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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주담대 등 은행 대출 변동금리 0.3%p 낮아진다(종합)-이데일리

모두우리 2019. 1. 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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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주담대 등 은행 대출 변동금리 0.3%p 낮아진다(종합)

7월부터 '잔액 기준 코픽스' 계산 방법 변경
은행 저원가성 자금 포함해 대출금리도 인하
중도상환수수료도 소폭 내려…은행들은 '불만'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소비자가 주택 담보 대출 등 은행의 변동 금리 대출 상품을 지금보다 0.3%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에 이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은행 대출 금리 산정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 조달 비용 지수)’를 활용한 은행 대출 상품의 금리가 현재보다 0.27%포인트 내려갈 예정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객 예금을 유치하거나 채권을 발행하는 등 자금 조달 비용을 반영한 것으로, 변동 금리형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의 기준이 된다. 은행의 그간 자금 조달 비용을 누적적으로 반영한 잔액 기준 코픽스와 한 달 동안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든 비용을 고려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로 나뉜다.

이중 잔액 코픽스 상품의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금융 당국이 은행의 조달 비용을 계산할 때 정부·한국은행·지방자치단체 등이 은행에 저리에 빌려준 정책 자금과 고객이 수시로 돈을 넣었다 빼는 요구불 예금 등 저(低)원가성 자금을 포함키로 해서다.

잔액 코픽스를 적용한 대출은 현재 8개 은행 가계 대출액의 14.4%(59조2000억원), 기업 대출의 0.9%(3조2000억원)를 차지한다. 이번 계산 방식 변경으로 7월부터 잔액 코픽스와 연동한 대출을 신규로 받는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소폭 줄어든다. 현재 잔액 코픽스나 다른 유형의 상품을 이용 중인 대출자도 7월 이후 잔액 코픽스 상품으로 갈아타면 낮아진 대출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비용 계산 방법을 바꾸면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현행 기준을 계속 적용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상품의 대출 금리 하단이 3.26%로 잔액 기준(3.36%)보다 약간 낮은 편”이라며 “앞으로 잔액 기준 코픽스의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이쪽으로 소비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오는 4월부터 은행권 변동 금리 대출 상품의 중도 상환 수수료도 소폭 낮아진다. 현재 은행은 주택 담보 대출의 경우 대출 실행 후 3년 안에 대출자가 원금을 갚으면 상환액의 1%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대출 실행에 들어간 인지세 등 원가성 비용과 은행의 이자 수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융 당국은 변동 금리 대출에는 이런 이자 손실이 생기지 않는 만큼 앞으로 고정 금리 대출과 같은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담보 대출은 평균 0.2~0.3%포인트, 신용 대출은 0.1~0.2%포인트 정도 수수료율이 내려간다.

늦어도 오는 3월부터 은행은 대출자에게 대출 금리를 어떻게 정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대출 금리 산정 내역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의 은행권 대출 금리 비교 공시도 공개 항목을 구체화하고, 올 상반기 중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객의 소득·담보 정보를 일부러 누락하는 등 대출 금리를 부당하게 책정한 은행을 처벌할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해 2~5월 국내에서 영업하는 10개 은행의 대출 금리 산정 실태를 검사해 경남은행·한국씨티은행·KEB하나은행 등 3개 은행이 고객 소득과 담보를 빠뜨리거나 규정상 최고 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출자에게 정상보다 높은 금리를 부과한 것을 적발했다. 하지만 김태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처벌 조항을 신설하더라도 과거 행위까지 제재하는 소급 적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은 금융 당국 방침에 내심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나 한국은행에서 빌려온 돈은 대부분 기업에 저리에 대출하는 정책 자금”이라며 “이걸 잔액 코픽스 계산에 포함시키는 것은 결국 가계 대출 금리를 낮추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푸념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