014. 11. 11.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근저당권자로서 2015. 7. 1. 이 사건 건물을 포함한 태성에프앤에프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임의경매(이하 ‘후행 경매’라 한다)를 신청하여 그다음 날 이중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졌다. 

마. 중소기업은행은 2015. 10. 19. 피고를 상대로 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이하 ‘전소’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전소 항소심법원은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선행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이전에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피고는 선행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로 중소기업은행의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의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바. 피고는 위 판결 확정 이후인 2017. 4. 19. 선행 경매신청을 취하하는 한편, 2017. 5. 10. 후행 경매절차에서 태성에프앤에프에 대한 미지급 공사대금 960,000,000원을 포함한 합계 1,665,514,478원의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 신고를 마쳤다. 

사. 중소기업은행은 2017. 6. 29. 원고에게 태성에프앤에프에 대한 근저당권부채권을 양도함과 아울러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위 근저당권부채권을 포함한 유동화자산의 양도를 등록하였고, 원고는 위 법 제8조 제1항에 의하여 근저당권을 취득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전소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그 주문에 기재된 대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피고의 유치권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점에 대하여 기판력이 생겼으나 선행 경매절차의 경매신청이 취하됨에 따라 피고가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전소 변론종결 후 발생한 새로운 사유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이 전소 확정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일부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2, 3, 4점에 대하여

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고, 그 성립시기가 저당권 설정 후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중소기업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이후에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피고의 점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불법행위로 인한 점유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저당권과 유치권의 효력, 유치권의 성립 요건으로서의 점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가.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개시결정이 이루어진 부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로부터 또 다시 경매신청이 있어 이중경매개시결정을 하는 경우에 먼저 개시결정한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그 절차가 취소 또는 정지되지 아니하는 이상 뒤의 경매개시결정에 의하여 경매절차를 진행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선행한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그 절차가 취소 또는 정지된 경우에는 후행의 경매신청인을 위하여 그때까지 진행되어 온 선행의 경매절차를 인계하여 당연하게 경매절차를 속행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 경우에 선행한 경매절차의 결과는 후행한 경매절차에서 유효한 범위에서 그대로 승계되어 이용된다(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0다66010 판결,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62315 판결 등 참조). 다만, 그 경우 후행 경매절차에서 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는 이중경매개시결정에 의한 압류의 효력 발생 시를 기준으로 정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유치권자는 저당권자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으므로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을 취득한 사람 입장에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유치권제도에는 거래당사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유치권을 만들어냄으로써 유치권 인수주의에 따른 사실상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를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다5346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는 선행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었으나 이 사건 이중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점유를 개시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으므로 취하된 선행 경매절차를 인계하여 속행된 후행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피고의 신청에 의해 개시된 선행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평가서 및 현황조사서에는 피고의 점유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중소기업은행은 선행 경매절차 진행 중 피고가 유치권을 취득한 이후인 2015. 7. 1. 후행 경매를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중소기업은행의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를 인용하는 전소 판결이 확정된 이후인 2017. 4. 19.에서야 선행 경매신청을 취하하고 후행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마쳤다. 이로써 이 사건 건물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어렵게 되었고 경매절차가 상당히 지연되는 등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 대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다만 피고는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를 통해 이 사건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상승시키면서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하였고 유치권을 고의로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유치권이 부동산담보거래에 주는 일정 부분의 부담은 감수할 수밖에 없으므로, 위와 같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경매절차의 적정한 진행을 위법하게 방해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유치권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만, 집행법원으로서는 취하된 선행 경매절차를 승계하여 속행된 후행 경매절차에서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치권이 생겼으므로 이를 포함하여 달라진 부분에 대하여 다시 현황조사를 명하여 매각물건명세서 기재를 정정하는 등 경매절차가 적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여 둔다. 

5.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피담보채권의 금액은 미지급 공사대금 4억 7,0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2015. 1. 20. 자 지불각서에 정한 변제기 다음 날인 2015. 3.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약정 지연손해금률인 연 2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민유숙(주심) 천대엽    

 

 2) 압류 전에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압류 후에 피담보채권을 취득한 경우  8)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에게서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8) 대법원 2011.10.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대법원 2013.6.27 선고 2011다50165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1하,2348]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에게서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수급인이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유치권은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데,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에게서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전 문】

【원고, 상고인】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한울 담당변호사 김홍석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6. 1. 선고 2010나1152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원고가 2008. 2. 22. 소외 1에게 15억 원을 대출하여 주고 그에 대한 담보로 같은 날 주식회사 한마트(이하 ‘한마트’라 한다) 소유의 원심판시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9억 5,000만 원, 채무자 소외 1로 된 근저당권을 취득한 사실, ② 한편 소외 2, 3은 2008. 6. 12.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억 원, 채무자 소외 1로 된 근저당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08. 10. 28. 서울서부지방법원 2008타경16857호로 임의경매개시결정(이하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라 한다)이 내려져, 같은 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사실, ③ 한마트는 2008. 9. 23. 피고들과 공사대금 15억 5,000만 원, 공사기간 2008. 9. 23.부터 2009. 3. 25.까지로 정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목욕탕시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④ 피고들은 2009. 2. 20.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공사에 기한 대금채권 15억 원의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2009. 7. 30.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사는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2008. 10. 28.보다 전인 2008. 9. 말이나 10월 초에는 개시되었고, 그 무렵부터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오고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바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그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나.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당시 피고들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공사를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기 시작하였고, 현재 이 사건 공사를 마침으로써 공사대금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으므로 피고들의 유치권은 성립하였으며, 이 사건 부동산의 압류 당시에 피고들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수긍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후인 2009. 7. 30.에야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하였다는 것이고, 그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설시가 없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그러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비록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전에 점유를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그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전에 도래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와 같은 점유만으로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그 공사대금채권에 기한 유치권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 도래 여부와 유치권의 성립 시기 및 경매개시결정과의 선후에 관하여 따져보지도 아니한 채 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은 유치권과 경매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안대희 민일영(주심) 이인복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50165 판결
[건물인도][공2013하,1294]

【판시사항】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한 경우, 회사와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적극)  

[2]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수급인이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고 있는 경우, 부동산의 점유자는 회사일 뿐이고 대표이사 개인은 독자적인 점유자는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 등의 상대방은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부동산에 대한 불법적인 점유상태를 형성·유지한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회사와 별도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표이사 개인이 부동산에 대한 점유자가 아니라는 것과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회사의 불법점유 상태를 야기하는 등으로 직접 불법행위를 한 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별개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2]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상법 제210조, 제389조 제3항, 민법 제750조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80. 1. 15. 선고 79다1230 판결(공1980, 12541)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5473 판결(공2007하, 954)
[2]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공2011하, 2348)

【전 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장원상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인수)

【피고, 상고인】 거남건설 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피고 2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웅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5. 26. 선고 2010나753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거남건설 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 거남건설 주식회사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위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준비서면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80. 1. 15. 선고 79다1230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5473 판결 참조). 

따라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그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고 있는 경우, 그 부동산의 점유자는 회사일 뿐이고 대표이사 개인은 독자적인 점유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 등의 상대방은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그 부동산에 대한 불법적인 점유상태를 형성·유지한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회사와 별도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표이사 개인이 그 부동산에 대한 점유자가 아니라는 것과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회사의 불법점유 상태를 야기하는 등으로 직접 불법행위를 한 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별개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 거남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불법으로 점유함으로써 그 소유자인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사용·수익하지 못하게 한 사실과 그로 말미암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대표이사인 피고 2에 대하여는 개인이 아닌 피고 회사의 대표기관으로서 점유하고 있을 뿐 피고 회사와 별도로 개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배척하였다.  

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 이유로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 2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던 중에 유치권 신고를 하고 피고 회사의 직원 등으로 하여금 이를 관리하도록 한 이래 원고가 낙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원고를 배제한 채 피고 회사를 위한 점유상태를 유지해온 사실을 알 수 있고, 아래와 같이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으므로 그 점유는 정당한 권한 없는 불법적인 점유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2가 피고 회사의 직원 등으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지배·관리하도록 한 것은 피고 회사의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의 점유자는 피고 회사라 하더라도 피고 2는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위에서 본 법인과 그 대표기관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같은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 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점유 중단 관련 상고이유 부분

원심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건물에서 사용하였다는 전화 및 팩스의 설치 일자 및 사용내역, 전기요금 체납 및 사용내역, 경매사건에서의 현황조사와 감정평가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상황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피고 회사의 점유는 적어도 2007. 3. 22.경 이전에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나. 추가공사 관련 상고이유 부분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그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에 대하여 2006. 4. 13.과 2007. 3. 2. 각 강제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고, 피고 회사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추가공사는 2008. 2. 13.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위 추가공사대금 채권에 근거한 유치권을 내세워서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 회사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3) 압류 후 점유를 이전받고 피담보채권을 취득한 경우  9)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9) 대법원 2006.8.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토지인도][공2007.2.15.(268),26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채권자가 그 기입등기의 경료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내세워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고 이에 관한 공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및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창목)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씨.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헌 담당변호사 정운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6. 3. 10. 선고 2005나47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고 이에 관한 공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및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겠다.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인도청구 등에 대하여 피고가 유치권 항변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와는 다른 견해를 전제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용담 박일환 김능환(주심)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유치권확인][공2009상,158]

【판시사항】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외 2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강경협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권기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8. 8. 21. 선고 2007나176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다778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가 허위채권에 기한 것일 경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하락시켜 경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치권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만을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만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와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2. 9. 27.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소외 회사가 2003. 9. 2.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04. 5.경까지 이 사건 건물을 찜질목욕탕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행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일부를 도급받아 시행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2004. 6. 9.경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사실, 그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7. 15.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달 19.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으며 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6. 1. 10. 이 사건 건물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유치권을 부정하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점유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들은 그 유치권 취득 이전부터 설정되어 있던 위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유치권과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담보권 설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718 판결은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그 이후 개시된 강제경매절차의 경락인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건물명도등][공2012상,4]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개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갑이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데, 여기서 처분행위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가 개시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 을 회사가 갑에게 건물 점유를 이전한 것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갑은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뉴스타시큐리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삼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종찬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9. 2. 4. 선고 2008나123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내지 4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하지 않았던 사유를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거나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제5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2005. 4.경 원심 판시 별지 제1목록 제1, 2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고 2005. 7.경 같은 목록 제3, 4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된 사실(이하 위 각 토지를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2005. 9. 21. 원심 판시 별지 제2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고 2005. 12.경 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된 사실, 피고는 2005. 10.경 유씨이 주식회사(이하 ‘유씨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아 피고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사실, 원고는 위 각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고 2007. 5. 11. 그 대금을 납부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각 토지에 대해 임의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유씨이가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한 것은 위 각 토지에 대한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바, 여기서 처분행위라 함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참조),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인 유씨이가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이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나, 위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등기 후에 신축된 것으로 그 소유를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법정지상권이 성립될 여지가 없어 철거될 운명이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이 이 사건 각 토지와 함께 원고에게 낙찰되어 법정지상권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원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부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대항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제7점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거나 이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소멸 또는 포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전수안(주심) 이상훈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1다253710 판결
[건물인도][공2023상,361]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갑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갑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을이 갑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갑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갑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갑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갑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을이 갑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왔으므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갑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된 점,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갑 회사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을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갑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83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85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시훈 외 1인)

【피고, 상고인】 아주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동화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조영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1. 6. 24. 선고 2020나489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다음과 같은 사실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가. 이 사건 주택 일부 구분건물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피고는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인 2010. 8.경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구분건물 5채의 출입구에 유치권 행사 및 점유 사실에 대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시정장치를 한 후 점유를 시작하였고, 2010. 8. 24.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으며, 원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  

나. 집행법원의 2010. 8. 24. 자 현황조사명령에 따른 현황조사보고서에는 피고가 공사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하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근저당권을 이전받은 근저당권자들의 파산관재인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51086)에서 위 법원은 2017. 2. 7. 피고가 점유 중인 이 사건 부동산 포함 구분건물 5채에 관하여 683,093,736원의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2017. 2. 25. 확정되었다. 

라. 위 항소심판결 선고 후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피고는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고 2019. 3. 12. 진행된 매각기일에서 원고가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다. 

마.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납부하고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유치권이 있어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2. 원심은, 피고와 채무자가 2010. 8. 6.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10. 9. 6.로 유예한 사실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2010. 8. 24. 마쳐진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당시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등 참조).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온 이 사건에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피고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집행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되기도 하였으며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원심으로서는,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여 피고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2) 논의의 현황  


1) 대법원의 태도에 찬성하는 견해(대항력부정설)  10)   


   대법원 판결에서 설시하는 논거와 동일한 근거에 기하여 대법원의 태도에 찬성한다. 만약, 다른 채권자가 이미 압류를 행한 부동산에 대하여 유치권이 나중에 성립하였음에도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압류채권자 등의 재산권이 후에 성립한 유치권에 의하여 사후적으로 박탈당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동산의 압류 이전부터 점유해 오던 자가 압류 후에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비용 지출을 통하여 유치권을 성립시키는 행위도 당해 부동산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키는 행위이므로, 위에서 말하는 처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 말하는 ‘유치권자’는 ‘압류채권자 또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치권자만’을 의미하므로, 압류의 효력발생 후 점유나 채권 취득을 통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자는 경매절차에서 당해 부동산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한다.  

10)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395-400면; 오창수, 앞의 글(각주 6)), 432-434면. 한편, 강민성, 민사집행과 유치권: 이미 가압류 또는 압류가 이루어졌거나,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관하여 취득한 점유 또는 견련성 있는 채권으로써 경매절차에서 그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을 상대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사법논집 제36집, 법원도서관, 2003, 78면은, 부동산 압류 이전부터 당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던 자라도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압류가 이루어졌음을 알면서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필요비나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에는, 민법 제320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경매절차상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주장을 불허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2) 대법원의 태도에 반대하는 견해(대항력긍정설)  11)   


  부동산에 대한 압류 후에도 유치권이 성립하며, 나아가 그것을 가지고 모든 압류채권자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 종래의 통설적 견해이다. 이 견해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은 유치권자가 강제경매의 경우에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음을 규정하며, 이 규정은 담보권실행경매의 경우에도 준용되므로(민사집행법 제268조 참조), 유치권자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11) 곽윤직·김재형, 물권법(제8판), 박영사, 2014, 288-289면; 이시윤, 신민사집행법(제6판), 박영사, 2013, 250면 등


3) 제한설(혹은 유형구분설)  12)   


   먼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의하여 제한을 받는 처분행위는 유치권을 성립시키는 처분행위를 의미한다고 하면서, 유치권은 채무자의 점유이전에 의한 처분행위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인으로든 부동산을 점유한 이후에 그 부동산에 비용을 투입하여 상환청구권이라는 채권을 가짐으로써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취득한다는 전제를 한다. 따라서 압류 후의 유치권을, ⅰ) 압류 전에 부동산에 비용을 지출하고 압류 후에 부동산의 점유를 취득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 ⅱ) 압류 전에 부동산을 점유하다가 압류 후에 유익비 등을 지출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 ⅲ) 압류 후에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시작하고 그 후 비용을 지출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의 세 가지 형태로 나눈 후, ⅱ)와 ⅲ)의 경우는 유치권을 성립시키기 위한 채무자의 처분행위가 없고 압류 이후에 유치권자가 부동산에 비용을 지출하여 그 이익이 매각 시까지 현존하고 있으므로 이를 유치권자에게 반환하도록 하여도 공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ⅰ)의 경우는 압류 전에 이미 비용이 투입되어 있고 목적물의 점유이전만 있으면 유치권이 취득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점유이전행위는 유치권을 성립시키는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12) 김원수, 압류(가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자가 매수인(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05.8.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판례연구 제18집, 부산판례연구회, 2007.2, 683-684면. 

 

 2. 가압류 후 유치권이 성립된 경우  


(1) 대법원의 태도  13)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 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13) 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건물명도등][공2012상,4]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지 여부  (소극)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개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갑이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데, 여기서 처분행위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가 개시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 을 회사가 갑에게 건물 점유를 이전한 것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갑은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뉴스타시큐리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삼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종찬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9. 2. 4. 선고 2008나123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내지 4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하지 않았던 사유를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거나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제5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2005. 4.경 원심 판시 별지 제1목록 제1, 2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고 2005. 7.경 같은 목록 제3, 4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된 사실(이하 위 각 토지를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2005. 9. 21. 원심 판시 별지 제2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고 2005. 12.경 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된 사실, 피고는 2005. 10.경 유씨이 주식회사(이하 ‘유씨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아 피고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사실, 원고는 위 각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고 2007. 5. 11. 그 대금을 납부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각 토지에 대해 임의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유씨이가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한 것은 위 각 토지에 대한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바, 여기서 처분행위라 함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참조),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인 유씨이가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이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나, 위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등기 후에 신축된 것으로 그 소유를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법정지상권이 성립될 여지가 없어 철거될 운명이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이 이 사건 각 토지와 함께 원고에게 낙찰되어 법정지상권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원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부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대항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제7점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거나 이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소멸 또는 포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전수안(주심) 이상훈   


(2) 논의의 현황  


1) 대법원의 태도에 찬성하는 견해(대항력긍정설)  14)   


   가압류 후, 압류 전에 가압류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경매개시결정 이후 이루어지는 현황조사에서 유치권의 존재가 파악될 것이고, 매수신청인은 유치권의 존재를 전제로 매수가격을 결정하므로 유치권 부담이 매수인에게 인수된다고 해서 경매절차의 공정성이나 신뢰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 가압류만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잠정적 보전처분이라는 가압류의 본질적 특성상 가압류부동산에 대한 현금화나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가압류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성립한 유치권으로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즉 장래에 이루어질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공평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유치권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는 점, 가압류명령은 판결과는 달리 채권의 존재 등에 관한 간단한 소명만으로 이루어지는 점, 가압류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비로소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압류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다만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직전에 조만간 경매가 개시될 것을 예상하고 가압류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등 구체적·개별적 사안에 따라서는 압류 후에 압류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수 있는바, 이 경우에는 신의칙이나 민법 제320조 제2항의 유추적용을 통해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하면 된다.   

14) 하상혁, 압류 후에 성립한 유치권으로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가부: 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특별법연구 제10권: 전수안대법관 퇴임기념, 사법발전재단, 2012, 1000-1006면. 

 

 2) 대법원의 태도에 반대하는 견해(대항력부정설)  15)   


   압류와 마찬가지로, 가압류 후의 점유의 이전은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경매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가압류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유치권을 취득한 자가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하면 가압류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유치권에 의해 당해 부동산의 매각가격이 하락하여 가압류채권자의 이익을 해하게 된다는 점에서, 유치권으로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편, 가압류 후 본압류로 이전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견해도 있다.16)   

 15)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400-405면; 오시영, 앞의 글(각주 3)), 246면. 다만, 이 견해들은 위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일반론적으로 가압류채권자에게도 대항할 수 없다는 언급을 하였다는 점을 밝혀둔다. 위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의 견해로, 홍봉주, 유치권의 대항력 제한, 토지법학 제31권 1호, 한국토지법학회, 2015, 89-90면; 오창수, 앞의 글(각주 6)), 435-436면. 
 16)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403-404면. 


3. 저당권 설정 후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1) 대법원의 태도  17)   


   압류 후 점유 이전을 통하여 유치권을 취득하더라도 그 유치권으로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는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만,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18)  

 17) 대법원 2009.1.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18) 대법원 2013.2.28. 선고 2010다57350 판결: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과 달리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일 필요는 없지만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채무자 소유’일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 이와 같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한정하는 취지는,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견련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대한 공익비용적 성질을 가지지 않아도 되므로 피담보채권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상사채권으로 무한정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이미 제3자가 목적물에 관하여 확보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상사유치권의 성립범위 또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사유치권이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대해서만 성립한다는 것은, 상사유치권은 성립 당시 채무자가 목적물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담보가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물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유치권 성립 당시에 이미 목적물에 대하여 제3자가 권리자인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상사유치권은 그와 같이 제한된 채무자의 소유권에 기초하여 성립할 뿐이고, 기존의 제한물권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가치를 사후적으로 침탈하지는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유치권확인][공2009상,158]

【판시사항】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외 2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강경협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권기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8. 8. 21. 선고 2007나176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다778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가 허위채권에 기한 것일 경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하락시켜 경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치권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만을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만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와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2. 9. 27.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소외 회사가 2003. 9. 2.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04. 5.경까지 이 사건 건물을 찜질목욕탕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행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일부를 도급받아 시행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2004. 6. 9.경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사실, 그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7. 15.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달 19.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으며 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6. 1. 10. 이 사건 건물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유치권을 부정하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점유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들은 그 유치권 취득 이전부터 설정되어 있던 위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유치권과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담보권 설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718 판결은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그 이후 개시된 강제경매절차의 경락인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
[유치권존재확인][공2013상,539]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가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과 달리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일 필요는 없지만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채무자 소유’일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 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 이와 같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한정하는 취지는,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견련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대한 공익비용적 성질을 가지지 않아도 되므로 피담보채권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상사채권으로 무한정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이미 제3자가 목적물에 관하여 확보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상사유치권의 성립범위 또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사유치권이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대해서만 성립한다는 것은, 상사유치권은 성립 당시 채무자가 목적물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담보가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물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유치권 성립 당시에 이미 목적물에 대하여 제3자가 권리자인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상사유치권은 그와 같이 제한된 채무자의 소유권에 기초하여 성립할 뿐이고, 기존의 제한물권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가치를 사후적으로 침탈하지는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1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현)

【원고, 피상고인】 원고 2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현)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미래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전합동 담당변호사 김형태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6. 16. 선고 2010나28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 1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위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원고 2에 대한 상고에 대하여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과 달리 그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일 필요는 없지만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채무자 소유’일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 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 이와 같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한정하는 취지는,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견련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대한 공익비용적 성질을 가지지 않아도 되므로 피담보채권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상사채권으로 무한정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이미 제3자가 목적물에 관하여 확보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상사유치권의 성립범위 또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사유치권이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대해서만 성립한다는 것은, 상사유치권은 그 성립 당시 채무자가 목적물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담보가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물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유치권 성립 당시에 이미 그 목적물에 대하여 제3자가 권리자인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상사유치권은 그와 같이 제한된 채무자의 소유권에 기초하여 성립할 뿐이고, 기존의 제한물권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가치를 사후적으로 침탈하지는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그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 2가 2004. 7. 7. 명성아이앤디 주식회사(이하 ‘명성아이앤디’)로부터 이 사건 115호 점포를 분양받기로 하는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2004. 9. 3. 그 점포를 사업장소재지로 하여 부동산임대업의 사업자등록을 마친 사실, 원고 2가 위 점포의 분양대금 중 136,667,000원을 납입한 상태에서 명성아이앤디는 2006. 8. 원고 2에게 위 점포를 분양계약의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인도한 사실, 한편 명성아이앤디는 2006. 9. 7. 피고에 대한 대출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위 115호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상가건물 전체 점포에 관하여 피고에게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 및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준 다음 피고로부터 2006. 11. 9. 70억 원을 대출받는 등 2006. 12. 5.까지 합계 75억 원을 대출받은 사실, 피고는 위 대출금의 이자가 연체되자 2007. 5. 8. 위 115호 점포 등에 관하여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친 사실, 그 후 명성아이앤디는 채무초과의 무자력 상태가 됨으로써 이제는 피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고 위 가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을 말소하여 원고 2에게 위 115호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이에 2007. 7. 30. 피고를 상대로 위 가등기 및 본등기에 따른 청산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그 소송 과정에서 2008. 1. 3. 피고 명의의 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말소하기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사실, 피고는 2008. 1. 2. 위 근저당권에 기한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고, 그 경매절차에서 위 115호 점포 등을 낙찰받은 다음 2008. 9. 25.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115호 점포에 대하여 원고 2가 주장하는 상사유치권이 성립하려면 위 115호 점포에 대한 점유 요건 외에 피담보채권의 발생 요건도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고, 또 그로써 근저당권자인 피고에게 대항하려면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시점이 근저당권의 성립 시점보다 앞서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명성아이앤디의 원고 2에 대한 위 115호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됨으로써 원고 2가 주장하는 전보배상청구권이 발생한 것은, 명성아이앤디가 피고에 대한 위 본등기에 의하여 부동산에 대한 권리는 이전되었음을 전제로 그에 따른 청산금청구소송을 제기한 2007. 7. 30.경이라 할 것이고, 그와 달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2006. 9. 7. 이전에 원고 2가 주장하는 상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다른 자료는 없다. 그러므로 원고 2는 선행저당권자이자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낙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위 전보배상청구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 2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115호 점포에 관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상사유치권의 대항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원고 1의 상고에 대하여

원고 1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이 이 사건 111호 및 112호 점포에 대한 위 원고의 상사유치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한 것에 상사유치권의 소멸에 관한 법리오해와 변론주의 위반의 위법이 있다는 것으로, 이는 위 111호 및 112호 점포에 관하여 원고 1의 상사유치권이 존재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로써 대항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1은 2004. 7. 30. 명성아이앤디로부터 이 사건 111호 및 112호 점포를 분양받기로 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다음 2004. 8. 18. 위 각 점포를 사업장소재지로 하여 부동산임대업의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2006. 1. 27. 그 분양대금을 완납한 후 2006. 8.경 위 각 점포를 인도받은 사실을 알 수 있고, 그 밖에 명성아이앤디가 피고에 대한 대출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위 111호 및 112호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상가 건물 전체 점포에 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 및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다음 2006. 11. 9. 70억 원을 대출받는 등 합계 75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제때에 변제하지 못하여 피고가 위 각 점포에 대한 본등기를 마친 사실, 이후 명성아이앤디는 무자력 상태가 되자 위와 같이 피고에게 본등기가 되어 부동산 자체에 대한 권리가 이전된 것을 전제로 하여 청산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바가 있고, 그 후 피고는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위 111호 및 112호 점포 등을 낙찰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은 앞서 원고 2에 대한 부분에서 본 것과 같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1 역시 이 사건 111호 및 112호 점포에 대한 상사유치권으로 피고에 대항하려면 그 유치권 성립일이 피고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일 이전이어야 할 것인데, 원고 1과 명성아이앤디 사이의 분양계약이 이행불능이 되어 원고 1이 그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을 취득한 것은 명성아이앤디가 피고를 상대로 청산금청구소송을 제기한 2007. 7. 30.경이라 할 것이고 기록상 그와 달리 볼 자료가 없는 이상, 위 전보배상청구권에 기한 상사유치권으로써는 선행저당권자이자 그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피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 1이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111호, 112호 점포에 관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위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1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 1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94285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한정하는 취지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가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참조조문】

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공2013상, 539)

【전 문】

【원고, 상고인】 유앤제일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래 담당변호사 박현석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9. 19. 선고 2012나169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과 달리 그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일 필요는 없지만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채무자 소유’일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 이와 같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한정하는 취지는,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견련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대한 공익비용적 성질을 가지지 않아도 되므로 피담보채권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상사채권으로 무한정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이미 제3자가 목적물에 관하여 확보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상사유치권의 성립범위 또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상사유치권이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대해서만 성립한다는 것은, 상사유치권은 그 성립 당시 채무자가 목적물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담보가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물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유치권 성립 당시에 이미 그 목적물에 대하여 제3자가 권리자인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상사유치권은 그와 같이 제한된 채무자의 소유권에 기초하여 성립할 뿐이고, 기존의 제한물권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가치를 사후적으로 침탈하지는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그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 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한국공조기계 주식회사(이하 ‘한국공조기계’라고 한다)는 2009. 9. 2.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사실, 피고는 2009. 1. 1.부터 2010. 5. 31.까지 한국공조기계에 물품을 공급하였는데, 지급받지 못한 물품대금이 257,469,735원인 사실, 피고는 2010. 1. 25. 한국공조기계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중 1층 공장 전부(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를 임차하여 그 무렵 이 사건 공장을 인도받은 다음, 이 사건 공장에서 냉각탑 등을 생산하면서 이 사건 공장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는 한국공조기계의 위 대출금 채무가 연체되자 위 근저당권에 기한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10. 5. 17.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0타경5944호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사실, 피고는 2010. 7. 26. 위 경매절차에서 한국공조기계에 대한 위 물품대금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상사유치권을 신고한 사실, 그 후 원고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위 근저당권과 그 피담보채권을 양수하고 2010. 10. 22. 경매법원에 채권자변경신고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장에 대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상사유치권이 성립하려면 피담보채권의 발생요건과 이 사건 공장에 대한 점유 요건이 갖추어져야 하고, 또 그로써 근저당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하려면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시점이 근저당권의 성립 시점보다 앞서야만 한다. 그런데 한국공조기계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는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점유하기 시작한 것은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후인 2010. 1.경이므로, 피고는 선행저당권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이 사건 공장에 관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장에 관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상사유치권의 대항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39769,39776 판결
[토지인도·위약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에 부동산이 포함되는지 여부 (적극)  

[2]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이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나 손해액의 증명이 불충분한 경우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와 장래 얻을 수 있었을 이익에 관하여 요구되는 증명도 

[3] 수급인이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정산하여야 할 경우, 공사비를 산정하는 방법  

[4] 민법 제673조에서 도급인에게 자유로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수급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한 취지  

【참조조문】

[1] 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2] 민법 제393조, 민사소송법 제202조 [3] 민법 제664조 [4] 민법 제67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공2013상, 539)
[2]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공1992, 1698)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6968 판결(공2004하, 1201)
[3]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다93667 판결
[4]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7296, 37302 판결

【전 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상도134지역주택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정태상)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대명종합건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송기홍 외 1인)

【피고, 상고인】 굿모닝씨티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4. 12. 선고 2011나25031, 250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피고들(반소원고 포함)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의 상고와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대명종합건설의 반소에 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주식회사 대명종합건설(이하 ‘대명’이라 한다)의 상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본소에 관한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점유를 본래의 공시방법으로 하는 동산과는 달리 등기를 공시방법으로 하는 부동산의 점유가 이전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쌍방 간 상행위로 인하여 발생된 모든 채권의 담보로 제공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민사유치권과는 달리 피담보채권과 목적물의 견련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상사유치권을 부동산에 대하여도 인정하게 되면 부동산 거래의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부동산 공시제도의 근간을 뒤흔들게 되므로 상사유치권의 목적물인 ‘물건’에 부동산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 대명의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에 대한 대여금, 구상금, 사업양수도대금 중 미수령액, 사전구상금, 이 사건 도로공사 및 공동주택 공사대금, 이 사건 도로공사 및 공동주택 공사계약의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금, 시공권 부여약정에서 정한 위약금 등의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피고들의 상사유치권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상법 제58조는 “상인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때에는 채권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자기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을 변경·완화하여 채권자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계속적 신용거래를 원활·안전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 사이의 합리적인 담보설정의사를 배경으로 하여 추인된 법정담보물권으로, 민사유치권과 달리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개별적인 견련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으로 한정하고 있어 이러한 제한이 없는 민사유치권과는 차이가 있으나(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 참조), 민사유치권과 마찬가지로 그 목적물을 동산에 한정하지 않고 ‘물건 또는 유가증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에는 부동산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2) 그럼에도 원심은 상사유치권의 목적물인 ‘물건’에 부동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들의 상사유치권 항변을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하고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사유치권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반소에 관한 원고 및 피고 대명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1)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손해의 액수를 판단할 수 있고(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 6968 판결 참조),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때에는 손해액에 관한 증명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석명권을 행사하여 손해액을 심리·판단하여야 하며, 특히 장래의 얻을 수 있었던 이익에 관한 증명에 있어서는 그 증명도를 과거사실에 대한 증명에 있어서의 증명도보다 경감하여 채권자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이익의 증명이 아니라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이익의 증명으로서 족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 대명의 주장과 다른 방식으로 이 사건 도로공사계약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산정한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변론주의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또한 당사자에게 주장책임이 있는 사항에 대하여 법원이 이를 주장하는지 여부를 석명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다8914 판결 참조), 원심이 원고에게 이 사건 도로공사 기성공사대금 624,258,421원과 그 변제를 위하여 원고가 공탁한 698,462,421원의 차액 74,204,000원에 관한 상계 주장을 하는지에 대하여 석명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 대명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1) 수급인이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정산하여야 할 경우에 그 공사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약정된 총공사비를 기준으로 하여 그 금액 중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의 기성고 비율에 의한 금액이 되는 것이지만, 당사자 사이에 기성 부분의 보수에 관한 약정의 존재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와 달리 산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다9366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대명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도로공사계약서에는 피고 대명이 공사를 수행한 부분에 대하여 공사가격내역서의 단가에 의하여 산출한 기성금액을 청구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위 계약서에는 공사가격내역서가 첨부되어 있는 사실, 제1심 감정인은 최초 감정보고서에서 이 사건 도로공사계약이 해제된 2009. 5.경까지 진행된 공사에 위 내역서의 단가를 적용하여 기성공사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를 산정하였고, 이후 사실조회회보서에서 누락된 공사 부분에 위 내역서의 단가를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을 가산하여 기성공사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를 624,458,341원으로, 미완성 부분에 소요될 공사비를 이 사건 도로공사대금 55억 원에서 위 624,458,341원을 공제한 4,875,541,659원으로 각 산정한 다음 기성고 비율을 11.35%로 감정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이 사건 도로공사계약 및 기성고 감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기성고 비율 11.35%를 적용하여 이 사건 도로공사 기성공사대금을 624,258,421원으로 산정한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기성고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민법 제673조에서 도급인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수급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도급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기한 도급계약 해제를 인정하는 대신, 도급인의 일방적인 계약해제로 인하여 수급인이 입게 될 손해, 즉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합한 금액을 배상하게 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7296, 3730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이 사건 도로공사계약의 공사가격내역서에 따라 미완성 부분의 공사대금을 산정한 다음 미완성 부분을 완공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피고 대명이 미완성 부분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 363,007,114원을 이 사건 도로공사계약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민법 제673조에 의한 도급계약 해제 시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본소 부분에는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이 이유 있는 부분에 한하여 파기사유가 있으나, 원심으로 하여금 상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 범위를 다시 심리·판단하여 동시이행의 범위를 다시 정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피고들 패소 부분 전부를 파기하기로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 및 반소에 관한 피고 대명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2) 논의의 현황  


1) 대법원의 태도에 찬성하는 견해(대항력긍정설)  19)   


   종래의 통설적 견해인데, 유치권은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론상으로는 저당권과의 경합이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양자 간에 우열의 문제는 생기지 않으며, 결국 유치권자는 사실상 우선변제를 받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이 견해는 유치권은 저당권의 성립시기와 관계없이 저당권에 우선한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19) 곽윤직·김재형, 물권법(제8판), 338-339면; 김증한·김학동, 물권법(제9판), 박영사, 1997, 539면; 이은영, 물권법(개정신판), 박영사, 2002, 806면.


