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다5649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3.10.15.(954),2589]
【판시사항】
가. 토지거래신고구역 내에 있는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에 있어 토지거래계약 신고필증의 제공 없이 매도인이 한 계약해제 의사표시의 효력
나. 매수인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매수인의 양도소득세액 제공의무와의 관계
다.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였으나 상대방이 수령을 지체한 경우 상대방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제5조 제2항,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7의 규정에 의하면, 토지거래신고구역 내에 있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에 있어서는 토지거래계약 신고필증이 첨부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매수인의 매매계약상의 의무와 매도인의 신고필증 제공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신고필증의 제공 없이 한 매도인의 매매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는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나. 부동산의 매매계약시 그 부동산의 양도로 인하여 매도인이 부담할 양도소득세를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 매수인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기 위한 이행제공의 형태, 방법, 시기 등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견련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매수인의 양도소득세액 제공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가. 민법 제544조, 제536조, 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제5조 제2항,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7 나.다. 민법 제536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92.2.14. 선고 91다12349 판결(공1992,1011)
나. 1992.8.18. 선고 91다30927 판결(공1992,2737)
다. 1972.3.28. 선고 72다163 판결(집20①민169)
1972.11.14. 선고 72다1513,1514 판결(집20③민112)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한보건설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병옥
【원심판결】 창원지방법원 1992.11.13. 선고 92나197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제1점에 대하여
(1)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원고가 그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매매계약 해제주장을 배척하였다.
(가) 원고가 1991.1.9.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금 1,518,400,000원에 매수하고 계약금 160,000,000원 및 중도금 600,000,000원을 지급하였으며 잔금 758,400,000원은 같은 해 7. 9.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위 계약체결시 이 사건 토지의 양도로 인하여 피고에게 부과될 양도소득세 등 세금은 잔대금지급 이전에 원고가 자진납부하되, 만약 납부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 이행의무를 확인하는 공증을 하기로 약정하였으며, 토지거래계약신고는 매수인인 원고가 피고의 인장을 새겨서 단독으로 하기로 약정하였다.
(나) 피고가 잔대금을 미리 지급하여 달라고 하여 원고의 대표이사인 소외인이 1991.6.9. 잔대금 상당액이 예금된 예금통장과 인장을 소지하고 피고의 집에 갔으나 피고는 위 소외인에게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의 대지부분을 매매대상에서 제외하고 양도소득세 등의 지급책임을 확약하는 문서를 공증해 줄것을 요구하며 잔대금 수령을 거절하였다.
(다) 위 소외인은 원래의 잔대금지급기일인 같은 해 7.9. 예금통장과 인장, 현금 등 소지하고 가서 잔대금을 피고에게 다시 제공하였으나 피고가 양도소득세 등의 지급책임을 확약하는 문서에 공증을 하여 달라고 요구하여, 위 소외인과 피고는 마산시 소재 공증인 사무실에 갔는데, 그 사무실에서 거래계약신고가 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세액을 확정할 수 없어 공증을 하지 못한다고 하자 피고가 잔대금의 수령을 거절하였다.
(라) 그 후 원고는 같은 해 7.16. 피고의 도장을 새겨 이 사건 토지의 공시지가 합계액인 금 577,819,000원을 거래예정금액으로 기재하여 토지거래계약신고를 하였으나, 피고가 거래예정금액이 실제 매매대금과 다르다며 이의를 제기하여 원고가 같은 달 19. 그 신고를 철회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실제 매매대금을 거래예정금액으로 기재하여 공동으로 거래신고하자고 제의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하였고, 거래예정가격이 기재되지 않은 거래신고서를 피고에게 우송하여 피고가 직접 거래신고를 하거나 금액 등 필요한 사항을 기재하여 보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이것 역시 피고가 거절하였다.
(마)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공증인 사무실에 공증서를 작성하러 가자고 다시 제의하였으나 피고가 거절하여 같은 해 8.19. 공증인 사무실에서 양도소득세 등 납부이행확약서에 인증을 받은 다음, 위 소외인이 그 다음날 예금통장과 인장, 현금과 함께 위 인증서를 피고에게 제공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수령하지 않았고, 그 뒤에도 여러차례 원고가 피고에게 잔대금을 제공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수령하지 않아 원고가 같은 해 11.25. 위 잔대금 전부를 공탁하였다.
(2) 기록을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위 양도소득세액에 관한 공정증서를 작성하러 공증인 사무실에 같이 가자고 수차례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하는 바람에 공정증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이므로 원고가 위 계약서 단서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설사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매매에 관한 토지거래계약신고필증의 제공 없이 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제5조 제2항,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 7의 규정에 의하면, 토지거래 신고구역 내에 있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에 있어서는 신고필증이 첨부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의무와 피고의 신고필증 제공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신고필증의 제공 없이 한 피고의 매매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는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 당원 1992.2.14. 선고 91다12349 판결 참조), 원심이 피고의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결국 정당하다. 논지는 이유 없다.
제2점에 대하여
(1) 부동산의 매매계약시 그 부동산의 양도로 인하여 매도인이 부담할 양도소득세를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경우, 매수인이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기 위한 이행제공의 형태, 방법, 시기 등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견련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매수인의 양도소득세액 제공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당원 1992.8.18. 선고 91다30927 판결 참조).
(2) 그런데 원고와 피고사이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서(갑 제3호증)의 기재를 보면, 특약사항으로 매수인은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잔금지급이전에 자진납부하고 만약 납부하지 않을 때에는 이행의무를 확약하는 공증을 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바, 양도소득세에 있어서 자산의 양도시기는 원칙적으로 잔대금 청산시이고, 또 자산양도차익예정신고는 자산의 양도인이 양도한 다음달 말일까지 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잔대금 지급이전에 양도소득세를 자진납부할 수는 없는 것이고, 따라서 위 특약사항은 매수인인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양도로 인하여 피고가 장차 부담할 양도소득세 등 세액 상당액을 적어도 잔금지급시까지 피고에게 제공하여 피고로 하여금 그 돈으로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하게 하던가, 아니면 피고가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할 시기에 원고가 그 세액 상당액을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세액 상당액에 관하여 즉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잔금지급시까지 피고에게 교부하기로 한다는 취지로 봄이 상당하고, 위 특약사항에 잔금지급전에 이행하도록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의무는 피고의 이 사건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견련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위 두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기 위하여 공증인 사무소에 같이 갈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하여 공정증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일단 위 특약상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줄 의무의 이행제공을 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1972.11.14. 선고 72다1513, 1514 판결 참조), 원고의 위와 같은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 하여 피고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위 이행의 제공에 불구하고 피고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받아들여 피고에 대하여, 원고의 선택에 따라 원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 등 세액 상당액을 수령하거나 아니면 앞서 본 바와 같은 취지의 공정증서를 교부받음과 상환으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어야 할 것이다.
(4) 그런데 원심은 원고의 위 특약상의 의무를 원고가 양도소득세를 자진납부하는 의무로만 해석하고, 피고가 양도차익예정신고산출세액의 확정방법이 될 수 있는 토지거래신고에 협력하지 않았고, 또한 원심 변론종결일까지 양도차익예정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원고로서는 양도소득세를 자진납부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면서 피고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배척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필경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최재호 김석수 최종영(주심)