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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강남, 다시 폭발 조짐-한국일보

모두우리 2009. 1. 3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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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화산' 강남, 다시 폭발 조짐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9.01.30 03:06 | 최종수정 2009.01.30 16:53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안된다" 목소리 커져


잇단 호재에 평당 4000만원 회복… 경매시장에 아줌마부대 복귀 낙찰가 폭등

지난해 말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강남 집값이 설 연휴 이후에도 가파른 오름세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말 3.3㎡(1평)당 3,000만원대로 하락했던 강남 집값이 이 달 들어 4,000만원 대를 회복했다. 법원경매에는 아기 업은 아줌마 부대까지 재등장하고, 낙찰가격이 치솟는 등 과열 분위기마저 나타나고 있다. 아직 전반적 현상은 아니지만 강남에서만은 적색 신호가 분명하다.

가장 뚜렷한 분위기 변화는 경매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 28일 오전 9시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북관 입찰법정 211호. 입찰 개시 30분 전인데도 140개 좌석은 가득 찼고, 자리를 못 구한 50여명은 경매정보를 구하러 다니느라 장내는 어수선했다. 갓난아기를 업고 온 한 30대 주부는 "남편이 '지금이 집 살 때니 가보라'고 해서 대신 나왔다"며 "경매는 잘 모르지만 강남 30평형대 아파트에 응찰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112건 중에는 상가(34건)와 아파트(31건)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날 경매에 붙여진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105㎡(31평)형은 최저 경매가 7억9,2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경쟁이 붙으면서 9억777만7,777원에 최종 낙찰됐다. 최초 시작가보다 무려 23.5%나 높게 팔린 것이다. 성북구 정릉의 풍림아이원 동일평형 아파트에는 무려 34명이 입찰에 뛰어들어 최저 경매가(2억5,600만원)보다 23.9%나 높은 3억1,731만원에 낙찰됐다.

경매포털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7.6%였던 강남 3구의 경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대비 낙찰가)은 이달 들어서는 71.2%로 높아졌다.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달 평균 4.5명에서 이 달에는 10.5명으로 급증했다. 더 많은 사람이 사려고 달려들면서 낙찰가격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모(여ㆍ서울 성북구 돈암동)씨는 "요즘 아줌마들 사이에서 집, 특히 강남 아파트를 저가 매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이 때문인지 요즘 경매마다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붐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제2 롯데월드 신축,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허용, 재건축 규제 해제 등 3중 수혜를 받는 압구정동과 잠실 인근의 재건축 단지는 급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압구정동 단지는 서울시 발표 이후 일주일 사이 호가가 무려 2억~3억원이 폭등했다. 강남 개포주공 1단지 52㎡(15.7평)형의 경우 지난달 7억5,000만원 선이던 게 지금은 9억~9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이에 따라 정부 여당이 강력히 추진 중인 강남 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지방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한시면제 및 전매제한 완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3대 잔존 규제 중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산업대 이영한 교수는 "양도세 한시 면제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추진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강남 3구 해제는 부작용이 많은 만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이현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