 2) 대법원의 태도에 반대하는 견해(대항력부정설)  20)  


 ⅰ) 유치목적물에 이미 제3자의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에, 사실상의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는 유치권이 최우선적으로 피담보채권 전액을 변제받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선순위의 담보권자는 예기하지 않은 사정에 의하여 목적물로부터의 우선변제권을 그보다 뒤에 생긴 유치권에 의하여 박탈당하는 지극히 불합리한 사태가 발생하며, ⅱ) 담보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관하여 점유 이외의 공시방법이 없는 유치권이 나중에 성립하였음에도, 사실상의 우선적 지위를 부여한다면 공시주의를 기초로 하는 담보법질서를 동요시킬 염려가 있을 뿐 아니라, ⅲ) 민사집행법 제91조 2항과 제3항이 부동산의 매각으로 유치권이 소멸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과거 용익권에 대하여 소멸근거 규정이 없던 구 민사소송법 하에서도 용익권자보다 후순위인 경매신청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용익권자보다 선순위 저당권자가 있는 경우에는 용익권은 경매로 소멸된다고 해석하고 있었던 점에 근거로, 현행 법규정의 불비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이 소멸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종래의 통설적 견해를 비판하면서, 위 판례는 유치권의 성립 문제가 아니라 효력 문제라는 전제하에, 저당권이 설정된 후의 유치권으로 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 결과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21)   

 20)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412-416면.
 21) 박상언, 앞의 글(각주 3)), 386-387면.


 3) 제한설(유형구분설)  22)   


   저당권 설정 후 압류 전에 유치권이 성립하고 다시 저당권자의 경매신청으로 경락된 경우를 세 유형, 즉 ⅰ) 압류 전에 부동산에 비용을 지출하고 압류 후에 부동산의 점유를 취득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 ⅱ) 압류 전에 부동산을 점유하다가 압류 후에 유익비 등을 지출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 ⅲ) 압류 후에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시작하고 그 후 비용을 지출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로 나누어 검토한다. ⅱ)와 ⅲ)의 경우에는 저당권이 설정되고 난 후에 목적물의 가치를 상승시켜 그 가치가 목적물에 현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 상승된 가치만큼을 유치권자에게 반환시키는 것이 공평의 원리에 타당하고 또 저당권자를 해치지도 않으므로 유치권을 가지고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ⅰ)의 경우에는 저당권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불측의 손해를 입게 되고 채무자와 유치권자의 통모에 의한 담보질서교란행위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다시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대항력 인정 여부를 판단한다. 즉, 저당권에 기한 압류가 있은 후에 임대차 계약 등으로 점유를 취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그 유치권을 가지고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나, 이러한 압류가 있기 전에는 단순히 저당권설정 후에 한 점유라고 하여 그 점유를 불법이라 볼 수 없으므로 유치권이 성립하며 그 유치권은 대항력이 제한되지 아니한다고 한다.  

 22) 김원수, 앞의 글(각주 15)), 695-696면.


Ⅲ. 견해 대립의 지점  


1. 유치권23)의 내용 및 문제점  


(1) 유치권의 내용  


1) 유치권의 의의 및 성립요건  


유치권은, 당사자의 법률행위를 통해 성립되는 질권 및 저당권과 달리 민법 제320조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고, 유치권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ⅰ) 타인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 ⅱ) 적법한 점유, ⅲ)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24) ⅳ) 채권의 변제기 도래ⅴ) 유치권 배제특약의 부존재25)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민법 제320조 참조).   

23) 유치권의 유래와 비교법적 검토에 대해서는, 이진기, 담보물권으로서의 유치권: 유치권의 비판적 해석, 안암법학 제8호, 안암법학회, 1999; 장 건, 유치권의 연혁과 우리 민법상 제정과정에 관한 연구, 부동산학보 제49권, 한국부동산학회, 2012 참고.
24)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 등. 
25) 대법원 2011. 5. 13. 자 2010마1544 결정: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기는 하나 채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채권담보의 수단에 불과하므로 이를 포기하는 특약은 유효하고, 유치권을 사전에 포기한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치권을 사후에 포기한 경우 곧바로 유치권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하며, 채권자가 유치권의 소멸 후에 그 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한다고 하여 여기에 적법한 유치의 의사나 효력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다른 법률상 권원이 없는 한 무단점유에 지나지 않는다(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1174 판결 참조).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
[건물명도][공2007.10.1.(283),1553]

【판시사항】

[1] 민법 제320조 제1항에 정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인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범위 및 민법 제321조에 정한 유치권의 불가분성이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다세대주택의 창호 등의 공사를 완성한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채권 잔액을 변제받기 위하여 위 다세대주택 중 한 세대를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 유치권은 위 한 세대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만이 아니라 다세대주택 전체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채권의 잔액 전부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성립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유치권 제도 본래의 취지인 공평의 원칙에 특별히 반하지 않는 한 채권이 목적물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경우도 포함하고, 한편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하며,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된다.  

[2] 다세대주택의 창호 등의 공사를 완성한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채권 잔액을 변제받기 위하여 위 다세대주택 중 한 세대를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 유치권은 위 한 세대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만이 아니라 다세대주택 전체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채권의 잔액 전부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성립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제1항, 제321조 [2] 민법 제320조 제1항, 제321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재헌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05. 2. 17. 선고 2004나16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 함은, 위 유치권 제도 본래의 취지인 공평의 원칙에 특별히 반하지 않는 한, 채권이 목적물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한다고 할 것이며,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내지는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서울 은평구 ○○1동 (지번 1 생략), (지번 2 생략), (지번 3 생략), (지번 4 생략), (지번 5 생략)의 각 토지 소유자들을 대표한 소외 1은 2002. 2. 1. 소외 2에게 위 각 토지상에 7동 총 56세대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재건축하는 공사를 도급하였고, 피고는 2002년 7월경 위 소외 2로부터 위 재건축공사 중 창호, 기타 잡철 부분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받은 사실, 피고는 2003년 5월경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였는데 위 소외 2가 총 공사대금 267,387,000원 중 110,000,000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157,387,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그 무렵 원심판결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신축된 다세대주택 중 구분소유권의 목적인 한 세대이다. 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을 점유하기 시작하였고, 2003. 5. 13. 위 소외 1에게 공사대금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주택을 포함한 7세대의 주택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한다는 통지를 하였으며,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 나머지 주택에 대한 점유는 상실하고 이 사건 주택만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주택에 대한 공사대금은 합계 3,542,263원인 사실, 한편 원고는 2003. 4. 25.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소외 3 등과 공유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가 2003. 12. 3. 다른 공유자들의 지분을 모두 이전받아 이를 단독소유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는 위 소외 2로부터 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아직 변제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이 남아 있고, 소외 2에 대한 위 공사대금채권은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생긴 채권에 해당하며, 피담보채권의 채무자 아닌 제3자 소유의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피담보채권과 유치물 사이의 견련성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는 소외 2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주택으로 담보되는 피담보채권액에 관하여는, 유치물의 소유자가 제3자인 경우에는 그 제3자의 희생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점에 비추어, 비록 채권자가 적법한 권원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행사범위는 공평의 원칙상 당해 채권과 유치권자가 점유하고 있는 특정한 물건과의 견련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엄격히 제한될 필요성이 있는 점, 민법 제320조 규정의 문언 자체의 해석에 의하더라도 타인 소유의 특정한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자는 그 특정한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에 대하여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이 사건 주택은 구분건물로서 다른 55세대의 주택과는 구별되어 독립한 소유권의 객체가 되는 특정한 부동산인 점 등에 비추어, 독립한 특정물로서의 이 사건 주택을 담보로 성립하는 피고의 유치권은 피고가 시행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나머지 공사대금 전부에 해당하는 157,387,000원이 아니라,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이 사건 주택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 3,542,263원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에 대하여 소외 2로부터 위 3,542,263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할 것을 명하였다. 

3.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앞에서 본, 민법상 유치권에 있어서의 채권과 목적물과의 견련관계 및 유치권의 불가분성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인정 사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공사계약은 위 다세대주택에 대한 재건축공사 중 창호와 기타 잡철 부분을 일괄적으로 하도급한 하나의 공사계약임을 알 수 있고, 또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공사대금은 구분건물의 각 동호수 별로 구분하여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공사 전부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었고, 그 공사에는 각 구분건물에 대한 창호, 방화문 등뿐만 아니라 공유부분인 각 동의 현관, 계단 부분에 대한 공사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위 소외 2가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일부를 지급한 것도 특정 구분건물에 관한 공사대금만을 따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공사의 목적물 전체에 관하여 지급하였다는 사정을 엿볼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이 사건 공사의 공사대금이 각 구분건물에 관한 공사부분별로 개별적으로 정해졌거나 처음부터 각 구분건물이 각각 별개의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였던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피고가 소외 2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공사 목적물(7동의 다세대주택) 전체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은 피고와 소외 2 사이의 하도급계약이라는 하나의 법률관계에 의하여 생긴 것으로서 그 공사대금채권 전부와 공사 목적물 전체 사이에는 견련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2003년 5월경 이 사건 공사의 목적물 전체에 대한 공사를 완성하여 이를 점유하다가, 현재 나머지 목적물에 대하여는 점유를 상실하고 이 사건 주택만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한다고 하는 유치권의 불가분성에 의하여 이 사건 주택은 이 사건 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 잔액 157,387,000원 전부를 담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렇게 보는 것이 우리 민법상 공평의 견지에서 채권자의 채권확보를 목적으로 법정담보물권으로서의 유치권 제도를 둔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내세운 사정만으로 피고의 유치권이 피고가 이 사건 주택 한 세대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 3,542,263원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민법상 유치권에 있어서의 채권과 목적물 사이의 견련관계 및 유치권의 불가분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용담 박일환 김능환(주심)     
대법원 2011. 5. 13.자 2010마1544 결정
[부동산인도명령][미간행]

【판시사항】

[1] 채권자가 유치권 소멸 후에 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하는 경우, 적법한 유치의 의사나 효력이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소극)

[2]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갑이 을과의 계약에 따라 병 부동산에 관하여 공사(‘제1공사’)를 하였고 이후 이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정이 무 등과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위 부동산을 양도하기로 하였는데, 갑이 무 등에게서 위 부동산에 관한 리모델링 공사(‘제2공사’)를 위임받고 진행하였고, 이때 갑이 제1공사를 진행한 뒤 을한테서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과 제2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 내지 부동산의 가치증가로 인한 비용상환청구권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갑이 기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 후이기는 하나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적법하게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경매절차에서 위 부동산을 매수한 자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갑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고, 갑이 주장하는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제2공사를 통해 실제로 부동산의 객관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상승하였다면 갑에게 위와 같은 유치권의 행사를 인정한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거나 적정한 경매절차의 진행이 위법하게 방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3]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1174 판결(공1980, 13082)
[2]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전 문】

【신청인, 상대방】 신청인

【피신청인, 재항고인】 피신청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정진호 외 4인)

【원심결정】 인천지법 2010. 9. 14.자 2010라182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피신청인이 2003. 8. 29. 전 소유자 신청외 1과 사이에 체결한 공사계약에 따라 2004. 6. 18.경까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634,692,298원의 공사비를 투입하여 사우나 시설공사(이하 ‘제1공사’라고 한다)를 한 사실,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신청외 2는 2007. 12. 23. 신청외 3 등과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양도하기로 하였는데, 피신청인이 신청외 3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리모델링 공사를 위임받아 2007. 12. 24.부터 2008. 3. 15.까지 이 사건 부동산의 기존 시설을 철거하거나 개보수하여 그곳에 참숯가마 사우나시설, 헬스시설, 수영장 등을 설치하고 건물 조경을 새로 하는 등의 리모델링 공사(이하 ‘제2공사’라고 한다)를 진행한 사실, 이 사건 부동산은 2007. 10. 29. 기준 감정평가결과 토지 및 건물 합계 89억 1,000만 원으로 평가되었다가 위 리모델링 공사 이후인 2009. 1. 20. 기준 감정평가결과 토지 및 건물 합계 105억 원으로 평가된 사실 등을 인정함으로써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제1공사를 진행한 뒤 신청외 1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과 제2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 내지 이 사건 부동산의 가치증가로 인한 비용상환청구권을 가진다고 전제한 다음, 이에 기초한 피신청인의 유치권 주장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즉, 제1공사대금채권과 관련하여 피신청인이 2007. 8.경 주식회사 에이치케이상호저축은행(이하 ‘신청외 은행’이라고 한다)에게 확정적·절대적으로 유치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제출한 바 있으므로 신청외 은행의 신청에 따라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신청인에 대하여도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고, 제2공사에 따른 공사대금채권 내지 비용상환청구권과 관련하여서는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신청외 은행의 근저당권 실행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20억 원 상당의 거액을 들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제2공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러한 경우까지 위 공사대금채권이나 유익비상환청구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전소유자와의 묵시적 담합 등으로 유치권을 남용하여 담보법 질서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피신청인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먼저 유치권의 포기에 관한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기는 하나 채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채권담보의 수단에 불과하므로 이를 포기하는 특약은 유효하고, 유치권을 사전에 포기한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치권을 사후에 포기한 경우 곧바로 유치권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하며, 채권자가 유치권의 소멸 후에 그 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한다고 하여 여기에 적법한 유치의 의사나 효력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다른 법률상 권원이 없는 한 무단점유에 지나지 않는다( 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1174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피신청인은 2007. 8. 22.경 신청외 은행에 유치권 포기각서를 제출함으로써 제1공사대금채권에 관한 유치권을 상실하였고, 이러한 유치권의 소멸은 위 각서를 제출받은 신청외 은행뿐만 아니라 그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신청인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여기에 재항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유치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3. 다음으로 피신청인의 공사대금채권 또는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기한 유치권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고,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이유가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신청외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 후이기는 하나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적법하게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신청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피신청인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고,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제2공사를 통해 실제로 이 사건 부동산의 객관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상승하였다면 피신청인에게 위와 같은 유치권의 행사를 인정한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거나 적정한 경매절차의 진행이 위법하게 방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제1공사대금채권에 기한 유치권도 비록 피신청인이 2007. 8.경 포기하기는 하였으나 위 유치권의 포기는 신청인이 제공하기로 한 근저당권부 채권양도 등 반대급부를 전제로 한 것으로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신청인이 신청외 2의 소유권 취득 이후 태도를 바꾸어 피신청인에게 약정한 반대급부의 제공 없이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만을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심이 앞서 본 판시 사정만을 들어 피신청인의 공사대금채권 또는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기한 유치권 행사가 오히려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유치권의 대항력이나 이에 관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1174 판결
[가옥명도][집28(2)민,205;공1980.10.1.(641),13082]

【판시사항】

유치권의 포기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의 아버지인 소외 1이 회사에 대한 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회사 소유의 부동산을 피고로 하여금 점유 사용하게 하고 있다가 아무 조건없이 위 부동산을 명도해 주기로 약정하였다면 이는 유치권자가 유치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약정된 명도 기일 이후의 점유는 위 소외 1로서도 적법한 권원없는 점유이다.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명환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강영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0.4.3. 선고 79나239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은 원심 법관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인 바,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여러증거에 의하여, 피고의 아버지인 소외 1은 1976.5.26 소외 한신산업 주식회사와 간에 서울 관악구 (주소 생략) ○○ 아파트 △동 총건평1,851평의 신축내장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그 해 10.말경까지 그 공사를 완성시켰으나 공사 잔대금 9,413,000원을 변제받지 못하였고, 위 소외 1은 그 무렵부터 위 아파트 △동 중의 일부인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가 그의 딸인 피고에게 이를 점유 사용케 하고 있었는데, 소외 회사는 1977.12.5. 위 소외 1에게 액면 금 9,413,000원, 발행일 1977.10.30 지급기일 1977.12.5로 한 약속어음을 작성하고 (이를테면 발행일을 소급 기재한 셈이다) 그에 첨부하여 같은 날자에 즉시 강제집행을 수락하는 취지의 공정증서를 작성 교부하였으며, 한편 위 소외 1은 같은 날자인 1977.12.5. 이 사건 아파트를 1978.1. 말까지 아무 조건없이 명도하고 이사하겠다는 내용의 서면을 작성, 위 회사에 교부하였고, 그 익일채권자 소외 2, 채무자 위 회사간의 부동산 강제경매신청사건의 강제경매 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여 1978.6.17 위 어음금 중 금 1,348,826원을 배당받았던 사실, 이 사건 부동산은 1976.11.18 위 소외 회사 명의로 보존등기가 거쳐졌다가 주식회사 한일은행을 거쳐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넘겨졌던 사실 등을 인정하고 나서 피고의 유치권 주장에 대한 판단으로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당초 위 소외 1이 위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소외 1의 의사에 따라 그 부동산을 점유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위 소외 1이 아무 조건없이 명도를 약정한 1978.1.말 이래의 점유는 위 소외 1로서도 적법한 권원없는 점유로 변하였다고 하겠으니,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그 부동산을 명도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보니,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사유없으며, 그 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유치권포기의 법리오해 등 소론 적시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사유없다. (유치권자가 유치권을 포기하는 경우 그 의사표시만으로써는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논지주장은 부당하며,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피고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조치에는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어 이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병수(재판장) 주재황 유태흥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09상,556]

【판시사항】

[1]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 있어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2] 점유자가 유익비를 지출할 당시 계약관계 등 적법한 점유의 권원을 가진 경우, 그 지출비용 또는 가액증가액 상환의 규준 
(=그 계약관계를 규율하는 법조항이나 법리)  

【판결요지】

[1]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지만 그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참조), 반면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다만 그가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수자금이 무효의 명의신탁약정에 의한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 되는 관계로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명의신탁자의 이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부동산 자체로부터 발생한 채권이 아닐 뿐만 아니라 소유권 등에 기한 부동산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채권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정한 유치권 성립요건으로서의 목적물과 채권 사이의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2] 민법 제203조 제2항에 의한 점유자의 회복자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은 점유자가 계약관계 등 적법하게 점유할 권리를 가지지 않아 소유자의 소유물반환청구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점유자가 유익비를 지출할 당시 계약관계 등 적법한 점유의 권원을 가진 경우에 그 지출비용 또는 가액증가액의 상환에 관하여는 그 계약관계를 규율하는 법조항이나 법리 등이 적용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제320조 제1항, 제741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2] 민법 제203조 제2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공2005상, 393)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공2007하, 1553)
[2]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1다64752 판결(공2003하, 1828)

【전 문】

【원고, 피상고인】 동촌농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남호진)

【피고, 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대구고법 2008. 4. 24. 선고 2006나867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모두 배척하는 한편, 피고 부부가 이 사건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소유할 의사로 소외인과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을 하고 소외인을 내세워 동대구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소외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나아가 소외인과 통모하여 형식상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임차인인 것처럼 가장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에 관한 법령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피담보채권의 견련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사이에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지만 그 명의수탁자는 당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2항 참조), 반면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고, 다만 그가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수자금이 무효의 명의신탁약정에 의한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 되는 관계로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질 수 있을 뿐인바 (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참조), 명의신탁자의 이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부동산 자체로부터 발생한 채권이 아닐 뿐만 아니라 소유권 등에 기한 부동산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채권(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 참조) 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정한 유치권 성립요건으로서의 목적물과 채권 사이의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가 소외인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자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유치권의 성립요건으로서의 채권과 물건 사이의 견련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 및 유치권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주장하는 유익비상환청구권은 민법 제203조 제2항에 의한 것으로서 이는 점유자가 회복자로부터 점유물의 인도청구를 받거나 회복자에게 점유물을 인도하는 때에 발생하고 또 그때 변제기에 이르는데, 피고가 소외인 등 회복자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청구를 받거나 그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유익비상환청구권이 발생하거나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피고가 그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민법 제203조 제2항에 의한 점유자의 회복자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은 점유자가 계약관계 등 적법하게 점유할 권리를 가지지 않아 소유자의 소유물반환청구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 성립되는 것으로서, 점유자가 유익비를 지출할 당시 계약관계 등 적법한 점유의 권원을 가진 경우에 그 지출비용 또는 가액증가액의 상환에 관하여는 그 계약관계를 규율하는 법조항이나 법리 등이 적용된다 (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1다64752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인과의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고 동대구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소외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나아가 소외인과 통모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임차인인 것처럼 가장한 채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사용해 왔다는 것인바, 비록 피고와 소외인 사이의 위 임대차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 할 것이나, 위와 같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매도인인 동대구신용협동조합이 피고와 소외인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는 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 2항에 따라 수탁자인 소외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다 할 것인데(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21123 판결 참조), 소외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대내외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한 후에도 피고는 명의신탁자로서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자라는 인식하에 무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사용해 왔고, 소외인 또한 명의수탁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이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소유라는 인식하에 피고의 위와 같은 점유·사용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결국 피고와 소외인 사이에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무상으로 점유·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의 약정이 있었고 피고가 그러한 약정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해 온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사용하는 중에 지출한 유익비에 관하여 위와 같은 사용대차계약의 당사자인 소외인에게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러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는 그에 관한 당사자의 약정 또는 위 사용대차계약 관계를 규율하는 법조항이나 법리에 의하여 정해진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사용하던 중 소외인과의 협의하에 이 사건 부동산에 도시가스공사, 정원개량공사 등을 하여 공사비용을 지출하였고 위와 같은 공사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가액이 증가하여 현존하고 있는 사실, 위와 같은 공사비용 지출 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고 그 경매개시결정이 송달됨으로써 위 사용대차계약 관계를 계속하기 어렵게 된 사실, 피고는 위 공사비용의 지출로 소외인에 대하여 유익비상환청구권이 있고 그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을 전제로 경매법원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신고를 한 사실, 소외인 또한 위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가 이미 도래하였다는 전제하에, 이를 자신이 피고에게 지급하였어야 하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그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피고에게 작성해 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유익비상환청구권은 위 사용대차계약 관계에 기하여 발생한 것인데, 늦어도 피고가 위 유치권신고를 할 무렵에는 위 계약관계의 당사자인 피고와 소외인의 묵시적인 합의에 의하여 그 계약관계가 이미 종료되었고 위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도 이미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의 유익비상환청구권을 민법 제203조 제2항에 따른 점유자의 회복자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으로만 파악한 나머지 피고가 아직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거나 인도청구를 받지 않은 한 위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하고 만 것은, 점유자가 적법한 점유의 권원을 가지는 경우의 유익비상환청구권의 변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그 변제기가 도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   
서울동부지법 2009. 6. 26. 선고 2008가합13140 판결
[건물명도등] 항소[각공2009하,1362]

【판시사항】

[1]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규정하는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범위 및 유치권의 불가분성이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아파트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사가 공사대금 잔액을 지급받기 위하여 아파트 한 세대를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아파트 공급계약 체결 당시 분양대금이 완납된 세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묵시적인 특별 합의가 있었음이 인정되므로 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는 해당 세대의 미지급 분양대금에 한정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유치권 제도 본래의 취지인 공평의 원칙에 특히 반하지 않는 한 채권이 목적물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경우도 포함하고,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하며,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됨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편, 유치권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으므로, 채권 발생이 여러 개의 물건과 사이에 견련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그 물건의 하나에 관하여 직접 관련되어 발생한 채권에 한하여 유치권을 인정하기로 하는 특별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유치권의 행사는 그 범위로 제한되고, 위와 같은 합의는 명시적인 것은 물론 묵시적인 것으로도 가능하다.  

[2] 아파트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사가 공사대금 잔액을 지급받기 위하여 아파트 한 세대를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아파트 공급계약 체결 당시 시공사가 각 수분양자로부터 해당 세대의 분양대금을 전액 지급받으면 그 세대를 인도하여 주기로 함으로써 다른 세대에 관하여 발생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분양대금이 완납된 세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묵시적인 특별 합의가 있었음이 인정되므로 위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는 해당 세대의 미지급 분양대금에 한정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320조 제1항, 제321조 [2] 민법 제105조, 제320조 제1항, 제32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공2007하, 1553)

【전 문】

【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양 담당변호사 박병휴)

【피 고】 피고 1 주식회사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노원외 1인)

【변론종결】
2009. 4. 17.

【주 문】

1.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로부터 21,148,4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라.

2.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11억 86,650,8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라.

3.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2은 피고들이,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고, 2억 46,621,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3. 25.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09. 3. 25.부터 위 부동산 인도완료일까지 연 2억 37,313,38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 1 주식회사는 2003. 12. 16. 피고 2 주식회사와 사이에, 피고 1 주식회사가 시행자로서 서울 송파구 (이하 생략) 외 5필지 지상에 신축, 분양하는 지하 3층, 지상 20층 규모의 공동주택인 ‘ ○○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신축공사에 관하여 공사금액 154억 2,300원(부가가치세 별도)의 가계약을 체결한 다음, 2005. 5. 18. 공사대금 210억 81,662,200원(부가가치세 별도)[평당 460만 원, 이후 2007. 11. 19. 최종 공사금액 217억 17,413,546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증액되었다]의 본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공사대금의 지급이 지연될 경우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연체이자를 가산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피고 2 주식회사는 2005. 5. 12. 위 공사에 착공하여 2007. 11. 26.경 완공한 다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사용승인을 받았고, 이후 2007. 12. 26. 피고 1 주식회사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나. 원고는 2005. 6. 28.경 피고 1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중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2002호’라고 한다)을 아래와 같이 분양대금 17억 40,718,000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내용의 ○○ 아파트 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피고 2 주식회사는 위 시공사 지위에서 위 계약서에 기명, 날인하였다. 

(1) 분양대금은 17억 40,718,000원으로 하고, 원고는 1회 계약금 1억 74,071,800원은 계약시에, 2회 계약금 1억 74,071,800원은 2005. 9. 15.에, 1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은 2006. 1. 15.에, 2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은 2006. 5. 15.에, 3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은 2006. 9. 15.에, 4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은 2007. 1. 15.에, 5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은 2007. 5. 15.에, 6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은 2007. 9. 15.에, 잔금 3억 48,143,600원은 입주 지정일에 각 납부하되, 피고 1 주식회사가 지정한 은행의 계좌(조흥은행 : 생략, 예금주 : 피고 2 주식회사)에 무통장 입금의 방법으로 납부하여야 하며, 피고 1 주식회사의 직원은 공급금액을 직접 수납하지 않고 원고가 무통장 입금증이 없을 경우에는 공급금액이 납부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공급계약서 제1조 제1항, 제2항, 제6항). 

(2) 입주예정기일 : 2007. 11.(공급계약서 제2조)

(3) 원고는 중도금 및 잔금 지급을 지연하였을 경우 그 연체일수에 다음의 연체요율을 적용한 연체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즉 연체요율은 1개월 미만 연체시에는 연 10.59%,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시에는 연 13.59%,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연체시에는 연 14.59%, 6개월 이상 연체시에는 연 15.59%로 한다. 피고 1 주식회사는 공급계약서에 정한 입주예정기일에 입주를 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기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에 대하여 위 연체요율에 의거하여 원고에게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공금금액 잔여금액에서 공제한다(공급계약서 제11조 제1, 3항). 

다. 이후 원고는 피고 2 주식회사 명의의 위 분양대금 입금계좌에 2005. 6. 28. 1차 계약금 1억 74,071,800원, 2005. 7. 5. 2차 계약금 1억 74,071,800원, 2006. 3. 14. 1차 중도금 1억 74,071,800원 등 합계 5억 22,215,400원을 입금하였다. 

라. 피고 1 주식회사는 2008. 1. 7.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2002호에 관하여 2005. 6. 28.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위 아파트 공사대금을 일부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받을 때까지 유치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하면서 2008. 1. 8. 위 2002호의 현관에 쇠파이프를 용접하여 장애물을 설치한 후 원고를 포함한 다른 사람의 출입을 금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위 2002호를 배타적으로 점유, 관리하여 오고 있다. 

마. 한편, 피고 1 주식회사는 동우개발 주식회사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체로 지정하였고, 이에 위 회사는 2007. 12. 1.부터 2008. 1. 15.까지 45일간을 입주지정기간으로 공고하였다. 

[인정 근거 : 갑 제1 내지 5호증, 을가 제1, 2, 3호증, 을나 제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1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및 쟁점의 정리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위 2002호의 분양대금 17억 40,718,000원 중 5억 22,215,400원은 위 피고 2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였고, 10억 원은 원고의 아버지인 소외 1이 피고 1 주식회사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토지 매매대금 채권 10억 원과 상계하였으며, 1억 65,502,600원은 2008. 1. 8. 피고 1 주식회사에게 이를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가 나머지 분양대금인 5,300만 원(17억 40,718,000원 - 5억 22,215,400원 - 10억 원 - 1억 65,502,600원)을 실제로 지급하지는 않았으나, ① 위 2002호에는 31,851,600원 상당의 미시공 부분 및 하자가 있고, ② 위 2002호의 인도지연으로 위 입주지정기일 만기인 2008. 1. 15.부터 원고가 구하는 2009. 3. 24.까지 공급계약서 제11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지체보상금 2억 67,770,200원이 발생하였으므로, 이를 위 5,300만 원에서 각 공제하면 원고의 위 분양 잔대금은 모두 소멸하였고, 따라서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위 2002호를 인도하고, 2009. 3. 24.까지 발생한 지체보상금 잔액 2억 46,621,800원[2억 67,770,200원 - (분양잔금 53,000,000원 - 미시공 부분 및 하자 보수비용 31,851,600원)]과 2009. 3. 25.부터 위 2002호의 인도완료일까지 연 2억 37,313,380원(15억 22,215,400원 × 0.1559)의 비율로 계산한 지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가 2008. 3. 21.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2008. 1. 8.자 1억 65,502,600원을 반환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피고 1 주식회사가 원고와 사이에, 2002호가 이 사건 아파트의 최상층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다른 호수보다 분양가액을 500만 원 내지 700만 원 높게 책정하는 대신 위 2002호에 설치하기로 약정한 ‘16평 규모의 다락방’을 설치하지 아니한 때문에 위 다락방설치 공사대금으로 위 금액 상당을 원고의 분양대금에서 공제하기로 합의한 때문이었으므로, 위 반환금액을 원고의 지급액에서 공제할 수 없다. 

(2) 피고 1 주식회사의 주장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로부터 2002호의 분양대금 17억 40,718,000원 중 5억 22,215,400원은 실제 지급받고, 10억 원은 원고의 아버지가 피고 1 주식회사에 대하여 갖는 이 사건 아파트 부지의 매매 잔금 10억 원과 상계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를 지급받았다. 피고 1 주식회사가 2008. 1. 8. 원고로부터 위 분양대금 중 1억 65,502,600원을 송금받은 바 있으나, 이후 원고가 이를 직접 피고 2 주식회사에게 공탁하겠다고 하여 위 1억 65,502,600원을 반환하였으므로, 결국 원고로부터 15억 22,215,400원만 지급받은 셈이 되어 미지급 분양대금은 2억 18,502,600원이 되었다(17억 40,718,000원 - 15억 22,215,400원). 또한,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위 2002호에 다락방을 설치하여 준다고 약정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다락방 공사비용이 원고의 분양대금에 반영된 바도 없으며, 1억 65,502,600원 만큼을 위 다락방 공사비용으로 공제하기로 합의한 바 없다. 그리고 위 2002호의 바닥을 ‘대리석’ 마루로 시공하기로 하였으나, 원고의 요청으로 ‘마루’로 대체하면서 그로 인한 공사비용을 원고가 전액 부담하기로 하였으므로 피고 1 주식회사에게 위 마루 부분의 미시공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하자 부분은 이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원고가 위 분양대금 중 2억 18,502,600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이상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위 2002호를 인도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지체보상금도 발생하지 않았다. 

