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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고연봉 이의있소!” 이례적 반대 나온 금융지주 주총-국민

모두우리 2016. 4. 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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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고연봉 이의있소!” 이례적 반대 나온 금융지주 주총

    



4대 금융지주와 주요 은행의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회장 은행장 등 임원의 ‘셀프’ 고액연봉 책정에 기관투자가들의 반대의견이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총회 반대 의견 표명 자체도 드문 일이지만, 주먹구구식인 은행장 연봉 결정 과정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일보가 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의결권정보 열람시스템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20층 강당에서 열린 주총에서 재일교포 고부인(75) 사외이사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사회 참석률을 보았을 때 성실히 직무를 이행할 수 있을지에 관해 우려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트러스톤의 반대의견은 다른 20개 기관투자가의 찬성에 묻혀 원안대로 통과됐다.

고 사외이사는 도쿄 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 출신으로 일본에서 ㈜산세이를 운영하는 교포다. 신한은행 설립자인 재일교포 주주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2013년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가 된 후 계속 연임되고 있다.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 추천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5군데 기관투자가들이 고 사외이사의 연임을 반대했는데, ‘큰손’ 국민연금공단은 “장기연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 현황은 2015년 개선된 것으로 나오지만, 회의참석 비용을 전혀 받아가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연봉 산정에도 적극적 반대의견이 개진됐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총 45억원의 연봉 한도를 승인받았다. 실제 1년간 김 회장이 가져간 보수 총액은 12억3600만원이 넘는다. 급여는 7억2400만원, 상여금이 5억1200만원이었다. 이에 더해 장기성과보상으로 성과연동주식 2만4620주가 별도 지급된다고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또다시 사내이사 보수한도를 45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올렸다가 트러스톤의 반대에 부딪혔다. 트러스톤은 “자사주 부여 및 지급 기준과 방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이사회에 전적으로 위임하였으며, 해당 장기주식 보상이 장기인센티브로서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지주도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등기이사들의 보수 한도를 25억원으로 책정했다가 반대에 부닥쳤다.

우리은행 역시 이광구 은행장을 비롯한 이사진 보수한도 총액을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32억원으로 늘리려 했으나 메트라이프생명이 반대했다. 메트라이프는 “이사회에 위임하는 집행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은행장 연봉이 사외이사들과 함께하는 이사회에서 사실상 ‘셀프’ 결정되는 구조를 바꾸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들 안건은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좋은 게 좋은 것’ 기조에 밀려 찬성 원안으로 통과됐다. 아직까지 주총에서 소수의 반대는 소수 의견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금융사 주총에서 반대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독립자산운용사 트러스톤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행사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등기임원 성과 보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우성규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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