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銀 전정도 회장회사에 600억 넘게 물려..여신심사 부실 정황
세화엠피에 여신 614억원…포스코플랜택 지분 담보 380억, 기타 차입금 234억
매출 부풀려 대출 받은 정황…부산은행, 대부분 못돌려 받을 듯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송기영 기자 =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정도회장 소유회사에 수 백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빌려준 탓에 부산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화엠피에 대한 여신 심사가 부실해 화를 키운 정황도 많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화엠피는 지난 14일 울산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전 성진지오텍 회장)이 포스코 계열사 자금을 횡령해 유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다.
현재 1375억원 가량의 세화엠피 부채 중 부산은행의 차입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은행은 세화엠피에 614억원의 여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은 401억원이며 경남은행은 98억원, 현대증권은 80억원을 세화엠피에 빌려줬다.
◇ 부산은행, 전정도 회장회사에 614억 물려
부산은행의 세화엠피 여신 614억원은 지난해 부산은행 당기순이익의 17% 수준에 해당한다. 부산은행의 2014년 세후당기순이익은 3552억원이었다. 지난해 부산은행에서 발생한 이익의 5분의 1 가량이 세화엠피에 물려 회수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세화엠피가 부산은행으로부터 받은 여신은 전정도 회장이 보유한 포스코플랜텍(구 성진지오텍) 지분을 담보로 잡고 빌린 장기차입금 380억원과 기타 단기차입금 등 234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 회장이 담보로 맡긴 포스코플랜텍 지분은 2010년 포스코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고 남은 지분 11.7%로 이를 전량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당초 부산은행은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포스코의 지원을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지원을 거부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불가능한 일이 됐다. 포스코플랜텍 사정이 워낙 나빠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지분 감자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산은행이 380억원을 대출하면서 담보로 제공받은 포스코플랜텍의 지분이 휴지가 되면서 그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기차입금 234억원되 회수 전망이 불투명하다. 약 37억원의 부동산 담보외에는 별다른 담보가 보고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 분식회계, 자금유용 흔적 뚜렷...여신심사 부실
한편 과거 세화엠피에 대한 부산은행의 여신 심사가 부족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세화엠피가 과거 매출을 허위로 설정, 부풀린 정황이 발견된 가운데, 겉으로 드러난 매출 규모만 보고 거액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세화엠피는 2012년 매출은 25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600억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783억원까지 치솟았다.
2012년 없던 공사수익이 난데없이 2013년 407억원이나 늘었고, 지난해에도 158억원이 발생했다. 아울러 상품매출도 2013년과 2014년 각각 40억원, 491억원이 생겨났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채권이 2012년에는 58억원이었지만 2013년 274억원으로 급증했다. 2014년에도 220억원의 매출채권이 있었다.
의아한 점은 매출이 늘어도 현금 유입과 순이익은 마이너스, 영업이익은 제자리인데도 거액이 대출됐다는 점이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2012년 9억원 플러스였지만 2013년엔 마이너스 211억원 2014년엔 마이너스 127억원으로 전락했다. 2012년에는 18억원 당기순익을 나타냈으나 2013년과 2014년에는 254억원, 250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2012년 77억원에서 2013년 81억원으로 4억원 늘어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2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세화엠피가 매출을 부풀려 대출을 받고 이를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회계사는 "2013~2014년의 매출을 부풀린 후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유용한 정황이 있다"며 "이는 유용과 배임 혐의고, 분식회계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회계사도 "갑자기 없던 상품 매출이 생기고, 영업적자가 아닌데도 은행 대출을 받는 등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황이 있었음에도 과거 세화엠피가 부산은행의 여신 심사를 통과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금감원 공시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는 정황인데도 수 백억원의 여신을 진행했다는 건 결국 심사가 부족하지 않았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향후 이 같은 정황이 사실로 확인되면 세화엠피는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은행이 빌려준 600여 억원의 대출은 휴지조각이 된다는 이야기다.
◇ 대부분 회수어려울 듯...부산은행 "대출당시 문제는 없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대출 당시 자금 용도는 정확했고 문제는 없었다"며 "그동안 금감원 검사도 몇 차례 받았지만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부산은행은 세화엠피와 관련해 3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세화엠피의 청산가능성을 고려할때 너무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380억원 여신은 담보로 잡은 전정도 회장의 포스코플렌텍 지분 가치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화엠피의 분식회계 정황과 담현황을 고려할 때 부산은행의 614억원 여신은 거의 대부분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담보 매각이 잘 되는 경우도 있고 수 십억원대의 채권이 돌아오는 때도 있으며 갑자기 세금환급을 받는 등 예상치 못한 수익이 나는 일이 많기에 손실은 벌충될 것으로 본다"며 "빌려준 돈을 못 받는 건 아깝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은행 경영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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