(3) 쟁점의 정리

따라서 이 사건 쟁점은 ① 피고 1 주식회사각 원고에게 2002호에 다락방 공사를 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는지 및 위 다락방 공사대금이 이 사건 계약상의 분양대금에 포함되는 것인지 여부, ② 피고 1 주식회사각 원고에게 1억 65,502,600원을 반환한 것이 위 2002호 분양대금 중 다락방 공사대금에 해당하는 부분을 감액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원고의 요구로 분양대금 수령처인 피고 2 주식회사에게 이를 공탁하겠다고 하여 임시로 반환한 것인지 여부, ③ 위 2002호에 미시공 부분이나 하자가 있는지 여부 및 그 공사금액, 특히 마루시공을 하지 아니한 것이 원고의 요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피고들의 미시공 때문인지 여부 및 위 마루시공에 따른 공사비를 전액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위 공사비를 위 분양대금에서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나. 다락방의 시공약정 여부

먼저, 피고 1 주식회사가 2002호의 분양계약 당시 다락방 공사를 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는지 여부 및 다락방 공사대금이 이 사건 계약상의 분양대금에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4호증, 갑 제15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1 주식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의 분양 당시 평당 1,800만 원 내지 2,000만 원 정도의 가격에 분양가격을 하였는데, 2002호 및 2001호는 이 사건 아파트의 최상층에 위치하는 구조상 ‘16평 규모의 다락방’을 더 설치해 주는 조건으로 분양가를 평당 600만 원씩 증액하여 평당 2,500만 원 정도로 산정하여 이를 분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 및 을가 제3호증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 없다. 

따라서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위 2002호에 대하여 다락방을 별도로 시공해 주기로 약정하였다 할 것이다.

다. 1억 65,502,600원의 반환경위

갑 제5호증의 5, 갑 제6, 8호증, 갑 제16호증의 1, 2, 3,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8. 1. 8. 피고 1 주식회사 명의의 계좌로 분양대금 중 1억 65,502,600원을 송금한 사실, 그런데 피고 1 주식회사는 피고 2 주식회사와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2002호에 다락방을 설치하지 못하게 되자, 원고의 아버지 소외 1의 요구로 2008. 3. 21. 원고 명의의 계좌로 3회에 걸쳐 합계 1억 65,502,600원을 송금하여 반환한 사실, 한편 소외 1은 피고 1 주식회사에게 140억 원 정도를 대여해 준 후 2003. 3. 12. 이 사건 아파트의 부지에 관하여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았는데, 피고 1 주식회사가 위 대여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를 신청하고 그 경매절차에서 2004. 10. 22. 위 각 토지를 낙찰받은 사실, 이후 소외 1은 2005. 2. 23. 피고 1 주식회사에게 위 각 토지를 230억 원에 다시 매도하고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나 위 매매대금 중 10억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이에 피고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소외 3과 위 소외 2는 2005. 2. 23. 소외 1에게 위 10억 원을 연대 지급하기로 하는 각서를 작성하면서 위 각 토지 지상에 피고 2 주식회사를 시공사로 하여 피고 1 주식회사가 시행사로서 주상복합아파트를 신축할 때 맨 위층의 아파트를 분양해 주고 그 분양대금과 위 미지급된 토지대금 10억 원을 상계하여 대체할 수 있기로 약정하였고, 위 같은 날 피고 1 주식회사 및 소외 2는 소외 1에게 액면 10억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교부한 사실, 그 후 원고가 2005. 6. 28. 피고 1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되자, 피고 1 주식회사 및 소외 2는 원고에게 피고 2 주식회사의 동의가 없더라도 위 2002호의 분양대금에서 10억 원을 상계처리하기로 하는 별도의 약정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 없다.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과 시행사인 피고 1 주식회사가 일단 지급받은 아파트 분양대금을 수분양자인 원고에게 다시 반환한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으로 보이는 것인 점, 소외 1과 소외 2는 2003.경부터 이 사건 아파트 부지와 관련하여 금전거래가 있었고 피고 1 주식회사가 소외 1에 대하여 10억 원의 매매대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소외 1 및 원고가 피고 1 주식회사 및 소외 2에 대하여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계약상 피고 1 주식회사는 아파트 분양대금에 대한 관리권이 전혀 없었고 피고 2 주식회사만이 정당한 수납처로 정해져 있었으므로, 수분양자가 피고 1 주식회사에게 직접 분양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피고 2 주식회사에게 법률상 대항할 수 없었음에도, 피고 1 주식회사가 피고 2 주식회사의 의사와 무관하게 원고에 대한 분양대금 10억 원을 자동채권으로 피고 1 주식회사의 소외 1에 대한 10억 원의 토지대금채권과 상계처리하기로 하는 등으로 수분양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분양대금의 책정에 관하여 폭넓은 권한을 행사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1 주식회사가 원고가 분양받은 2002호에 다락방을 설치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그 무렵 위 1억 65,502,600원이 반환된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1 주식회사는 원고와의 사이에서 위 2002호에 다락방 설치공사를 해 주기로 하였다가, 위 설치공사가 못하게 되자, 원고의 분양대금을 위 1억 65,502,600원 만큼 감액하기로 합의하여 이를 원고에게 반환하였다고 판단된다. 

라. 미시공 부분 및 하자 여부

감정인 소외 4의 감정 결과 및 이 법원의 위 감정인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분양받은 2002호에 현재 별지 미시공 및 하자 내역서 기재와 같은 미시공 부분 및 하자가 있고, 위 미시공 부분의 시공 및 하자의 보수를 위하여 합계 31,851,600원 상당이 소요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금액 상당은 원고의 분양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나아가 2002호 거실 바닥의 미시공 부분 상당 공사대금이 원고의 분양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을가 제2호증의 1, 2, 을가 제3호증, 을나 제7호증(입주자 사전점검표, 원고는 위 입주자 사전점검표 말미에 기재된 소외 1이 원고를 대리하여 서명한 사실은 인정하나, 2007. 11. 10. 사전점검을 위해 2002호를 방문하였다가 소외 5 현장소장이 위 입주자 사전점검표에 서명한 후에만 출입이 허용된다고 하여 내용의 기재가 없는 백지 상태의 입주자 사전점검표에 서명을 하였는데, 추후 피고들 측 직원이 임의로 위 백지 부분을 보충하였으므로, 위 서류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외 1이 2002호에 출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용이 백지 상태인 위 입주자 사전점검표에 서명하였다는 것은 위 입주자 사전점검표의 작성 취지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인 것에 속하므로, 백지 상태에서 서명했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와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인데,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그 정황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입주자 사전점검표는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2002호를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의 거실 바닥은 원래 크리마마필 대리석으로 시공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소외 1이 위 2002호 공사현장에 자주 방문하여 피고들에게 ‘대리석은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지고 그릇이 떨어지면 깨져 못쓰게 되므로 직접 원목마루를 깔겠으니 시공하지 말라’고 하여 피고들 직원들이 위 입주자 사전점검표에 ‘마루깔기는 입주자 조회장님( 소외 1)이 방, 거실 전체 입주자 시공예정 2007. 11. 14.’이라고 기재하고 실제로 방, 거실 부분의 마감 공사를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원고 측이 방, 거실 바닥에 관하여 직접 시공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원고 측의 직접 시공으로 인한 공사비의 감소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대금에서 정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므로,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원고 측이 위 거실 및 방 바닥을 대리석으로 시공하지 않고 마루로 시공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공사비의 차액까지 부담하기로 약정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1 주식회사의 위 부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원고는, 2002호의 거실을 ‘이중창’으로 시공하기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홑창’으로 시공되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한 공사비 차액도 분양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거실창을 ‘이중창’으로 시공하기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가 제2호증의 3,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2002호 거실창은 당초부터 ‘홑창’으로 설계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소결

따라서 원고는 피고 1 주식회사에게 위 2002호 분양대금에서 위 지급된 분양대금 등을 공제한 21,148,400원(17억 40,718,000원 - 5억 22,215,400원 - 10억 원 - 1억 65,502,600원 - 31,851,6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1 주식회사는 위 분양잔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위 2002호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으므로 원고로부터 이를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를 인도할 의무가 있고, 이에 위 분양대금을 전액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지체보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피고 2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분양계약의 당사자로서의 청구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 2 주식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 분양사업의 공동시행사로서 피고 1 주식회사와 함께 원고에게 2002호를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그 이후 원고가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그 분양대금을 전액 납부하였으므로,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2002호를 인도하고, 위 인도 지연에 따른 2009. 3. 24.까지의 지체보상금 2억 46,621,800원 및 2009. 3. 25.부터 위 인도 완료일까지 연 2억 37,313,380원의 비율로 계산한 지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2 주식회사

피고 2 주식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 분양사업의 공동시행사가 아니라 시공사에 불과하였는바, 이에 이 사건 계약에 기하여 원고에 대하여 직접 분양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설령 원고가 분양대금을 전액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위 2002호를 인도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2) 판단

피고 2 주식회사가 원고와 피고 1 주식회사 사이의 이 사건 계약서에 이 사건 아파트의 시공사로서 기명, 날인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본 이 사건 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 2 주식회사가 피고 1 주식회사와 이 사건 아파트 공사에 대한 공동시행사 지위에서 2002호에 관하여 원고와 사이에 직접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건물 소유자로서의 청구

(1) 건물인도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가 2002호의 소유자로서 그 점유자인 피고 2 주식회사에게 위 2002호의 인도를 구함에 대하여,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공사대금 잔액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위 잔액을 지급받을 때까지 위 2002호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므로 원고의 위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갑 제5호증의 1 내지 4, 을나 제3,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2 주식회사는 이 사건 아파트의 공사대금 중 원고가 분양받은 2002호와 관련하여서는 그 분양대금 17억 40,718,000원 중 5억 22,215,600원만을 원고로부터 직접 입금받았을 뿐 나머지 12억 18,502,600원은 이를 지급받지 못한 사실,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위 아파트 공사를 최종 공사금액 217억 17,413,546원에 도급받았는바,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는 2008. 10. 31.경 현재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위 공사대금이 55억 21,222,443원 상당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 2 주식회사가 현재 위 2002호를 점유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 함은, 위 유치권 제도 본래의 취지인 공평의 원칙에 특히 반하지 않는 한, 채권이 목적물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한다고 할 것이며,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편, 유치권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는 것이므로, 채권 발생이 여러 개의 물건과 사이에 견련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그 물건의 하나에 관하여 직접 관련되어 발생한 채권에 한하여 유치권을 인정하기로 하는 특별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유치권의 행사는 그 범위로 제한된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합의는 명시적인 것은 물론 묵시적인 것으로도 가능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2 주식회사가 피고 1 주식회사 및 원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계약서에 이 사건 아파트 공사의 시공사로서 기명, 날인하였는데, 위 계약서에 의하면, 수분양자인 원고는 2002호의 분양대금을 시공사인 피고 2 주식회사의 계좌에 전액 입금하여야 하고, 그 계좌에 입금되지 아니한 분양대금은 피고들, 특히 피고 2 주식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분양대금의 지급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가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0, 23호증, 을나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1 주식회사는 2005. 2. 23.경 소외 6 주식회사 및 소외 7 주식회사와 사이에, 피고 1 주식회사가 위 회사들로부터 합계 260억 원을 대출받아 이 사건 아파트 부지 등을 확보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신축하기로 하는 대출계약을 체결한 후, 위 대출금을 이 사건 아파트 부지 구입대금 및 사업비 등으로 지출한 사실, 피고 1 주식회사는 위 대출금과 이 사건 아파트 분양대금 외에는 별다른 자력이 없어 위 각 분양대금으로 이 사건 아파트 공사대금을 지급해 온 사실,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공사대금의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 있었음에도 위 2002호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에 대하여는 그 수분양자들이 해당 분양대금을 전부 납입하자 위에서 주장하는 공사대금 채권에 기한 유치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위 수분양자들에게 해당 세대를 각 인도하여 왔고, 이에 현재 이 사건 아파트 중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세대는 원고가 분양받은 2002호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본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 2 주식회사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들과 사이에, 각 수분양자로부터 해당 세대의 분양대금을 피고 2 주식회사 명의의 입금계좌로 전액 지급받으면 그 세대를 인도하여 주기로 함으로써 원고를 포함하는 수분양자들과 사이에서 다른 세대에 관하여 발생한 공사대금 채권의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분양대금이 완납된 세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묵시적인 특별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피고 2 주식회사가 2002호에 주장할 수 있는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 2 주식회사의 계좌에 위 2002호의 분양대금 17억 40,718,000원 중 5억 22,215,600원을 직접 입금한 사실 및 위 2002호에 미시공 부분 및 하자가 있고, 위 미시공 부분 등을 위하여 31,851,600원 상당의 공사비가 소요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2002호의 분양대금 중 5억 54,067,200원(5억 22,215,600원 + 31,851,6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은 변제되었거나 위 공사비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에 기한 원고의 상계의 의사표시에 따라 소멸하였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2 주식회사가 앞서 본 소외 1의 피고 1 주식회사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 10억 원과 피고 1 주식회사의 원고에 대한 분양대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처리하는 것에 동의한 바 있으므로, 위 10억 원의 상계로써 피고 2 주식회사에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갑 제2호증의 1 내지 18,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4, 2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2 주식회사가 위 10억 원의 상계처리에 동의함으로써 위 금액 상당의 유치권을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위 상계처리는 원고 및 소외 1과 피고 1 주식회사 사이에서만 이루어진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2 주식회사에 대하여 이를 주장할 수 없다), 달리 피고 2 주식회사가 10억 원 상당을 지급받았거나, 2002호에 관하여 위 금액 상당의 유치권을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 2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위 2002호에 관하여 행사할 수 있는 유치권의 피담보채권 범위는 그 분양대금 중 원고로부터 직접 변제받거나 상계주장에 의해 소멸한 액수를 공제한 11억 86,650,800원(17억 40,718,000원 - 5억 54,067,200원)에 한정된다 할 것이므로, 설령 피고 2 주식회사가 피고 1 주식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아파트 공사대금으로서 위 금액을 초과하는 채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위 피고의 유치권 항변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만 이유가 있고, 결국 피고 2 주식회사는 피고 1 주식회사로부터 위 11억 86,650,8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위 2002호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는, 피고 1 주식회사가 2008. 3. 31. 피고 2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공사대금에 관하여 정산 합의하고 그 합의사항을 모두 이행하였으므로, 피고 2 주식회사의 2002호에 대한 유치권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2, 19호증의 각 1, 2, 을나 제3, 8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2 주식회사와 피고 1 주식회사 및 소외 2는 2008. 3. 31. 이 사건 아파트 공사대금의 정산에 관한 협의를 하면서 ‘ 피고 1 주식회사와 연대보증인 소외 2가 피고 2 주식회사에게 위 공사대금으로 32억 5,000만 원을 지급하되, ① 18억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이 사건 아파트 상가 201호, 202호를 대물로 피고 2 주식회사에게 이전하고(위 상가를 28억 원으로 평가하되, 대출금 10억 원은 피고 2 주식회사가 인수한다), ② 5억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피고 1 주식회사는 서울동부지방법원 2007년 금 제5310호로 공탁된 5억 원을 회수하여 이를 피고 2 주식회사에게 지급하며, ③ 4억 5,000만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피고 2 주식회사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던 10세대(201호, 202호, 401호, 501호, 702호, 901호, 1102호, 1803호, 2001호 및 2002호)의 분양대금 일부인 4억 5,000만 원(그 중 2002호의 금액은 5,000만 원이다)을 피고 2 주식회사에게 지급하고, ④ 나머지 5억 원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연대보증인 소외 2가 액면 5억 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발행하되 1년 내에 위 5억 원을 지급하면 위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하여 강제집행하지 않기로 하고, 위 합의에 따른 이행이 완료된 이후에는 이 사건 아파트의 사업비 정산과 관련된 금전관계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갑 제12호증의 1, 이하 위 합의서에 기한 합의를 ‘이 사건 정산합의’라 한다)를 작성한 사실, 그 이후 피고 1 주식회사와 소외 2는 위 정산합의에서 정한 바대로 피고 2 주식회사의 요구에 따라 ① 이 사건 아파트 상가 201호, 202호에 관하여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② 서울동부지방법원 2007년 금 제5310호로 마친 공탁금 5억 원을 회수하여 이를 지급하였으며, ③ 원고 소유의 2002호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의 수분양자들로부터 그 분양대금 합계 4억 원을 지급받아 지급하였고, ④ 소외 2가 액면 5억 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발행함으로써 위 합의사항을 대부분 이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갑 제1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들 및 소외 2는 이 사건 정산합의 당시 ‘본 합의서 내용 중 피고 1 주식회사와 소외 2의 이행사항이 1주일 내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본 합의서는 무효로 한다’고 하였는데(제3조 제5항), 피고 1 주식회사는 현재까지 피고 2 주식회사에게 2002호의 분양대금 중 5,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고, 소외 2 역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한 위 5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정산합의는 그 효력이 없게 되었다 할 것이다.  

다만, 갑 제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8. 8. 29. 피고 2 주식회사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 2008가소213916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다음, 피고 2 주식회사가 원고 소유의 2002호에 관하여 받은 부동산가압류신청이 위법하다고 주장하자, 피고 2 주식회사가 2008. 9. 9. 원고에게 ‘위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취하할 경우 위 2002호에 관한 부동산가압류의 집행해제신청에 동의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면서, ‘귀하의 미납 잔금 5,000만 원으로 인하여 소유권이전절차가 지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체료가 부과된다’는 취지로 통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정산합의는 피고들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들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어서 그 효력 유무와 원고 및 피고 1 주식회사 내지 피고 2 주식회사 사이에 발생한 위 2002호의 분양대금 납부의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내용증명 우편은 피고 2 주식회사가 위 통고 당시 피고 1 주식회사와의 위 정산합의를 존중하여 원고가 5,000만 원을 지급하면 위 2002호에 관한 부동산가압류 집행을 해제하여 위 2002호에 대한 유치권을 포기할 의사가 있음을 원고에게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데, 이후 원고가 이에 따른 피고 2 주식회사의 제의를 거절하여 위 손해배상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나아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렀으므로, 원고로서는 피고들 사이의 이 사건 정산합의나 피고 2 주식회사의 위 내용증명 우편에 의하여 위 2002호에 대한 유치권의 피담보채무가 5,000만 원으로 제한되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지체보상금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 2 주식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2002호를 무단 점유함으로써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피고 1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위 2002호에 관하여 발생한 기왕의 지체보상금 2억 46,621,800원 및 2009. 3. 25.부터 위 2002호의 인도완료일까지 연 2억 37,313,380원의 비율로 계산한 지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 2 주식회사가 위 2002호를 무단점유하고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 2 주식회사는 위 2002호에 관한 적법한 유치권에 의하여 이를 점유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별 지 1] 부동산 목록 : 생략]

[[별 지 2] 미시공 및 하자 내역서 : 생략]

판사   노만경(재판장) 정찬우 김정환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18다301350 판결
[토지인도][공2022하,1356]

【판시사항】

[1] 민법 제321조에서 정한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 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는 상법 제58조의 상사유치권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하나의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여러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그중 일부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 위반행위가 있었던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만 유치권 소멸청구가 가능한지 여부(원칙적 적극)  

[3] 소송계속 중 제3자가 민사소송법 제81조에 따라 소송에 참가한 후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원고가 소송에 남아 있는 경우, 승계로 인해 중첩된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라고 정하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하고,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 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되며, 상법 제58조의 상사유치권에도 적용된다.  

[2] 민법 제324조는 ‘유치권자에게 유치물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여하고, 유치권자가 이를 위반하여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 대여, 담보 제공한 경우에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하나의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여러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그중 일부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행위가 있었던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만 유치권 소멸청구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여러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유치권의 불가분성으로 인하여 각 필지의 토지는 다른 필지의 토지와 관계없이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한다. 이때 일부 필지 토지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여도 나머지 필지 토지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의 담보를 위한 유치권이 존속한다. 같은 취지에서 일부 필지 토지에 대한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유치권 소멸청구가 있는 경우에도 그 위반 필지 토지에 대하여만 소멸청구가 허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② 민법 제321조에서 ‘유치권의 불가분성’을 정한 취지는 담보물권인 유치권의 효력을 강화하여 유치권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이를 근거로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문제 되지 않는 유치물에 대한 유치권까지 소멸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  

③ 유치권은 점유하는 물건으로써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는 법정담보물권이다(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한편 민법 제324조에서 정한 유치권 소멸청구는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채무자 또는 유치물의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유치권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정도에 비례하여 유치권소멸의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또는 소유자 사이의 이익균형을 고려한 합리적인 해석이다. 

[3] 승계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과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다른 다수당사자 소송제도와의 정합성, 승계참가인과 피참가인인 원고의 중첩된 청구를 모순 없이 합일적으로 확정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법 제81조에 따라 소송에 참가한 경우,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원고가 소송에 남아 있다면 승계로 인해 중첩된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21조, 상법 제1조, 제58조 [2] 민법 제320조 제1항, 제321조, 제324조, 상법 제58조 
[3] 민사소송법 제67조, 제70조, 제79조, 제8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공2007하, 1553)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다244835 판결
[3] 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2다46170 전원합의체 판결(공2019하, 2175)

【전 문】

【원고(탈퇴)】 유안타증권 주식회사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금룡조경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 상고인 겸 피상고인】 우리자산신탁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국제자산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송우철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창조토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8. 11. 29. 선고 2017나55650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 우리자산신탁 주식회사에, (1) 원심판결의 별지 제1목록 순번 8 기재 토지상 원심판결의 별지 감정도(2) 표시 중 14, 19, 20, 17, 14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174㎡ (가), (나) 부분 사무실(판넬) 건물 및 21, 22, 23, 24, 21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22㎡ (다) 부분 화장실(판넬) 건물을 각 철거하고, 원심판결의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토지 및 별지 제2목록 순번 4 기재 토지를 인도하며, (2) 주식회사 무송종합엔지니어링으로부터 14,4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심판결의 별지 제2목록 순번 1 내지 3 및 5 내지 47 기재 각 토지를 인도하라. 나.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금룡조경의 청구 및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 우리자산신탁 주식회사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금룡조경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승계참가인 주식회사 금룡조경이 부담하고,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 우리자산신탁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 중 6/10은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 우리자산신탁 주식회사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직권판단을 포함하여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유치권 소멸청구와 그 범위(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 우리자산신탁 주식회사의 상고이유 제1점, 제2점 및 피고의 상고이유) 

가. 관련 법리

1) 민법 제321조는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라고 정하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하고,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나 수 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되며(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 참조), 상법 제58조의 상사유치권에도 적용된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다244835 판결 참조).  

2) 민법 제324조는 ‘유치권자에게 유치물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여하고, 유치권자가 이를 위반하여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 대여, 담보 제공한 경우에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하나의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여러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그중 일부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행위가 있었던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만 유치권 소멸청구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여러 필지의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유치권의 불가분성으로 인하여 각 필지의 토지는 다른 필지의 토지와 관계없이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담보한다. 이때 일부 필지 토지에 대한 점유를 상실하여도 나머지 필지 토지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의 담보를 위한 유치권이 존속한다. 같은 취지에서 일부 필지 토지에 대한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유치권 소멸청구가 있는 경우에도 그 위반 필지 토지에 대하여만 소멸청구가 허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 민법 제321조에서 ‘유치권의 불가분성’을 정한 취지는 담보물권인 유치권의 효력을 강화하여 유치권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이를 근거로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문제 되지 않는 유치물에 대한 유치권까지 소멸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 

다) 유치권은 점유하는 물건으로써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는 법정담보물권이다(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한편 민법 제324조에서 정한 유치권 소멸청구는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채무자 또는 유치물의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유치권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정도에 비례하여 유치권소멸의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또는 소유자 사이의 이익균형을 고려한 합리적인 해석이다. 

나. 이 사건의 판단

1)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이후 그중 일부 필지에 대하여 ○○○○ 및 △△△△로 하여금 각각 주차장 및 차고지로 사용하게 하고 ○○○○과 일부 토지 지상의 현장사무실 및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며 창고를 설치,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 또는 묵인해 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유치권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 측의 유치권 소멸청구로 인하여 유치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유치권이 소멸하는 부분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는 각 필지의 토지에 한정되고, 나머지 필지의 토지에 관하여는 유치권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나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 각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유치권 소멸청구 및 그로 인한 유치권 소멸의 범위, 유치권 소멸청구에서의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의 잘못이 없다. 

2) 그러나 원심판결의 별지 제2목록 순번 4 토지를 유치권이 소멸되는 토지에서 제외한 원심의 판단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은 이 사건 토지 중 원심판결의 별지 감정도(1) 표시 31, 89, 88, 87, 86, 85, 84, 98, 99, 100, 83, 82, 70, 71,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94, 95, 111, 112, 113, 114, 59, 58, 61, 27, 26, 31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6,117㎡ 중 △△△△가 점유하고 있는 (지번 생략) 일부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점유하면서 주차장 영업을 하고 있었던 사실, 위 6,117㎡는 원심판결의 별지 제1목록 순번 1 내지 7 토지와 별지 제2목록 순번 4 토지 중 일부인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원심은 위 별지 제2목록 순번 4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위 7필지 토지만이 위 선내 6,117㎡에 포함된다고 보고, 그에 대한 유치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이유모순의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 승계참가인의 승계참가인(이하 ‘원고 재승계참가인’이라 한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원고 재승계참가인의 상고이유 제3점, 제4점)

원심은 피고가 주식회사 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하 ‘무송’이라 한다)을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토목공사대금 청구소송에서 ‘무송은 피고에게 공사대금 14,4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서 피고의 기성공사 대금은 위 판결 금액인 14,432,000,000원이라고 보아 14,432,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과 유치권이 인정되는 토지인도의 상환이행을 명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동시이행관계에서의 지체책임, 처분문서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변론주의 위반, 채증법칙 위반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직권판단

가. 관련 법리

승계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과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다른 다수당사자 소송제도와의 정합성, 승계참가인과 피참가인인 원고의 중첩된 청구를 모순 없이 합일적으로 확정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법 제81조에 따라 소송에 참가한 경우,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원고가 소송에 남아 있다면 승계로 인해 중첩된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된다(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2다4617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 승계참가인의 항소는 항소장에 항소취지를 밝히지 아니하면서 원심 변론종결에 이르기까지도 이를 보정하지 않아 부적법한 방식으로 제기된 것이고, 제1심판결이 원고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아 불복의 대상이 되는 재판이 없이 항소가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승계참가인의 항소를 각하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후 제1심 소송계속 중 원고 승계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음을 이유로 권리승계를 주장하면서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원고는 소송탈퇴하였다. 

나) 제1심 소송계속 중 원고 재승계참가인은 원고 승계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신탁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음을 이유로 권리승계를 주장하면서 승계참가를 신청하였고, 원고 승계참가인은 원고 재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았다.  

다) 제1심법원은 원고 재승계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임을 전제로 원고 재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였고, 원고 승계참가인의 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2)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송에 남아 있는 원고 승계참가인과 원고 재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되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한 원고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 승계참가인의 항소를 각하한 원심의 판단에는 승계참가에 따른 소송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 재승계참가인의 일부 상고이유를 받아들이는 한편 직권판단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한다.  

피고는 원고 재승계참가인에게, (1) 원심판결의 별지 제1목록 순번 8 기재 토지상 원심판결의 별지 감정도(2) 표시 중 14, 19, 20, 17, 14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174㎡ (가), (나) 부분 사무실(판넬) 건물 및 21, 22, 23, 24, 21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내 22㎡ (다) 부분 화장실(판넬) 건물을 각 철거하고, 원심판결의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토지 및 별지 제2목록 순번 4 기재 토지를 인도하며, (2) 무송으로부터 14,43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9.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심판결의 별지 제2목록 순번 1 내지 3 및 5 내지 47 기재 각 토지를 인도할 의무가 있어 원고 재승계참가인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승계참가인의 청구 및 원고 재승계참가인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하므로,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고, 소송총비용의 부담을 정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민유숙(주심) 천대엽   
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다234043 판결
[유치권방해금지][공2018상,486]

【판시사항】

[1] 유치권 배제 특약의 효력(유효) 및 특약에 따른 효력은 특약의 상대방뿐 아니라 그 밖의 사람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유치권 배제 특약에 조건을 붙일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3]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 방법 

【판결요지】

[1] 제한물권은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자유로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유치권은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정담보물권으로서, 당사자는 미리 유치권의 발생을 막는 특약을 할 수 있고 이러한 특약은 유효하다. 유치권 배제 특약이 있는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은 발생하지 않는데, 특약에 따른 효력은 특약의 상대방뿐 아니라 그 밖의 사람도 주장할 수 있다.  

[2]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유치권 배제 특약에도 조건을 붙일 수 있는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3] 당사자 사이에 약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제320조 [2] 민법 제105조, 제147조, 제320조 [3] 민법 제10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1. 5. 13.자 2010마1544 결정
[3]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공2002하, 1816)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다14115 판결(공2014하, 1463)

【전 문】

【원고, 상고인】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선진종합개발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파산관재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강 담당변호사 김종기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유한회사 프로스페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김능환 외 3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16. 6. 22. 선고 2015나232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한물권은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자유로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유치권은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정담보물권으로서, 당사자는 미리 유치권의 발생을 막는 특약을 할 수 있고 이러한 특약은 유효하다. 유치권 배제 특약이 있는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은 발생하지 않는데, 특약에 따른 효력은 특약의 상대방뿐 아니라 그 밖의 사람도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11. 5. 13.자 2010마1544 결정 등 참조).  

한편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유치권 배제 특약에도 조건을 붙일 수 있는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 약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다14115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성두산업개발(이후 주식회사 남현플러스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성두산업개발’이라 한다)은 포항시 북구 (주소 생략) 외 2필지에 이 사건 건물을 신축·분양하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2008. 7. 30. 주 식회사 선진종합개발(시공사, 이하 ‘선진종합개발’이라 한다), 주식회사 생보부동산신탁(대리사무 수탁자), 사상농업협동조합(대출기관)과 사업약정 및 대리사무계약(이하 ‘이 사건 사업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이 사건 사업약정에서 약정 당사자들은 ‘선진종합개발은 공사대금의 미지급을 이유로 신축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정하였다(제11조 제6항). 선진종합개발은 그 무렵 사상농업협동조합에 시공권 및 유치권 포기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부도, 파산, 회생절차개시 신청, 기타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사유 발생 및 기타 정상적으로 본 사업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본 공사와 관련한 유치권 및 시공권 주장 등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다. 한편 선진종합개발은 회생절차개시 결정과 파산선고를 순차로 받았고, 그 파산관재인이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선진종합개발 관리인 소외인의 원고 지위를 수계하였다. 

