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예대금리차 5년만에 최대 /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
금리 상승기 예금금리는 천천히/
대출금리는 재빠르게 올려//
우리은행 5조6510억… 8.2%↑/국민 6조원·하나 5조원 넘어
지난해 국내 시중 은행들이 예대금리(대출금리-예금금리) 차이에 따른 이자수익을 사상 최대로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5년 만에 최대로 벌어진 결과다. 지난해 장기화한 경기불황과 취업난 등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계대출 덕에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이용한 이자장사로 ‘자기 배불리기’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잔액 기준 지난해 총대출 금리는 3.71%, 총수신 금리는 1.40%로, 예대금리 차이는 2.3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53%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예대금리 차는 2011년 2.96%포인트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하다가 2015년 2.15%포인트로 바닥을 다지고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가파른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금리가 2016∼17년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총대출 금리는 2016년 대비 지난해 0.36%포인트 상승했으나 총수신 금리는 0.2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은행들이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정기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려 예대금리 차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측면이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정기예금 금리는 2017년 12월 1.78%에서 지난해 12월에는 2.05%로 1년 사이 0.27%포인트 올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정기 예·적금 금리를 올려 웬만한 금융상품의 기본금리가 2%대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 영향으로 월별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3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예대금리 차가 12월에는 2.31%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예대금리 차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함에 따라 은행의 이자수익이 상당히 크게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주요 시중은행의 이자수익 수치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날 2018년 당기 순이익을 발표한 우리은행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5조6510억원으로 2017년(5조2206억원)에 비해 8.2%(4303억원) 증가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해 이자수익으로 각각 6조1007억원, 5조297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6%(5360억원), 10.0%(4830억원) 증가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누적 이자수익이 29조9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적된 2008년 이후 최대다. 지난해 분기별로 10조원 내외 이자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런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면 지난 한 해 이자수익이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이뤘다고 발표했는데 이자수익 증가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 이면에는 가계대출 증가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해 총 가계대출은 570조3635억원으로, 2017년(529조458억원)에 비해 7.81% 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계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질수록 은행은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
각 은행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수익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리스크가 큰 기업 투자보다 리스크가 작고 회수가 손쉬운 가계대출에 집중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낫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그나마 지난해 은행들이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정기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려 예대금리 차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측면이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정기예금 금리는 2017년 12월 1.78%에서 지난해 12월에는 2.05%로 1년 사이 0.27%포인트 올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정기 예·적금 금리를 올려 웬만한 금융상품의 기본금리가 2%대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 영향으로 월별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3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예대금리 차가 12월에는 2.31%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예대금리 차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함에 따라 은행의 이자수익이 상당히 크게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주요 시중은행의 이자수익 수치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날 2018년 당기 순이익을 발표한 우리은행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5조6510억원으로 2017년(5조2206억원)에 비해 8.2%(4303억원) 증가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해 이자수익으로 각각 6조1007억원, 5조297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6%(5360억원), 10.0%(4830억원) 증가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누적 이자수익이 29조9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적된 2008년 이후 최대다. 지난해 분기별로 10조원 내외 이자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런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면 지난 한 해 이자수익이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이뤘다고 발표했는데 이자수익 증가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 이면에는 가계대출 증가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해 총 가계대출은 570조3635억원으로, 2017년(529조458억원)에 비해 7.81% 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계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질수록 은행은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
각 은행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수익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리스크가 큰 기업 투자보다 리스크가 작고 회수가 손쉬운 가계대출에 집중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낫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