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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10% 하락시, 3만2000가구 보증금 못돌려준다-경향

모두우리 2019. 3. 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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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10% 하락시, 3만2000가구 보증금 못돌려준다

전셋값이 10% 하락할 경우 3만2000가구는 예·적금을 깨고 추가 대출을 받더라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집주인의 1.5%다. 또 전국 아파트의 절반은 2년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2년전보다 10%이상 전세가가 하락한 아파트는 보증금 3억원 미만이어서 금융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은 19일 ‘최근 전세 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전셋값 10% 하락 시 전체 임대 가구의 1.5%인 3만2000가구는 금융자산 처분, 금융기관 차입으로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2018년 통계청, 금융감독원과 한은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약 211만 임대 가구를 대상으로 이같이 분석했다.

후속 세입자를 구해 전세 보증금 하락분만 임차인에게 내줘야 한다고 해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부족 자금 규모는 크지는 않았다. 3만2000가구 중 71.5%는 2000만원 이하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됐다. 2000만∼5000만원 부족은 21.6%, 5000만원 초과 부족은 6.9%로 분석됐다.

임대 가구의 대부분인 92.9%는 전셋값이 10% 하락하더라도 금융자산 처분으로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됐다. 5.6%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론 부족해도 금융기관 차입을 받으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정도로 주택 시장이 나빠질 경우에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대출을 받아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 비중은 14.8%로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 1∼2월 거래된 아파트 중 전셋값이 2년 전보다 하락한 곳은 52.0%였다. 다만 10∼20% 하락한 아파트는 14.9%, 30% 이상 떨어진 아파트는 4.7%로 비중이 크지는 않았다.

한은은 “임대인의 재무 건전성, 임차인의 전세대출 건전성을 고려할 때 전셋값 조정에 따른 금융 시스템 리스크는 현재로서 크지 않다”며 “다만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 레버리지가 높은 임대 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증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