3.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선진종합개발이 이 사건 사업약정의 당사자로서 유치권 포기 약정을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공매절차에서 매수한 자로서 위 특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위 약정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사업약정서의 문언과 약정의 목적 등에 비추어 위 약정에 선진종합개발이 주식회사 생보부동산신탁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받기로 하는 조건을 붙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유치권 배제 특약에 따라 원고의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유치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77730 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달라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도 원고에게 유치권 배제 특약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어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4.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대법원 2011. 5. 13.자 2010마1544 결정
[부동산인도명령][미간행]

【판시사항】

[1] 채권자가 유치권 소멸 후에 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하는 경우, 적법한 유치의 의사나 효력이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소극)

[2]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갑이 을과의 계약에 따라 병 부동산에 관하여 공사(‘제1공사’)를 하였고 이후 이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정이 무 등과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위 부동산을 양도하기로 하였는데, 갑이 무 등에게서 위 부동산에 관한 리모델링 공사(‘제2공사’)를 위임받고 진행하였고, 이때 갑이 제1공사를 진행한 뒤 을한테서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과 제2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 내지 부동산의 가치증가로 인한 비용상환청구권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갑이 기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 후이기는 하나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적법하게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경매절차에서 위 부동산을 매수한 자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갑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고, 갑이 주장하는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제2공사를 통해 실제로 부동산의 객관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상승하였다면 갑에게 위와 같은 유치권의 행사를 인정한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거나 적정한 경매절차의 진행이 위법하게 방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3]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1174 판결(공1980, 13082)
[2]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전 문】

【신청인, 상대방】 신청인

【피신청인, 재항고인】 피신청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정진호 외 4인)

【원심결정】 인천지법 2010. 9. 14.자 2010라182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피신청인이 2003. 8. 29. 전 소유자 신청외 1과 사이에 체결한 공사계약에 따라 2004. 6. 18.경까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634,692,298원의 공사비를 투입하여 사우나 시설공사(이하 ‘제1공사’라고 한다)를 한 사실,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신청외 2는 2007. 12. 23. 신청외 3 등과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양도하기로 하였는데, 피신청인이 신청외 3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리모델링 공사를 위임받아 2007. 12. 24.부터 2008. 3. 15.까지 이 사건 부동산의 기존 시설을 철거하거나 개보수하여 그곳에 참숯가마 사우나시설, 헬스시설, 수영장 등을 설치하고 건물 조경을 새로 하는 등의 리모델링 공사(이하 ‘제2공사’라고 한다)를 진행한 사실, 이 사건 부동산은 2007. 10. 29. 기준 감정평가결과 토지 및 건물 합계 89억 1,000만 원으로 평가되었다가 위 리모델링 공사 이후인 2009. 1. 20. 기준 감정평가결과 토지 및 건물 합계 105억 원으로 평가된 사실 등을 인정함으로써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제1공사를 진행한 뒤 신청외 1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과 제2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 내지 이 사건 부동산의 가치증가로 인한 비용상환청구권을 가진다고 전제한 다음, 이에 기초한 피신청인의 유치권 주장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즉, 제1공사대금채권과 관련하여 피신청인이 2007. 8.경 주식회사 에이치케이상호저축은행(이하 ‘신청외 은행’이라고 한다)에게 확정적·절대적으로 유치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제출한 바 있으므로 신청외 은행의 신청에 따라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신청인에 대하여도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고, 제2공사에 따른 공사대금채권 내지 비용상환청구권과 관련하여서는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신청외 은행의 근저당권 실행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20억 원 상당의 거액을 들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제2공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러한 경우까지 위 공사대금채권이나 유익비상환청구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전소유자와의 묵시적 담합 등으로 유치권을 남용하여 담보법 질서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피신청인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먼저 유치권의 포기에 관한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기는 하나 채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채권담보의 수단에 불과하므로 이를 포기하는 특약은 유효하고, 유치권을 사전에 포기한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치권을 사후에 포기한 경우 곧바로 유치권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하며, 채권자가 유치권의 소멸 후에 그 목적물을 계속하여 점유한다고 하여 여기에 적법한 유치의 의사나 효력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다른 법률상 권원이 없는 한 무단점유에 지나지 않는다( 대법원 1980. 7. 22. 선고 80다1174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피신청인은 2007. 8. 22.경 신청외 은행에 유치권 포기각서를 제출함으로써 제1공사대금채권에 관한 유치권을 상실하였고, 이러한 유치권의 소멸은 위 각서를 제출받은 신청외 은행뿐만 아니라 그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신청인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여기에 재항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유치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3. 다음으로 피신청인의 공사대금채권 또는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기한 유치권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고,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이유가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신청외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 후이기는 하나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적법하게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신청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피신청인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고,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제2공사를 통해 실제로 이 사건 부동산의 객관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상승하였다면 피신청인에게 위와 같은 유치권의 행사를 인정한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거나 적정한 경매절차의 진행이 위법하게 방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제1공사대금채권에 기한 유치권도 비록 피신청인이 2007. 8.경 포기하기는 하였으나 위 유치권의 포기는 신청인이 제공하기로 한 근저당권부 채권양도 등 반대급부를 전제로 한 것으로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신청인이 신청외 2의 소유권 취득 이후 태도를 바꾸어 피신청인에게 약정한 반대급부의 제공 없이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만을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심이 앞서 본 판시 사정만을 들어 피신청인의 공사대금채권 또는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기한 유치권 행사가 오히려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유치권의 대항력이나 이에 관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이홍훈 민일영 이인복(주심)   


 2) 유치권의 효력  26)  

26) 여기서 언급한 내용 외에 간이변제충당권(민법 제322조 2항), 과실수취권(민법 제323조 1항), 예외적 유치물사용권(민법 제324조 2항), 비용상환청구권(민법 제325조), 별제권(채무자회생법 제411조) 등도 인정된다.


가) 경매(청구)권과 (평등)변제권  


   유치권은 피담보채권을 전제로 성립하는 담보물권이고, 민법 제322조 1항에 따라 (평등)변제권이 인정되며, 그 피담보채권의 만족을 위해 별도의 집행권원을 갖추지 않아도 유치목적물을 경매에 회부할 수 있는 경매권을 가진다.27)28) 다만, 여기서의 변제권은 우선변제효가 없는 변제권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경매권을 행사한 경우가 아닌 한, 제3자가 경매를 신청한 절차에서 배당을 요구하여 일반채권자로서 배당받는다는 것, 즉, 별도의 집행권원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민사집행법 제148조에 열거된 배당요구권자에 유치권자를 명문으로 규정하지 않은 점에서 확인된다. 다시 말해서 우리 민사집행법은 집행권원을 갖추지 못한 유치권자의 배당요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유치권자에게 사실상 우선변제효를 주겠다는 전제를 가지고 입법되었다고 이해된다.   

27) 구민법에서는 유치권자의 경매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28) 결국 유치권에 기한 경매는 변제를 받기 위한 실질적 경매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으며(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실질적 경매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견해로, 조용현,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인수주의와 소멸주의: 대법원 2011.6.15. 자 2010마1059 결정, 자유와 책임 그리고 동행: 안대희 대법관 퇴임기념, 사법발전재단, 2012, 277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본질에 관해 목적물 유치의 부담에서의 해방은 물론 채권회수의 실효성 확보가 집행법상 입법적 결단으로 제도의 목적이 되었다고 보는 일본의 견해(이상태, 부동산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성질과 절차, 일감법학 제20호, 건국대학교 법학연구소, 2011, 37-38면; 齋藤和夫, 「留置權競賣」考-民執法一九五條の根本問題の檢討-, 慶應義塾大學法學硏究會, 法學硏究80卷12號, 2007.12., 104~109面.)와 마찬가지로, ‘부담해방’과 ‘채권회수’가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동가치적·동비중적으로 병존하는 목적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이해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6.15. 자 2010마1059 결정도 변제를 받기 위한 실질적 경매로 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
[유치권신청에의한임의경매결정에대한즉시항고][공2011하,1437]

【판시사항】

[1] 민법 제322조 제1항에 따른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는지 여부(적극)와 유치권자의 배당순위(=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집행법원이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집행법원은 매각기일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를 기재하여야 하는지 여부 (원칙적 소극)  

[3] 집행법원이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에 매수인이 인수할 부담의 존재에 관하여 매수신청인 등에게 고지하지 않은 중대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매각을 불허하고 원심이 이를 그대로 유지한 사안에서,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인수주의로 진행됨을 전제로 매각을 불허한 집행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결정에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268조는 경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전제로 하여 배당요구의 종기결정이나 채권신고의 최고, 배당요구, 배당절차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점, 민법 제322조 제1항에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채권의 실현·만족을 위한 경매를 상정하고 있는 점, 반면에 인수주의를 취할 경우 필요하다고 보이는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의 존부 및 내용을 조사·확정하는 절차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고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도 두지 않아,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인수주의를 원칙으로 진행하면 매수인의 법적 지위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점,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수주의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집행법원은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위와 같은 법정매각조건과는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  

[2]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진행되는 이상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경우와 같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집행법원이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하지 않은 이상 집행법원으로서는 매각기일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를 기재할 필요없다. 

[3]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매각기일 공고와 매각물건명세서 작성을 하면서 목적부동산이 매각되더라도 그 위에 설정된 제한물권 등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의 기재를 하지 않았고, 이에 집행법원이 경매절차에 매수인이 인수할 부담의 존재에 관하여 매수신청인 등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은 중대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매각을 불허하고 원심이 이를 그대로 유지한 사안에서, 집행법원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이를 인수시키기로 하는 변경결정을 하지 않은 이상 그러한 취지를 매각기일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는 등으로 매수신청인 등에게 고지하여야만 하는 것이 아님에도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인수주의로 진행됨을 전제로 위와 같이 매각을 불허한 집행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결정에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111조, 제268조, 제274조 제1항, 민법 제322조 제1항 [2]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104조 제1항, 제105조, 제106조, 제111조, 제268조, 제274조 제1항, 민법 제322조 제1항 [3]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104조 제1항, 제105조, 제106조, 제111조, 제121조 제7호, 제123조 제2항, 제268조, 제274조 제1항, 민법 제32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6다37908 판결(공2009하, 1963)

【전 문】

【신 청 인】 주식회사 자드건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윤경 외 2인)

【재항고인】 대광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임치용 외 1인)

【원심결정】 서울서부지법 2010. 6. 14.자 2010라66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재항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된 재항고이유보충서는 재항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은 “유치권에 의한 경매와 민법ㆍ상법, 그 밖의 법률이 규정하는 바에 따른 경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322조 제1항에 의하여 실시되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있어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켜 매수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이른바 소멸주의를 취할 것인지, 아니면 매수인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인수하는 이른바 인수주의를 취할 것인지 여부는 경매의 목적이 채권의 회수에 있는가 또는 단순한 환가에 있는가에 따라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경매의 취지와 목적 및 성질, 경매가 근거하는 실체법의 취지, 경매를 둘러싼 채권자와 채무자, 소유자 및 매수인 등의 이해관계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6다37908 판결 참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268조에서 경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서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전제로 하여 배당요구의 종기결정이나 채권신고의 최고, 배당요구, 배당절차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점, 민법 제322조 제1항에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채권의 실현·만족을 위한 경매를 상정하고 있는 점, 반면에 인수주의를 취할 경우 필요하다고 보이는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의 존부 및 내용을 조사·확정하는 절차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고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도 두지 않아,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인수주의를 원칙으로 진행하면 매수인의 법적 지위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점, 인수되는 부담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수주의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유치권자에게 불리해질 수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집행법원은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위와 같은 법정매각조건과는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 . 

그리고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진행되는 이상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경우와 같이 그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집행법원이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하지 않은 이상 집행법원으로서는 매각기일의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를 기재할 필요가 없다. 

2.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집행법원이 2009. 5. 25.경 및 2009. 10. 12.경 각 매각기일의 공고를 하였는데, 이 사건 각 부동산 위의 제한물권 등 부담이 그 매각으로 소멸하지 아니하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가 위 공고의 내용에 포함되지 아니한 사실, 집행법원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매각물건명세서를 작성하면서도 ‘부동산의 점유자와 점유의 권원, 점유할 수 있는 기간’ 등을 기재하는 란에 점포임차인으로 소외 1, 2, 3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로 자드건설을 각 기재하고 ‘비고’란에 ‘자드건설은 유치권자로 경매신청채권자이고, 정호티엘씨, 주식회사 테크원으로부터 각 유치권 신고 있으나 성립불분명’이라고 기재하였을 뿐,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이 매각되더라도 위 각 부동산 위에 설정된 제한물권 등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의 기재를 전혀 하지 아니한 사실, 이에 집행법원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는 매수인이 인수할 부담의 존재에 관하여 매수신청인 등에게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이 사건 매각을 불허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유치권에 의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이 사건 각 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이를 인수시키기로 하는 변경결정을 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그러한 취지를 매각기일의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는 등으로 매수신청인 등에게 고지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유치권에 의한 이 사건 경매가 인수주의로 진행됨을 전제로 이 사건 매각을 불허한 집행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이인복   
대법원 2011. 8. 18. 선고 2011다35593 판결
[건물명도][미간행]

【판시사항】

[1] 민법 제322조 제1항에 따른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는지 여부(적극)와 유치권자의 배당순위(=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 및 집행법원이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정지된 상태에서 목적물에 대한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이 이루어진 경우, 유치권이 소멸하는지 여부(소극) 

[3] 유치권자인 갑의 신청으로 점포 등에 대하여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던 중 근저당권자의 신청으로 점포 등에 대해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유치권에 기한 경매절차는 정지되었고 을이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점포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이후 점포에 대하여 다시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병 등이 점포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안에서,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는 근저당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개시됨으로써 정지되었고 을이 경매절차에서 점포를 낙찰받아 유치권 부담까지 함께 인수받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유치권자인 갑은 공사대금 중 미변제된 부분을 모두 변제받을 때까지 점포를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 제111조, 제268조, 제274조 제1항, 민법 제322조 제1항 [2]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제274조 제2항, 민법 제322조 제1항 [3]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제274조 제2항, 민법 제32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공2011하, 1437)
대법원 2011. 6. 17.자 2009마2063 결정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민중종합건설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1. 4. 7. 선고 2010나4849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2점에 대하여

민법 제322조 제1항에 의하여 실시되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집행법원은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위와 같은 법정매각조건과는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 (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 대법원 2011. 6. 17.자 2009마2063 결정 등 참조). 

그런데 부동산에 관한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고(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는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정지되도록 되어 있으므로(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정지된 상태에서 그 목적물에 대한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이 이루어졌다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진행된 경우와는 달리 그 유치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2004. 11. 16. 유치권자인 피고의 신청으로 이 사건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2004타경41559호로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사실, 위 경매절차의 진행 중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우리은행의 신청으로 이 사건 점포 등에 대해 위 법원 2004타경49041호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이에 따라 위 유치권에 기한 경매절차는 정지된 사실, 소외인은 위 2004타경49041호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낙찰받고 그 매각대금을 납부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이후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다시 위 법원 2008타경10829호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자 원고들이 그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낙찰받고 2009. 7. 16. 그 매각대금을 납부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는 근저당권에 의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됨으로써 정지되었고 소외인은 그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낙찰받아 그 유치권 부담까지 함께 인수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유치권자인 피고는 이 사건 공사대금 중 미변제된 부분을 모두 변제받을 때까지 이 사건 점포를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인도청구를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의 정지 및 유치권 소멸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누락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유치물의 보존행위를 벗어난 사용을 하였 으므로 원고들의 유치권 소멸 청구의 의사표시에 따라 이 사건 점포에 대한 피고의 유치권이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원고들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점포를 훼손하거나 효용을 해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점포를 본점소재지로 등기하고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점포의 보존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사용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유치권 소멸청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9603 판결
[사기미수·위증][공2012하,2098]

【판시사항】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채권을 실제와 달리 허위로 부풀려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한 경우,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는지 여부 (적극)  

【판결요지】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한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마찬가지로 피담보채권액에 기초하여 배당을 받게 되는 결과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채권을 실제와 달리 허위로 크게 부풀려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할 경우 정당한 채권액에 의하여 경매를 신청한 경우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는 법원을 기망하여 배당이라는 법원의 처분행위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행위로서, 불능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27조, 제347조 제1항, 제352조, 민법 제322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국민 외 2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12. 7. 19. 선고 2011노155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3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 3은 법정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2. 피고인 1, 2의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피고인 1에 관한 상고이유보충서, 탄원서 및 피고인 2에 관한 상고이유보충서들 및 의견서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가.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민법 제322조 제1항은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은 “유치권에 의한 경매와 민법, 상법, 그 밖의 법률이 규정하는 바에 따른 경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마찬가지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 2011. 6. 15.자 2010마1059 결정 등 참조). 

원심은, (1)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허위의 공사대금 채권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에 기한 경매를 신청하는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요지의 이 사건 사기미수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2)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① 피고인 3이 운영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가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빌라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그 중 가시설 흙막이공사를 피고인 1이 운영하는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공사대금 2,750만 원에 하도급한 사실, ② 공소외 3 주식회사가 2006. 4. 26.부터 공사를 시작하였다가 2006. 6. 2.경 공사를 중단하자, 피해자는 2006. 7. 11. 공소외 1 주식회사에 위 도급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 ③ 피고인 2는 2006. 8. 4.경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공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 채권을 양수한 다음 공사대금을 2억 460만 원으로 한 공소외 1 주식회사와 공소외 3 주식회사 사이의 하도급계약서를 날짜를 소급하여 새로 작성한 후 공소외 1 주식회사와 공소외 3 주식회사로부터 날인을 받은 사실, ④ 감정 결과 이 사건 빌라신축공사 중 공소외 3 주식회사가 시행한 부분의 적정 공사대금은 46,052,682원인 사실, ⑤ 피고인 2는 피고인 3을 통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였던 공소외 4의 협조를 얻어 “ 공소외 1 주식회사는 피고인 2에게 5억 1,102만 원 및 그 중 1억 5,300만 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받아 이를 근거로 유치권에 기한 경매를 신청하여 경매개시결정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3)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유치물의 매각대금은 유치권자에게 교부되고 유치권자는 피담보채권을 모두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물의 매각대금 위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므로, 정당한 공사대금 채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허위로 공사대금 채권을 부풀린 다음 이를 근거로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하여 매각대금을 교부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전제 아래, 피고인 2가 한 경매신청의 근거가 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허위라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한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마찬가지로 피담보채권액에 기초하여 배당을 받게 되는 결과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채권을 실제와 달리 허위로 크게 부풀려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할 경우 정당한 채권액에 의하여 경매를 신청한 경우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는 법원을 기망하여 배당이라는 법원의 처분행위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행위로서, 불능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유치물의 매각대금은 유치권자에게 교부되고 유치권자는 피담보채권을 모두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물의 매각대금 위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시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사기미수의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담보채권액 등과 관련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에서의 처분행위 또는 재산상 이익, 소송사기죄에서의 구성요건, 실행의 착수 및 기망의 고의, 불능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1은 이 사건 사기미수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도 상고이유를 제기하고 있으나, 원심은, 이 사건 사기미수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판단을 하지 않았으므로, 원심이 심판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은 상고심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다. 

3. 피고인 1의 위증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 1은 이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에 이 부분에 대한 기재가 있을 뿐, 상고이유서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고, 상고장에도 구체적인 이유의 기재가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제출된 것으로 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나) 유치적 효력에 따른 인도거절권능과 “사실상” 우선변제  


   명문규정은 없지만, 유치권은 유치적 효력에 기초한 대세적 인도거절권능과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에 따른 인수주의에 근거하여,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고 사실상 우선변제효를 갖는다. 즉, 유치권이 성립된 부동산이 경매되는 경우 목적물의 매수인은 그 피담보채권을 변제하지 않는 한 그 부동산의 인도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채무 없는 책임을 부담하고,29) 이는 그 실질에 있어서 유치권자가 다른 권리자들에 우선하여 변제받는 결과가 된다.30)   

29) 대법원 2014. 12. 30. 자 2014마1407 결정: 여기에서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부동산상의 부담을 승계한다는 취지로서 인적채무까지 인수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유치권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 뿐이고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20 판결 참조). 
30) 이선희. 앞의 글(각주 3)), 224면. 
대법원 2014. 12. 30.자 2014마1407 결정
[채권압류및추심명령결정에대한즉시항고][미간행]

【판시사항】

[1] 독립성이 없어 그 자체로 처분하여 현금화할 수 없는 권리를 집행의 목적으로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갑 주식회사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법인이 위 부동산을 매수하였고,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로부터 지급받을 공사대금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면서 위 부동산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였는데, 병 회사의 채권자인 정이 ‘병 회사가 위 부동산을 을 법인에 인도해줌과 동시에 을 법인으로부터 지급받을 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한 사안에서, 병 회사의 위 권리가 피압류적격이 있다고 본 원심결정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223조, 제229조 [2]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3]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23조, 제229조, 제26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8. 12. 13. 선고 88다카3465 판결(공1989, 107)
[2]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공1996하, 2809)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20 판결

【전 문】

【채 권 자】 채권자

【채 무 자】 주식회사 푸른종합건설

【제3채무자, 재항고인】 의료법인 성덕의료재단

【원심결정】 부산지법 2014. 7. 10.자 2014라351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한다.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각하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도 독립성이 없어 그 자체로 처분하여 현금화할 수 없는 권리는 집행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8다카3465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집행법 제26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91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부동산상의 부담을 승계한다는 취지로서 인적채무까지 인수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유치권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 뿐이고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20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1) 신청외 주식회사 애듀파워(이하 ‘신청외 회사’라 한다)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울산지방법원 2013타경13193 부동산임의경매 절차에서 제3채무자가 이를 매수한 사실, (2) 채무자는 신청외 회사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공사대금(이하 ‘이 사건 공사대금’이라 한다)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이하 ‘이 사건 유치권’이라 한다)을 행사한 사실, (3) 한편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2가합17175호로 공사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3. 4. 4. 전부 승소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이 2013. 4. 30. 확정된 사실, (4) 채권자가 2014. 4. 8. 위 판결의 집행력 있는 정본에 기하여 ‘채무자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제3채무자에게 인도해줌과 동시에 제3채무자로부터 지급받을 채권’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1) 채무자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진정한 유치권자라 하여도, 채무자로서는 매수인인 제3채무자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이 사건 공사대금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은 없고, 매수인인 제3채무자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 뿐이며, (2) 비록 이와 같이 채무자가 유치권 행사 과정에서 제3채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공사대금에 관한 채권을 소멸시키는 것이고 또한 이 사건 유치권에 의한 목적물의 유치 및 인도 거절 권능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변제에 관한 채무자의 권한은 이 사건 유치권 내지는 그 피담보채권인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과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처분하거나 환가할 수 없는 것으로서, 결국 압류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채무자의 위와 같은 권리가 피압류적격이 있다고 잘못 판단하여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받아들인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피압류채권의 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 김용덕(주심) 고영한   


 (2) 유치권의 문제점  


1) 공시원칙에 불합치  


   민법 제185조는 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하여 성립요건주의를 취하고, 부동산등기법 제3조는 이를 받아 등기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유치권은 민법 제320조 1항에 기한 요건을 갖추면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으로, 별도로 등기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31) 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치권은 사실상 최우선변제적 효력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그 공시방법이 점유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목적부동산에 대한 저당권자 등 제3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 다시 말해서, 유치권은 그 공시의 불완전성 때문에 피담보채권액을 부풀린다든지, 허위의 유치권을 설정한다든지 하는 등의 방법으로 악용될 위험성이 상존한다.32) 대법원도 이러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일정한 요건하에 유치권의 남용을 인정하며, 이 경우 신의칙 내지 권리남용으로서 유치권의 주장을 금지한다.33)  

31) 부동산등기법 제3조도 등기할 수 있는 권리에서 유치권을 제외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의 양도 시에도 등기는 요건이 아니다. 
32) 가장유치권이나 허위유치권과 같이 유치권의 예외성을 악용하는 경우는 현재 대법원이 취하고 있는 권리남용으로 규율하면 족하고, 유치권의 대항력 제한에서 논의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33) 대법원 2011.12.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참고.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2상,168]

【판시사항】

[1] 사실상 최우선순위담보권인 유치권의 제도적 취지와 한계

[2]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이미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는데 채권자가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채무자와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하고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게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이 경우 저당권자 등이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채무자 갑 주식회사 소유의 건물 등에 관하여 을 은행 명의의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2순위 근저당권자인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와 건물 일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던 중 을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신고를 한 사안에서, 병 회사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우리 법에서 유치권제도는 무엇보다도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물건의 점유는 대부분의 경우에 그 사용수익가치를 실현하는 전제가 된다)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그와 같이 하여 유치권은 유치권자의 그 채권의 만족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법상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특히 부동산담보거래에 일정한 부담을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유치권은 목적물의 소유자와 채권자와의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하는 일정한 객관적 요건(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등 참조)을 갖춤으로써 발생하는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이다. 법이 유치권제도를 마련하여 위와 같은 거래상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유치권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그 피담보채권에 특별한 보호가치가 있다는 것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그러한 보호가치는 예를 들어 민법 제320조 이하의 민사유치권의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점유자의 채권과 그 목적물 사이에 특수한 관계(민법 제320조 제1항의 문언에 의하면 “그 물건에 관한 생긴 채권”일 것, 즉 이른바 ‘물건과 채권과의 견련관계’가 있는 것)가 있는 것에서 인정된다. 나아가 상법 제58조에서 정하는 상사유치권은 단지 상인 간의 상행위에 기하여 채권을 가지는 사람이 채무자와의 상행위(그 상행위가 채권 발생의 원인이 된 상행위일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에 기하여 채무자 소유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만으로 바로 성립하는 것으로서, 피담보채권의 보호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이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이른바 견련관계를 요구하는 민사유치권보다 그 인정범위가 현저하게 광범위하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앞서 본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여,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이를 허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2]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 이미 빠졌거나 그러한 상태가 임박함으로써 채권자가 원래라면 자기 채권의 충분한 만족을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에서 이미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유치권의 성립에 의하여 저당권자 등이 그 채권 만족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을 잘 알면서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위와 같이 취약한 재정적 지위에 있는 채무자와의 사이에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키고 그에 기하여 목적물을 점유하게 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하였다면, 유치권자가 그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 또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저당권자 등은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위와 같은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의 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채무자 갑 주식회사 소유의 건물 등에 관하여 을 은행 명의의 1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2순위 근저당권자인 병 주식회사가 갑 회사와 건물 일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던 중 을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신고를 한 사안에서,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병 회사가 건물 일부를 점유하고 있으며, 병 회사의 갑 회사에 대한 채권은 상인인 병 회사와 갑 회사 사이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임대차계약 당시 이미 변제기에 도달하였고 상인인 병 회사가 건물 일부를 임차한 행위는 채무자인 갑 회사에 대한 상행위로 인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병 회사는 상사유치권자로서 갑 회사에 대한 채권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건물 일부를 점유할 권리가 있으나, 위 건물 등에 관한 저당권 설정 경과, 병 회사와 갑 회사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및 체결 후의 정황, 경매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병 회사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을 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건물 등에 관한 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유치목적물을 이전받았다고 보이므로, 병 회사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2]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250조 [3]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2]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산은육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빛 담당변호사 이석종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경남제일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장희석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1. 9. 20. 선고 2011나244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우리 법에서 유치권제도는 무엇보다도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물건의 점유는 대부분의 경우에 그 사용수익가치를 실현하는 전제가 된다)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그와 같이 하여 유치권은 유치권자의 그 채권의 만족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법상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특히 부동산담보거래에 일정한 부담을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나. 유치권은 목적물의 소유자와 채권자와의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하는 일정한 객관적 요건(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등 참조)을 갖춤으로써 발생하는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이다. 

법이 유치권제도를 마련하여 위와 같은 거래상의 부담을 감수하는 것은 유치권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그 피담보채권에 특별한 보호가치가 있다는 것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그러한 보호가치는 예를 들어 민법 제320조 이하의 민사유치권의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점유자의 채권과 그 목적물 사이에 특수한 관계(민법 제320조 제1항의 문언에 의하면 “그 물건에 관한 생긴 채권”일 것, 즉 이른바 ‘물건과 채권과의 견련관계’가 있는 것)가 있는 것에서 인정된다. 나아가 상법 제58조에서 정하는 상사유치권은 단지 상인 간의 상행위에 기하여 채권을 가지는 사람이 채무자와의 상행위(그 상행위가 채권 발생의 원인이 된 상행위일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에 기하여 채무자 소유의 물건을 점유하는 것만으로 바로 성립하는 것으로서, 피담보채권의 보호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이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이른바 견련관계를 요구하는 민사유치권보다 그 인정범위가 현저하게 광범위하다. 

다. 이상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앞서 본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여,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이를 허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 이미 빠졌거나 그러한 상태가 임박함으로써 채권자가 원래라면 자기 채권의 충분한 만족을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에서 이미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유치권의 성립에 의하여 저당권자 등이 그 채권 만족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을 잘 알면서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위와 같이 취약한 재정적 지위에 있는 채무자와의 사이에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키고 그에 기하여 목적물을 점유하게 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하였다면, 유치권자가 그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 또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저당권자 등은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위와 같은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의 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한국산업은행은 영환물산 주식회사(이하 ‘영환물산’이라 한다)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2003. 3. 31. 영환물산 소유의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및 이 사건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에 관하여 공장저당법에 의한 근저당권으로서 채권최고액 일본국법화 7억 5천만 엔으로 된 제1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영환물산이 2008. 12. 19.부터 위 대출금채권에 대한 이자의 납부를, 같은 달 31일부터 대출금의 상환을 각 연체하자, 한국산업은행은 2009. 2. 18. 영환물산에 “2009. 1. 30.자로 대출금에 대한 기한이익이 상실되었음”을 통지한 후 2009. 4. 13. 대출금채권 71억여 원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위 제1순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및 위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09타경16352호). 부산지방법원은 같은 달 14일 임의경매개시결정을 하였으며, 같은 달 15일 임의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졌다(이하 ‘이 사건 경매’라고 한다). 

한국산업은행이 2009. 11. 26.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유동화전문회사인 원고에게 위 제1순위 근저당권 및 그 피담보채권을 양도하고, 같은 날 위 법률의 규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이를 등록함과 아울러 영환물산에게 채권양도통지를 함에 따라 원고는 위 경매사건에서 한국산업은행의 경매절차상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한편 한국산업은행의 의뢰에 따라 한국감정원이 실시한 감정평가에 의하면 2007. 5. 2.을 기준으로 이 사건 건물의 가액은 5,160,703,800원, 위 건물 부지의 가액은 2,595,400,000원, 위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의 가액은 598,260,000원이고, 부산 사하구는 2008. 11. 6. 영환물산의 재산세 체납을 이유로 이 사건 건물의 부지를 압류하였다.  

(2) 피고는 영환물산에 대한 대출금채권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2004. 6. 7. 영환물산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등 같은 목적물에 관하여 공장저당법에 의한 근저당권으로서 채권최고액 13억 원으로 된 제2순위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한편 피고는 2006년 12월경부터 2008년 1월경까지 사이에 영환물산에게 한도거래약정에 따라 약 7억 3천만 원을 대출하였고, 그 담보로 영환물산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에 냉동보관하는 영환물산 소유의 고등어·삼치·오징어 등 수산물을 양도담보로 제공받고 이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08. 7. 15. 영환물산으로부터 송부받은 재고확인서를 토대로 양도담보로 제공받은 위 수산물에 대하여 재고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도담보의 목적물인 수산물이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2008. 7. 17. 영환물산 및 그 연대보증인인 영환물산 대표이사 소외 1에게 담보부족분에 대하여 해당 담보를 제공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상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 후 영환물산이 2008년 11월 중순경부터 피고에게 대출금에 대한 이자의 지급을 연체함으로 인하여 피고와 영환물산이 체결한 여신거래약정에 따라 영환물산의 피고에 대한 대출금 등 채무가 모두 기한이익을 상실하여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에도 영환물산은 위와 같은 피고의 추가 담보제공 또는 상환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3) 이에 피고는 양도담보로 제공받은 수산물의 보관 및 출고를 직접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2008. 12. 15. 영환물산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일부(이하 ‘이 사건 유치목적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임대차기간 2년, 보증금 없이 월 임료를 300만 원으로 하되, 임대차 개시일로부터 3개월 간은 월 임료를 150만 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위 임대차계약 당일 자신의 직원인 소외 2를 파견하여 현재까지 위 소외 2를 통하여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다. 피고는 2009. 5. 14.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대하여 유치권신고를 하였다. 

