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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채워야 할 우리·기업은행…정부 주주엔 '고배당'-News1

모두우리 2016. 4. 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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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채워야 할 우리·기업은행…정부 주주엔 '고배당'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BIS비율 가장 낮은 기업·우리은행, 각 3000억가량 배당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시중은행 중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우리은행이 주주인 정부·공공기관엔 고배당을 하고 있다. BIS비율이 낮은데 배당을 많이 하면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업은행은 2944억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익(1조1429억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25.76%다. 지난해 1조59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우리은행도 3366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은 31.8%였다.

문제는 기업·우리은행의 BIS비율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BIS비율(총자본 기준)은 12.5%, 우리은행은 13.62%였다. 6개 시중은행의 평균치(15.07%)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BIS비율이 낮은데 배당을 많이 하면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2월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은행의 경영 자율성은 보장하겠다"면서도 "BIS비율이 낮은데도 배당을 많은 하는 건 예외"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곳간에 돈이 쌓이지 않는 건 정부에 배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최대 주주는 기획재정부로 5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기업은행이 배당한 2944억 중 1516억원이 기재부로 갔다.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기재부로선 가뭄에 단비 같은 돈을 매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은행도 사정이 비슷하다.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민영화는 쉽지 않아 공적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보는 배당을 많이 받을수록 투입된 공적자금을 더 많이 회수하는 셈이다.

정부와 예보로선 주주의 권리지만 은행 입장에선 영업이 어려워진다. BIS비율을 끌어올리려면 대출을 줄여야 한다. 2019년까지 바젤Ⅲ 규제가 도입되면 건전성 기준이 더욱 높아진다. 시중은행들은 BIS비율이 15%는 돼야 안정적이라고 본다.

당사자인 기업·우리은행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은행의 이익 수준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기자본 비율이 낮은데 배당을 과도하게 하면 외부 충격이 왔을 때 흔들릴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려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지난해 421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하나은행이 4200억원을 배당해 가장 높은 배당성향(99.76%)을 보였다. 신한은행(43.63%) 6500억원, 국민은행(34.37%) 3805억원, 씨티은행(41.6%) 1161억원이었다. SC제일은행과 농협은행은 배당하지 않았다.

정책금융기관 중 BIS비율이 10.11%로 가장 낮은 수출입은행은 53억원을 배당해 24.53%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산업은행은 462억원으로 배당성향이 25.17%였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배당성향이 36.99%로 제일 높았고 제주은행은 11.4%로 가장 낮았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