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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올 돈 줄었는데, 내야할 돈 느니… 소득성장發 ‘빈곤’ 심화-문화

모두우리 2018. 11. 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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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올 돈 줄었는데, 내야할 돈 느니… 소득성장發 ‘빈곤’ 심화



3분기 가계동향조사결과 충격

소득10분위중 1·2분위 취업자

전년동기대비 16.8% 줄어들어

재정 쏟아부었지만 고용 감소

‘소득증가→ 소비 확대→ 성장’

당초의도 ‘선순환’ 성립 안돼


통계청의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의 현실 속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천문학적인 재정(국민 세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저(低)소득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소득을 급감시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3일 문화일보가 우리나라 가구를 소득 10분위별로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소득 1분위(하위 10%)와 2분위(〃 10∼20%)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9.8%와 17.2%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든 것은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소득 하위 20% 가구의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급감했고, 소득의 원천인 근로소득이 줄자 저소득층 가구의 전체 소득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소득 1분위와 2분위 가구의 전체 소득 증가율은 각각 11.3%, 4.6%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구가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금 등으로 내야 하는 돈을 뜻하는 비소비지출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의 고소득층에 대한 ‘핀셋 증세’ 등의 영향으로 소득 9∼10분위는 30% 이상 늘었고, 1분위와 2분위도 각각 6.0%, 4.3% 증가했다. 들어오는 돈(소득)은 줄어드는데 세금 등으로 뜯어가는 돈(비소비지출)은 늘어나니 ‘현대판 가렴주구(苛斂誅求·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들이고, 무리하게 재물을 빼앗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득은 감소하는데 세금 등으로 내야 하는 돈은 늘면서 저소득층 가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처분가능소득)은 급감했다. 올해 3분기 1분위와 2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6.4%, 6.7% 각각 줄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소득 1∼3분위의 처분가능소득 감소율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이다.

소득주도성장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눠 백분율을 구한 값)이 큰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소비 확대→성장 촉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한 지 1년 반 만에 저소득층에는 일자리가 줄었고, 처분가능소득도 감소했으며, 쓸 돈이 없어 소비를 늘릴 수도 없었다. 유경준(전 통계청장)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속도 조절 실패, 노동조합 편향적 정책 등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을 줄이고,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며 “지금이라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헛된 슬로건(구호)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