나. 원심은 우선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대하여 피고에게 유치권이 있음을 인정하였다. 즉 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진 2009. 4. 15. 이전에 피고와 영환물산 사이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때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직원을 통하여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는데, 피고의 영환물산에 대한 대출금채권은 상인인 피고와 영환물산 사이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위 임대차계약 당시 이미 변제기에 도달하였고, 또한 상법 제47조에 의하여 상인인 피고가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임차한 행위는 채무자인 영환물산에 대한 상행위로 인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는 상사유치권자로서 영환물산에 대한 대출금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이 사건 유치목적물을 점유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상사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상사유치권자가 그 목적물의 점유를 취득하게 된 상행위가 상인 간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유치권의 발생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상사유치권자의 권리행사는 유치권의 남용에 해당되어 그 유치권의 성립 이전에 정당하게 성립한 담보물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등으로 전제한 다음,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서 나타나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저당권의 설정 경과, 피고와 영환물산 사이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그 내용 및 체결 후의 정황, 이 사건 경매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한국산업은행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이전받았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가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받아들였다. 즉 ① 영환물산은 피고에 대하여 이미 2008년 11월 중순경부터 대출금의 이자 납부를 연체하고 있었고, 부산 사하구가 2008. 11. 6. 영환물산의 재산세 체납을 이유로 이 사건 건물의 부지를 압류하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인 2008. 12. 15.경 영환물산이 제1순위의 근저당권자인 한국산업은행에 대하여도 대출금 상환을 이미 연체하였거나 조만간 연체하리라는 사정 및 이로 인하여 한국산업은행이 곧 이 사건 건물 등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경매신청을 하리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금융기관인 피고로서는 영환물산이 한국산업은행에 대하여 연체하고 있는 위 제1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71억여 원으로서 이 사건 건물의 감정가액인 51억여 원을 초과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과 그 부지 및 이 사건 건물에 설치된 기계기구를 포함한 감정가액인 83억여 원에 근접한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③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보증금 없이 월 임료 300만 원에 체결되어 통상적인 임대차계약에 비하여 임대료가 지나치게 낮게 정하여진 것이다. ④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영환물산으로부터 취득한 양도담보물인 수산물을 이 사건 유치목적물에 보관하다가 2009년 12월경 위 담보물을 모두 처분한 이후에는 이 사건 유치목적물이 비어 있는 상태로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 외에는 피고의 영업에 별다른 필요가 없다고 여겨진다. ⑤ 피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09. 4. 21. 근저당권자로서 권리신고를 한 후 2009. 5. 14. 동일한 피담보채권에 관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상법 제58조, 민사집행법 제91조, 나아가 유치권이나 저당권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다53462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고의적으로 작출하여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유치권 행사가 허용되는지 여부  (소극)   

[2] 저당권 등 담보물권이 설정된 후 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취득한 채권자가 민사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3] 주식회사 등이 을과 호텔신축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완료하였으나 을이 공사대금을 완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회사가 을에게 금전을 대여하면서 위 호텔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고, 그 후 갑 회사 등이 을로부터 호텔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던 중 병 회사가 신청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를 주장한 사안에서, 갑 회사 등이 병 회사의 신청에 의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을로부터 호텔을 인도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갑 회사 등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제1항 [3] 민법 제2조, 제320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공2012상, 168)
[2] 대법원 1965. 3. 30. 선고 64다1977 판결(집13-1, 민87)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흥국생명보험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스피드보안시스템 외 10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심)

【환송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판결

【원심판결】 대전고법 2014. 7. 8. 선고 (청주)2014나6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10의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10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피고 10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① 2004년경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토지 위에 호텔을 신축하려는 소외 1과 이 사건 건물 신축 및 토목, 포장 등 공사 각 부문에 관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10은 소외 1과 호텔에 사용되는 커튼, 이불, 베개, 침대커버 등의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2005. 2.경까지 피고 10은 5,224만 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고 나머지 피고들은 해당 공사를 모두 완료하였는데, 소외 1은 그 채무를 완제하지 못하여 피고들은 2006. 11.경 기준으로 원심 판시와 같은 합계 11억 2,950만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 ③ 소외 1은 2005. 2. 1.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그 무렵부터 호텔영업을 하였는데, 2006. 11.경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경매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피고들은 2006. 11. 18. 회의를 개최하여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을 행사하기로 한 사실, ④ 이에 따라 피고 주식회사 스피드보안시스템의 당시 대표이사인 소외 2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아 건물 벽면에 유치권 행사중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부착하고, 2006. 11. 30. 소외 3에게 이를 보증금 2,000만 원, 월 차임 200만 원, 기간 2006. 12. 4.부터 2009. 12. 3.까지로 정해 임대하여, 소외 3이 이 사건 건물에서 호텔영업을 하고 있는 사실, ⑤ 피고들은 소외 1을 상대로 위 각 공사대금 및 물품대금 합계 1,181,744,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7. 11. 2. 전부 승소하였고 판결이 확정된 사실, 한편 ⑥ 원고는 2005. 9. 22. 소외 1에게 19억 원을 변제기 2006. 9. 22., 이율 연 7.5%로 정하여 대여하고 그 담보로 같은 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24억 7,000만 원으로 된 원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사실, ⑦ 소외 1은 2006. 4.경부터 위 대여금 이자 지급을 연체하여 원고는 그 무렵부터 수 회에 걸쳐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 신청 여부를 검토하였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각하여 이 사건 대여금을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소외 1의 요청에 따라 임의경매 신청을 보류하였으나 그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사실, ⑧ 원고는 2006. 11. 9. 소외 1에게 ‘2006. 11. 15.까지 이 사건 대여금을 변제하지 않으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겠다’는 취지의 경매실행예정통지문을 보냈고, 2006. 12. 21.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06. 12. 26.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사실, ⑨ 그 경매절차에서 2008. 2. 12.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현황조사가 이루어졌는데, 당시 피고들은 소외 3을 통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토대로,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게 된 경위, 그 무렵 소외 1의 재산상태, 피고들과 소외 1의 관계,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기까지의 경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은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았다고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와 같은 판단에 따라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피고들의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인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유치권제도와 관련하여서는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유치권의 최우선순위담보권으로서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전체 담보권질서에 관한 법의 구상을 왜곡할 위험이 내재한다. 따라서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평가되는 유치권제도 남용의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피고 10(물품대금채권을 갖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이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곧 개시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인도받았다는 사정을 들어 위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목적물에 관하여 채권이 발생하였으나 채권자가 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그에 관하여 저당권 등 담보물권이 설정되고 이후에 채권자가 목적물에 관한 점유를 취득한 경우 채권자는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취득한 민사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65. 3. 30. 선고 64다1977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참조),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피고들의 유치권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여 유치권제도를 남용한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원심이 원용한 앞의 2011다84298 판결의 사안에서는 후순위근저당권자가 상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킨 후 그에 기하여 근저당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취득하고 이를 선순위근저당권자에게 주장함으로써 고의적으로 유치권을 작출하여 그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신의칙 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사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은 채 오로지 위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민사유치권 행사와 관련한 신의칙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다만 원심은 피고 10에 대하여, 그의 유치권 행사가 나머지 피고들과 같은 이유에서 신의칙 위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을 인용하여 ‘위 피고는 상사유치권자에 불과한데 상사유치권자는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는 선행저당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 어느 모로 보나 원고의 위 피고에 대한 유치권 부존재 확인 청구는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피고 10은 상사유치권자로서 선행저당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하여 위 피고는 아무런 상고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위 판단 자체에 별다른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결국 위 피고에 대한 원심의 결론은 다른 점을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정당하다. 

4. 이에 원심판결 중 피고 10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10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와 위 피고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위 피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창석 조희대(주심)    


 2) 경매의 실효성 저해  


   민사집행법은 부동산의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자에게 신고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으며, 설령 유치권자가 신고하더라도 그 내용의 진실 여부에 대하여 심리하는 절차를 따로 마련해두고 있지 않다.34) 또한 유치권이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되는 경우, 매각진행단계에서는 매수희망자의 입찰포기와 경매절차의 지연현상이 발생하고, 매각단계에서는 매각가격의 저감현상이 발생하며, 배당단계에서는 선순위채권자게 불측의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성을 저해하게 된다. 

34) 장건, 부동산 경매절차상 유치권자의 이해관계인 지위, 민사집행법연구 제8권, 한국민사집행법학회, 2012, 196면 이하에서는, 이를 매각절차상 지위에 관한 문제점과 권리신고금액에 관한 문제점으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집행관의 실질적 조사권 부여와 현황작성보고서 작성의 현실화를 제안하고 있다.


 2.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의 해석론  

제91조(인수주의와 잉여주의의 선택 등)  
① 압류채권자의 채권에 우선하는 채권에 관한 부동산의 부담을 매수인에게 인수하게 하거나, 매각대금으로 그 부담을 변제하는 데 부족하지 아니하다는 것이 인정된 경우가 아니면 그 부동산을 매각하지못한다. 
② 매각부동산 위의 모든 저당권은 매각으로 소멸된다. 
③ 지상권ㆍ지역권ㆍ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ㆍ압류채권ㆍ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
④ 제3항의 경우 외의 지상권ㆍ지역권ㆍ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매수인이 인수한다. 다만, 그중 전세권의 경우에는 전세권자가 제88조에 따라 배당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된다.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   


(1) 전면적 인수주의  


   원칙적으로 유치권이 설정된 부동산이 제3자에 의해 경매되는 경우, 유치권은 그 성립과 동시에 대세적 효력을 갖는 법정담보물권이라는 점과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이 인수주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 기초하여 유치권의 부담은 당연히 매수인에게 승계된다.35) 그 근거로, ⅰ) 유치권은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물권법상 일반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권리라는 점, ⅱ) 유치권 자체가 부동산담보거래에 일정한 부담을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마련된 제도라는 점ⅲ) 만약 유치권이 경매에서 소멸한다면 실체법상 우선변
제권이 없는 유치권자로서는 집행권원을 갖추어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비율로 배당받거나 배당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어 담보물권으로서의 이익이 침해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유치권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주장한다.36) 다만, 이 경우 유치권자에게는 직접적으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으나, 매수인이 물적 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사실상의 우선변제권을 갖는 결과가 된다.37)   

35) 이는 대법원 2005.8.19. 선고 2005다22688 판결이 나오기 이전 민법학계의 통설적 입장이다. 다만, 민사소송법 학계 및 민사집행법 학계에서는 종래에도 유치권의 대항력을 무제한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다툼이 있었다.
36) 주석민사집행법 Ⅲ(윤경 집필부분), 한국사법행정학회, 2012, 340면.
37) 대법원 1996.8.23. 선고 95다8713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건물명도등][공2005.9.15.(234),150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점유자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강명진 외 2인)

【피고(선정당사자),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3. 30. 선고 2004나5845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피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1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평산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평산기계공업의 채권자인 소외 1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1이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평산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평산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선정당사자)가 위 유치권에 기한 대항력의 근거 중 하나로 적시하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는 유치권의 경우 매수인이 그 부담을 인수한다고 하는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여기서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처럼 경매부동산의 압류 당시에는 이를 점유하지 아니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가 압류 이후에 경매부동산에 관한 기존의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뒤늦게 채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위 법리에 비추어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민법상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유치권의 성립에 있어서 채권과 점유 사이의 견련관계를 요하지 아니한다 하여 점유 없이도 유치권이 성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달리 위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한 이상 위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이미 유치권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정자 1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위 선정자가 제출한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당사자 선정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되었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공사대금][집44(2)민,127;공1996.10.1.(19),2809]

【판시사항】

[1] 물건에 대한 점유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공사금 채권에 기한 공장 건물 유치권자가 경락인에 의한 부당한 점유 침탈을 원인으로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유치권자의 점유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3] 유치권자가 경락인에 대하여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점유라고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 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공장 신축공사 공사잔대금채권에 기한 공장 건물의 유치권자가 공장 건물의 소유 회사가 부도가 난 다음에 그 공장에 직원을 보내 그 정문 등에 유치권자가 공장을 유치·점유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경비용역회사와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용역경비원으로 하여금 주야 교대로 2인씩 그 공장에 대한 경비·수호를 하도록 하는 한편 공장의 건물 등에 자물쇠를 채우고 공장 출입구 정면에 대형 컨테이너로 가로막아 차량은 물론 사람들의 공장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하고 그 공장이 경락된 다음에도 유치권자의 직원 10여 명을 보내 그 공장 주변을 경비·수호하게 하고 있었다면, 유치권자가 그 공장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유치권자의 점유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3] 민사소송법 제72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608조 제3항은 경락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변제할 책임이 있다'의미는 부동산상의 부담을 승계한다는 취지로서 인적 채무까지 인수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유치권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 뿐이고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92조, 제204조[2] 민법 제192조, 제320조, 제328조, 제664조[3] 민사소송법 제608조 제3항, 제728조, 민법 제3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37710 판결(공1993상, 92)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23821 판결(공1995하, 2777)

[2] 대법원 1993. 4. 23. 선고 93다289 판결(공1993하, 1532)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6202, 16219 판결(공1995하, 3395)

【전 문】

【원고,상고인】 동아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구 외 1인)

【피고,피상고인】 비사벌전선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병호)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4. 12. 30. 선고 94나96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원심판결 별지목록 제1. 기재의 토지 및 제2. 기재의 공장 건물의 반환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가 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만운의 상고이유보충서 기재의 상고이유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1990. 8. 3. 소외 주식회사 통일전선(이하 통일전선이라 한다)으로부터 원심판결 별지목록 제2. 기재의 공장 건물(이하 이 사건 공장 건물이라 한다)의 신축공사를 공사대금 4,096,400,000원에 수급하여 1991. 7. 31. 공사를 마쳤고, 같은 해 8. 28. 이 사건 공장 건물에 관하여 위 통일전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으나, 같은 해 10. 20.경 위 통일전선으로부터 공사잔대금 2,266,400,000원의 지급을 위하여 교부받은 약속어음이 결제되지 않아 위 통일전선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공사잔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실, 그런데 위 통일전선이 1992. 7. 14. 부도를 내고 도산하자 이 사건 공장 건물과 위 별지목록 제1. 기재의 토지(위 공장 건물과 위 토지를 합하여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 대한 제1순위 근저당권자인 소외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이 사건 공장에 관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같은 달 28. 위 지원에서 임의경매개시결정을 하고, 그 다음날 그 등기가 경료된 뒤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같은 해 11. 2.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경락받은 다음 같은 해 12. 2. 위 지원으로부터 부동산인도명령을 받아 같은 해 12. 4. 위 통일전선을 상대로 하여 이 사건 공장에 대한 인도집행을 한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장을 완공하고서도 위 공사잔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이 사건 공장을 유치·점유하려고 원고의 현장사무실을 이 사건 공장 정면에 설치하여 두었다가 위 통일전선이 원고의 승인아래 이 사건 공장에서 시험가동을 시작하고 준공식(1991. 10. 26.)을 준비하면서 1991. 10. 20.경 원고에게 위 공사잔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약속어음을 교부하여 주자, 그 무렵 위 현장사무실을 당시 위 통일전선이 추가로 계획하고 있었던 후속공사장 옆으로 이전하고 위 통일전선이 이 사건 공장을 점유·관리하면서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갔는데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여 사실상 위 통일전선에게 이 사건 공장을 현실인도한 사실, 그러다가 위 통일전선이 위에서 본 것처럼 부도를 내고 도산하여 이 사건 공장에 관하여 임의개시결정이 나고, 그 직원들이 출근하지 아니하자 원고는 뒤늦게 1992. 9. 16.경 이 사건 공장에 직원 한두 명을 보내 그 정문 등에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을 유치·점유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같은 해 10. 3.경부터는 용역경비원 4인으로 하여금 주야 교대로 2인씩 이 사건 공장에 대한 경비·수호를 하도록 하는 한편 같은 해 10. 15.에는 이 사건 공장의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워 두고 그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하고,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경락받은 뒤 같은 해 11. 20.경부터는 원고의 직원 10여 명을 보내 이 사건 공장 주변을 경비·수호하게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이 사건 공장에 관하여 생긴 채권인 위 공사잔대금채권을 지급받지 못하여 위 공사를 마친 후로도 계속하여 유치권자로서 이 사건 공장을 점유하여 오다가 위 인도집행 다음날인 1992. 12. 5. 피고에 의하여 점유를 침탈당하였는바, 피고는 이 사건 공장의 경락인으로서 민사소송법 제608조 제3항에 의하여 그 경락목적물인 이 사건 공장의 유치권자인 원고에게 유치권에 의하여 담보된 위 공사잔대금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고, 또 점유침탈자로서 점유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공장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위 공사잔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교부받은 약속어음이 결제될 때까지 이 사건 공장을 유치·점유할 계획이었을지라도 위 통일전선이 이 사건 공장을 점유·관리하면서 조업을 하는 것을 방치하여 사실상 이 사건 공장을 현실인도한 이상 원고가 그 동안 이 사건 공장을 점유하여 왔다고 볼 수가 없고, 또 위 통일전선의 부도 이후 원고가 위 인정과 같이 이 사건 공장을 경비·수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공장에 대한 위 통일전선의 점유권을 빼앗아 독점적, 배타적인 점유권을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원고가 위 공사를 마친 후에도 계속하여 이 사건 공장을 유치·점유하여 왔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성 있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공사대금청구와 이 사건 공장의 반환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점유라고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 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고, 점유회수의 소에 있어서는 점유를 침탈당하였다고 주장하는 당시에 점유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만을 살피면 되는 것인바,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위 통일전선이 부도가 나고 난 다음에 이 사건 공장에 직원을 보내 그 정문 등에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을 유치·점유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소외 한국보안실업 주식회사와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경비원으로 하여금 주야 교대로 2인씩 이 사건 공장에 대한 경비·수호를 하도록 하는 한편 이 사건 공장의 건물 등에 자물쇠를 채우고 공장 출입구 정면에 대형 컨테이너로 가로막아 차량은 물론 사람들의 공장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하고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경락한 다음에도 원고의 직원 10여 명을 보내 이 사건 공장 주변을 경비·수호하게 하고 있었다면 원고가 이 사건 공장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과연 원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장을 수호·경비할 당시에 위 통일전선의 직원이 이 사건 공장에 상주하면서 공장을 관리하고 있었는지의 여부, 원고가 용역경비원으로 하여금 공장을 수호·경비하도록 하였다면 그 경비의 내용이 어느 정도인지의 여부, 이 사건 공장 건물의 시정상태와 그 열쇠를 누가 소지하고 있었는지의 여부 등을 좀더 밝혀 보고, 만약 원고의 점유가 인정된다면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에게 점유를 침탈당한 것인지의 여부까지도 나아가 살핀 다음 원고의 이 사건 공장의 반환청구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만연히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공장의 반환청구를 배척하였으니 점유회수의 소에 있어서의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칠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 논지는 이유 있다.  

3. 한편 민사소송법 제728조에 의하여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608조 제3항은 경락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부동산상의 부담을 승계한다는 취지로서 인적 채무까지 인수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유치권자는 경락인에 대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 뿐이고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가사 원고가 이 사건 공장 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그 채무자가 아닌 경락인인 피고에 대하여 위 공사잔대금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를 달리하지만 원고의 위 공사잔대금 청구를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유치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소론 주장과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하여 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4. 이에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공장의 반환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유치권확인][공2009상,158]

【판시사항】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판결요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외 2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강경협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권기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8. 8. 21. 선고 2007나176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다778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가 허위채권에 기한 것일 경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하락시켜 경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치권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만을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만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와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2. 9. 27.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소외 회사가 2003. 9. 2.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04. 5.경까지 이 사건 건물을 찜질목욕탕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행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일부를 도급받아 시행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2004. 6. 9.경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사실, 그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7. 15.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달 19.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으며 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6. 1. 10. 이 사건 건물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유치권을 부정하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점유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들은 그 유치권 취득 이전부터 설정되어 있던 위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유치권과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담보권 설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718 판결은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그 이후 개시된 강제경매절차의 경락인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갑 소유의 점포를 을 주식회사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이 점포 인도를 구하는 것과 별도로 을 회사를 상대로 점포에 대한 유치권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2] 저당권설정등기나 가압류등기 또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3] 저당권 설정 후 취득한 유치권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소멸하는지 여부  (원칙적 소극)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민사소송법 제250조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3]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 제5항

【참조판례】

[2][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2]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신원종합건설 (소송대리인 변호사 명완식)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8. 25. 선고 2009나111212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이 부분에 관한 소를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부분에 관하여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 부분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확인의 소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는바(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4115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원고 소유의 이 사건 점포를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점포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원고의 소유권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유효하고 적절하게 제거하는 직접적인 수단이 되므로 이와 별도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유치권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소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본안에 나아가 심리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2. 점포인도청구 부분에 관하여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살펴본다.

가. 판단누락 주장에 관하여

(1)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어디까지나 경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이미 그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그 취득에 앞서 저당권설정등기나 가압류등기 또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먼저 되어 있다 하더라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자기의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소외 1 소유의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2005. 4. 1. 가압류채권자 소외 2의 가압류등기가, 2005. 7. 27. 대한민국(처분청 동수원세무서)의 체납처분압류등기가, 2005. 12. 6. 용인시 기흥구의 체납처분압류등기가 각각 마쳐진 사실, ② 소외 1이 2006. 9. 14. 이 사건 점포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인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하여 피고가 유치권을 취득한 사실, ③ 근저당권자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신청에 의하여 2006. 12. 15. 이 사건 점포에 관한 부동산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6. 12. 19. 경매개시결정등기가 이루어진 사실, ④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원고가 이 사건 점포를 매수하여 2008. 7. 16. 대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가압류등기와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소외 1이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하였다고 하여도 그 점유 이전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이루어진 이상, 피고는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점포에 관한 가압류등기와 체납처분압류등기 후에 소외 1이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은 가압류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점포를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판단누락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원심이 피고의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판단누락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저당권과 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고, 그 성립시기가 저당권 설정 후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2005. 1. 5. 이후인 2006. 9. 14. 피고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점포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저당권과 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유치권 포기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가 2005. 1. 5.경 소외 1로부터 공사대금으로 3억 1,800만 원만을 지급받은 상황에서 소외 1로 하여금 이 사건 상가 점포의 상당수를 처분하도록 한 것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유치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유치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채증법칙 위반 주장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 부분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를 파기하고, 이 부분은 대법원에서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하여, 이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관한 소를 각하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소송총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대법원 2017. 2. 8.자 2015마2025 결정
[부동산인도명령][미간행]

【판시사항】

[1]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사건에서 매수인은 상대방의 점유사실만 소명하면 되는지 여부(적극) 및 점유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소명하여야 하는지 여부 (적극)  

[2]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후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가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인지 여부 (소극)  

[3] 점유보조자에 관하여 규정하는 민법 제195조에서 정한 ‘기타 유사한 관계’의 의미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제324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제94조, 제136조 제1항 [3] 민법 제192조, 제195조 

【참조판례】

[2] 대법원 2002. 11. 27.자 2002마3516 결정(공2003상, 220)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6694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3]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전 문】

【재항고인】 재항고인

【원심결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1. 24.자 2015라158 결정

【주 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사건에서는 매수인은 상대방의 점유사실만 소명하면 되고, 그 점유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대방이 소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에서 그의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는 직접점유이든 간접점유이든 관계없지만, 유치권자는 채무자 또는 소유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그 목적물을 타인에게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민법 제324조 제2항 참조), 유치권자의 그러한 임대행위는 소유자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소유자에게 그 임대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1. 27.자 2002마3516 결정,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6694 판결 등 참조). 

한편 점유보조자는 가사상, 영업상 기타 유사한 관계에 의하여 타인의 지시를 받아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하는 사람으로서(민법 제195조) 타인의 지시를 받지 아니하고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점유자(민법 제192조)와 구별되며, 여기서 점유보조자에 관한 ‘기타 유사한 관계’는 타인의 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야 할 관계로서 사회관념상 점유를 보조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등 참조). 

2.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업무수탁기관 주식회사 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타경10530호로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대한 임의경매 신청을 하여 2014. 5. 7. 경매개시결정을 받았고, 2014. 5. 1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졌다(위 임의경매를 이하 ‘이 사건 경매’라 한다). 

나. 주식회사 지원산업(이하 ‘지원산업’이라 한다)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1) 2012. 1. 5. 주식회사 청호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이 속한 아파트 전체의 창호 및 잡철공사를 하도급받아 2012. 7. 31. 공사를 완료하였는데 공사대금 145,095,000원을 지급받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2014. 5. 27. 유치권신고를 하였고, (2) 2014. 11. 26.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대리인(점유보조자)으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정서를 제출하였다. 

다. (1) 재항고인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2015. 3. 11.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2015. 4. 15. 그 매각대금을 납부하였고, 같은 날 피신청인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지원산업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고,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감사 소외인과 함께 2012. 12.경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은 기각되어야 한다고 다투고 있다. 

라. 피신청인은 지원산업의 감사인 소외인의 계모인데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하였고, 소외인은 2015. 4. 30. 이 사건 부동산에 동거인으로 전입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2014. 5. 29.자 이 사건 부동산의 현황조사서에는, 피신청인이 임차인으로서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하여 위 현황조사 시점인 2014. 5. 20.까지 계속 거주하고 있고, 차임은 월 500,000원이며,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는 미상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마. 한편 재항고인은 이 사건 신청과 별도로 2015. 4. 22. 지원산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타인125호로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하였는데, 제1심은 2015. 6. 2. 위 신청을 기각하였으나, 항고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5라157호)은 2015. 7. 22. 피신청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지원산업에 대하여 인도명령을 하였으며, 그 인도명령에 대한 지원산업의 재항고(대법원 2015마1212호)가 기각되어 2015. 11. 20.경 확정되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신청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이 유치권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지원산업을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피신청인이 2012. 12. 11. 이 사건 부동산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위 현황조사 시점인 2014. 5. 20.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고 있었음은 알 수 있으나, 그 사정만으로는 과연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관리하여 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비록 피신청인이 지원산업의 감사인 소외인의 계모이고, 소외인은 재항고인의 이 사건 부동산 소유권 취득 후 이 사건 부동산에 피신청인의 동거인으로서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달리 보기 어려우며, 그 밖에 피신청인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소명자료가 없다. 

오히려 위 현황조사서에는 피신청인이 임차인으로서 임료를 지급하면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여 왔다고 되어 있으므로,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여 왔다 하더라도 이는 지원산업과 독립하여 임차인으로서 점유하여 왔다고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피신청인이 유치권자임을 주장하는 지원산업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하였다 하더라도, 소유자로부터 승낙을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임차의 효력을 소유자에게 주장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피신청인의 점유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매수인인 재항고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신청인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이전부터 지원산업의 점유보조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왔다고 잘못 인정하고, 그 전제에서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지원산업의 유치권이 일응 소명되었다고 판단하여 재항고인의 이 사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기각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 및 점유보조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1다253710 판결
[건물인도][공2023상,361]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갑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갑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을이 갑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갑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관하여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갑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2]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부터 유치권을 이유로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채무자와 일정 기간 동안 변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갑 주식회사가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를 하였다가, 이후 갑 회사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제기되어 그 소송에서 갑 회사에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는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을이 갑 회사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왔으므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갑 회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된 점,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갑 회사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을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갑 회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갑 회사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갑 회사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집행법 제83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2] 민사집행법 제83조, 제85조,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4조, 민법 제32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4상, 897)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시훈 외 1인)

【피고, 상고인】 아주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동화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조영선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1. 6. 24. 선고 2020나489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다음과 같은 사실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가. 이 사건 주택 일부 구분건물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피고는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인 2010. 8.경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구분건물 5채의 출입구에 유치권 행사 및 점유 사실에 대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시정장치를 한 후 점유를 시작하였고, 2010. 8. 24. 개시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유치권 신고를 하였으며, 원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 

나. 집행법원의 2010. 8. 24. 자 현황조사명령에 따른 현황조사보고서에는 피고가 공사대금채권으로 유치권을 행사하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이 사건 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근저당권을 이전받은 근저당권자들의 파산관재인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51086)에서 위 법원은 2017. 2. 7. 피고가 점유 중인 이 사건 부동산 포함 구분건물 5채에 관하여 683,093,736원의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2017. 2. 25. 확정되었다. 

라. 위 항소심판결 선고 후 속행된 경매절차에서 피고는 다시 유치권 신고를 하였고 2019. 3. 12. 진행된 매각기일에서 원고가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었다. 

마.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납부하고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유치권이 있어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2. 원심은, 피고와 채무자가 2010. 8. 6.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10. 9. 6.로 유예한 사실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2010. 8. 24. 마쳐진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당시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등 참조). 다만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 아래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하여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온 이 사건에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을 경우,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피고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집행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되기도 하였으며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되어 매수인 등이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작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원심으로서는, 변제기 유예 전에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적이 있고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유치권을 취득한 것인지 등을 더 심리하여 피고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변제기 유예로 경매개시결정 당시 피고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유치권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박정화 노태악 오경미(주심)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2다34543 판결
[건물명도][미간행]

【판시사항】

[1] 물건에 대한 점유의 의미와 판단기준

[2] 하도급 공사업자들이 점유하는 건물에 대하여 경락인이 잠금장치를 임의로 교체하고 적법하게 집행되지 아니한 부동산인도명령문을 공고하는 방법으로 공사업자들의 건물침입을 막았다면 경락인이 건물에 대한 공사업자들의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192조, 제204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23821 판결(공1995하, 2777)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참조(공1996하, 2809)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법률 담당변호사 박인호)

【원 고】 합자회사 삼보전력

【원고2의승계참가인, 피상고인】 원고 2의승계참가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태진식품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시수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2. 5. 22. 선고 2001나2713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각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고 있었는지 여부

점유라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고, 점유회수의 소에 있어서는 점유를 침탈당하였다고 주장하는 당시에 점유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만을 심리하면 되는 것이다 (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들은 소외 1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원고 1이 이 사건 건물의 열쇠를 보관하면서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였으며, 1998. 4. 14. 소외 1 및 이 사건 건물 부지 소유자인 소외 2(소외 1의 아버지이다)로부터 이 사건 건물 및 부지를 담보로 제공하여 제1, 제2 금융권이나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차용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기도 한 사실, 원고들은 이 사건 건물을 임대하여 공사대금에 충당하고자 임대 및 분양광고 전단지를 제작하여 배포하기도 하였고, 소외 1이 삼성생명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건물 3층 80평을 임대함에 있어서도 원고 1이 참석하여 직접 임대보증금을 받아 공사대금에 충당한 사실, 원고들 및 하도급 공사업자들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된 1998. 6. 말경부터는 이 사건 건물 1층의 숙실, 경비실, 사무실 등에 침구와 간단한 취사도구를 가져다 놓고 그 곳에서 숙식하였으며, 또한 이 사건 건물 외벽 전, 후면에 이 사건 공사대금이 해결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과 소외 1의 채권자들인 문막농협, 서원주농협 등을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부착하고, 1층 유리창 등에 '경매하는 사람들 보아라. 공사노임 10억 원을 해결하지 않으면 경매하여도 권리행사를 할 수 없으며 노임이 해결되지 않을 시 칼부림이 날 것이다.'는 내용의 글을 써 붙였고, 위 현수막 등은 1999. 10. 말경까지도 그대로 부착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 1은 1999. 10. 말경 주식회사 지 에프 맨파워의 직원인 소외 3이 이 사건 건물의 출입문과 경비실 등의 잠금장치를 교체하자 소외 3으로부터 그 열쇠를 빼앗고, 잠금장치 교체를 지시한 피고의 관리이사인 소외 4에게 항의하기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에 터잡아 원고들은 적어도 1998. 6. 말경부터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의 주장과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1998. 8. 17.자로 집행관이 작성한 현황조사보고서에 이 사건 건물 중 임차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소유자가 점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거나, 원고들이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유치권자로 신고하지 아니하고 일반채권자로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신청을 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피고가 원고들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를 침탈하였는지 여부

나아가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주식회사 지 에프 맨파워는 1999. 10. 6. 삼보상호신용금고와 이 사건 건물의 경비 및 방호업무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직원인 소외 3 외 1인을 이 사건 건물에 파견하여 이 사건 건물의 경비 및 방호업무를 담당하게 한 사실, 소외 3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1999. 10. 말경 열쇠업자인 소외 5에게 의뢰하여 사람들이 주로 드나드는 주출입문인 이 사건 건물의 뒷문과 경비실의 잠금장치를 교체한 사실, 그런데 원고 1이 소외 3으로부터 위 교체된 잠금장치의 열쇠를 빼앗고 피고의 관리이사 소외 4에게 항의한 사실, 피고는 그 직후 다시 이 사건 건물의 모든 잠금장치를 교체하고, 1999. 10. 28.자 원주지원의 부동산인도명령문을 관리사무실 벽면 유리와 1층 로비 통로 우측 유리벽면과 기둥벽면 3, 4군데에 붙인 후 원고들과 하도급 공사업자들 및 소외 1의 동생인 소외 6 등에게 '법원에서 인도명령을 받아왔기 때문에 공사관계자나 건축주 누구도 앞으로 출입하지 말아라.'고 말하였고, 그 이후 원고들과 하도급 공사업자들은 이 사건 건물에 출입하지 못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이 1999. 10. 말경에는 단순한 경락인(그나마 경락허가결정이 확정되지도 아니한 상태였다)에 불과하였던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잠금장치를 임의로 교체하고, 적법하게 집행되지도 아니한 부동산인도명령문을 공고하는 방법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건물 출입을 막았다면, 피고가 그 무렵 원고들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고 판단하였는바,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점유침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기타

그 외 상고이유보충서상의 제척기간에 관한 주장은, 이 사건 소가 원고들이 점유를 침탈당한 때로부터 1년 이내인 2000. 8. 18.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유 없음이 분명하고, 압류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은 원심에 이르기까지는 제출한 바 없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제출된 상고이유서에서도 하지 아니한 주장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9530 판결
[유치권부존재][공2009하,1754]

【판시사항】

[1] 물건에 대한 점유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지급명령에서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  (=10년)

[3]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10년으로 연장된 경우, 유치권이 성립된 부동산의 매수인이 종전의 단기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1] 점유라고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 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민사소송법 제474조, 민법 제165조 제2항에 의하면, 지급명령에서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하는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된다.  

[3] 유치권이 성립된 부동산의 매수인은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시효로 인하여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원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나,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채무자의 채무와는 별개의 독립된 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채무자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10년으로 연장된 경우 매수인은 그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연장된 효과를 부정하고 종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을 원용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92조, 제204조 [2] 민사소송법 제474조, 민법 제165조 제2항 [3] 민법 제16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공1996하, 2809)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수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정희)

【원심판결】 광주고법 2009. 4. 29. 선고 2008나510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변호사 김형수의 상고이유 제3점 및 변호사 김형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점유라고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 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피고들이 2003. 8. 29. 현장사무실에서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기로 결의한 다음 건물경비업체를 통하여 이 사건 건물의 방범활동을 하도록 하고, 피고들의 직원들이 현장사무실에 상주하도록 하면서 주차장 외벽 등에 현수막을 걸고 건물임차인들의 영업과 서로 배치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건물을 점유·관리하였다고 보아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절차 개시 전에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기 시작하였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점유의 개시 및 적법성추정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2. 변호사 김형수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74조, 민법 제165조 제2항에 의하면, 지급명령에서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하는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 1의 소외 주식회사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는 2003. 3. 31. 무렵이고 소멸시효기간은 변제기로부터 3년인데, 위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피고 1이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04. 9. 25. 확정됨으로써 위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확정된 지급명령과 그 소멸시효기간 연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변호사 김형수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유치권이 성립된 부동산의 매수인은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시효로 인하여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원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나,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채무자의 채무와는 별개의 독립된 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채무자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10년으로 연장된 경우 매수인은 그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연장된 효과를 부정하고 종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을 원용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의 목적물을 매수한 원고는 그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채권이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은 자에 해당하여 소멸시효의 완성을 원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들과 소외 주식회사 사이의 확정된 지급명령이나 민사조정법에 의한 조정성립에 따른 소멸시효기간 연장의 효과를 부정하고 종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인 3년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기간 연장의 효과가 미치는 인적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차한성(주심)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다61424,61431 판결
[펜스철거등·건물명도][공2012상,501]

【판시사항】

[1] 점유회수의 소에서 말하는 ‘점유’의 의미 및 간접점유의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갑 등이 을 주식회사가 소유하는 건물 정문과 후문 입구 등에갑 등이 점유, 유치 중인 건물임. 관계자 외 출입을 금함’이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부착하였는데, 그 중 건물 2층 일부는 직접점유하고 나머지 부분은 을 회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 병 등이 직접점유하였던 사안에서, 임차 부분에 관하여도 갑 등과 병 등의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하여 갑 등의 점유회수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점유자가 점유의 침탈을 당한 때에는 그 물건의 반환 등을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204조 제1항 참조). 이러한 점유회수의 소는 점유를 침탈당하였다고 주장하는 당시에 점유하고 있었는지만을 살피면 되는 것이고, 여기서 점유란 물건이 사회통념상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 사이의 시간적·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점유회수의 소의 점유에는 직접점유뿐만 아니라 간접점유도 포함되나, 간접점유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간접점유자와 직접점유를 하는 자 사이에 일정한 법률관계, 즉 점유매개관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유매개관계는 직접점유자가 자신의 점유를 간접점유자의 반환청구권을 승인하면서 행사하는 경우에 인정된다.  

