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이렇게 준비해라-파이낸셜

 

[가을 이사철 내집마련 이렇게] 이사는 이렇게 준비해라

파이낸셜뉴스 | 김경수 | 입력 2010.08.18 18:40 |

#1. 회사원 김혜선씨(39)는 얼마 전 포장이사 업체를 통해 이사한 후 화장대 모서리가 일부 깨진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업체 쪽에서는 이사 전부터 모서리가 깨져 있었다고 발뺌을 했다. 김씨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어 보상받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2. 포장이사 업체를 통해 이사를 한 주부 박소민씨(40)는 이사 후 양문형 냉장고가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이삿짐센터는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수개월째 배상금이 입금되지 않아 박씨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민원도 넣어봤지만 해당 업체가 무허가 업체여서 사실상 구제받지 못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포장이사 계약이 늘면서 이삿짐 분실이나 파손이 발생했을 때 이를 입증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포장이사 후 피해발생 유형은 파손·훼손 (66.5%), 분실(16.1%), 계약 위반(8.5%), 부당요금 요구(6.4%), 기타(2.5%) 등이다. 또 이사업체 이용 소비자 중 49.5%가 이삿짐의 훼손·파손·분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피해배상을 받은 소비자는 10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전문포장이사 업체임을 내세우는 곳이 많지만 이삿짐을 파손하거나 분실하는 경우가 많고 정작 이를 책임지는 이사업체는 많지 않은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우선 이삿짐센터와 계약하기 전에 반드시 허가업체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허가업체는 피해보상이행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돼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즉각적인 피해보상이 가능하다. 또 이사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애프터서비스 규정과 이용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안전한 이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허가 이사업체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용직 직원을 파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인력이 이사를 담당하는지 계약 전 반드시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포장이사협회는 홈페이지(www.sffa24.or.kr)를 통해 이사업체 이름만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허가업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간단한 이사정보만 입력하면 이사비용을 알아볼 수 있는 간편 견적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포장이사협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광고하는 프랜차이즈업체라도 직접 본사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점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서비스의 보장 및 애프터서비스 처리능력을 충분히 고려해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사준비는 최소 한 달 전부터

이사업체를 선정하려면 최소한 3군데 이상 견적을 받아봐야 한다. 옥션이사몰과 같은 곳에서 3∼4개사의 견적을 한 번에 받아볼 수 있다.

20∼30일 정도 여유를 두고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허가업체 여부, 이사 당일 몇 명이 한 팀이 돼 일하는지, 이사 후 정리정돈과 청소는 어느 정도까지 되는지를 꼼꼼이 확인한다.

이사 중에는 경황이 없게 마련이다. 귀중품은 이사 전에 따로 취급해 분실을 방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이사 후 파손된 부분이 있다면 애프터서비스를 받도록 한다. 이삿짐 파손, 분실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현장에서 바로 피해내용의 확인서를 받는다. 피해사실을 증명하는 증거를 사진으로 찍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사업체에 즉시 연락해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또 포장이사의 경우 한 달 정도 충분한 여유를 두고 예약한다. 이사 후 애프터서비스 처리는 어떻게 되는지까지 물어서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다. 계약서 작성을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소중히 다뤄야 하는 물건, 물건의 파손된 부분과 정도, 처리해 주었으면 하는 물건 등을 체크해 꼼꼼히 작성한다. 나중에 손해배상 청구 시 큰 도움이 된다.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했다면 이사하기 전 할 일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 이사 전에 처리할 일들의 목록을 날짜 별로 작성해 일일이 체크한다. 특히 5∼6일 전에는 관리비 정산이나 전화, TV, 인터넷, 가스, 정수기 등 이전 재설치 신청을 해놓는 것이 좋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