[2] 갑 등이 을 주식회사가 소유하는 건물 정문과 후문 입구 등에 ‘갑 등이 점유, 유치 중인 건물임. 관계자 외 출입을 금함’이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부착하였는데, 그 중 건물 2층 일부는 직접점유하고 나머지 부분은 을 회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 병 등이 직접점유하였던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임차 부분의 직접점유자인 병 등에게 반환청구권을 갖는 자는 병 등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던 을 회사뿐이므로 위 임대차계약은 갑 등과 병 등 사이의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할 기초가 될 수 없는데도, 갑 등이 을 회사와 함께 건물 관리에 관여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하면서 임차 부분에 관하여도 갑 등의 점유회수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 간접점유의 성립요건인 점유매개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92조, 제204조 제1항 [2] 민법 제192조, 제204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공1996하, 2809)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4 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이찬효 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인 담당변호사 나병영)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1. 7. 5. 선고 2010나7805, 78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건물 중 원고들이 직접점유하는 2층 일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에서 원고들의 직접점유가 인정된 이 사건 건물 중 2층 일부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2층 일부 부분을 원고 2를 통하여 사무실로 직접점유하고 있던 사실, 피고가 원고들의 점유를 침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점유회수청구권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 중 2층 일부 부분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들에게 이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원심에서 원고들의 간접점유가 인정된 이 사건 건물의 나머지 부분

점유자가 점유의 침탈을 당한 때에는 그 물건의 반환 등을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204조 제1항 참조). 이러한 점유회수의 소에 있어서는 점유를 침탈당하였다고 주장하는 당시에 점유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만을 살피면 되는 것이고, 여기서 점유라고 함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그리고 점유회수의 소에 있어서의 점유에는 직접점유뿐만 아니라 간접점유도 포함되는 것이기는 하나, 간접점유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간접점유자와 직접점유를 하는 자 사이에 일정한 법률관계, 즉 점유매개관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유매개관계는 직접점유자가 자신의 점유를 간접점유자의 반환청구권을 승인하면서 행사하는 경우에 인정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정문 및 후문 입구 등에 ‘원고들이 점유, 유치 중인 건물임. 관계자 외 출입을 금함’이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부착하고, 소외인을 통하여 이 사건 건물의 당시 소유자인 주식회사 인컴유나와 협의하여 이 사건 건물 중 원고들이 직접점유하는 2층 일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그 중 일부를 임대하거나 임차인들로부터 공과금, 관리비 등을 받아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간접점유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건물 중 제3자에게 임대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간접점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원고들과 직접점유자인 임차인들 사이에 점유매개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임차인들과의 임대차 계약은 당시 소유자이던 주식회사 인컴유나 사이에 체결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임대차계약에 기하여 임차 부분의 직접점유자인 임차인들에 대하여 반환청구권을 갖는 자는 주식회사 인컴유나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임차인들과의 임대차 계약은 원고들과 직접점유자인 임차인 사이의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할 기초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간접점유 근거로 든 위 사정들은 원고들이 주식회사 인컴유나와 함께 이 사건 건물의 관리에 관여하였다는 사정에 불과한 것이지 임차인들과의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할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건물 중 제3자에게 임대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하여 원고들과 직접점유자인 임차인들과 사이에 점유매개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가 무엇인지, 원고들과 임대차계약상의 임대인인 인컴유나와는 어떤 법률관계가 있는지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심리를 거쳐 간접점유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건물 중 원고들이 직접점유하는 2층 일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원고들이 간접점유하고 있다고 단정하고 원고들의 이 부분 점유회수청구를 인용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간접점유의 성립요건인 점유매개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건물 중 원고들이 직접점유하는 2층 일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김능환 안대희(주심) 이인복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7다278743 판결
[구상금][미간행]

【판시사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 정한 ‘변제할 책임이 있다.’의 의미 및 유치권의 부담이 있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매수인이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는 것이 민법 제469조에서 정한 제3자의 변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민법 제469조 제2항과 제481조에서 정한 ‘이해관계’ 또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의 의미 / 유치권의 부담이 있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매수인이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민법 제322조, 제469조, 제481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9903, 9910 판결(공1993하, 3067)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4620 판결(공1995상, 1725)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공1996하, 2809)   대법원 2009. 5. 28. 자 2008마109 결정(공2009하, 1004)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열린 담당변호사 정충진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응암제7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성복)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0. 19. 선고 2016나208078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은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68조는 부동산을 목적으로 하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위 조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매수인이 경매목적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의 부담을 승계한다는 것이지 유치권의 피담보채무까지 인수한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유치권의 부담이 있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매수인이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는 것은 민법 제469조에서 정하는 제3자의 변제에 해당한다. 

민법 제469조 제1항은 채무의 변제는 제3자도 할 수 있으나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민법 제481조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말하는 ‘이해관계’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를 하지 않으면 채권자로부터 집행을 받게 되거나 또는 채무자에 대한 자기의 권리를 잃게 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변제함으로써 당연히 대위의 보호를 받아야 할 법률상 이익을 가지는 자를 말하고, 단지 사실상의 이해관계를 가진 자는 제외된다(대법원 2009. 5. 28. 자 2008마109 결정 등 참조). 유치권의 부담이 있는 경매목적 부동산의 매수인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을 소멸시키지 않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고, 나아가 유치권자의 경매신청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잃을 위험도 있는 점(민법 제322조) 등에 비추어 보면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대신 변제할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경우 매수인은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수 있고, 그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9903, 9910 판결,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4620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응암제7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서 2008. 3. 3.경 현대건설 주식회사(이하 ‘현대건설’이라고 한다)와 이 사건 아파트를 비롯한 아파트 16개 동 총 1,106세대 및 그 부대시설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의 조합원인 소외인은 신축된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2) 주식회사 우리은행의 신청으로 2014. 10. 15.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 있었고, 현대건설은 이 사건 경매의 최초 매각기일 이전인 2015. 3. 12. 경매법원에 유치권신고서를 제출하였다. 현대건설은 피고에게 공사대금 246억 원 등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그중 일부인 2억 500만 원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유치권(이하 ‘이 사건 유치권’이라고 한다)을 행사하고 있다. 

3) 원고는 2016. 3. 30.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서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4) 한편 피고와 현대건설은 2014. 10.경 ‘피고가 현대건설에 분양잔금채권 등을 양도하여 미지급 공사대금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공사대금 정산합의를 하였다. 다만 ‘잔금미납세대’에 대하여는 정산합의의 효력을 배제하였는데 이 사건 아파트는 잔금미납세대에 해당한다. 피고는 현대건설의 공사대금 채권이 위 정산합의에 따라 이미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구하는 구상금채무의 존재를 미리 다툰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핀다.

1)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를 경매를 통하여 매수한 자로서 그 권리실현에 장애가 되는 이 사건 유치권을 소멸시키기 위하여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대신 변제할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민법 제469조에서 정하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채무자인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유치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더라도 효력이 있고, 변제 후에는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2)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유치권의 피담보채무인 공사대금채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없으므로 이를 변제하더라도 피고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공사대금채무 변제를 조건으로 피고에게 구상금의 지급을 미리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에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에서 정하는 ‘매수인의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 민법 제469조 제2항 등에서 정하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 천대엽  


(2) 제한적 인수주의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의해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은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해석한다. 그 근거로, 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은 ‘모든 저당권’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제5항은 모든 유치권이 아니라 그냥 유치권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 ⅱ) 유치권은 다른 권리와의 경합을 고려한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는 점, ⅲ) 유치권은 용익물권이 아니라 담보물권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행 법규정의 불비에도 불구하고 소멸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38ⅳ) 전면적 인수주의에 의한다면 유치권자보다 앞서 권리를 취득한 압류채권자 또는 저당권자 입장에서는 이미 성립한 자신의 재산권이 나중에 성립한 유치권에 의하여 사후적으로 박탈되거나 제한되게 되는데 이러한 사후적인 재산권의 박탈 또는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규정은 그 문언에 그와 같은 취지가 명확하게 담겨 있어야 하고39) 그 법률규정의 해석은 재산권 보호라는 헌법적 요청에 부합하여야 한다는 점40) 등을 주장한다.   

38) 강민성, 민사집행과 유치권, 사법논집 제36집, 법원도서관, 2003, 74면.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396면; 박상언, 앞의 글(각주 3)), 348-349면 등.
39) 강민성, 앞의 글(각주 13)), 73면. 박상언, 앞의 글(각주 3)), 349면.
40)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396면.


(3) 대법원의 태도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전면적 인수주의의 입장에 기초하고 있다고 이해되지만,41) 예외적으로 제한적 인수주의의 입장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 판례42)도 있다. 후자의 입장을 취한 것으로 평가되는 판례는 압류 후 점유이전 등을 통해 유치권이 성립한 사안인데,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에서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다만, 제한적 인수주의를 취하는 학설의 입장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함에 반하여, 대법원은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치권자와 압류채권자의 이해관계가 간접적으로 충돌한다는 점에서 대법원의 표현은 이해될 수 있다.  

41) 대법원 2009.1.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42) 대법원 2005.8.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11.10.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대법원 2013.6.27 선고 2011다50165 판결; 대법원 2006.8.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유치권확인][공2009상,158]

【판시사항】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외 2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강경협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권기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8. 8. 21. 선고 2007나176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다778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가 허위채권에 기한 것일 경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하락시켜 경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치권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만을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만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와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2. 9. 27.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소외 회사가 2003. 9. 2.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04. 5.경까지 이 사건 건물을 찜질목욕탕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행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일부를 도급받아 시행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2004. 6. 9.경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사실, 그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7. 15.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달 19.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으며 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6. 1. 10. 이 사건 건물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유치권을 부정하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점유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들은 그 유치권 취득 이전부터 설정되어 있던 위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유치권과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담보권 설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718 판결은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그 이후 개시된 강제경매절차의 경락인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건물명도등][공2005.9.15.(234),150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점유자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강명진 외 2인)

【피고(선정당사자),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3. 30. 선고 2004나5845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피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1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평산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평산기계공업의 채권자인 소외 1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1이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평산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평산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선정당사자)가 위 유치권에 기한 대항력의 근거 중 하나로 적시하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는 유치권의 경우 매수인이 그 부담을 인수한다고 하는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여기서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처럼 경매부동산의 압류 당시에는 이를 점유하지 아니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가 압류 이후에 경매부동산에 관한 기존의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뒤늦게 채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위 법리에 비추어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민법상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유치권의 성립에 있어서 채권과 점유 사이의 견련관계를 요하지 아니한다 하여 점유 없이도 유치권이 성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달리 위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한 이상 위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이미 유치권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정자 1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위 선정자가 제출한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당사자 선정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되었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1하,2348]

【판시사항】

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에게서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수급인이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유치권은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데,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에게서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전 문】

【원고, 상고인】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한울 담당변호사 김홍석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6. 1. 선고 2010나1152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원고가 2008. 2. 22. 소외 1에게 15억 원을 대출하여 주고 그에 대한 담보로 같은 날 주식회사 한마트(이하 ‘한마트’라 한다) 소유의 원심판시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9억 5,000만 원, 채무자 소외 1로 된 근저당권을 취득한 사실, ② 한편 소외 2, 3은 2008. 6. 12.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억 원, 채무자 소외 1로 된 근저당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2008. 10. 28. 서울서부지방법원 2008타경16857호로 임의경매개시결정(이하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이라 한다)이 내려져, 같은 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사실, ③ 한마트는 2008. 9. 23. 피고들과 공사대금 15억 5,000만 원, 공사기간 2008. 9. 23.부터 2009. 3. 25.까지로 정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목욕탕시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④ 피고들은 2009. 2. 20.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공사에 기한 대금채권 15억 원의 유치권을 신고하였고, 2009. 7. 30.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사는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2008. 10. 28.보다 전인 2008. 9. 말이나 10월 초에는 개시되었고, 그 무렵부터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여 오고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바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그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나.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당시 피고들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공사를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기 시작하였고, 현재 이 사건 공사를 마침으로써 공사대금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으므로 피고들의 유치권은 성립하였으며, 이 사건 부동산의 압류 당시에 피고들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수긍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후인 2009. 7. 30.에야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하였다는 것이고, 그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설시가 없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그러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비록 피고들이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전에 점유를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그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 전에 도래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와 같은 점유만으로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그 공사대금채권에 기한 유치권으로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3) 그럼에도 원심은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 도래 여부와 유치권의 성립 시기 및 경매개시결정과의 선후에 관하여 따져보지도 아니한 채 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은 유치권과 경매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안대희 민일영(주심) 이인복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50165 판결
[건물인도][공2013하,1294]

【판시사항】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한 경우, 회사와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2]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수급인이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고 있는 경우, 부동산의 점유자는 회사일 뿐이고 대 표이사 개인은 독자적인 점유자는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 등의 상대방은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부동산에 대한 불법적인 점유상태를 형성·유지한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회사와 별도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표이사 개인이 부동산에 대한 점유자가 아니라는 것과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회사의 불법점유 상태를 야기하는 등으로 직접 불법행위를 한 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별개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2]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상법 제210조, 제389조 제3항, 민법 제750조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80. 1. 15. 선고 79다1230 판결(공1980, 12541)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5473 판결(공2007하, 954)
[2]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공2011하, 2348)

【전 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장원상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인수)

【피고, 상고인】 거남건설 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피고 2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웅기)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5. 26. 선고 2010나7530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거남건설 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 거남건설 주식회사의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위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준비서면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80. 1. 15. 선고 79다1230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5473 판결 참조). 

따라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그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고 있는 경우, 그 부동산의 점유자는 회사일 뿐이고 대표이사 개인은 독자적인 점유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 등의 상대방은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그 부동산에 대한 불법적인 점유상태를 형성·유지한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회사와 별도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표이사 개인이 그 부동산에 대한 점유자가 아니라는 것과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회사의 불법점유 상태를 야기하는 등으로 직접 불법행위를 한 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별개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 거남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불법으로 점유함으로써 그 소유자인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사용·수익하지 못하게 한 사실과 그로 말미암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대표이사인 피고 2에 대하여는 개인이 아닌 피고 회사의 대표기관으로서 점유하고 있을 뿐 피고 회사와 별도로 개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배척하였다. 

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 이유로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 2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던 중에 유치권 신고를 하고 피고 회사의 직원 등으로 하여금 이를 관리하도록 한 이래 원고가 낙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원고를 배제한 채 피고 회사를 위한 점유상태를 유지해온 사실을 알 수 있고, 아래와 같이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으므로 그 점유는 정당한 권한 없는 불법적인 점유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2가 피고 회사의 직원 등으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지배·관리하도록 한 것은 피고 회사의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의 점유자는 피고 회사라 하더라도 피고 2는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위에서 본 법인과 그 대표기관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같은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 회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점유 중단 관련 상고이유 부분

원심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건물에서 사용하였다는 전화 및 팩스의 설치 일자 및 사용내역, 전기요금 체납 및 사용내역, 경매사건에서의 현황조사와 감정평가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상황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건물에 대한 피고 회사의 점유는 적어도 2007. 3. 22.경 이전에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나. 추가공사 관련 상고이유 부분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고(민법 제320조), 한편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로써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그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에 대하여 2006. 4. 13.과 2007. 3. 2. 각 강제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고, 피고 회사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추가공사는 2008. 2. 13.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위 추가공사대금 채권에 근거한 유치권을 내세워서 대항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 회사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토지인도][공2007.2.15.(268),26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채권자가 그 기입등기의 경료사실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을 내세워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고 이에 관한 공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및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창목)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씨.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헌 담당변호사 정운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6. 3. 10. 선고 2005나47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고 이에 관한 공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및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위와 같은 경위로 부동산을 점유한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겠다. 

원심이 원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인도청구 등에 대하여 피고가 유치권 항변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와는 다른 견해를 전제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용담 박일환 김능환(주심)   


 3. 압류·가압류의 효력  43)   

 43) 이에 대한 상세는, 이우재, 압류·가압류의 처분금지효와 개별상대효의 이해, 경영법무 통권 134호, 2007 참고


 (1) 압류·가압류의 처분금지효   


   압류의 효력에 대해서는 민사집행법 제92조 1항 및 제83조 4항에 의해 처분금지효가 인정된다고 봄이 일반적이다.44) 다만, 그 처분금지효의 의미는 압류채권자 및 강제집행에 참여하는 제3자와 부동산 소유자(압류채무자)의 사이에서만 무효이며, 그 상대적 무효의 해석에 대해서는 개별상대효설이 통설과 판례의 태도이다. 45) 46) 그 결과 ‘압류채무자’와 ‘강제집행과 무관한 제3자’ 사이에서는 유효이며, 나아가 압류채무자의 처분행위 후에 압류명령을 얻은 채권자에 대해서는 유효로 된다.47)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대해서도 민사집행법 제291조에 근거하여 압류와 마찬가지로 이해함이 일반적이지만,48) 압류와 가압류는 집행절차상 차이가 있으며, 가압류는 본질적으로 잠정적 보전처분이라는 점에서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유력하다.49)   

44) 이시윤, 앞의 책, 255면;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45) 주석민사집행법 Ⅲ(한승 집필부분), 한국사법행정학회, 2012, 187-191면; 김홍엽, 141면; 김상수, 152면 등.
46)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대한 개별상대효설에 의하면, 압류가 먼저 되고 나서 소유권이 처분되거나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 압류 후 이에 저촉되는 집행채무자의 처분은 절대적으로 무효인 것은 아니고 처분행위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하며, 다만 그 집행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범위안에서 압류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대항하지 못한다(이우재, 앞의 글(각주 43)),19면 참고)
47)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1다10748 판결.
48) 이시윤, 앞의 책, 583면; 이우재, 민사집행법에 따른 배당의 제문제, 진원사, 2008, 30면 등
49)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견해로, 송인권, 가압류의 처분금지 효력에 관한 몇 가지 문제, 법조 제55권 12호, 법조협회, 2006.12; 이무상, 부동산 가압류의 처분제한적 효력, 법학논총 제31권 2호, 단국대학교, 2007.12. 참고. 연구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효는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달리 제도의 본질상 책임재산보전의 효력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본 연구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측면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는 추후의 과제로 남긴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건물명도등][공2005.9.15.(234),150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점유자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강명진 외 2인)

【피고(선정당사자),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3. 30. 선고 2004나5845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피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1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평산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평산기계공업의 채권자인 소외 1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1이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평산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평산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선정당사자)가 위 유치권에 기한 대항력의 근거 중 하나로 적시하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는 유치권의 경우 매수인이 그 부담을 인수한다고 하는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여기서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처럼 경매부동산의 압류 당시에는 이를 점유하지 아니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가 압류 이후에 경매부동산에 관한 기존의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뒤늦게 채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위 법리에 비추어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민법상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유치권의 성립에 있어서 채권과 점유 사이의 견련관계를 요하지 아니한다 하여 점유 없이도 유치권이 성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달리 위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한 이상 위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이미 유치권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정자 1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위 선정자가 제출한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당사자 선정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되었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1다10748 판결
[추심금][공2003.7.1.(181),1424]

【판시사항】  

[1] 계속적 수입채권에 대하여 압류가 경합된 경우 각 압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2] 채권압류가 경합된 상태에서 제3채무자가 정당한 추심권자에 대한 변제, 집행공탁, 상계 기타의 사유로 압류채권을 소멸시킨 경우 그 효력이 미치는 채권자의 범위  

[3] 채권압류의 처분금지효력의 상대성

[4] 선정당사자의 권한 및 개개의 소송행위를 함에 있어서 선정자의 개별적인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소극) 

【판결요지】

[1] 채권의 일부가 압류된 후에 그 나머지 부분을 초과하여 다시 압류명령이 발하여진 때에는 압류경합 상태가 되어 각 압류의 효력은 그 채권의 전부에 미치는데(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민사소송법 제568조의2 제1항), 이는 압류대상 채권이 계속적 수입채권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고, 따라서 계속적 수입채권에 대하여 여러 건의 압류가 시기를 달리하여 발하여진 결과 압류경합이 된 경우에 각 압류에서 그 압류의 효력이 미치는 채권의 발생시기를 특별히 제한하여 명시한 경우가 아니라면 각 압류의 효력은 그 압류 후에 발생한 계속적 수입채권 전부에 미치고, 한편 다른 압류보다 뒤에 발하여진 압류라도 그 압류 전에 다른 사유로 압류의 효력이 배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당해 압류 전에 발생한 채권 전부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친다

[2] 압류경합의 경우에는, 추심명령을 받아 채권을 추심하는 채권자는 집행법원의 수권에 따라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압류나 배당에 참가한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추심을 하는 것이므로 제3채무자로서도 정당한 추심권자에게 변제하면 그 효력은 압류경합 관계에 있는 모든 채권자에게 미치고, 또한 제3채무자가 집행공탁을 하거나 상계 기타의 사유로 압류채권을 소멸시키면 그 효력도 압류경합 관계에 있는 모든 채권자에게 미친다. 

[3] 압류의 처분금지 효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채무자의 처분행위 또는 제3채무자의 변제로써 처분 또는 변제 전에 집행절차에 참가한 압류채권자나 배당요구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의 상대적 효력만을 가지는 것이어서, 압류의 효력발생 전에 채무자가 처분하였거나 제3채무자가 변제한 경우에는, 그 보다 먼저 압류한 채권자가 있어 그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처분이나 변제 후에 압류명령을 얻은 채권자에 대하여는 유효한 처분 또는 변제가 된다. 

[4] 선정당사자는 선정자들로부터 소송수행을 위한 포괄적인 수권을 받은 것으로서 일체의 소송행위는 물론 소송수행에 필요한 사법상의 행위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개개의 소송행위를 함에 있어서 선정자의 개별적인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1]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6조의2(현행 민사집행법 제235조 참조) [2]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3조(현행 민사집행법 제229조 참조) , 제565조(현행 민사집행법 제232조 참조) [3]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1조(현행 민사집행법 제227조 참조) [4]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현행 제53조 참조) 

【참조판례】

[2] 대법원 1970. 3. 24. 선고 70다129 판결(집18-1, 민269)
대법원 1986. 9. 9. 선고 86다카988 판결(공1986, 1306)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다43819 판결(공2001상, 996)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상수)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1. 1. 10. 선고 99나7473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 및 제3점 중 가 부분에 대하여

가. 원심은, 원고를 비롯한 소외 범진여객 주식회사(이하 '범진여객'이라 한다)의 근로자들이 범진여객에 대한 공정증서에 기하여 ○○○을 선정당사자로 하고 범진여객을 채무자, 피고를 제3채무자로 삼아 1998. 9. 8. 서울지방법원 98타기18763, 18764호로 범진여객의 피고에 대한 버스운송수입금(버스카드 사용에 따른 수입금 및 버스표 교환대금, 이하 '운송수입금'이라 한다) 채권 중 999,197,680원에 이를 때까지의 채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고, 위 결정정본이 1998. 9. 12. 피고에게 송달되었는데, 위 압류 및 추심금 중 원고의 채권은 23,438,811원인 사실, 범진여객은 1999. 5. 21.까지 버스를 운행하다가 그 이후 사실상 페업하였는데, 이 사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1998. 9.경부터 폐업시까지 발생한 범진여객의 피고에 대한 운송수입금 채권은 합계 796,585,865원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압류는 그 압류 후에 발생한 운송수입금 채권에만 효력이 미치는 한편, 이 사건 압류 전에 발하여진 채권압류 또는 가압류의 효력은 각 발령시기에 발생한 운송수입금 채권에만 미칠 뿐 이 사건 압류 후에 발생한 운송수입금 채권에는 미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여(원심이 판결 이유에서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원심은 이와 같은 판단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이해된다), 위의 운송수입금 금액에서 (1) 피고가 범진여객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채권으로 상계한 조합관리비, 공제보험료, 대출금상환액 중 이 사건 압류 후의 분과 (2) 이 사건 압류의 효력발생 이후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들에게 지급한 금액 및 (3) 집행공탁한 금액만을 공제하고, (1) 위 상계 내지 공제항목 중 이 사건 압류 전의 분과 (2) 이 사건 압류보다 먼저 압류 또는 가압류를 한 추심권자에게 지급한 금액에는 피압류채권의 소멸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한 결과, 피고의 상계, 추심권자에 대한 지급 및 집행공탁 등으로 피고의 범진여객에 대한 운송수입금 채무는 모두 소멸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채권의 일부가 압류된 후에 그 나머지 부분을 초과하여 다시 압류명령이 발하여진 때에는 압류경합 상태가 되어 각 압류의 효력은 그 채권의 전부에 미치는데(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민사소송법 제568조의2 제1항), 이는 압류대상 채권이 계속적 수입채권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고, 따라서 계속적 수입채권에 대하여 여러 건의 압류가 시기를 달리하여 발하여진 결과 압류경합이 된 경우에 각 압류에서 그 압류의 효력이 미치는 채권의 발생시기를 특별히 제한하여 명시한 경우가 아니라면 각 압류의 효력은 그 압류 후에 발생한 계속적 수입채권 전부에 미치고, 한편 다른 압류보다 뒤에 발하여진 압류라도 그 압류 전에 다른 사유로 압류의 효력이 배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당해 압류 전에 발생한 채권 전부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다 . 

그리고 압류경합의 경우에는, 추심명령을 받아 채권을 추심하는 채권자는 집행법원의 수권에 따라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압류나 배당에 참가한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추심을 하는 것이므로 제3채무자로서도 정당한 추심권자에게 변제하면 그 효력은 압류경합 관계에 있는 모든 채권자에게 미치고(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다43819 판결, 1986. 9. 9. 선고 86다카988 판결 참조), 또한 제3채무자가 집행공탁을 하거나 상계 기타의 사유로 압류채권을 소멸시키면 그 효력도 압류경합 관계에 있는 모든 채권자에게 미치는 것이다. 

다. 위의 법리를 전제로 기록에 의하여 살펴 보면, (1) 이 사건 압류 전의 압류 또는 가압류가 그 효력이 미치는 채권의 발생시기를 특별히 제한하여 명시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그 압류 또는 가압류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이 사건 압류 전에 발생한 운송수입금은 물론 이 사건 압류 후에 발생한 운송수입금에도 미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압류의 효력발생시를 기준으로 보아 범진여객의 운송수입금 채권에 대한 최초의 압류 또는 가압류 이후 이 사건 압류시까지 발생한 운송수입금 총액 자체가 이 사건 압류보다 먼저 이루어진 다른 채권자의 압류 또는 가압류 금액과 이 사건 압류금액의 합계에 미달함이 분명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압류 전에 이미 또는 이 사건 압류로 인하여 피고의 범진여객에 대한 미지급 운송수입금 채무는 압류경합 상태가 되었다고 할 것이고, (2) 이와 같은 압류경합 상태에서 피고가 추심채권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지급받은 추심채권자가 이 사건 압류 전에 압류를 하였는지 그 압류 후에 압류를 하였는지를 묻지 아니하고 원고를 비롯하여 압류경합 관계에 있는 모든 채권자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며, (3) 또 범진여객과의 약정에 의하여 운송수입금에서 공제하도록 되어 있는 조합관리비, 공제보험료, 대출금상환액 중 이 사건 압류 후의 분뿐만 아니라 그 전의 분도 압류 목적 운송수입금에서의 공제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압류의 목적인 운송수입금 채권이 남아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압류의 전후를 불문하고 최초의 압류 이후에 발생한 범진여객의 피고에 대한 운송수입금 채권전액(기록상 2,319,180,741원으로 인정된다.)에서 이 사건 압류 전은 물론 이 사건 압류 후에 처분되거나 변제된 조합비, 공제보험료, 대출금상환액과 추심금지급액 및 변제공탁액 전액을 공제하여 그 잔액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 사건 압류의 효력발생 전의 압류 또는 가압류는 이 사건 압류 후의 운송수입금에는 그 효력이 없고, 이 사건 압류는 종전의 압류 또는 가압류와는 별도로 이 사건 압류 후의 운송수입금에 대하여 독자적인 효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압류 채권금액을 계산하면서, 위 상계 내지 공제된 금액 중 이 사건 압류의 효력발생 후의 분과 추심금으로 지급한 금액 중 이 사건 압류 후의 압류 및 가압류권자에게 지급한 금액만을 공제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압류의 경합과 압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상고이유 제2점 및 제5점 중 가 부분에 대하여

가. 원심은 또한, 피고가 범진여객에게 버스운송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경비인 1,079,447,843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금액이 원고의 압류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압류가 있기 전에 지급된 운영경비에 대하여는 판단 자체를 하지 아니하고(그 운영경비는 설령 공제대상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압류 전의 운송수입금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 사건 압류 후에 지급된 242,908,860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질상 그 지급으로 압류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고, 그 지급에 대하여 원고 및 범진여객 근로자 등의 동의가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압류의 처분금지 효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채무자의 처분행위 또는 제3채무자의 변제로써 처분 또는 변제 전에 집행절차에 참가한 압류채권자나 배당요구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의 상대적 효력만을 가지는 것이어서, 압류의 효력발생 전에 채무자가 처분하였거나 제3채무자가 변제한 경우에는, 그 보다 먼저 압류한 채권자가 있어 그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처분이나 변제 후에 압류명령을 얻은 채권자에 대하여는 유효한 처분 또는 변제가 되는 것이다. 

다. 이 사건에서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압류 전에 피고가 범진여객에게 운영경비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금원은 압류 목적인 운송수입금 채권의 변제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 할 것인바, 위에서 본 압류경합의 법리와 압류의 상대적 효력에 비추어 볼 때 그 지급 후의 압류권자인 원고에 대하여는 그 전액으로써 변제의 효과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압류 전의 운영경비 지급은 원고에게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원심에는 압류경합 및 채권압류의 상대적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단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라. 한편 이 사건 압류 후에 지급한 242,908,860원에 대하여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은 ○○○이 선정당사자로 되어 발령된 것이고, ○○○은 선정당사자로서 반대당사자인 범진여객과의 사이에 범진여객이 피고로부터 운영경비로 지급받는 금액에 대하여 이 사건 압류의 효력을 주장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의 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여지가 있는바, 선정당사자는 선정자들로부터 소송수행을 위한 포괄적인 수권을 받은 것으로서 일체의 소송행위는 물론 소송수행에 필요한 사법상의 행위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개개의 소송행위를 함에 있어서 선정자의 개별적인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 선정당사자의 자격으로 위와 같은 합의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심리해 보지도 아니한 채 위 합의에 대하여 원고 등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 금원의 지급은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선정당사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2) 금지되는 처분행위의 의미와 점유의 이전이 처분행위인지 여부  


1) 일반적으로 ‘처분행위’란 보존·관리 행위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재산을 손상 또는 멸실·파괴하거나 그의 성질을 변하게 하는 사실적 처분행위와, 직접 권리의 변동이라는 법률효과를 가져오는 법률적 처분행위를 포함한다고 정의된다. 법률적 처분행위는 법률행위 중 물권을 변동시키는 물권행위(소유권 양도행위, 약정제한물권 설정행위 등으로 성질상 당연히 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다.) 또는 물권 이외의 권리를 변동시키고 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 준물권행위(채권·지식재산권 양도, 채무면제 등)를 말하며, 이 밖에도 형성권의 행사, 타인에게 처분을 동의·허락하거나 처분권을 수여하는 행위도 이에 포함된다.50)  

 50) 곽윤직·김재형, 민법총칙(제8판), 박영사, 2012, 259면.


2) 압류나 가압류에서 금지하는 처분행위는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라고 설명되므로,51) 사실적 처분행위는 금지되는 처분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52) 또한, 여기서 처분행위를 금지한다는 의미는, 압류나 가압류 제도를 둔 취지를 고려해볼 때, 법률적 처분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목적물의 교환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처분행위를 금지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따라서 목적물에 비용을 지출하여 목적물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행위는, 압류나 가압류에서 금지하는 처분행위
라고 볼 수 없다.  

 51) 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고.
 52) 민사집행법 제96조와 제83조 3항을 종합해보면, 압류채무자가 부동산에 대한 손상 또는 멸실 내지 파손을 가져오는 등의 사실적 처분행위는 압류의 처분금지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건물명도등][공2012상,4]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개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갑이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데, 여기서 처분행위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가 개시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 을 회사가 갑에게 건물 점유를 이전한 것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갑은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뉴스타시큐리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삼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종찬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9. 2. 4. 선고 2008나123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내지 4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하지 않았던 사유를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거나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제5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2005. 4.경 원심 판시 별지 제1목록 제1, 2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고 2005. 7.경 같은 목록 제3, 4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된 사실(이하 위 각 토지를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2005. 9. 21. 원심 판시 별지 제2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고 2005. 12.경 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된 사실, 피고는 2005. 10.경 유씨이 주식회사(이하 ‘유씨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아 피고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사실, 원고는 위 각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각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고 2007. 5. 11. 그 대금을 납부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각 토지에 대해 임의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유씨이가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한 것은 위 각 토지에 대한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바, 여기서 처분행위라 함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참조),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인 유씨이가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이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나, 위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등기 후에 신축된 것으로 그 소유를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법정지상권이 성립될 여지가 없어 철거될 운명이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이 이 사건 각 토지와 함께 원고에게 낙찰되어 법정지상권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원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부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대항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제7점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거나 이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소멸 또는 포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전수안(주심) 이상훈   


3) 따라서 (금지되는) 처분행위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그 위에 물권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53) 다시 말해서 점유의 이전은 소유권의 양도나 용익물권의 설정 등 부동산의 처분행위에 수반되는 사실행위일 뿐, 그 자체 독립하여 별개의 처분행위로 보기는 어렵다.54) 그래서 점유의 이전 그 자체만으로는 처분행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사정(즉, 압류 후 점유의 이전을 통해 제3자에게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이 있음을 전제로,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는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일반적이다.55)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점유의 이전을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선해할 수 없다.56) 그 이유는, 첫째, 특별한 사정의 유무에 의해 점유의 이전이라는 사실행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민사집행법은 처분행위의 효력을 제한하는 압류·가압류·처분금지가처분 제도와 별도로 점유이전의 효력을 제한하는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는 점유의 이전이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57) 만약, 점유의 이전을 처분행위라고 한다면 부동산 압류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과 같은 효력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고, 압류는 부동산 자체에 점유이전금지에 대한 공시를 붙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3자가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의 점유의 이전일지라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53) 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54) 그러나 처분금지효에서 말하는 처분이란 목적물의 교환가치에 감소를 초래할 수도 있는 재산권의 변동행위라는 전제하에, 점유권도 분명 재산권의 일종이고,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염려가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점유의 이전 그 자체가 처분행위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김원수, 앞의 글(각주 15)), 681면).
55) 차문호, 앞의 글(각주 3)), 399면; 이상태, 앞의 글(각주 3)), 96면. 이선희, 앞의 글(각주 3)), 228-229면도 “점유의 이전에 의하여 유치권이 성립하고 목적물의 교환가치가 감소된다면, 위 점유의 이전이 넓은 의미에서 압류에 의하여 금지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등도 마찬가지이다. 학설이나 대법원이 사실행위인 점유이전에 대해서 특별한 사정과 결합시켜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이유는 유치권이 법정담보물권이라는 점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라고 추측된다.  
56) 동지: 이승규, 유치권자와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 사이의 대항관계, 민사판례연구 36, 박영사, 2014, 249면 이하; 이계정, 체납처분압류와 유치권의 효력, 서울대학교 법학 제56권 1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15, 231면 이하 참고. 
57) 하상혁, 앞의 글(각주 16)), 996-997면.

 

 Ⅳ. 대법원 판결과 학설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압류와 유치권이 충돌하는 경우 - 유치권의 성립요건과 유치적 효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압류와 유치권의 효력에 대한 대법원 판결들, 즉 ⅰ) 압류 전에 피담보채권을 취득하였으나 압류 후에 점유를 이전받은 경우, ⅱ) 압류 전에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압류 후에 피담보채권을 취득한 경우, ⅲ) 압류 후 점유를 이전받고 피담보채권을 취득한 경우에 있어서 유치권의 성립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압류와의 우열관계를 판단하는지, 아니면 유치권이 성립된 후 유치권의 효력이 제한되는지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판결들의 판결이유만 놓고 보면,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기준으로 매수인에 대한 인도거절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적어도 어떤 권리의 효력 내지 행사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그 권리의 성립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앞서 소개한 판결들은 모두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의 성립요건으로 요구되는 점유의 취득 내지 피담보채권의 변제기 도래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립 여부는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압류채권자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유치권의 성립과 유치적 효력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58) 또한, ⅱ)의 경우와 같이 비용지출행위에는 채무자의 어떠한 행위도 개입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피담보채권의 취득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는 처분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59) 나아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유치적 효력의 주장 여부가 달라진다고 보는 것은, 물권은 특정의 상대방이 없고 누구에 대해서도 주장할 수 있는 절대권이라는 점과 조화되기 어렵다.  

58) 이 점에서 일련의 대법원 판결들이 유치권의 성립과 분리하여 대항력의 제한을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견해(이선희, 앞의 글(각주 3)), 225면)는 결과론적 설명이라고 생각된다. 
59) 홍봉주, 앞의 글(각주 17)), 95면.


 (2) 압류와 유치권이 충돌하는 경우  


1) 대법원은 압류와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이 충돌하는 경우에 유치적 효력을 부정하는 논거로, 종래에는 압류의 처분금지효를 사용하였고,60) 최근에는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혹은 집행절차의 안정)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61) 이와 같이 논거의 변화가 초래된 이유는, 아무래도 종래에 점유의 이전이라는 사실행위를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보는 논리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즉,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기 때문에 법정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성립한다. 따라서 처분행위라는 개념이 개입될 여지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유치권의 성립을 위한 ‘점유의 이전’을 처분행위로 평가하는 논리를 구성한 것이지만, 점유의 이전은 사실행위에 불과하다는 점, 그리고 유치권의 성립을 위한 점유의 취득은 불법점유가 아니면 될 뿐, 반드시 채무자의 (사실상) 의사에 기한 점유이전이라는 행위에 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60)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61)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건물명도등][공2005.9.15.(234),1503]

【판시사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점유자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성 담당변호사 강명진 외 2인)

【피고(선정당사자),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3. 30. 선고 2004나5845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피고(선정당사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선정자 1을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이 주식회사 평산기계공업 소유의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신축공사로 인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던 중 평산기계공업의 채권자인 소외 1의 신청에 기한 2002. 5. 6.자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라 같은 해 5. 13. 이 사건 공장건물들 및 그 부지 등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위 선정자들이 위 공장건물들 중 선정자 1이 임차하고 있던 이 사건 건물 및 부지 부분에 대하여는 위 선정자에 대한 평산기계공업의 점유물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음으로써 2003. 4. 30.경부터 위 선정자를 통한 간접점유를 시작하고, 나머지 공장건물들 및 부지에 대하여는 늦어도 경비원을 고용하여 출입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 5. 23.경부터 평산기계공업으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아 직접점유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선정자들은 위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위 점유이전에 기한 유치권의 취득으로써 위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원고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인도와 아울러 이 사건 공장건물들의 전체 부지 지상에 설치한 판시 컨테이너의 철거와, 원고가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 및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2003. 9. 25.부터 그 인도 완료시까지 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각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부동산의 강제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처분금지의 효력, 점유 및 재산권 등에 관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선정당사자)가 위 유치권에 기한 대항력의 근거 중 하나로 적시하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서는 유치권의 경우 매수인이 그 부담을 인수한다고 하는 인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여기서 매수인이 인수하는 유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처럼 경매부동산의 압류 당시에는 이를 점유하지 아니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가 압류 이후에 경매부동산에 관한 기존의 채권을 담보할 목적으로 뒤늦게 채무자로부터 그 점유를 이전받음으로써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는 위 법리에 비추어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민법상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자 존속요건으로서, 유치권의 성립에 있어서 채권과 점유 사이의 견련관계를 요하지 아니한다 하여 점유 없이도 유치권이 성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달리 위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에 도달한 이상 위 점유를 취득하기 전에 이미 유치권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선정자 1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위 선정자가 제출한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당사자 선정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되었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용우(주심) 이규홍 양승태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건물명도등][공2012상,4]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지 여부(소극)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개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갑이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데, 여기서 처분행위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2] 토지에 대한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가 개시된 후 그 지상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 갑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에게서 건물 점유를 이전받아 그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병이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은 사안에서,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 을 회사가 갑에게 건물 점유를 이전한 것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갑은 병에게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2]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뉴스타시큐리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유지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삼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종찬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9. 2. 4. 선고 2008나123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 내지 4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고가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하지 않았던 사유를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거나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제5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2005. 4.경 원심 판시 별지 제1목록 제1, 2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고 2005. 7.경 같은 목록 제3, 4항 기재 각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된 사실(이하 위 각 토지를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2005. 9. 21. 원심 판시 별지 제2목록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고 2005. 12.경 위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가 개시된 사실, 피고는 2005. 10.경 유씨이 주식회사(이하 ‘유씨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아 피고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한 유치권을 취득한 사실, 원고는 위 각 경매절 차에서 이 사건 각 토지와 건물을 낙찰받고 2007. 5. 11. 그 대금을 납부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각 토지에 대해 임의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유씨이가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점유를 이전한 것은 위 각 토지에 대한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면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처분행위를 하더라도 이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바, 여기서 처분행위라 함은 당해 부동산을 양도하거나 이에 대해 용익물권, 담보물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말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나(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참조), 이는 어디까지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제3자가 취득한 유치권으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이 매수가격 결정의 기초로 삼은 현황조사보고서나 매각물건명세서 등에서 드러나지 않는 유치권의 부담을 그대로 인수하게 되어 경매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치권신고 등을 통해 매수신청인이 위와 같은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가격의 즉각적인 하락이 초래되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민사집행제도의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점유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인하여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된 후에 채무자인 유씨이가 피고에게 그 점유를 이전한 것이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피고는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원고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나, 위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제6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등기 후에 신축된 것으로 그 소유를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법정지상권이 성립될 여지가 없어 철거될 운명이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이 이 사건 각 토지와 함께 원고에게 낙찰되어 법정지상권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원고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 피고의 유치권 행사가 부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대항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제7점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거나 이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유치권의 소멸 또는 포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전수안(주심) 이상훈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공2014상,897]

【판시사항】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부동산에 관한 민사집행절차에서는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압류를 명하므로 압류가 행하여짐과 동시에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반면,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그와 달리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이하 ‘체납처분압류’라고 한다)와 동시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로서 공매절차와 경매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관하여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다고 하여 경매절차에서 이를 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행하여진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보영의 반대의견]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는 압류로써 개시되고,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은 민사집행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인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과 같으므로, 조세체납자 소유의 부동산에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조세체납자가 제3자에게 그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여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는 체납처분압류권자가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유치권으로써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아가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 후 그 부동산에 관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는 경우에 마치 공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된 것과 같이 매수인이 체납처분압류의 부담을 인수하지 아니하고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말소되는바,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권자가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는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도 실현되어야 하므로, 체납처분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유치권으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320조, 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 제4항, 제91조 제3항, 제5항, 제92조 제1항, 국세징수법 제24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공2009상, 158)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공2012상, 4)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흥국생명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세계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백승복)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스피드보안시스템 외 10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심)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9. 7. 14. 선고 (청주)2008나6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상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가지는 경우에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다(민법 제320조 제1항). 따라서 어떤 부동산에 이미 저당권과 같은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그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이 성립될 수 있다. 한편 민사집행법은 경매절차에서 저당권 설정 후에 성립한 용익물권은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유치권에 관하여는 그와 달리 저당권 설정과의 선후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 제5항), 민사유치권자는 저당권 설정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점유하는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는 민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가지는 특수한 성격을 고려하여 공평의 원칙상 그 피담보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확보하여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비로소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유치권자에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됨으로써 경매 목적 부동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고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줄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희생하에 유치권자만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등 참조). 

이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된 뒤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 유치권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행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저당권이 설정되거나 가압류등기가 된 뒤에 유치권을 취득하였더라도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하였다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  

한편 부동산에 관한 민사집행절차에서는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압류를 명하므로 압류가 행하여짐과 동시에 매각절차인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반면,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그와 달리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이하 ‘체납처분압류’라고 한다)와 동시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로서 공매절차와 경매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는 것이므로, 부동산에 관하여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다고 하여 경매절차에서 이를 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가 행하여진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그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그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등기가 기입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이러한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그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압류와 동일한 처분금지효를 가지는 가압류등기 또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기입되어 그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권자가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전제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호텔에 관한 공사대금 등의 채권자인 피고들이 이 사건 호텔을 인도받아 점유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호텔에 충주시의 체납처분압류등기와 다른 채권자들의 가압류등기가 마쳐져 있었으므로, 피고들은 유치권을 내세워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호텔의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유치권부존재확인청구를 전부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관한 유치권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므로, 만약 피고들이 민사유치권자로 인정된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유치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가압류등기나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호텔에 관하여 가압류나 체납처분압류가 이루어진 후에 피고들이 유치권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그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가압류 및 체납처분압류와 민사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만 원심에서 원고는 피고들의 유치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이 이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이 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보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의 보충의견과 대법관 김소영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박보영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그 부동산에 민사유치권(이하 단순히 ‘유치권’이라고만 표시한다)을 취득한 유치권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그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의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제3자가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등 다수의 판례 참조). 

이처럼 대법원판례가 유치권의 대항력을 부인하는 근거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있음을 누누이 밝혀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은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와는 달리 압류의 처분금지효는 비껴가고 그 대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를 전면에 부각시켜 그로부터 유치권의 대항력을 부인하는 근거를 찾은 다음, 체납처분압류로부터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니므로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그 취득 당시 이미 부동산에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었더라도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것이 아니어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국세징수법에 따른 체납처분압류에 처분금지의 효력이 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로 인하여 곧바로 압류재산의 매각절차인 공매절차가 개시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동산에 관한 체납처분압류를 마치 민사집행제도에서 강제집행의 보전을 위한 가압류와 유사한 것처럼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체납처분절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아니다. 

체납처분절차는 조세채권의 신속한 만족을 위하여 행정기관에 자력집행권을 부여함으로써 체납자의 재산으로부터 조세채권을 강제적으로 실현하는 절차로서, 압류에 의하여 개시되어 매각과 청산의 단계로 진행되며, 압류 후에 매각절차인 공매절차의 진행을 위하여 별도로 집행권원을 필요로 하거나 공매절차의 개시에 따라 새로 압류를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체납처분절차에서의 압류는 민사집행절차와 대비하여 볼 때 장래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가압류가 아니라 강제집행절차의 개시에 따른 본압류에 해당하는 것이다(국세징수법 제24조 제2항에서 정하는 이른바 확정 전 보전압류만이 그나마 민사집행절차에서의 가압류에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동산에 관한 체납처분절차에서의 압류의 효력을 민사집행절차에서의 압류의 효력과 달리 볼 수는 없다. 

대법원판례가 명시적으로 반복하여 선언하고 있는 바와 같이 민사집행절차인 경매절차에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점유를 이전받는 등으로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그 유치권의 취득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체납처분압류의 법적 효력인 처분금지효가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동일한 이상 체납처분압류 후에 점유를 이전받는 등으로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유치권의 취득이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 후 그 부동산이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 체납처분압류 후 취득한 유치권으로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침묵하고 있는데, 다수의견이 과연 그러한 경우에까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도 불구하고 체납처분압류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대항력을 인정하자는 것인지 궁금하다. 

만일 다수의견이 공매절차에서는 유치권을 언제 취득하든지 상관없이 언제나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라면 다수의견이 강조하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는 공매절차에서는 포기하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하면서까지 유치권자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고 다수의견이 위에서 본 것처럼 체납처분압류를 마치 가압류에 유사한 것으로 이해하고 매각절차인 공매절차는 공매공고로 개시되는 것으로 보아, 공매공고시점이나 또는 2011. 4. 4. 법률 제10527호로 개정된 국세징수법 제67조의2에서 새로 도입된 공매공고등기 후에 취득한 유치권은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는 취지라면, 이 또한 그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공매공고는 부동산경매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등기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후에 행하여지는 경매공고(민사집행법 제84조, 제106조)와 하등 다를 게 없어 제3자에 대한 처분금지적 효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공매공고등기 역시 제3자에 대하여 공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는 사실 자체를 공시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공매공고등기는 그 효용성에 관한 논란 끝에 이제는 폐지된 구 부동산등기법(2011. 4. 12. 법률 제10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상의 예고등기와 같은 의미를 지닐 뿐이다. 게다가 이 사건은 공매공고등기제도가 생기기 전의 것이다]. 따라서 공매공고나 그 등기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와는 다른 별도의 처분금지효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매공고나 그 등기 후에 취득한 유치권은 공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근거를 찾으려면 결국 공매공고나 그 등기 후에는 다수의견이 전면에 내세우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에 대응하는 ‘공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과연 합당한가. 이 이론대로라면 체납처분절차에서의 공매공고에 해당하는 경매절차에서의 경매공고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야 하는데, 정작 다수의견은 경매공고에는 그와 같은 효력을 부여하지 않고 압류의 효력발생시점으로 소급하여 유치권의 대항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는 비록 공고를 한다고 하지만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여 공시기능이 있는 압류등기와는 달리 경매공고가 이해관계인들에 대한 공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공매공고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수의견의 견해처럼 경매절차개시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다고 하더라도, 예컨대 그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민법 제320조 제2항)에 해당한다거나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과 같이 그 유치권을 부정할 수 있는 실정법상의 근거가 없는 한 단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유치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요컨대 경매절차에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하는 것이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체납처분압류 후에 유치권을 취득하는 것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보는 것이 이론적인 모순이 없는 합리적인 접근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나. 한편 다수의견은, 체납처분압류에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와 같은 처분금지효가 있다고 하더라도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는 별도로 진행되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민사집행절차인 부동산경매절차에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를 주장하여 유치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찬성하기 어렵다.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행법상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가 별개의 절차인 것은 맞다. 그렇기 때문에 체납처분압류가 있는 부동산에 대하여도 경매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반대로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부동산에 대하여도 체납처분에 의한 공매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그 결과 공매절차와 경매절차 중 어느 한 절차에서 먼저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 진정한 소유자로 확정된다. 그러나 이처럼 두 절차가 별개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해서 두 절차가 서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도 받지도 않는 것은 아니다.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 그 배당절차에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고 있고, 경매 목적 부동산에 관하여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이미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교부청구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 등기에 배당요구의 성질을 가지는 교부청구의 효력이 인정되어 그 우선순위에 따라 배당을 받게 되며(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다22210 판결 등 참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면 체납처분압류등기는 민사집행법 제144조 제1항 제2호의 “매수인이 인수하지 아니한 부동산의 부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말소촉탁을 한다. 

이와 같이 두 절차가 별개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경매절차의 압류에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가 있는데도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되었을 때 체납처분압류등기를 말소하는 것의 정당성은,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에 의해 파악된 그 부동산의 교환가치가 경매절차에서도 그대로 실현될 때, 즉 그 부동산이 체납처분에 따른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와 동일한 결과에 이르는 경우에만 비로소 확보될 수 있다. 

그런데 체납처분압류 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있는 경우 다수의견과 같이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그 유치권을 취득한 이상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에게 경매절차에서의 매각 후 배당절차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배당을 하여 주는 것만으로는 조세채권자가 체납처분압류 당시에 파악한 그 부동산의 교환가치가 경매절차에서 실현되지 아니하여 조세채권자가 채권의 만족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예컨대, 조세채권에 기한 체납처분압류가 이루어진 다음 제3자가 그 부동산에 유치권을 취득하였는데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를 가정하여 보면, 그 부동산이 공매절차에서 매각되든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든 어느 경우나 조세채권자가 우선적으로 배당을 받는 것에 차이가 없다. 그런데 다수의견의 견해에 따른다면 위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에는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고, 반면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에는 위 유치권의 취득이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보는 한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여야 한다면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지 아니하는 공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가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파악한 교환가치가 경매절차에서는 그대로 실현되지 않게 된다. 

결국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하여서는 경매개시결정등기에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된 경우에 체납처분압류등기를 말소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고, 체납처분압류등기의 말소를 정당화하려면 체납처분압류 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하였더라도 그 유치권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으로서 그 부동산이 공매절차에서 매각되든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든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현행법체계가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 상호 간의 관계를 일정 범위에서 조절함으로써 조세채권자에게도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길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로서는 경매절차가 진행되면 이를 지켜보며 기다리다가 우선배당을 받으면 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과 같이 경매절차에서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를 부정한다면 체납처분압류를 한 조세채권자로서는 경매절차의 진행을 지켜보며 기다리지 않고 유치권의 부정을 위하여 공매절차를 진행하려 할 것이므로, 이는 결국 경매절차와 체납처분절차가 중복 진행되는 현상을 조장하는 결과가 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의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하고, 다수의견이 강조하는 집행절차의 안정성을 오히려 심각하게 저해할 뿐이다. 

따라서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가 별개의 절차라는 것이 체납처분압류 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이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으며, 체납처분절차와 민사집행절차의 조화로운 운영으로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경매절차에서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의하여 위와 같은 유치권의 대항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다. 다수의견은,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경우에 부동산의 가액에 비하여 체납액이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체납처분압류 후 공매절차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장기간 체납처분압류등기만 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체납처분압류에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와 같은 처분금지효가 있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체납처분압류 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유치권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라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고려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법적 취급을 달리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체납세액을 납부하는 등으로 체납처분압류를 해제시키지 못하고 체납처분압류가 남아 있는 상태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부동산이 매각되었다면, 이는 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후에 소액의 집행채권을 변제하지 못하여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체납처분압류의 체납세액이 부동산의 가액에 비하여 소액이라거나 공매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상태라고 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체납처분압류가 반드시 공매절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체납처분압류 후의 유치권의 대항력을 인정하는 근거로 드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경매절차에서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였다 하여 반드시 매각절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민사집행법 제49조가 들고 있는 각종 집행정지 및 취소사유뿐만 아니라 잉여의 가망이 없음이 밝혀지거나(민사집행법 제102조) 부동산의 멸실,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부동산의 현저한 훼손, 부동산에 관한 권리관계의 중대한 변동(민사집행법 제96조, 제121조 제6호), 심지어 현황조사나 감정평가 등의 어려움과 같은 사실상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지 않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조세채권자가 체납처분압류 후 곧바로 공매절차로 나아가지 않는 일이 많다고 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의 법적 성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유치권자와의 관계에서 이를 경매절차에서의 압류와 달리 취급할 일은 아니다. 

압류, 매각, 배당의 단계를 거치는 강제집행절차는 경매나 공매나 하등 다를 게 없으며, 단지 집행절차의 첫 단계인 압류를 경매절차에서는 압류등기가 아닌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라는 방법을 통하여 하고 체납처분압류에서는 곧바로 압류등기를 함으로써 한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뿐이다. 그렇게 압류를 한 다음에는 매각을 위한 준비단계로 부동산의 현황을 조사하고(민사집행법 제85조, 국세징수법 제62조의2), 감정 등에 의하여 최저매각가격을 정한 후(민사집행법 제97조, 국세징수법 제63조), 매각을 공고하여(민사집행법 제106조, 국세징수법 제67조)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는(민사집행법 제145조 이하, 국세징수법 제80조 이하)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는 두 절차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절차에서는 압류와 매각이 일관된 하나의 절차인 데 비하여 체납처분절차에서는 압류와 매각이 경매절차와 달리 마치 별개의 따로 떨어진 절차인 것처럼 파악한다면 이는 오해일 따름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체납처분절차에서의 공매공고는 경매절차에서의 경매공고에 해당할 뿐이며, 공매공고를 경매공고와는 성질이 다른 것처럼 파악하여 거기에 무슨 특별히 다른 효력이 있는 것처럼 새길 일이 아니다. 

라. 결론적으로,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절차는 압류로써 개시되고,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은 민사집행절차에서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로 인한 부동산 압류의 효력과 같으므로, 조세체납자 소유의 부동산에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조세체납자가 제3자에게 그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하여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는 체납처분압류권자가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그 유치권으로써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아가 체납처분에 의한 부동산 압류 후 그 부동산에 관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그 부동산이 매각되는 경우에 마치 공매절차에서 그 부동산이 매각된 것과 같이 매수인이 체납처분압류의 부담을 인수하지 아니하고 체납처분압류등기가 말소되는바, 선행하는 체납처분압류에 의하여 체납처분압류권자가 파악한 목적물의 교환가치는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서도 실현되어야 하므로, 체납처분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그 유치권으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마. 이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들이 이 사건 호텔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가압류등기가 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피고들이 유치권을 주장하여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들이 유치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 사건 호텔에 체납처분압류등기가 있었으므로 피고들이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원심의 판단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 옳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5. 대법관 김창석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민사집행법은 제91조 제3항에서 저당권과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용익물권은 경매절차에서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면서도 제5항에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여 매수인이 유치권의 부담을 인수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유치권은 경매절차에서의 매각과 관계없이 그 효력을 잃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르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유치권의 부담을 그 유치권의 취득시기에 관계없이 인수한다고 볼 수 있을 뿐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없다. 따라서 위 규정에 따라 해석할 경우 경매절차가 개시된 후의 시점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는 시점에도 유치권을 취득할 수 있으며, 매수인은 그러한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용인한다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변제책임을 부담하는 유치권의 존재와 범위를 예상할 수 없어 매우 불안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집행절차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됨으로써 적정한 가격에 의한 매각절차의 안정적 운용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로써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적정한 가격보다 지나치게 헐값에 경매 목적 부동산을 매수하여 큰 이득을 얻거나 예상하지 못한 유치권변제의 책임을 부담함으로써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정의의 관념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지나쳐버릴 수 없는 문제 상황으로부터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합목적적 해석에 대한 요구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경우에 행하여지는 합목적적 해석은 입법자가 예정한 제도의 취지를 될 수 있는 한 손상하지 않으면서 그 제도의 폐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계를 가지며, 이 같은 한계를 벗어날 경우 그러한 해석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대법원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만,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되어 있을 뿐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는 동일한 행위가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는 저촉되지 않고 압류의 처분금지효에는 저촉된다고 보는 이유는, 대법원 2009다19246 판결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원래 유치권은 일정한 객관적 요건을 갖추면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고, 한편 압류나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는 점유의 이전과 같은 사실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하지만, 경매절차가 개시된 뒤에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논리에 따라 그 효력을 마찬가지로 인정하게 되면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중대하게 훼손하므로, 이 경우에는 그러한 행위의 효력을 제한하기 위하여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본다는 취지이다. 이는 반대의견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정법상 근거가 없는 판단이라고 볼 것은 아니며, 법원에게 부여된 합목적적 해석의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뿐이다. 

나. 반대의견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압류와 가압류가 마찬가지로 처분금지효를 갖고 있음에도 경매개시결정등기, 즉 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과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을 달리 보는 해석이 나온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살펴보지 아니하고, 경매개시결정등기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압류의 처분금지효 때문에 그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이 부정된다는 논리에서 출발하여 같은 처분금지효를 갖는 체납처분압류가 있는 경우 그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처분금지효를 갖는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논리적 일관성을 가질 것이다. 그럼에도 반대의견은 이 점에 관하여 침묵을 하고 있으며, 만약 반대의견이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반대의견이 분명한 이론적 근거 위에 서 있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나아가, 반대의견이 체납처분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과 마찬가지로 가압류 뒤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어야 한다는 해석을 하는 것이라면 논리적 일관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나, 이 같은 해석은 유치권제도가 집행절차에서 발생시키는 폐해를 제거한다는 합목적적 해석의 한계를 명백하게 벗어나 유치권제도를 형해화함으로써 도저히 그 해석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민사집행절차에서는 매각절차인 경매절차를 개시하는 결정과 동시에 압류를 명하고, 경매개시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되거나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된 때 압류의 효력이 생기므로(민사집행법 제83조 제1항, 제4항),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개시 없이 압류만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없고, 압류는 곧 경매절차의 개시를 의미한다. 그런데 체납처분절차에서는 체납처분압류가 매각절차인 공매절차의 개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체납처분절차의 제1단계로서 조세채권의 만족을 위한 재산을 확보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그와 전혀 별개의 절차로서 아직 개시되지도 않은 경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상으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혀 둔다.

6. 대법관 김소영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민사집행법은 ‘경매절차를 개시하는 결정에는 동시에 그 부동산의 압류를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83조 제1항), 압류는 채무자에게 그 결정이 송달된 때 또는 제94조의 규정에 따른 등기가 된 때에 그 효력이 생기며(제83조 제4항), 위 규정들은 이 사건과 같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도 준용된다(제268조). 

위 규정에 따른 압류의 효력, 이른바 ‘처분금지효’에 따라 채무자의 해당 부동산에 대한 처분은 제한되지만, 압류에 처분금지의 효력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그 이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대항력까지 부인하여야만 하는 논리적 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분금지효’는 경매 대상 부동산의 소유자에 대하여 해당 부동산의 처분을 제한하고, 만일 처분을 하더라도 경매신청채권자와 경매절차상의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만 그 처분의 효력이 상대적으로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일 뿐, 그 외의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그 처분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경매신청이 취하되면 경매신청채권자와의 관계에서조차 유효하게 되므로 이러한 압류의 처분금지효만으로 제3자에게 당연히 압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3자와 압류의 효력의 관계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92조가 ‘제3자는 권리를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에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제1항). 부동산이 압류채권을 위하여 의무를 진 경우에는 압류한 뒤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경매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해석을 둘러싼 종래의 통설적인 견해는, 압류를 등기하면 모든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경매개시결정의 등기 전에 채무자에게 경매개시결정이 송달된 경우와 같이 원칙적으로 등기 없이는 대항할 수 없는 처분제한의 효력을 경매신청에 대한 악의의 제3자에게 확장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새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 법 어디에도 압류는 등기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압류등기 이후에 제3자가 압류의 효력에 저촉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처분제한의 효력을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권리의 득실변경이나 대항력 취득에 등기를 요하거나 등기의 선후에 의해 우열이 결정되는 권리는 제3자가 그 권리 취득 시에 등기부에 의하여 권리관계를 조사하고 자신의 권리가 제대로 등기되었는지 등기부를 확인하는 것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으므로 그 권리자에 대한 압류의 대항력을 경매개시결정등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도 무방하다. 그러나 유치권은 물권이기는 하지만 점유에 의하여 권리를 취득하고 등기의 선후에 의하여 권리의 우열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유치권자가 그 권리 취득 시에 등기부를 조사·확인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압류는 부동산에 대한 채무자의 관리·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민사집행법 제83조 제2항) 채무자의 점유 이전행위가 제한되지 아니하므로 유치권자의 부동산 점유 취득행위가 압류의 효력에 반드시 저촉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를 들어 아무런 제한 없이 유치권자에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이 규정한 유치권 인수주의와 결합하여 경매절차의 다른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이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고, 경매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되므로 일정한 기준에 의하여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그 방법으로는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유치권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민법 제320조 제2항을 확장해석하여 당해 부동산에 대해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인식하였거나 이를 인식할 수 있었으면서도 유치권 취득을 위해 점유를 이전받았다면 원칙적으로 압류의 효력에 반하는 고의 내지는 과실 있는 점유의 취득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유치권 취득이 부정된다고 할 수도 있고, 개별 사안에 따라서 유치권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있다. 

대법원이 위와 같이 유치권자의 주관적 사정을 따져보는 해석보다는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제3자에게 당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경우 경매개시결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고(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참조), 한편으로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마쳐진 후에 채무자의 점유 이전으로 제3자가 유치권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은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에 의하여 제3자인 유치권자에게도 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미치기 때문에 당연히 인정되는 논리적 귀결이라기보다는 민사집행절차에서는 압류가 부동산 경매개시결정과 함께 이루어져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유치권자가 당해 부동산이 경매물건인 것을 알았을 개연성이 높아 압류의 효력을 유치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게 하여도 피해를 볼 선의의 유치권자가 많지 않은 반면,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경매절차의 운영을 위해서는 유치권자의 주관적 사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유치권의 효력을 판단하기보다는 일률적으로 유치권의 효력을 정할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고, 이는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로 공시된 이후에는 유치권 취득을 위한 점유의 이전을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압류에 대한 유치권자의 악의도 의제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나. 반대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민사집행절차와 체납처분절차가 모두 채권의 강제실현절차로서 동일한 부동산에 대하여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에 서로 일정 범위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도 민사집행절차와 체납처분절차는 별개의 절차로서 구체적 절차진행에 있어 여러 가지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와 체납처분압류등기에 대한 일반의 현실인식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법원은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을 하면 압류를 함께 명하고, 이를 등기하여 압류의 효력이 생긴 때부터 1주 이내에 배당요구의 종기를 결정하고 이를 공고하여야 하며(제84조 제3항), 법원사무관 등은 제148조 제3호 및 제4호의 채권자 및 조세, 그 밖의 공과금을 주관하는 공공기관에 대하여 채권의 유무 등을 법원에 신고하도록 최고하고(제84조 제4항), 집행관에게 부동산의 현황에 관하여 조사를 명하고(제85조 제1항), 감정인에게도 부동산을 평가하게 하고 있다(제97조 제1항). 경매개시결정은 압류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경매절차의 기초가 되는 집행법원의 재판으로서 압류의 효력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그 효력이 발생되어야 하며(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947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일련의 절차 진행과정에서 집행이 정지, 제한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요건이 엄격하여 대부분의 경매절차가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경매개시결정은 명실상부하게 그 경매절차에 의하여 부동산환가절차가 개시되었음을 의미하고, 부동산의 소유자나 점유자, 이해관계인들이나 그 친지들도 경매개시결정이 등기되면 부동산 매각이 임박하였음을 현실로 느끼게 된다. 이 경우 채무자나 소유자로서는 매각절차를 지연시키거나 물건 가격을 하락시켜 경매를 무산시키거나 매수인에게서 이익을 얻을 방법을 강구하려고 시도할 우려가 높고, 이러한 시점에서 그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거나 부동산에 관한 채권을 취득하려는 자라면 그 부동산이 경매물건인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체납처분압류의 경우에는 사정이 이와 전혀 다르다. 국세징수법은 부동산 등의 압류의 효력은 그 압류의 등기 또는 등록이 완료된 때에 발생한다고 규정하고(제47조 제1항), 체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압류한 부동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제49조 제1항), 그 외 체납처분절차에서 유치권을 어떻게 취급할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과 같은 규정을 준용하고 있지도 않다. 

체납처분절차에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을 유추적용할 수 있다 하여도 체납처분절차에서는 국세징수법 제3장 제6절에서 부동산의 압류절차를 정한 것과 별도로 같은 장 제10절에서 압류재산의 매각절차를 정함으로써 두 절차가 서로 구분되어 별도로 진행됨을 예정하고 있고, 또한 압류의 효력발생일로부터 얼마의 기간 내에 매각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없으며, 대개의 경우 체납처분압류의 등기만이 행해질 뿐 구체적인 후속절차를 동반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 공매절차로 이행되는 경우에도 체납처분압류를 한 세무서장이 직접 공매를 진행하기보다는 국세징수법 제61조 제5항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대행하게 하고 있고 공매대행의뢰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평균적으로 매우 길어 대상 부동산의 소유자조차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국세징수법 시행령 제68조의2 제2항에 의한 공매대행 사실의 통지를 받기 전에는 공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인식하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체납처분압류가 비록 본집행을 목적으로 하는 압류이기는 하지만 등기만 경료되어 있을 뿐 현실적인 매각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면에서 이해관계인들의 현실인식과 유치권 남용 가능성은 민사집행법상의 압류와는 상당히 다르고, 오히려 가압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체납처분압류가 등기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유자가 국세징수법에 의해 허용된 부동산의 사용·수익을 위하여 그 점유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당연히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간주하거나 체납처분압류의 존재를 점유를 취득하는 제3자가 당연히 안 것으로 의제할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주심) 김신 김소영


 2) 한편, 새로운 논거 역시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라는 개념은, 실질적으로는 경매절차에 관여하고 있는 압류채권자나 매수인의 이익을 보호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포장은 그럴싸하지만, 그 실질을 살펴보면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은 인정될 수 없으므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또한, 대법원의 다수견해처럼 경매절차개시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면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다고 하더라도, 예컨대 그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민법 제320조 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와 같이 그 유치권을 부정할 수 있는 실정법상의 근거가 없는 한, 단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이나 그에 대한 신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유치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62)  

62)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3) 나아가 경매의 본질을 매매로 보는 한,63) 유치권자의 유치적 효력은 매수인에게 인수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매수자위험부담주의 관점에서 매수인은 본래 유치권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64) 다시 말해서, 유치권의 공시방법이 불완전하고, 유치권자에게 신고의무가 없기 때문에 유치권의 존재가 경매절차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일반 매매에서 타인 소유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우와 다를 바 없다.

63) 지원림, 민법강의(제14판), 1387면.
64) 이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이나 압류채권자에게 제578조의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음은 별개이다.


 (3) 공통된 영역 –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1) 압류와 가압류의 효력을 달리 설명하고 있다.  


    압류의 처분금지효와 가압류의 처분금지효는 동일하다고 하면서도, 압류 후 점유가 이전되어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와 가압류 후 점유가 이전되어 유치권이 성립하는 경우를 구별하고 있는데, 이는 논리적 일관성이 없고, 법적 안정성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65) 이러한 판시는 법해석론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66) 다시 말해서, 동일한 ‘점유이전’이라는 행위가 선행하는 조치가 압류냐 가압류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없이, 압류와 가압류의 차이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를 선해하는 견해는, ⅰ) 가압류명령은 판결과는 달리 채권의 존재 등에 관한 간단한 소명만으로 이루어지는 점, ⅱ) 가압류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 비로소 경매절차가 개시되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보아도 압류 후에 압류채무자의 점유이전으로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67) 또한, ⅲ) 만약 점유이전을 통해 유치권을 성립시켜주는 행위를 처분행위로 보게 되면, 저당권 설정 후 저당권설정자의 점유이전으로 유치권을 취득한 자는 유치권으로 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68)에 비추어, 가압류에 저당권보다 강력한 효력을 부여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69) 나아가 ⅳ) 경매절차가 개시된 상태에서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나 경매절차의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취지로 압류의 처분금지효를 언급한 것이지 압류나 가압류 등에서 인정되는 처분금지효의 논리적 귀결로서 유치권의 효력이 제한된다는 취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70) 다만, 가압류집행 후 그 가압류가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하여 본압류로 이행된 경우에는 압류에 준해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다.71) 그러나 아무리 압류와 가압류의 차이를 제시한다고 할지라도, 점유의 이전이라는 동일한 법률사실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가 납득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65) 서인겸, 부동산경매절차상 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몇 가지 쟁점, 원광법학 제32권 2호, 2016, 287면
66) 서인겸, 앞의 글(각주 66)), 287면
67) 하상혁, 앞의 글(각주 16)), 1000면.
68) 대법원 2009.1.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69) 하상혁, 앞의 글(각주 16)), 1003-1004면. 
70) 이선희, 앞의 글(각주 3)), 229-230면.
71) 대법원 2002.3.15. 자 2001마6620 결정 등 참고.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유치권확인][공2009상,158]

【판시사항】

근저당권설정 후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취득한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적극) 

【판결요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설정 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1조 제5항, 제92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공2005하, 1503)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공2007상, 263)

【전 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외 2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강경협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권기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8. 8. 21. 선고 2007나1769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한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다778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행사가 허위채권에 기한 것일 경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하락시켜 경매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치권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만을 점유하여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만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유치권확인 및 점유방해금지청구와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부동산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 따라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나,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02. 9. 27.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채권최고액 18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 소외 회사가 2003. 9. 2.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04. 5.경까지 이 사건 건물을 찜질목욕탕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시행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위 공사의 일부를 도급받아 시행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2004. 6. 9.경 부도가 나는 바람에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그 무렵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사실, 그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7. 15.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달 19. 임의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이루어졌으며 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6. 1. 10. 이 사건 건물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사무실 부분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유치권을 부정하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이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점유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들은 그 유치권 취득 이전부터 설정되어 있던 위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유치권과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담보권 설정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87. 3. 10. 선고 86다카1718 판결은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그 이후 개시된 강제경매절차의 경락인에 대해 대항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그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 안대희(주심) 양창수  
대법원 2002. 3. 15.자 2001마6620 결정
[취소기각][집50(1)민,301;공2002.5.15.(154),951]

【판시사항】

[1]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으로 이행된 경우, 가압류집행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가압류집행 취소결정이 본집행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소극)  

[2] 가압류등기 후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경매절차가 진행중 가압류해방금액 공탁으로 가압류집행이 취소되어 가압류등기가 말소된 경우, 이를 이유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결정요지】

[1] 가압류집행이 있은 후 그 가압류가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하여 본압류로 이행된 경우에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에 포섭됨으로써 당초부터 본집행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있고, 본집행의 효력이 유효하게 존속하는 한 상대방은 가압류집행의 효력을 다툴 수는 없고 오로지 본집행의 효력에 대하여만 다투어야 하는 것이므로, 본집행이 취소, 실효되지 않는 한 가압류집행이 취소되었다고 하여도 이미 그 효력을 발생한 본집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가압류등기 후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경매절차가 진행중 가압류해방금액 공탁으로 가압류집행이 취소되어 가압류등기가 말소된 경우, 이를 이유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603조, 제710조, 제713조[2] 민사소송법 제603조, 제710조, 제71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76. 1. 27. 선고 75다2065 판결(공1976, 8952)

【전 문】

【재항고인】 재항고인

【상대방】 상대방

【원심결정】 서울지법 200 1. 10. 18.자 2001라351 결정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제1심결정을 취소한다. 이 사건 경매절차취소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재항고인은 1993. 12. 9. 당시 채무자 신청외인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서울지법 북부지원 93카단6335 가압류 결정에 따라 가압류등기를 경료하였는데, 1996. 8. 7.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신청외인으로부터 상대방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2) 재항고인은 2000. 8. 1. 신청외인에 대한 서울지법 남부지원 94가단6318호 대여금 청구사건의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였고, 제1심법원은 같은 해 8. 2. 이 사건 강제경매개시결정을 하였다. 

(3) 신청외인은 위 가압류 결정에서 해방공탁금으로 정한 금 16,500,000원을 2000. 10. 11. 공탁한 후 같은 달 23. 이 사건 부동산 중 원심결정 첨부 별지 목록 기재 1 부동산에 관한 위 가압류집행 취소결정을 받았고, 이에 상대방이 위 가압류등기가 같은 해 11. 13.자로 말소된 부동산등기부등본을 경매법원에 제출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취소신청을 하자 제1심법원은 같은 해 12. 20. 이 사건 강제경매개시결정을 취소하고, 강제경매신청을 기각하였다. 

(4) 위 결정에 대한 항고심이 계속중인 2001. 7. 23. 이 사건 부동산 중 원심결정 첨부 별지 목록 기재 2, 3 부동산에 관하여 위 가압류에 관한 집행취소결정이 이루어져 같은 달 26. 그 가압류등기가 모두 말소되었다. 

나.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상대방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앞서 경료되었던 재항고인 명의의 위 가압류등기가 모두 말소된 이 사건에 있어서 신청외인에 대한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하여서는 상대방 소유로 등기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실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압류집행이 있은 후 그 가압류가 강제경매개시결정으로 인하여 본압류로 이행된 경우에 가압류집행이 본집행에 포섭됨으로써 당초부터 본집행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있고, 본집행의 효력이 유효하게 존속하는 한 상대방은 가압류집행의 효력을 다툴 수는 없고 오로지 본집행의 효력에 대하여만 다투어야 하는 것이므로, 본집행이 취소, 실효되지 않는 한 가압류집행이 취소되었다고 하여도 이미 그 효력을 발생한 본집행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해방공탁을 이유로 한 가압류집행 취소결정에 따라 가압류등기가 말소되었으므로 강제집행을 실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가압류에서 이행된 강제경매개시결정의 효력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관하여는 판단할 필요도 없이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이 사건에 대하여는 자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대법원이 재판을 하기로 하는바,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상대방의 경매절차취소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   


 2) 유치권과 충돌하는 압류채권자(혹은 가압류채권자) 및 저당권자의 우열에 대한 일관성 있는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


   대법원은 압류 후 성립한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하면서도, 저당권이 설정된 후 성립한 유치권의 행사는 제한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압류, 저당권, 유치권의 실체법적 효력과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부동산에 압류, 저당권과 유치권이 모두 성립된 경우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감정평가된 목적부동산의 가격이 1억 원이고, 압류채권자의 피보전채권액은 6천만 원, 저당권자의 피담보채권액은 6천만 원,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액은 5천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72) 대법원의 태도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상정하여 구체적인 매각금액과 배당금액을 살펴보자.  

72) 유치권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실무에서는 유치권을 평가하지 않은 채 최저매각가격을 정하고, 그 대신 매각물건명세서에 그 기재를 함으로써 입찰참가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Ⅳ, 154면 참고. 


ⅰ) 압류 후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저당권의 우선변제효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매각대금 1억 원에서 압류채권자와 (근)저당권자는 동순위로 각각 5천만 원씩 배당받는다.73)  

 73) 대법원 1994.11.29. 자 94마417 결정. 다만, 이 판례는 가압류 후 저당권이 설정된 사안이다.
대법원 1994. 11. 29.자 94마417 결정
[부동산강제경매절차취소][공1995.1.1.(983),104]

【판시사항】

가. 가압류등기 후에 경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효력

나.‘가'항의 경우 가압류채권자와 근저당권자 및 근저당권설정등기 후 강제경매신청을 한 압류채권자 사이의 배당순위

【결정요지】

가.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등기가 먼저 되고 나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경우에 그 근저당권등기는 가압류에 의한 처분금지의 효력 때문에 그 집행보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서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무효이다

나.‘가'항의 경우 가압류채권자와 근저당권자 및 근저당권설정등기 후 강제경매신청을 한 압류채권자 사이의 배당관계에 있어서, 근저당권자는 선순위 가압류채권자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1차로 채권액에 따른 안분비례에 의하여 평등배당을 받은 다음, 후순위 경매신청압류채권자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므로 경매신청압류채권자가 받을 배당액으로부터 자기의 채권액을 만족시킬 때까지 이를 흡수하여 배당받을 수 있다. 

【참조조문】

부동산등기법 제5조 가.나. 민법 제356조, 민사소송법 제696조 나. 제652조

【참조판례】

가.나. 대법원 1987.6.9. 선고 86다카2570 판결(공1987,1138)
나. 대법원 1992.3.27. 선고 91다44407 판결(공1992,1392)

【전 문】

【재항고인】 재항고인

【원심결정】 대구지방법원 1994.2.7. 자 94라1결정

【주 문】

재항고를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등기가 먼저 되고 나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경우에 그 근저당권등기는 가압류에 의한 처분금지의 효력때문에 그 집행보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서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무효라 할 것인 바(대법원 1987.6.9.선고 86다카2570 판결 참조), 이 경우 가압류채권자와 근저당권자 및 위 근저당권설정등기 후 강제경매신청을 한 압류채권자 사이의 배당관계에 있어서, 근저당권자는 선순위 가압류채권자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1차로 채권액에 따른 안분비례에 의하여 평등배당을 받은 다음, 후순위 경매신청압류채권자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므로 경매신청압류채권자가 받을 배당액으로부터 자기의 채권액을 만족시킬 때까지 이를 흡수하여 배당받을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3.27. 선고 91다44407 판결 참조).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이 사건 부동산의 최저경매가격인 금 85,000,000원으로는 경매신청압류채권자인 재항고인의 채권에 우선하는 위 부동산의 부담에 해당하는 1번 및 2번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합계 금 96,000,000원과 경매절차비용을 변제하면 재항고인에게 배당될 잉여의 금원이 없게 된다고 판단함에 있어서, 위 1, 2번 근저당권등기 사이에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어 있으므로 먼저 1번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가압류채권자와 2번 근저당권자에게 각 채권액에 따른 안분비례를 한 다음 다시 가압류채권자에게 배당된 금원을 가압류채권자와 경매신청 압류채권자인 재항고인의 각 채권액에 따른 안분비례를 하여 배당을 하되, 재항고인에게 배당된 금원에 대하여는 2번 근저당권자가 우선하여 흡수배당을 받게 된다고 설시한 것은 그 이유가 온당치 아니하나, 결국 앞에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재항고인에게 배당될 잉여의 금원이 없게 되는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 민사소송법 제616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강제경매절차를 취소한 제1심 법원의 결정을 유지한 조처는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ⅱ) (근)저당권이 설정된 후 압류가 이루어진 경우: 저당권의 우선변제효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 매각대금 1억 원에서 (근)저당권자가 먼저 6천만 원을 배당받고, 압류채권자가 4천만 원을 배당받는다. 


ⅲ) 압류 후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유치권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매각대금은 1억 원이 되고, 압류채권자는 6천만 원 전액을 배당받는다.74) 이 경우, 유치권자는 별도의 집행권원을 갖추고 있지 않은 한 배당에 참가할 수도 없다. 

74) 반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긍정하는 견해에 의한다면 유치권자가 보호되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압류채권자는 5천만 원을 배당받게 될 것이다. 


 ⅳ) (근)저당권이 설정된 후 유치권이 성립하거나 유치권이 성립한 후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긍정하므로 모두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근)저당권자는 5천만 원을 배당받는데 그친다.75)   

 75) 반면, 유치권과 저당권의 성립순위를 비교하는 견해(제한적 인수주의)에 의한다면, 전자의 경우에는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1억 원이 되고 (근)저당권자는 6천만 원을 배당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근)저당권자는 5천만 원을 배당받게 될 것이다. 


 ⅴ) 압류 후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이후 유치권이 설정된 경우: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1억 원이 되어 압류채권자와 (근)저당권자는 각각 5천만 원씩 배당받을 것이다.76)   

 76) 반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긍정하는 견해에 의한다면 유치권자가 보호되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압류채권자와 (근)저당권자는 각각 2천 5백만 원씩 배당받게 될 것이다. 유치적 효력을 긍정하면서 유치권과 저당권의 성립순위를 비교하는 견해(제한적 인수주의)에 의하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본문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유치권 – (근)저당권 – 압류의 순인 경우에는,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저당권자가 5천만 원을 배당받게 될 것이다.  

 

ⅵ) (근)저당권 설정 후 압류가 이루어지고, 이후 유치권이 설정된 경우: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1억 원이 되어 (근)저당권자는 6천만 원, 압류채권자는 4천만 원을 배당받을 것이다.77)   

77) 반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긍정하는 견해에 의한다면, 유치권자가 보호되므로 부동산의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근)저당권자는 5천 만 원을 배당받지만, 압류채권자는 배당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유치적 효력을 긍정하면서 유치권과 저당권의 성립순위를 비교하는 견해(제한적 인수주의)에 의하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본문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유치권 – 압류 – (근)저당권의 순인 경우에는, 매각대금은 5천만 원이 되고 압류채권자와 저당권자가 각각 2천 5백만 원씩 배당받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이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압류가 개입되는 상황이 (근)저당권자에게 유리하다. 이는 ⅳ) ~ ⅵ)의 결과를 보면 명확하다. 특히, ⅳ)와 ⅵ)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근)저당권자 입장에서는 압류가 이루어진 경우가 압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보다 유리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러한 결론을 납득할 수 있을까? 차라리 (근)저당권과 유치권의 관계에서 무제한적 인수주의를 취하기보다, 성립시점을 비교하는 견해(제한적 인수주의)에 의할 경우에 논리적으로 일관성 있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ⅴ)의 경우는 명시적인 판결례가 존재하진 않으나, 현재 대법원의 태도에 비추어 “압류”와 “유치권”의 충돌을 판단한 것이지만, “저당권”과 “유치권”의 충돌문제로 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 나아가 가압류가 경료된 경우까지 상정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납득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의 태도는, 압류와 (근)저당권이 개별적으로 유치권과 충돌하는 경우를 해결할 수 있지만, 압류와 (근)저당권이 함께 유치권과 충돌하는 경우나 가압류와 압류가 함께 유치권과 충돌하는 경우, 나아가 가압류와 (근)저당권이 함께 유치권과 충돌하는 경우와 가압류, 압류, (근)저당권이 함께 유치권과 충돌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특히, 유치권과 충돌하는 영역에서 압류채권자와 저당권자를 비교해보면(위 ⅲ)과 ⅳ)의 경우), 대법원의 태도는 압류채권자를 저당권자보다 더욱 보호하는 결과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타당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저당권에 처분금지효가 없다는 의미는, 저당권도 물권이므로 설정계약을 통해 이미 저당권자에게 그만큼의 교환가치가 이전되어 있고(즉, 권리의 취득), 따라서 압류의 처분금지효보다 이미 강력한 효과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처분금지효를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압류에는 주어지지 않는, 추급효나 우선변제효가 저당권에 인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실체 법적으로는 저당권자가 압류채권자보다 강력히 보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권과 충돌하는 영역에서, 저당권자는 이미 취득한 권리를 상실할 위험에 처하게 되지만, 압류채권자는 그 반대의 결과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일반채권자가 집행권원을 얻어 압류에 착수했다는 이유만으로, 저당권자보다 강력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해주어야 함에도, 대법원은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2. 학설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압류와 유치권의 충돌에 대한 학설에 대한 검토  


1) 대법원의 태도에 찬성하는 견해는 유치권은 등기에 의하여 우열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78)

78) 이러한 논증에 대해, 박상언, 앞의 글(각주 3)), 364-365면은, “유치권 본래의 성질상 다른 권리와의 경합 내지 선후관계가 문제되지 아니한다는 전제로부터 바로 ‘다른 권리에게 항상 대항할 수 있다.’는 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논리적 연결고리가 결여된 논증으로 보아야 한다. 선후관계가 문제되지 아니한다는 전제로부터는 항상 양립가능하다거나 다른 권리에 항상 양보하여야 한다는 결론도 얼마든지 도출될 수 있으므로, 왜 항상 대항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한다. 

 

다시 말해서 유치권의 공시방법인 ‘점유’가 불완전한 공시방법이기 때문에 유치권의 대항력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면서,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을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치권으로 제한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입법자가 제91조 3항과 4항에서처럼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고, 그냥 “유치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치권과 관련해서는 전면적 인수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해석되어야 한다(종래의 통설). 따라서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을 제한해석하는 견해에 동의하기 힘들다. 

   또한, 이 견해는 유치권이 법률규정의 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성립하는 법정담보물권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물권의 대세효가 선행하는 압류채권자에게 작동하지 않는 결과에 이른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그 외에도, 이 견해에서는 유치권의 성립을 위한 점유의 이전을 마치 처분행위인 것처럼 보고 있지만, 점유의 이전은 사실행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동의하기 힘들다. 


 2) 제한설이 비용지출시점이나 점유취득과 같은 유치권의 성립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위 학설에서와 같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유형을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기교적이고 기술적이다. 더욱이 각 유형에 따라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이 달라진다는 설명은 유치권의 법정담보물권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원의 견해에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유치권의 법정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이 압류 전이었느냐, 압류 후였느냐를 판단하면 족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압류채권자의 입장에서 비용지출에 의한 목적물의 가치 상승과 점유이전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2) 가압류와 유치권의 충돌에 관한 학설에 대한 검토  


   대법원의 태도에 반대하는 견해는, 압류와 가압류의 효력을 동일하게 본다는 점에서 동의하기 힘들다. 가압류의 처분금지효는 가압류의 특성상 본압류로 전이하기 이전에는 잠정적 효력밖에 없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압류만 있는 상황에서는 압류에서와 같은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라든가 경매절차의 안정성이 인정되기 힘들다. 이런 관점에서, 민사집행법 제91조 3항에 규정된 가압류채권은 본압류로 전이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축소해석되어야 한다.  


(3) (근)저당권과 유치권의 충돌에 관한 학설에 대한 검토  


1) 대법원의 태도에 반대하는 견해는, ⅰ) 점유 이외에 공시방법이 없는 유치권에 사실상 우선적 지위를 부여한다면 공시주의를 기초로 하는 담보법질서와 물권법의 기본질서(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Prior tempore, potior iure.))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점, ⅱ) 선순위 담보물권자가 담보물권 설정 당시에 평가한 담보가치는 보호되어야 하며, 그 후에 성립한 유치권에 사실상 우선변제권이 인정됨으로써 선순위 담보물권자가 파악한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하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79) ⅲ) 유치권의 연혁 및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유치권이 저당권에 대하여 항상 대항할 수 있다거나 우선한다는 식의 근거는 찾기 어렵다는 점80) 등을 고려하면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다.  

79) 박상언, 앞의 글(각주 3)), 365-368면.  
80) 박상언, 앞의 글(각주 3)), 378면


   그러나 ⅰ) 등기는 단지 물권변동의 원칙적 성립요건 내지 물권변동의 공시방법에 불과할 뿐, 그 자체로서 물권변동을 정당화시켜주는 근거는 아니다. 이는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법의 특수성에서 확인된다. 반면,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라는 점에서 민법이 정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성립하고, 그에 따라 유치권의 일반적 효력이 당연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당사자의 법률행위와 등기라는 외관에 의해 성립되는 약정담보물권에 의해 제한될 수 없는 본질적 특성을 갖는다. 만약 그 반대로 이해한다면, 이는 물권법의 강행법규성을 부정하는 결과에 다름 아니다. 나아가 저당권 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비용을 투입하여 유치권이 성립하는 경우와, 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비용을 투입하여 유치권이 성립하는 경우를 구별한다면, 이는 유치권이 법정담보물권이라는 점을 도외시한 해석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고 본다. 이는 당사자의 지·부지가 유치권의 성립이나 행사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악의 여부는 단지 유치권의 남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이용되면 충분하다. 따라서 현행 민법에 의하는 한, 공시방법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과 사실상 우선변제효를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또한, ⅱ) 저당권이 설정된 후 투입된 비용은, 대체적으로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증가시키거나 유지시키는데 기여하는 공익비용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 견해에 동의하기 힘들다.  


 2) 제한설은 기본적으로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유치권의 행사 여부가 달라진다고 본다는 점에서, 압류와 유치권의 충돌에 관한 비판, 즉 ‘물권은 특정의 상대방이 없고 누구에 대해서도 주장할 수 있는 절대권’이라는 점과 조화되기 어렵다. 또한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의 성립시기를 기준으로 공평의 원칙에 따라 우열 여부를 판단하므로 일견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선순위로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채권자의 이익이 왜 공평의 원칙이라는 기준에 의해 형해화될 수 있는 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래의 통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즉, 이미 선순위인 (근)저당권자의 이익은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의 성립시기와 상관없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유치권자의 피담보채권이 압류 전에 성립하면 선순위인 (근)저당권보다 우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3) 대법원의 태도에 찬성하는 견해는, 저당권과 유치권의 충돌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형식논리에 근거하고 있고, 유치권자의 이익만을 중시하고 선순위 저당권자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해석론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지만,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3. 소결  


1) 유치권과 압류, 가압류, 저당권의 충돌을 다루고 있는 대법원의 판시는 학자들에게 새로운 해석론을 논의하게 만드는 입법에 다름 아니다. 압류 후 유치권의 대항력을 제한하는 판결과 가압류 후 유치권의 대항력을 인정하는 판결에 동의하는 견해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점유의 이전을 선행하는 조치가 압류냐 가압류냐에 따라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고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학자들에게 법의 해석을 넘어 판결에 대한 해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2) 불완전한 공시방법에 기초한 유치권에 무제한의 대항력을 인정하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불이익을 입게 되고, 그 결과 경매절차의 안정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으므로,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을 제한적으로 해석할 정책적 필요성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하다.81)

81) 그 외에 ①부동산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경매부동산에 관련된 다른 채권에 비해 공익성이 강하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 ②유치권의 존재는 점유라는 공시방법에 의하여 표상되고, 압류와의 선후관계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 충족된 때를 기준으로 하여 판명하면 되므로 양자의 선후관계에 판단의 애로가 없다는 점 등도 논거로 언급된다(주석민사집행법 Ⅲ(황진구 집필부분), 한국사법행정학회, 2012, 326~327면).

 

그러나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 그리고 책임재산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환가하여 채권자의 만족을 얻게 하려는 집행절차의 공정성이라는 허구적 이념이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것이, 정말 유치권제도의 본질에 부합하는 결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적어도, 압류·가압류 후(혹은 저당권 설정 후)에 유치권자가 목적물에 비용을 투입하였고 이로 인해 목적물의 현상이 유지되었거나 목적물의 가치가 증가하였다면, 그 현상유지비용이나 가치증가비용은 궁극적으로 압류·가압류채권자(혹은 저당권자)와 매수인에게 이익이 됨은 자명한 사실이다.82)

 82) 이에 대해, 이선희, 앞의 글(각주 3)), 241면에서는 그 피담보채권은 지출액일 뿐 가치증가액은 아니라는 점과 유익비채권의 경우에도 유치권주장단계에서는 주장하는 유익비 중 과연 객관적 가치의 증가액에 해당하는 공익비용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 민법이 유치권 제도를 두고 있는 이상, 현행법의 해석으로는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이라는 공익적 이유가 유치권자가 투입한 공익적 비용을 담보하고자 하는 유치권제도의 취지를 희생시키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러한 해석이 헌법 제23조 1항 2문의 기본권구체화적 법률유보에 부합하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유치권의 특성상 오남용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공시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경매절차의 안정성과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를 깨뜨릴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일정한 경우에는 유치권의 효력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기준은 개별사안에 따라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는 민법 제2조의 신의칙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법정요건을 적법하게 갖춘 유치권이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유치권의 남용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가까운 시일 내에 압류부동산을 매각하여 매각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것이 예정된 상황에서 압류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하거나 피담보채권을 발생시켜 유치권을 성립시킨 경우에까지 압류채권자를 비롯한 다른 채권자들의 희생 하에 유치권자를 보호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에 부합하다고 보기 어렵다.83)  

 83) 하상혁, 앞의 글(각주 16)), 997-999면.

 

Ⅴ. 결론 및 대안 


1. 대법원과 학설의 주류적 흐름은 유치권의 효력을 제한하자는 입장으로 보인다. 만약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한다면 유치권자는 어떻게 보호되는가? 집행권원을 갖추고 있다면 일반채권자로서 평등배당을 받을 수 있더라도 그 배당액수는 최소액일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별도로 집행권원을 갖춘 상태에서 배당요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무런 배당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경매절차가 완결될 가능성이 크다(민집 제148조 참조). 이러한 결론이 과연 공평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압류채권자나 가압류채권자, 혹은 저당권자는 법률지식이 풍부한 사람이거나 법인일 경우가 많다. 반대로 유치권자는 법률지식이 부족하고, 사회적으로 약자인 경우가 많다고 판단된다(물론 특수한 경우에는 법률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법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유치권의 남용으로 규율하면 충분하다고 본다.).84) 그렇기에 우리 입법자는 입법적 결단으로, 공평의 원칙에 기해 사회적 약자인 유치권자를 보호하는 입법을 하였다고 본다.  

84) 이선희, 앞의 글(각주 3)), 242면에서는, 저당권과 유치권의 경합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유치권의 본래 목적인 공평의 견지를 언급하면서, 거대한 금융자본을 가진 저당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영세한 공사업자의 이익을 희생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2. 한편, 유치권은 ⅰ)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제도이고, ⅱ) 물권의 공시방법으로 점유는 불완전해서 공시의 기능을 올바로 수행할 수 없으며, ⅲ)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치권의 효력을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주류적 흐름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ⅰ) 물권법의 기본질서인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Prior tempore, potior iure.)”는 원칙에 대한 예외로 유치권을 규정한 것은 입법자의 결단이라는 점, ⅱ)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대개의 경우 목적물의 가치증가나 유지에 기여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공익적 비용에 해당하므로 공평의 원칙에 기한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을 통해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 ⅲ) 민법 제335조 명문과 제320조를 논리적·체계적으로 해석하면, 즉 민법 제335조는 동산 질권에 유치적 효력을 규정하면서 질권으로는 “자기보다 우선권 있는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민법 제320조는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 민법은 똑같은 ‘유치적 효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질권과 달리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은 누구에게나 대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입법되었다고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유치권이 압류(혹은 가압류, 저당권) 후에 성립하였다는 사실이 유치권의 유치적 효력을 부정할 사유가 될 수는 없다.  


   3. 압류, 가압류, 저당권과 유치권이 경합하는 경우에 유치권의 효력을 제한하기 위한 일련의 대법원의 판결이나 학설은 구체적 타당성의 관점에서 부분적인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점유의 이전을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민법지식에 반하며, 동일한 점유이전이라는 행위가 압류와 가압류에서 달리 평가되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 또한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치권의 성립과 대항력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판시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압류·가압류와 유치권이 경합하는 경우, (근)저당권과 유치권이 경합하는 경우에 대한 일련의 판결들은 서로 다른 결론에 이름으로써, 유치권제도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하고, 나아가 유치권제도와 경합하는 다른 제도들에 대한 이해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 판결이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하는 텍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치권과 다른 제도의 경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법적 안정성의 측면에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4.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에도 불구하고 경매절차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압류·가압류와 경합하는 유치권의 대항력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나아가 먼저 성립한 저당권자의 교환가치 확보라는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유치권의 대항력을 제한할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러한 필요성이 유치권 제도 자체를 뒤흔든다든지, 공익을 이유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유치권제도가 민법에 현재의 상태로 존재하는 한 원칙적으로 유치권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유치권의 법정담보물권성과 민사집행법 제91조 5항의 문언에 부합하고, 유치권의 취지이자 인정근거인 공평의 원칙이 붕괴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유치권자의 희생이 정당화될 수 있다. 따라서 유치권이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되는 경우에, 유치권자는 원칙적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이는 압류 후에 성립한 유치권, 가압류 후에 성립한 유치권, 저당권이 설정된 후에 성립한 유치권에 모두 그러하다. 이 경우, 선행하는 압류채권자나 가압류채권자, 혹은 (근)저당권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우리 법이 예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할 위험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해석·운용하게 되면, 결국 압류채권자나 가압류채권자, 혹은 (근)저당권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음은 명백하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 유치권을 인정한 근거인 공평의 원칙을 기초로, 유치권의 성립요건, 그 중에서도 특히 피담보채권을 엄격히 제한해석하는 것이 현행 민법하에서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견련관계에 있는 채권에서 단순한 손해배상채권을 제외하고, 목적물의 가치증가를 가져오는 비용에 제한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도급계약과 같은) 약정에 의해 발생한 채권의 금액과 실제 목적물의 가치증가를 가져오는 금액이 다른 경우에, 후자의 금액을 얼마로 평가할 것이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이 경우에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가 실익이 있을 것이다.), 이는 감정평가의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선행하는 권리자가 유치권으로 인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의칙의 법리 동원하여 유치권 행사를 제한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85) 다만, 신의칙은 일반조항이라는 점에서 ‘일반조항으로의 도피’라는 불명예를 감수할 수밖에 없으므로, 최소한으로 이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